“ 점점 늘어나는 방대한 유전정보를 저장할 염색체를 갖춘 진핵생물은 생화학적 혁신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그들은 원핵생물들이 만들지 못하는 분자들을 만들어냈다. 여러 계통의 세포들이 커다란 중합체들을 합성하기 시작했다. 초기에 이루어진 혁신 중 하나는 키틴(chitin)이다. 키틴은 단백질 모체(matrix)에 다당류 사슬이 결합된 구조로 생물의 껍질을 이루는 물질이다. 키틴은 매우 다양한 무척추동물들의 구조를 지탱해준다. 절지동물, 즉 모든 곤충과 거미와 갑각류의 외골격이 키틴으로 되어 있다. 또한 키틴은 달팽이나 대합같은 연제동물과 가리비 같은 완족류의 껍질과 관자(hinge)와 강모를 이루는 물질이다. 균류나 심지어 녹조류의 세포벽에도 키틴이 들어 있다. 이 사실은 키틴이 진핵생물들의 공통 조상이 최초로 합성한 중합체일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바늘 모양의 외골격은 아크리타크의 특징이다. 척추동물에서는 케라틴이 키틴과 거의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케라틴은 단백질 중합체로 머리카락과 손톱, 발굽과 뿔, 거북 등딱지, 그리고 수염고래의 '고래수염'(whalebone)을 이루는 물질이다.
일부 선구적인 식물(들)은 다당류인 셀룰로오스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얼마 후 등장한 식물들은 리그닌(lignin)을 합성했다. 리그닌은 셀룰로오스 섬유를 접합하여 목질을 만드는 접착제이다. 푸른 나뭇잎이 태양을 향할 수 있도록 받쳐주는 것은 셀룰로오스와 리그닌이다. 이 두 물질은 현재 지구 전체 진핵생물 구성물질 총량의 50퍼센트를 차지한다.
진핵생물이 초기에 이룬 또 하나의 생화학적 혁신은 탄산칼슙과 인산칼슘을 유기분자들 속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산호초들, 도버 해협의 흰 절벽, 그리고 백악 퇴적층은 그 활동이 원생생물들 사이에서 얼마나 큰 규모로 일어났는지를 증명한다. 이 '생광물화(biomineralisation) 활동에 의해 최초의 단단한 화석과, 연체동물 및 기타 해양 무척추동물의 껍질과 외골격이 만들어졌다. 훗날 등장한 척추동물의 내골격도 생광물화를 통해 만들어졌다.
이런 생화학적 혁신들 대부분은 진핵세포의 해부학적 특성과 관련해서 핵 다음으로 중요한 결정적인 혁신이 일어남으로써 야기되었을 것이다. 그 혁신은 세포막이다. 세포막은 단순한 그릇이 아니라 세포를 외부와 관련시키는 능동적인 기관이다. ”
『과학의 시대!』 p.383, 제라드 피엘 지음, 전대호 옮김
문장모음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