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D-29
진화를 거부(?)하고 주목받지 못한 채 묵묵히 지구 순환 시스템에서 중요 역할을 하는 생물들에게 고마움도 느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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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님의 대화: 집에 있는 <어쩌다 과학> 이라는 책에 밥심님께서 설명해주신 내용과 동일한 부분이 있네요. 캐릭터가 귀엽게 그려져 있는 책이에요. ------------------------------------------------------------- 아인슈타인 : 우선, 특수상대성이론을 설명하는 데 있어 가장 ~~~ 중요한 출발점이 있어요. 반드시 기억하고 있어야 할 사실! 「 빛의 속력은 운동 상태와 무관하게 모든 관찰자에게 일정한 값! (빛의 속력C = 초속 약30만km) 」 지이(여자분 캐릭터) : 그러니까 빛의 속력은 누가 어떤 상태에서 보건 무조건 30만km/sec으로 같다는 뜻이죠? 「 정지해 있는 관찰자에게 빛은 초속 30만 km/sec으로 멀어진다. 」 「 빛의 속력과 매우 가까운 속력으로 이동하는 관찰자에게도 마찬가지로 빛은 30만 km/sec으로 멀어진다.(정지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는 뜻) 」 아인슈타인 : 빛의 속력은 모든 관찰자에게 일정한 값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설명을 계속 들어보세요.
“과알못(과학을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 살아왔으나 ‘이제는 과학 좀 제대로 알고 싶어진’ 잼잼.” (알라딘 책소개) 오 ㅎㅎ 저에게도 딱일 듯한 책이구만요.
지구에 대한 책을 읽는 독서 모임인데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에 대한 토론도 아주 많네요 ㅎㅎ제가 지질학을 공부할 때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이 뭔가 팬시하게 보이긴 했지만 사실 지질학에서 양자역학이나 상대성이론이 적용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습니다. 뉴턴 역학 체계로 충분하고 화학과에서 배우는 것 보다는 좀더 많은 원소들의 자연적인 거동을 다루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고 볼 수 있죠. 물론 지질학은 다른 과학과 구분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이 있죠. 어떤 변화도 가져오지 않을 것 같은 작은 과정들이 장기간 누적되면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 이를 통해 역사적인 시간을 과학에 도입했다는 것. 무엇보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질학이야말로 범인들이 자연환경의 관찰을 통해 과학적 추론을 해볼 수 있는 서민적인 과학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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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리 악명을 떨치더라도 앞서 설명했던 암모나이트처럼 언젠가는 사라지고 말 것이다. 세상을 떠나고 없는 이 해양 연체동물은 더없이 정교한 유물을 남겼다. 그러나 다 지나고 나서 돌이켜보면, 영원하리라 생각했던 일조차 덧없어 보인다. 특히 암모나이트보다 훨씬 더 먼저 원대하게 움직였던 삼엽충의 위업 앞에서는 전부 무상해 보인다. 당신이 어떤 업적을 세웠든 암모나이트나 삼엽충에 견주면 무색해질 것이다. 부드럽고 무른 유해는 나선형 껍데기나 키틴질* 외골격만큼 잘 보존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삼엽충처럼 살려고 노력해도 아무 의미가 없다. 삼엽충이 무엇이든 가장 먼저 보았고, 어디로든 가장 잘 퍼져나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자. 삼엽충은 복잡한 눈을 진화시켜 가장 얕은 해안에서 가장 깊은 심연까지 길을 찾았다. 바다를 떠나 하늘 가까이 올라가서 삼엽충의 집단적 그림자collective shadow**를 피하려고 해봤자 소용없다. 삼엽충은 자주 뭉쳐서 놀러 다녔던 미국 오클라호마와 모로코가 서로 인접했던 까마득한 과거에*** 지구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까지 올라가서 흔적을 남겼다. 더욱이 에베레스트가 산이 되겠다는 야망을 품기 훨씬 전에**** 아이젠이나 산소마스크도 없이 그저 날쌔게 정상에 올랐다. 삼엽충이 적극적이면서도 우쭐거리며 뻐기지 않아 참 다행이다. 안 그랬다가는 우리 모두 삼엽충의 지난날 공적을 끝도 없이 듣게 될 것이다. 이런 자랑은 과거의 후회에 대한 한탄으로 여지없이 이어지게 마련이고, 탄산칼슘으로 만든 영광*****에 갇힌 이들은 장황하게 회환을 늘어놓을지도 모른다. * 곤충이나 갑각류의 딱딱한 피부나 외골격을 이루는 물질. ** 집단 무의식의 일부로, 인류 역사의 일반적인 악과 어둠, 공포를 내포한다는 융의 개념. *** 삼엽충이 살았던 고생대 데본기에 모로코는 곤드와나라는 초대륙의 일부였고, 오클라호마는 유라메리카 대륙의 일부였다. 당시 두 지역은 비슷한 위도에다 서로 가까웠으며, 해양 환경도 거의 같았다. 그래서 두 지역에서 발견되는 풍부한 삼엽충 화석은 매우 유사하다. **** 고생대에 에베레스트산을 포함해 히말라야산맥은 얕은 바다였다. ***** 삼엽충의 외골격을 구성하는 주성분은 탄산칼슘이다.
지구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지구라는 놀라운 행성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pp.148~149, 아이작 유엔 지음, 성소희 옮김
지구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지구라는 놀라운 행성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자연 서사 작가 아이작 유엔이 들려주는 과학과 문학, 공감과 유머가 교차하는 비인간 생명 세계의 이야기다. 전통적인 자연 에세이의 형식을 벗어나, 저자는 곤충, 포유류, 양서류, 고대 생물과 화석 등 생물학적·지질학적 주제를 문학적으로 풀어내며, ‘자연을 읽는 새로운 감각’을 독자에게 제안한다.
오세닥스 무코폴로리스Osedax mucofloris의 모든 성공 이야기 밑바탕에는 불가능해 보이는 단 한 번의 만남이 존재한다. 뼈먹는콧물벌레bone-eating snot-flower worm*는 해저에서 고래 사체를 만나지 않는다면 삶에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 벌레에게 고래 사체 찾기는 삶의 목적이다. 지방과 뼈로 분해된 고래 사체는 바다 오아시스를 만들어서 아득히 깊은 바다 밑바닥의 하찮은 벌레에게 영양분을 공급한다. 죽어서 심해로 낙하하는 고래와 벌레의 만남은 이처럼 커다란 힘을 발휘한다. 이 단 한 번의 만남은 운명으로 얽힌 기적과도 같다.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매그놀리아>와 주제곡이 말하듯이(역시 세기의 전환기에 만들어진 이 작품도 고집스럽고 제멋대로인 인물들의 교차점을 다룬다) 하나가 가장 외로운 숫자라면, 모든 만남은 구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단 1초 만에 끝나든 평생 이어지든, 만남은 잊혀서 망각으로 사라지는 일을 거부하는 회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 두 영혼이 잠시 섞이다가 멀어진다. 삶이 변한 채로. *죽은 고래의 뼈를 먹고사는 오세닥스 무코폴로리스의 학명을 직역한 속명.
지구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지구라는 놀라운 행성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pp.138~139, 아이작 유엔 지음, 성소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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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님의 문장 수집: "오세닥스 무코폴로리스Osedax mucofloris의 모든 성공 이야기 밑바탕에는 불가능해 보이는 단 한 번의 만남이 존재한다. 뼈먹는콧물벌레bone-eating snot-flower worm*는 해저에서 고래 사체를 만나지 않는다면 삶에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 벌레에게 고래 사체 찾기는 삶의 목적이다. 지방과 뼈로 분해된 고래 사체는 바다 오아시스를 만들어서 아득히 깊은 바다 밑바닥의 하찮은 벌레에게 영양분을 공급한다. 죽어서 심해로 낙하하는 고래와 벌레의 만남은 이처럼 커다란 힘을 발휘한다. 이 단 한 번의 만남은 운명으로 얽힌 기적과도 같다.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매그놀리아>와 주제곡이 말하듯이(역시 세기의 전환기에 만들어진 이 작품도 고집스럽고 제멋대로인 인물들의 교차점을 다룬다) 하나가 가장 외로운 숫자라면, 모든 만남은 구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단 1초 만에 끝나든 평생 이어지든, 만남은 잊혀서 망각으로 사라지는 일을 거부하는 회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 두 영혼이 잠시 섞이다가 멀어진다. 삶이 변한 채로. *죽은 고래의 뼈를 먹고사는 오세닥스 무코폴로리스의 학명을 직역한 속명. "
결국, 우리가 갈망하는 것은 바로 이 공명共鳴일지도 모른다. 우리에게는 세상으로 스며들 수 있는 세포가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경계 바깥에서 우리를 공허 너머로 끌어당길 다른 이의 손을 간절하게 찾는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가장 유명한 우화에서 어린 왕자가 밀밭에서 서로를 길들이자는 사막여우의 제안을 받아들였을 때, 소년은 단순한 소년 이상의 존재가 되었고 여우는 단순한 여우 이상의 존재가 되었다. 이 특별한 상태가 오래도록 이어지지 않더라도 의미는 크다. 생텍 - 친구들은 그를 이렇게 불렀다 -은 덜 알려졌지만 《어린 왕자》못지않게 아름다운 회고록《인간의 대지》에서 이 상태의 커다란 의미를 서정적으로 표현했다. 만약 당신도 운이 좋아서 그런 우정을 맺고 수십 년 동안 변함없이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면, 어린 왕자와 여우가 작별 인사를 건넬 때 느꼈던 감정을 이해할 것이다. 둘은 헤어지며 눈물을 흘리면서도 진정으로 미소 지을 수 있다. 둘은 서로가 얼마 동안은 상대를 의미로 가득 채웠다는 사실을 안다. 서로가 앞으로 홀로, 그러나 사실은 함께 걸어갈 여정을 위해 상대를 담금질했다는 사실도 안다. 지난날 함께 거닐었던 들판을 흔들던 익숙한 바람을 느끼며 늘 마음을 달랠 수 있고, 필요하다면 기억에서 상대를 불러내면 된다. 그러면 된다.
지구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지구라는 놀라운 행성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pp.139~140, 아이작 유엔 지음, 성소희 옮김
4. 내뱉기 태곳적에 화산이 폭발한 덕분에 바닷가 지역이 비옥해지고 최초로 산소를 생산하는 생명체가 번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생명체는 지구 역사 속 '지루한 10억 년'Boring Billion* 동안 웃음 가스, 즉 아산화질소nitrous oxide**를 대사했을지도 모른다. 고생대 페름기에 대량 멸종이 터졌던 때에는 미생물이 대기로 황화수소hydrogen sulfide를 내뿜었으므로 지구 역사상 악취가 가장 고약했을 것이다.*** 물리학자들은 실험실에서 태양풍과 플라스마 '트림'을 재현할 수 있었다.**** 마지막 빙하기 말에 남빙양*****의 깊숙한 내부에서 이산화탄소가 대량으로 방출되었다는 증거가 있다. 왕펭귄 군집은 배설물을 통해 엄청난 양의 아산화질소를 배출한다. 소에게 해초 성분 사료 첨가제를 먹이면 위장에 고인 가스를 뿜거나 트림할 때 나오는 메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성인과 달리 아기는 침팬지처럼 숨을 들이마실 때나 내실 때 모두 웃는다.* 흰고래beluga whale를 관찰했더니, 입과 분수공**으로 네 가지 유형의 거품을 불어서 날렸다. 대개 재미로 한 행동이었다. * 18억 년 전에서 8억 년 전 사이, 지구의 환경과 생물 진화 측면에서 거의 변화가 없었던 시기. ** 아산화질소를 흡입하면 몸이 붕 뜨거나 취한 느낌이 들고 안면근육 마비로 웃는 것처럼 보여서 웃음 가스라고 불린다. *** 황화수소는 특유의 달걀 썩는 냄새가 난다. **** 태양풍은 태양에서 분출되는 플라스마의 흐름이다. ***** 남극 대륙을 둘러싼 해역으로 1년 내내 얼음에 덮여 있다. * 성인은 날숨 때 웃는다. ** 고래나 상어 따위에 있는 작은 구멍으로 공기나 물이 드나든다.
지구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지구라는 놀라운 행성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pp.125~126, 아이작 유엔 지음, 성소희 옮김
밥심님의 대화: 전 평소에 왜 이렇게 복잡해지는 방향으로 진화를 할까 궁금했습니다. 단순해지는 방향으로 변하는 것은 진화가 아닌 퇴화일까 그런 생각도 했더랬죠. 복잡해지면 에너지를 아무래도 많이 쓰게 되므로 에너지를 많이 생산하는 산소 호흡 생물이 대세가 된 것이겠고요. 한 때는 영역학제2법칙을 착각해서 생물이 진화하면서 복잡해지는 것은 엔트로피가 줄어드는 것인데(즉 무질서도가 줄어든) 이게 가능한가 하는 의문점을 가졌었죠. 지구가 닫힌 시스템이 아니고 태양으로부터 끊임없이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있는 열린 시스템인 점과 복잡해지는 생물 자신의 엔트로피는 줄지만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엔트로피는 늘리고 있어서 열역학제2법칙을 위배하지 않고 있음을 간과한 것입니다. 오르도비스기가 지나면 생물들이 더 복잡해질텐데 이 점을 이해하고 진화를 바라보면 나 같은 복잡미묘한 인간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게 되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진화라는 것은 역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함이 큰 것 같아요. 지구 환경이 점차 복잡해지면서 생명체들도 조금씩 다양해지고 거기에 맞추어 대응하면서 다양한 모양으로 진화했을 테죠. 먹고 먹히는 관계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감각기관이 발달하고 에너지 효율을 추구하는 양상이 더욱 두드러졌을 거에요. 지구에 생명체가 존재하게 된 놀라운 점은 골디락스 존이 형성된 것도 있지만 그 안에서 에너지가 순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되었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일본인 우주인이 처음으로 우주에 나가 지구를 보며 지구가 하나의 큰 세포 같다고 말한 적이 있죠.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아들여 그 안에서 순환하는 매커니즘이 자리잡았고(이것이 균형을 이룬 지점이 지구가 지금의 모양으로 생명체들을 품게 된 원인이기도 한 것 같아요) 또 에너지를 지구 밖으로 내보내기도 할 테죠. 지구와 마찬가지로 생명체 하나.. 세포 하나에도 이런 순환 매커니즘이 작동하는 것 같고요.
ifrain님의 대화: 진화라는 것은 역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함이 큰 것 같아요. 지구 환경이 점차 복잡해지면서 생명체들도 조금씩 다양해지고 거기에 맞추어 대응하면서 다양한 모양으로 진화했을 테죠. 먹고 먹히는 관계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감각기관이 발달하고 에너지 효율을 추구하는 양상이 더욱 두드러졌을 거에요. 지구에 생명체가 존재하게 된 놀라운 점은 골디락스 존이 형성된 것도 있지만 그 안에서 에너지가 순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되었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일본인 우주인이 처음으로 우주에 나가 지구를 보며 지구가 하나의 큰 세포 같다고 말한 적이 있죠.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아들여 그 안에서 순환하는 매커니즘이 자리잡았고(이것이 균형을 이룬 지점이 지구가 지금의 모양으로 생명체들을 품게 된 원인이기도 한 것 같아요) 또 에너지를 지구 밖으로 내보내기도 할 테죠. 지구와 마찬가지로 생명체 하나.. 세포 하나에도 이런 순환 매커니즘이 작동하는 것 같고요.
아래 영상에 진화와 에너지 효율에 관해서 설명이 잘 나와 있어요. "우리의 뇌는 다른 동물보다 더 진화한 것이 아니라 그냥 다르게 진화한 것뿐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DG_0Eh3x-Y
밥심님의 대화: 진화를 거부(?)하고 주목받지 못한 채 묵묵히 지구 순환 시스템에서 중요 역할을 하는 생물들에게 고마움도 느끼고요.
저 역시 그분들께 고개를 숙입니다. ^^ 일단 엄청나게 대선배님들이시잖아요. ㅎㅎ 인간의 몸 속에 존재하는 세포 수가 약 30조 개이고 미생물 수는 약 39조 개라고 해요. 비율로 따지면 약 1:1.3 정도 되고요. 따지자면 우리 몸에서 세포보다 미생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더 큰 것입니다. 인간의 유전자가 약 2만 개 정도라면 우리 몸 속에 있는 미생물 전체의 유전자는 약 200만 ~2,000만 개라고 합니다. 사람이 스스로 소화하지 못하는 영양소를 분해하고 비타민을 만들어내는 것도 미생물들의 역할이 없으면 불가능하고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김응빈 교수님께서 미생물에 관한 강의를 하셨어요. 이전에는 언어로 주체성을 드러냈지만 이제는 미생물이 어떻게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주체성을 구성하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최근 유튜브 영상에서 장의 건강이 조현병이나 자폐와 관련이 있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어서 관심을 갖고 있었어요. 김응빈 교수님께서도 지금 학계에서 그와 관련된 논문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역시 그렇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미생물이 우리의 머릿속 정신 건강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죠. 그래서 '제 2의 뇌'라는 용어를 사용하시더군요. 겉보기에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미생물의 존재 자체를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동안에도 사실 우리는 미생물에 의해서 조종당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죠. ^^
향팔님의 대화: “과알못(과학을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 살아왔으나 ‘이제는 과학 좀 제대로 알고 싶어진’ 잼잼.” (알라딘 책소개) 오 ㅎㅎ 저에게도 딱일 듯한 책이구만요.
향팔님은 과알못이 아님에도 스스로 '과알못'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시기도 하고.. 단발 머리이기도 하셔서 그림 속 캐릭터와 묘하게 겹치는 면이 있어요. ^^ 캐릭터 보다는 향팔님이 훨씬 이쁘지만요. ㅎㅎ
polus님의 대화: 지구에 대한 책을 읽는 독서 모임인데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에 대한 토론도 아주 많네요 ㅎㅎ제가 지질학을 공부할 때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이 뭔가 팬시하게 보이긴 했지만 사실 지질학에서 양자역학이나 상대성이론이 적용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습니다. 뉴턴 역학 체계로 충분하고 화학과에서 배우는 것 보다는 좀더 많은 원소들의 자연적인 거동을 다루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고 볼 수 있죠. 물론 지질학은 다른 과학과 구분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이 있죠. 어떤 변화도 가져오지 않을 것 같은 작은 과정들이 장기간 누적되면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 이를 통해 역사적인 시간을 과학에 도입했다는 것. 무엇보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질학이야말로 범인들이 자연환경의 관찰을 통해 과학적 추론을 해볼 수 있는 서민적인 과학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상대성 이론 이야기가 나온 것은 향팔님께서 물리학 책 읽기 방에서 의문을 제기한 것을 밥심님께서 이 방에서 풀어주셔서 그렇게 된 것이지요. ^^ 덕분에 함께 내용을 나눌 수 있어서 매우 유익한 시간이 되었어요. '작은 과정들이 장기간 누적되면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 - 제가 어릴 때 아버지께서 희한하게 생긴 돌을 가져오셨는데 사방에 구멍이 뻥뻥 뚫려 있었죠. 빗방울이 오랜 시간 돌에 떨어져서 그렇게 구멍이 난 것일까 생각한 적이 있어요. '역사적 시간을 과학에 도입했다' '범인들이 자연환경의 관찰을 통해 과학적 추론을 해볼 수 있다' 물리학이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원리를 캐내는데 치중하는 반면 지질학은 눈으로 보기 위해 발로 움직여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큰 것 같아요. 그런데 과연 범인들이 관찰을 통해 추론을 해낼 수 있을까요? 해당 분야에 지식도 쌓여야 하고 관찰력이 남달라야 할 것 같습니다.
ifrain님의 문장 수집: " 미도리, 수선화와 니체 4장에서 주목되는 인물은 '미도리'다. 기즈키가 자살하고, 돌격대는 사라지고, 연락이 두절된 나오코. 주인공 와타나베가 아는 관계는 모두 사라지고 만다. 게다가 시대는 어떤 전망이나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 바로 그때 미도리라는 여학생이 등장한다. 미도리는 녹색(綠, みどり)이라는 뜻이다. "나, 이름이 미도리야. 그렇지만 녹색하고는 하나도 안 어울려. 이상하지?" 라고 하지만, 미도리는 녹색과 어울리는 인물이다. 미도리는 다른 등장인물처럼 어두운 결핍을 경험하지만 마지막까지 희망을 잃지 않는 캐릭터다. 미도리는 다른 한쪽의 반쪽이 되기를 바라는 듯하지만, 실은 자기를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유형이다. 그래서 학교를 싫어하면서도 "난 무지각, 무결석으로 개근상까지 받았어. 그렇게나 학교가 싫었는데도, 왜 그랬는지 알아?"라고 하는데, 그 까닭은 미도리가 홀로 이 세상을 극복하려는 강한 의지력을 가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하루키의 디테일을 볼 수 있는 상징이 나온다. 그것은 수선화다. "나 수선화를 정말 좋아해. 옛날 고등학교 축제 때 「일곱 송이 수선화(Seven Daffodils)」를 부른 적이 있어. 알아, 「일곱 송이 수선화」?" (『노르웨이의 숲』, 4장 121면) 수선화의 꽃말은 자존심, 자긍심이다. 수선화를 영어로 나르키소(Narcissus)라고 한다. 자기애를 뜻하는 나르시시즘(narcissism)이 이 단어에서 나왔다. 미도리는 왜 수선화를 좋아한다고 했을까. 자기 자신의 결핍을 숨기는 방어 기제로 수선화를 사랑할 수도 있다. 미도리의 결핍은 어디에 있을까. 2년 전 미도리의 어머니가 사망했을 때 아버지의 반응은 충격 그 자체였다. "엄마가 죽었을 때, 아빠가 언니랑 나한테 뭐라고 한 줄 알아? 이렇게 말하는 거야. '난 지금도 억장이 무너져. 네 엄마를 잃는 것보다 너희 둘을 잃는 게 훨씬 나았을 거야.' 우린 너무 어이가 없어 아무 소리도 못 했어. 그렇잖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세상에 그런 말이 어디 있어? 물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반려자를 잃는 괴로움, 슬픔, 아픔은 알아. 애처로운 일이지. 하지만 자기 딸한테 너희들이 대신 죽는 데 나았다니, 그건 아니잖아? 정말 너무하다고 생각 안 해?"(『노르웨이의 숲』, 4장 128면)"
Seven Daffodils 라는 노래를 찾아봤어요. 캐롤 키드는 When I dream 으로 유명하지만 이 노래는 익숙하지 않네요. ^^ https://www.youtube.com/watch?v=jNMMv-hBSgc
밥심님의 대화: 확실히 전문가들이 그리고 설명하니까 깔끔하네요. 자주 가는 도서관에 검색해보니 이 책이 있습니다. 목차를 보니 중요 내용들이 거의 다 있는 것 같아 관심이 가네요. 다음 주말에 도서관에 가서 한 번 보겠습니다. 달리 그림으로 저런 설명도 하는군요. ㅎㅎ
맥락을 짚어가며 풀어주시는 밥심님의 글도 매우 좋습니다. ^^ 너무 간략하게 요약한 것보다 오히려 이해하기에 더 편한 측면도 있어요. 영희와 철수로 서사를 만들어준 것도 좋고요. ㅎㅎ
ifrain님의 문장 수집: " 미도리, 수선화와 니체 4장에서 주목되는 인물은 '미도리'다. 기즈키가 자살하고, 돌격대는 사라지고, 연락이 두절된 나오코. 주인공 와타나베가 아는 관계는 모두 사라지고 만다. 게다가 시대는 어떤 전망이나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 바로 그때 미도리라는 여학생이 등장한다. 미도리는 녹색(綠, みどり)이라는 뜻이다. "나, 이름이 미도리야. 그렇지만 녹색하고는 하나도 안 어울려. 이상하지?" 라고 하지만, 미도리는 녹색과 어울리는 인물이다. 미도리는 다른 등장인물처럼 어두운 결핍을 경험하지만 마지막까지 희망을 잃지 않는 캐릭터다. 미도리는 다른 한쪽의 반쪽이 되기를 바라는 듯하지만, 실은 자기를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유형이다. 그래서 학교를 싫어하면서도 "난 무지각, 무결석으로 개근상까지 받았어. 그렇게나 학교가 싫었는데도, 왜 그랬는지 알아?"라고 하는데, 그 까닭은 미도리가 홀로 이 세상을 극복하려는 강한 의지력을 가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하루키의 디테일을 볼 수 있는 상징이 나온다. 그것은 수선화다. "나 수선화를 정말 좋아해. 옛날 고등학교 축제 때 「일곱 송이 수선화(Seven Daffodils)」를 부른 적이 있어. 알아, 「일곱 송이 수선화」?" (『노르웨이의 숲』, 4장 121면) 수선화의 꽃말은 자존심, 자긍심이다. 수선화를 영어로 나르키소(Narcissus)라고 한다. 자기애를 뜻하는 나르시시즘(narcissism)이 이 단어에서 나왔다. 미도리는 왜 수선화를 좋아한다고 했을까. 자기 자신의 결핍을 숨기는 방어 기제로 수선화를 사랑할 수도 있다. 미도리의 결핍은 어디에 있을까. 2년 전 미도리의 어머니가 사망했을 때 아버지의 반응은 충격 그 자체였다. "엄마가 죽었을 때, 아빠가 언니랑 나한테 뭐라고 한 줄 알아? 이렇게 말하는 거야. '난 지금도 억장이 무너져. 네 엄마를 잃는 것보다 너희 둘을 잃는 게 훨씬 나았을 거야.' 우린 너무 어이가 없어 아무 소리도 못 했어. 그렇잖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세상에 그런 말이 어디 있어? 물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반려자를 잃는 괴로움, 슬픔, 아픔은 알아. 애처로운 일이지. 하지만 자기 딸한테 너희들이 대신 죽는 데 나았다니, 그건 아니잖아? 정말 너무하다고 생각 안 해?"(『노르웨이의 숲』, 4장 128면)"
나르키수스는 지하에 내려간 이후에도 스틱스의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누이들인 물의 님프들은 나르키수스의 죽음을 슬퍼하며 그를 위해 머리카락을 잘라 바쳤고, 숲의 님프들도 슬퍼했다. 에코는 님프들이 슬퍼하는 소리를 되풀이했다. 그들은 장례를 위하여 장작, 관대, 횃불을 준비했으나 나르키수스의 시체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시체 대신, 노란 중심부 주위를 하얀 이파리가 빙 두른 모양의 꽃을 발견했다.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지음, 이종인 옮김
변신 이야기열린책들 세계문학 235권.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로마의 황금시대라고 할 수 있는 아우구스투스 황제 때 발표된 서사시로서 그리스 로마 신화의 다양한 사건들을 '변신'이라는 주제로 엮어 낸 작품이다.
밥심님의 대화: 네, 향팔 님이 인용하신 이런 선크림이 있고 제가 말씀드렸던 아예 반사를 해버리는 선크림 두 가지 방식이 있다고 합니다. 오늘 운동할 때 선크림 잔뜩 발랐는데도 불구하고 햇볕이 너무 좋아서 얼굴이 벌겋게 익어버렸네요. 아내가 진정 크림을 덕지덕지 조금 전에 발라줬습니다. ㅋㅎ
선크림에 자외선 흡수와 반사, 두 가지 방식이 있다는 걸 밥심님 덕분에 처음 알았어요. 마침 옆의 물리학 방 Book선아 님께서 그림과 함께 설명을 올려주셨네요. https://www.gmeum.com/meet/3497?talkId=270568
ifrain님의 문장 수집: "오세닥스 무코폴로리스Osedax mucofloris의 모든 성공 이야기 밑바탕에는 불가능해 보이는 단 한 번의 만남이 존재한다. 뼈먹는콧물벌레bone-eating snot-flower worm*는 해저에서 고래 사체를 만나지 않는다면 삶에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 벌레에게 고래 사체 찾기는 삶의 목적이다. 지방과 뼈로 분해된 고래 사체는 바다 오아시스를 만들어서 아득히 깊은 바다 밑바닥의 하찮은 벌레에게 영양분을 공급한다. 죽어서 심해로 낙하하는 고래와 벌레의 만남은 이처럼 커다란 힘을 발휘한다. 이 단 한 번의 만남은 운명으로 얽힌 기적과도 같다.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매그놀리아>와 주제곡이 말하듯이(역시 세기의 전환기에 만들어진 이 작품도 고집스럽고 제멋대로인 인물들의 교차점을 다룬다) 하나가 가장 외로운 숫자라면, 모든 만남은 구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단 1초 만에 끝나든 평생 이어지든, 만남은 잊혀서 망각으로 사라지는 일을 거부하는 회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 두 영혼이 잠시 섞이다가 멀어진다. 삶이 변한 채로. *죽은 고래의 뼈를 먹고사는 오세닥스 무코폴로리스의 학명을 직역한 속명. "
One is the loneliest number… https://youtu.be/Yf3LojyK7PA?si=dt1vZYR4ZA5PYcIN 매그놀리아 OST (Aimee Mann) - One
향팔님의 대화: One is the loneliest number… https://youtu.be/Yf3LojyK7PA?si=dt1vZYR4ZA5PYcIN 매그놀리아 OST (Aimee Mann) - One
매그놀리아 OST에서 제가 좋아하는 두 곡도 같이 올립니다. ^^ https://youtu.be/u8pVZ5hTGJQ?si=_VezNlSVnEGeW9I Supertramp - Goodbye Stranger https://youtu.be/low6Coqrw9Y?si=YREeqH0w0tplpcNX Supertramp - The Logical Song
ifrain님의 문장 수집: "결국, 우리가 갈망하는 것은 바로 이 공명共鳴일지도 모른다. 우리에게는 세상으로 스며들 수 있는 세포가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경계 바깥에서 우리를 공허 너머로 끌어당길 다른 이의 손을 간절하게 찾는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가장 유명한 우화에서 어린 왕자가 밀밭에서 서로를 길들이자는 사막여우의 제안을 받아들였을 때, 소년은 단순한 소년 이상의 존재가 되었고 여우는 단순한 여우 이상의 존재가 되었다. 이 특별한 상태가 오래도록 이어지지 않더라도 의미는 크다. 생텍 - 친구들은 그를 이렇게 불렀다 -은 덜 알려졌지만 《어린 왕자》못지않게 아름다운 회고록《인간의 대지》에서 이 상태의 커다란 의미를 서정적으로 표현했다. 만약 당신도 운이 좋아서 그런 우정을 맺고 수십 년 동안 변함없이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면, 어린 왕자와 여우가 작별 인사를 건넬 때 느꼈던 감정을 이해할 것이다. 둘은 헤어지며 눈물을 흘리면서도 진정으로 미소 지을 수 있다. 둘은 서로가 얼마 동안은 상대를 의미로 가득 채웠다는 사실을 안다. 서로가 앞으로 홀로, 그러나 사실은 함께 걸어갈 여정을 위해 상대를 담금질했다는 사실도 안다. 지난날 함께 거닐었던 들판을 흔들던 익숙한 바람을 느끼며 늘 마음을 달랠 수 있고, 필요하다면 기억에서 상대를 불러내면 된다. 그러면 된다. "
글이 감동적이네요. 특히 마지막 문장이… “여기, 두 영혼이 잠시 섞이다가 멀어진다. 삶이 변한 채로.” “둘은 서로가 얼마 동안은 상대를 의미로 가득 채웠다는 사실을 안다. 서로가 앞으로 홀로, 그러나 사실은 함께 걸어갈 여정을 위해 상대를 담금질했다는 사실도 안다. 지난날 함께 거닐었던 들판을 흔들던 익숙한 바람을 느끼며 늘 마음을 달랠 수 있고, 필요하다면 기억에서 상대를 불러내면 된다. 그러면 된다.”
ifrain님의 문장 수집: "결국, 우리가 갈망하는 것은 바로 이 공명共鳴일지도 모른다. 우리에게는 세상으로 스며들 수 있는 세포가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경계 바깥에서 우리를 공허 너머로 끌어당길 다른 이의 손을 간절하게 찾는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가장 유명한 우화에서 어린 왕자가 밀밭에서 서로를 길들이자는 사막여우의 제안을 받아들였을 때, 소년은 단순한 소년 이상의 존재가 되었고 여우는 단순한 여우 이상의 존재가 되었다. 이 특별한 상태가 오래도록 이어지지 않더라도 의미는 크다. 생텍 - 친구들은 그를 이렇게 불렀다 -은 덜 알려졌지만 《어린 왕자》못지않게 아름다운 회고록《인간의 대지》에서 이 상태의 커다란 의미를 서정적으로 표현했다. 만약 당신도 운이 좋아서 그런 우정을 맺고 수십 년 동안 변함없이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면, 어린 왕자와 여우가 작별 인사를 건넬 때 느꼈던 감정을 이해할 것이다. 둘은 헤어지며 눈물을 흘리면서도 진정으로 미소 지을 수 있다. 둘은 서로가 얼마 동안은 상대를 의미로 가득 채웠다는 사실을 안다. 서로가 앞으로 홀로, 그러나 사실은 함께 걸어갈 여정을 위해 상대를 담금질했다는 사실도 안다. 지난날 함께 거닐었던 들판을 흔들던 익숙한 바람을 느끼며 늘 마음을 달랠 수 있고, 필요하다면 기억에서 상대를 불러내면 된다. 그러면 된다. "
피부는 경계이자 망루다. 피부는 배아기의 외배엽ectodem이 발달해 만들어진다. 외배엽은 생애 최초의 경계막인 세포 표면층으로, 자아와 비자아를 구분하는 가장 기본적인 경계선이 된다. 자아와 바깥세상 사이의 경계에 자리한 이 망루에서 우리가 감지하는 느낌은 촉감, 진동, 온도, 압력, 통증을 감지하는 피부 속 감각 조직들과 함께 외배엽에 뿌리를 두고 형성된다. 더불어 지금은 머리뼈 안에 꽁꽁 숨겨져 있는 뇌 역시 기원은 외배엽에 있다. 외배엽 세포층이 심리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개인의 모든 경계를 설정한다는 소리다.
감정의 기원 - 우리의 뇌는 어떻게 감정을 만들어내는가 p.186, 칼 다이서로스 지음, 최가영 옮김
감정의 기원 - 우리의 뇌는 어떻게 감정을 만들어내는가우리의 뇌는 어떻게 감정을 만들어낼까? 슬픔은 어디에서 시작되고 왜 어떤 사람은 갑자기 달라지는가? 왜 우리는 때때로 자신을 해치고 현실과 환각의 경계를 넘나들게 되는가? 정신과 임상의이기도 한 그는 이 모든 질문의 답을 찾아내기 위해 자신의 연구실과 삶의 가장 치열한 현장인 병실을 오간다. 《감정의 기원》은 바로 그 여정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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