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D-29
정리를 잘 해주셔서 독서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칸 절벽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캄브리아기 이전 시대, 더 오래된 지질시대를 볼 수 있다. 우리 앞에는 해발 981미터의 컬모어 산이 놓여 있다. 그 산은 울퉁불퉁하지 않고 신기할 정도로 둥글며, 주변의 언덕들과 어울리지 않게 가파르게 솟아 있다. 눈발 사이로 위쪽의 지층들이 보인다. 마치 누군가 하얀 가로줄들을 나란히 그어놓은 듯하다. 층층이 쌓은 케이크 위에 가루 설탕을 뿌린 듯한 모습이다. 습곡도 뒤틀림도 없이 그대로 쌓인 퇴적층들이다. 그리고 그 밑에는 캄브리아기의 지층들이 놓여 있다. 그 근처에는 이렇게 캄브리아기 지층들을 이루는 사람들 위에 더 오래된 퇴적암 "묶음"이 놓인 곳이 몇 군데 있다. 또 캄브리아기 암석들의 밑으로 시간의 단절, 즉 부정합이 있다는 증거도 있다. 그것은 해수면에 가까워질 정도까지 풍화가 일어난 뒤에 그 위로 바다가 밀려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컬모어 산을 이루는 암석들은 캄브리아기가 시작되기 이전에 퇴적된 것이다. 즉 선캄브리아대의 것이다. 스코틀랜드 서해안의 이쪽 지역에는 서일벤 산, 스캑폴레이드 산, 캐니스프 산, 퀴네이그 산 등 똑같은 퇴적암들로 이루어진 산들이 늘어서 있다. 루이스 편마암으로 된 해안을 따라 어디로 가든지, 낮은 언덕들 너머로 이런 산 중 하나가 삐죽 솟은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산들 중 스코틀랜드의 "먼로 산(휴 먼로 경은 높이가 914미터[3,000피트] 이상인 산들을 모아 목록을 만들었는데, 거기에 속한 284곳의 산들을 먼로 산이라고 한다) "에 속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이 산들은 비탈이 가파르기 때문에 실제보다 더 높아 보인다. 등산가가 하켄(haken)을 박지 않은 채 올라갈 수 있는 길이 한 곳밖에 없는 산들도 있다. 기나긴 세월의 침식을 겪은 뒤 이제 이 봉우리들만 자랑스럽게 서 있다. 전체가 단단한 덕분에 신기한 기념물 같은 지형이 형성된 것이다.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정상에 올라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나긴 세월을 정복하고 싶다는 충동이 인다. 그 암석들의 이름은 남서쪽으로 50킬로미터 떨어진 토리돈 호에서 따왔다. 즉 토리돈 암들이다. 지난 30년 동안 꼼꼼한 조사가 이루어진 결과, 토리돈 암 내에 오래된 것들과 젊은 것들 두 종류의 암석들이 있음이 드러났다. 선캄브리아대가 세분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마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아야 할 듯하다.
살아 있는 지구의 역사 pp.405~406, 리처드 포티 지음, 이한음 옮김
매리 호의 남쪽 연안에 서면 이런 암석들이 모두 드러난 맞은편 절벽이 보인다. 매리 호는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 가운데 하나이다. 7세기에 호수 안의 한 섬에 아일랜드 수도사가 살면서 동네 주민들을 개종시켰다. 그에게는 병을 치료하는 신성한 우물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와 이야기를 나눈 주민들은 아무도 그 우물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했다. 호수 주변에는 고대의 숲이 아직 남아 있다. 다른 침엽수들과 달리 가지가 이상하게 굽은 구주소나무 숲도 있다. 호수 안의 작은 섬들에도 자그마한 야생 숲이 있으며, 그런 숲의 어린 나무들은 양이 뜯어먹지 못하도록 보호를 받고 있다. 그 길쭉한 호수는 10억 년 이산 된 단층과 마찬가지로 북서-남동 방향으로 뻗어 있다. 그 지역의 지형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북쪽 연안은 땅에 자를 대고 그은 것처럼 직선으로 뻗어 있다. 큰 단층들은 결코 완전히 잠들지 않는다. 매리 호 밑에 있는 것과 같은 아주 오래된 단층들도 대서양이 열릴 때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대서양이 열린 사건은 하일랜드에 영향을 미친 많은 지구조 주기들 중 가장 최근 것에 해당한다. 스코틀랜드를 낭만적으로 보게 만든 월터 스콧 경은 의외로 단층의 영속성을 정확히 묘사하기도 했다( 『섬들의 영주[The Lord of the Isles]』, 1815, canto ⅲ). 산의 격동하는 품속에서 기괴하게 산산이 부수는 듯 요동친 태곳적의 지진은 헐벗은 절벽, 음침한 골짜기, 어두운 심연을 통해 분노가 아직 살아 있음을 말해준다.
살아 있는 지구의 역사 pp.407~408, 리처드 포티 지음, 이한음 옮김
선캄브리아대는 크게 둘로 나뉜다. 25억 년 이전의 시원대와 25~5억 4,200만 년 전의 원생대가 그렇다. 캄브리아기와 그 이후의 지층들은 그 위에 놓여 있다. 45억 5,000만 년 전 지구가 형성된 때부터 25억 년 전까지의 암석들은 모두 시원대에 속한다. 역사가 가장 오래된 루이스 편마암은 시원대의 것이다. 토리돈 암은 원생대 후기에 속한다. 매리 호 연안에서 언뜻 생각했던 기나긴 지질학적 시간이 그대로 들어맞았다. 우리 눈앞에 20억 년 이상의 세월이 놓여 있었던 것이다. 동물의 껍데기 화석이 흔히 나타나는 캄브리아기와 그 이후의 시대는 지구 역사에서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생명체는 거의 선캄브리아대 내내 존재했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시기에는 껍데기를 가진 몸집 큰 생물들이 없었다. 이 먼 옛날 생물들 중에서 화석이 되어 지금까지 기적적으로 남아 있는 것들을 보면, 가느다란 실이나 막대 모양의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 화석들이 보존된 것은 옛 암석들이 모조리 변성 작용이라는 맷돌에 갈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몇몇 지역에서 특수한 암석들, 주로 처트들이 이 선구적인 생물들의 흔적을 담은 타임캡슐이 되는 특권을 누렸다. 최초의 생물 화석은 시원대인 약 35억 년 전의 것으로 밝혀졌다. 이 화석들의 출처를 놓고 최근에 논쟁이 벌어졌지만, 설령 이 최초의 화석들이 키메라(chimera)라고 할지라도, 적어도 36억 년 동안 지구에 생명이 존재했다는 지구화학적 증거들이 있다. 따라서 선캄브리아대를 구분하는 데에 쓰이는 명칭들은 현재의 지식에 비추어 보면 부적절하다. 원생대 이전에도 원시 생물들이 있었고, 시원대는 예전에 생각했던 것과 달리 황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지면이 생명의 역사를 다루기 위한 곳은 아니지만, 지각판을 다룰 때 생명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밝혀지겠지만 생명체와 땅은 서로 뒤얽혀 있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생물들은 단지 이동하는 조각 그림 같은 지각판 위에 탄 승객이 아니라,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다.
살아 있는 지구의 역사 pp.409~410, 리처드 포티 지음, 이한음 옮김
그러나 추진시키는 엔진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해도, 그 초기 세계는 지금과 달랐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초기의 대기에 산소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반면에 황화수소 기체와 메탄은 풍부했다. 우리가 이런 유독성 공기를 들이마신다면 금방 죽을 것이다. 나폴리 만의 솔파타라에서 우리는 그런 좋지 않은 냄새를 풍기는 유독성 기체를 잠시 맡아본 적이 있다. 그 대기는 질식을 일으키는 두꺼운 담요를 덮은 것과 같다. 현재 대기에 있는 산소는 대부분 생명체가 만들어낸 것이다. 30억 년 동안 광합성이 이루어지면서 공기 속으로 계속 산소 분자들이 뿜어져나왔다. 아주 단순한 생물인 남조류(藍藻類)가 가장 크게 기여했다. 초기 화석들 속에서 세계를 바꾼 막대나 실 모양의 이러한 미생물들을 찾아낼 수 있다. 그것들은 모여서 끈끈한 융단 같은 형태를 이루었고, 그 결과 구불구불한 미세한 층들이 방석처럼 겹쳐서 화석을 남겼다. 층층히 쌓은 작은 케이크 더미 같은 이 화석들을 스트로마톨라이트라고 한다. 대륙에서 일찌감치 안정하게 자리잡은 곳에 쌓인 것들만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 그중에서 남아프리카의 피그 트리(Fig Tree) 처트에 있는 것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그보다 더 먼저 나타났던 미생물들은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번성했다. 사실 그들에게는 산소가 독이다. 이 가장 원시적인 생명체들은 실제로 황 냄새를 풍기는 뜨거운 온천과 악취를 내뿜는 진흙탕에서 살아간다. 생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알고 싶다면, 이 기이하면서도 강인한 생물들에게 자문을 구해야 할 것이다. 그후 생명체들은 지구의 공기를 변화시켰다. 그들은 초기에 있던 유독성 기체들을 없앴다. 그 결과 암석이 분해되는 과정도 달라졌다. 산소는 모든 화학적 풍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지구의 역사 pp.420~421, 리처드 포티 지음, 이한음 옮김
우리가 가랑비를 맞으며 플라워데일에서 채집한 검은 돌들이 속한 호상철광층(BIF)은 26~18억 년 전에 생긴 전형적인 암석이었다. 이 암석들을 잘 닦아서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몇 밀리미터 두께의 층들이 번갈아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철분이 풍부한 검은 층과 규산이 풍부한 더 연한 색깔의 층들이 번갈아 겹쳐져 있는 것이다. 철분은 주로 산화철의 일종인 자철석(Fe₃O₄)으로 이루어졌다. 이 신기한 퇴적암에서 철이 산화한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은 당시 주변에 산소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독특한 줄무늬를 이루고 있다는 점과 자철석이 나타난다는 점은 설명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설명은 일반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BIF는 거의 모든 선캄브리아대 순상지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철은 산소와 결합하고 싶어서 안달하는 원소이다. 철로 만들어진 물건을 땅속에 묻으면 금방 녹슨 덩어리로 변한다. BIF의 존재를 설명하는 한 가지 이론은 바다에 있던 광합성 미생물(즉 조류)이 내놓은 산소들과 철이 결합했다는 것이다. 철은 대륙의 암석이 풍화될 때 나오지만, 당시에는 그것들과 결합할 대기 속의 산소가 거의 없었으므로, 그 철들은 바다로 들어와 녹아서 양전하를 띤 이온이 되었다. 이 철이온들은 광합성 조류들이 내놓은 산소와 결합했다. 그 즉시 물에 녹지 않는 무거운 자철석이 형성되었다. 그 자철석들은 미세한 검은 알갱이가 되어 빗방울처럼 천천히 해저로 가라앉았다. 자철석은 산화철 중에서 철의 비율이 가장 높고 산소의 비율이 가장 낮은 형태이다. 그것은 당시 산소가 귀했으며, 탐욕스러운 철 이온들 사이에서 산소를 빼앗으려는 쟁탈전이 벌어졌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곧 생물들이 번성하면서 철이 쓰고도 남을 만큼의 산소가 생산되기 시작했다. 반면에 대량으로 늘어난 생물들은 자기 성공의 희생자가 되었다. 조류들이 대규모로 번성함으로써 치명적인 결과가 빚어진 것이다. 지금도 바다에서 플랑크톤이 이렇게 대규모로 번성할 때가 있다. 적조 현상이 한 예이다. 조류들은 심지어 지나치게 많아진 산소에 중독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휴지기가 찾아오며, 그때에는 규산만이 해저에 쌓인다. 그후 다시 조류들이 번성하기 시작하면서 주기가 반복된다. 실제 과정은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적철석(Fe₂O₃)이나 탄산철인 능철석( FeCO₃)이 주성분인 것 등 서너 종류의 BIF가 있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이론은 견제와 균형 없이 출렁거리고 요동치면서 오랜 세월 해양 세계에서 생물들의 진화를 이끈 단순한 생태계의 모습을 그려냈다. 생물을 개입시키지 않은 채 BIF를 설명하는 이론들도 있다. 초기 지각에서 분출되는 뜨거운 유체로부터 공급되는 다량의 철과 미량의 대기 산소를 해수면의 높이 변화와 연관 지어 설명할 수 있다는 주장이 한 예이다. 아직 확정적이라고 할 만한 설명은 나오지 않았다. 선캄브리아대 초는 기이한 세계였으며, 우리가 아는 것들보다는 낯선 것들이 훨씬 더 많다. L.P. 하틀리가 말했듯이 과거는 다른 세계이다. 그곳에서는 다른 일들이 벌어진다.
살아 있는 지구의 역사 pp.421~423, 리처드 포티 지음, 이한음 옮김
'철은 산소와 결합하고 싶어서 안달하는 원소이다.' '탐욕스러운 철 이온들 사이에서 산소를 빼앗으려는 쟁탈전' 이런 표현도 재미있고요. ㅎㅎ
'두꺼운 담요' - 질식을 일으키는 대기 '끈끈한 융단' - 미생물이 모인 것 '층층히 쌓은 작은 케이크 더미' - 스트로마톨라이트 .. 같은 비유적 표현들이 재미있습니다.
세계적인 냉각은 짧은 기간이지만 심한 빙하기로 이어졌다. 지금의 남반구 대륙들에 있는 빙하로 형성된 암석들이 그렇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른 사건도 일어났다. 빙하가 다시 사라질 무렵, 알려진 모든 종의 약 70퍼센트가 사라진 상태였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167,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캄브리아기에 아직 진화적 청년기에 있던 삼엽충은 여기저기 미생물로 뒤덮인 대부분의 헐벗은 암석 위를 돌아다니면서 비슷한 여행을 했을 것이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171,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아마 미생물은 지구 역사 초기에 육지에도 정착했겠지만, 세계를 바꿈으로써 복잡한 육상 생태계가 들어설 먹이와 물리적 구조를 제공한 것은 식물이었다. 오늘날 약 40만 종의 육상식물은 지구 광합성의 절반과 지구 총 생물량의 약 80퍼센트를 차지한다. 사실 지구를 초록으로 뒤덮은 식물은 우주에서도 보이는 우리 행성의 주된 특징 중 하나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171,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고대에는 미생물, 현재는 식물을 영양분으로 대부분의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하는군요.
우리는 모두 식물에 기생해서 살고 있다는 말을 어딘가에서 들은 것 같아요.
포트의 또 다른 팬은 미국의 영화감독 폴 토머스 앤더슨Paul Thomas Anderson이다. 1999년에 만든 영화 <매그놀리아Magnolia>에서 앤더슨 감독은 영화사상 가장 충격적인 장면을 창조해냈다. 영계만 한 크기의 약 1.8킬로그램짜리 개구리들이 폭우 속에서 툭툭 떨어지는 괴기스러운 장면을 만든 것이다. 처음에는 마치 몇 마리의 토실토실한 개구리가 아홉 갈래 플롯에 결부된 등장인물들의 창문 너머로 패대기쳐지고 있는 듯 보였다. 그러다 카메라가 밤에 수중 등이 켜진 수영장 장면을 잡을 때 어마어마한 스케일이 비로소 드러난다. 망치로 내려치듯 쏟아지는 비와 함께 수천 마리의 거대한 개구리들이 수영장으로 떨어지면서 주변의 덱과 다이빙대를 철퍼덕 내리치고 나무에 충돌하며 거리 위로 쿵쿵 떨어져 결국 길에는 개구리 사체가 그득 쌓인다. 앤더슨은 종말을 연상케 하는 이 개구리 비 장면에 대한 영감을 준 인물이 포트였다고 말한다. 앤더슨은 포트가 써놓은 개구리 관련 글을 통해 출애굽기를 읽게 되었다. <매그놀리아>에는 포트주의자 카메오들이 잔뜩 나온다. 가령 이 영화에 나오는 신동은 도서관에 앉아 TV 퀴즈 프로그램 출연 준비를 하면서 포트의 『길들이지 않은 재능』을 읽고 있다. 앤더슨 감독은 「버라이어티Variety」와의 인터뷰에서 "찰스 포트는 '메고니아Megonia'의 존재를 믿었어요. 하늘에 있는 신화의 장소인 메고니아는 물질이 올라가 다시 땅으로 떨어지기 전에 머무는 곳입니다. <매그놀리아>는 그것에 바치는 작은 헌사에요. 좀 우스꽝스럽게 들리겠지만 포트는 개구리의 건강 상태로 한 사회를 판단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제게는 그것이 그다지 미친 소리 같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비 (RAIN) - 자연.문화.역사로 보는 비의 연대기 pp.423~424, 신시아 바넷 지음, 오수원 옮김
개구리는 정말로 비를 부르거나 최소한 비를 예보하는 것 같다. 19세기 과학 저널리스트들은 유럽인들이 긴 유리 항아리에 청개구리를 잡아넣고 일기예보자로 활용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한 기록자에 의하면 개구리는 '기압 적응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맑은 날에는 항아리에 넣어놓은 작은 사다리를 기어 올라가고, 폭풍우가 다가올 때는 물 아래 웅크리고 앉아 있다는 것이다. 루이지애나에서 크리올(Creole, 루이지애나에서는 프랑스계 또는 에스파니아계 이민의 자손을 일컬음-옮긴이)들은 "비가 오면 황소개구리가 운다."고 말한다. 나의 고향 플로리다에서는 여름 폭풍우가 오기 전 개구리들의 황홀경에 빠진 울음소리가 앙상블을 이루며 점점 커진다. 일기예보를 기막히게 해내는 이 합창에는 다람쥐개구리의 비를 부르는 소리(비를 부른다는 이름에 딱 걸맞게 야단스레 울어댄다) 그리고 초록청개구리의 소리가 포함된다. 초록청개구리가 비를 부르는 소리는 남부 사람들의 주장으로는 "프라이드 베이컨, 프라이드 베이컨!fried bacon, fried bacon!"처름 들린다고 한다. 남부의 많은 주민들은 청개구리를 죄다 비개구리라 부른다. 비가 오는 때에 맞춰 이 거대한 합창은 비를 부르는 소리에서 짝짓기를 갈구하는 소리로 변한다. 개구리들은 대개 '나무 그루터기가 떠다닐 정도의 폭우stump-floating storm'를 기다려 짝짓기를 한다는 것이 플로리다의 동식물 연구가 아치 카Archie Carr의 설명이다. 새로 생긴 빗물 웅덩이에 알을 낳는 개구리들은 기존의 연못에 도사리고 있는 육식 수생곤충과 딱정벌레 등의 적으로부터 알을 지켜야 한다. 사회의 건강 상태를 개구리의 건강 상태로 판단할 수 있다는 포트의 말이 옳다면 우리는 가혹한 판결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지난 2,500만 년 동안 개구리들은 커다란 변화 없이 현재의 상태로 생존해왔다. 큰 가뭄과 비와 빙하기와 소행성의 공격에도 살아남은 것이다. 그러나 정작 오늘날 개구리는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현대 들어 개구리 비가 귀해진 것도 아마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1980년대 이후 200여 종의 개구리가 멸종했고 살아남은 양서류의 3분의 1 이상도 멸종의 위협을 받고 있다. 이는 과학자들이 여섯 번째 대멸종(현재의 생물의 멸종 속도를 과거의 다섯 번의 멸종 사태에 견주어 새로운 멸종의 시기가 다가온다는 주장-옮긴이)이라 부르는 더 큰 재앙의 일부다. 비를 사랑하는 이 작은 생물지표는 인류에게 뭔가 말하려 애쓰고 있음이 분명하다.
비 (RAIN) - 자연.문화.역사로 보는 비의 연대기 pp.425~426, 신시아 바넷 지음, 오수원 옮김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여행스케치의 '별이 진다네' 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iBisqVQ6xc 어제는 별이 졌다네 나의 가슴이 무너졌네 별은 그저 별일 뿐이야 모두들 내게 말하지만 오늘도 별이 진다네 아름다운 나의 별 하나 별이 지면 하늘도 슬퍼 이렇게 비만 내리는 거야 나의 가슴속에 젖어오는 그대 그리움만이 이 밤도 저 비 되어 나를 또 울리고 아름다웠던 우리 옛일을 생각해 보면 나의 애타는 사랑 돌아올 것 같은데 나의 꿈은 사라져가고 슬픔만이 깊어 가는데 나의 별은 사라지고 어둠만이 짙어 가는데 나의 가슴속에 젖어오는 그대 그리움만이 이 밤도 저 비 되어 나를 또 울리고 아름다웠던 우리 옛일을 생각해 보면 나의 애타는 사랑 돌아올 것 같은데 나의 꿈은 사라져가고 슬픔만이 깊어 가는데 나의 별은 사라지고 어둠만이 짙어 가는데 어둠만이 더 짙어 가는데
앤더슨 감독의 영화들을 언제가 찬찬히 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매그놀리아>는 이글을 보게됨으로써 아무래도 개구리에 집중하면서 감상하게 될 것 같네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에서 정어리, 전갱이, 거머리 등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꽤 인상 깊게 보았는데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어요. 책을 읽을 당시에는 정말 일어날 수도 있는 일처럼 하루키가 실감나게 글로 잘 썼다고 생각을 했었죠. 그래서 오랜만에 <해변의 카프카>를 다시 열어 보았습니다.
미국 작가 찰스 포트는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이한 현상들을 평생 수집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하늘에서 물고기, 개구리, 돌 등이 떨어지는 현상이었고 이를 포티언(Fortean) 현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네요. 저 위에서 인용한 글에 나온 포트가 이 포트인가 봅니다.
기이한 비를 다룬 이야기를 숫자 측면에서만 판단할 때 찰스 호이 포트Charles Hoy Fort보다 이에 관해 더 많은 생각을 했던 사람은 없다. 포트는 1874년 뉴욕의 올버니에서 부유한 잡화상 집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어렸을 때 포트가 가업보다 자연사에 훨씬 더 큰 관심을 보이자 아버지는 그에게 강제로 가업을 이어주기 위해 애썼지만, 포트는 아버지의 결정에 반발하다 결국 집을 떠나 작가가 되었다. 1900년대 초 그는 지구의 생명체를 통제하는 화성에 대한 것을 비롯한 여러 공상과학 소설을 썼다. 소설 판매가 신통치 않자 포트는 그의 전기 작가인 짐 스타인메이어Jim Steinmeyer가 "기이한 현상을 다룬 최초의 책"으로 칭했던 바로 그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포트의 1919년작 『저주받은 현상에 대한 책The Book of the Damned』은 (1955년 처음 출간된) 『기네스북The Guinness Book of World Records』, 리플리Ripley 출판사의 『믿거나 말거나Believe it or Not』시리즈 그리고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의 『믿을 수 없지만 사실인 이야기들Weird but True』시리즈의 선구자였다. 아이들에게는 이 별난 목록들이 저항할 수 없는 매력과도 같지만, 포트의 책들은 아동용이 아니었다. 그는 종교와 철학뿐 아니라 과학까지 망라하여 기성 학계의 신경을 긁으려고 책을 썼기 때문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과학은 자신의 이론에 맞지 않는 골치 아픈 괴상한 사실들을 배제하기 때문에 사기에 불과했다. 그 괴상한 사실에는 개구리와 물고기 비, 비행선이 발명되기 전에 하늘에서 보고된 불가사의한 발광체나 비행선, 그리고 필시 그가 가장 골몰했던 문제인 적색 비와 황색 비, 또 너무도 검어서 '잉크 비'라고밖에 형언할 수 없는 검은 비가 포함되어 있었다.
비 (RAIN) - 자연.문화.역사로 보는 비의 연대기 pp.405~406, 신시아 바넷 지음, 오수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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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연극 보실 분들, 구합니다.
[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그믐연뮤번개] 2. [독서x관극x번역가 토크] 인간 내면을 파헤치는 『지킬앤하이드』[그믐연뮤번개] 1. [책 읽고 연극 보실 분] 오래도록 기억될 삶의 궤적, 『뼈의 기록』
미국 문학의 고전
모비 딕모비 딕 상·하 <모비 딕> 함께 읽기 모임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우리 입말에 딱 붙는 한국 희곡 낭독해요!
<플.플.땡> 4.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플.플.땡> 3 당신이 잃어버린 것 2부<플.플.땡> 2. 당신이 잃어버린 것플레이플레이땡땡땡
하이틴에게 필요한 건 우정? 사랑?
[책증정-선착순 10명] 청선고로 모여라!『열여덟의 페이스오프』작가와 함께 읽기[청소년 문학 함께 읽기] 『스파클』, 최현진, 창비, 2025[문학세계사 독서모임] 염기원 작가와 함께 읽는 『여고생 챔프 아서왕』[북다] 《위도와 경도》 함윤이 작가와 함께하는 라이브 채팅! (4/9)[북다/라이브 채팅] 《정원에 대하여(달달북다08)》 백온유 작가와 함께하는 라이브 채팅!
위기의 시대에 다시 소환되는 이름
[세창출판사/ 도서 증정] 편집자와 함께 읽는 한나 아렌트가 필요 없는 사회 [문예출판사 / 인증 미션] 한나 아렌트 정치 에세이 <난간 없이 사유하기>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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