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칸 절벽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캄브리아기 이전 시대, 더 오래된 지질시대를 볼 수 있다. 우리 앞에는 해발 981미터의 컬모어 산이 놓여 있다. 그 산은 울퉁불퉁하지 않고 신기할 정도로 둥글며, 주변의 언덕들과 어울리지 않게 가파르게 솟아 있다. 눈발 사이로 위쪽의 지층들이 보인다. 마치 누군가 하얀 가로줄들을 나란히 그어놓은 듯하다. 층층이 쌓은 케이크 위에 가루 설탕을 뿌린 듯한 모습이다. 습곡도 뒤틀림도 없이 그대로 쌓인 퇴적층들이다. 그리고 그 밑에는 캄브리아기의 지층들이 놓여 있다. 그 근처에는 이렇게 캄브리아기 지층들을 이루는 사람들 위에 더 오래된 퇴적암 "묶음"이 놓인 곳이 몇 군데 있다. 또 캄브리아기 암석들의 밑으로 시간의 단절, 즉 부정합이 있다는 증거도 있다. 그것은 해수면에 가까워질 정도까지 풍화가 일어난 뒤에 그 위로 바다가 밀려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컬모어 산을 이루는 암석들은 캄브리아기가 시작되기 이전에 퇴적된 것이다. 즉 선캄브리아대의 것이다. 스코틀랜드 서해안의 이쪽 지역에는 서일벤 산, 스캑폴레이드 산, 캐니스프 산, 퀴네이그 산 등 똑같은 퇴적암들로 이루어진 산들이 늘어서 있다. 루이스 편마암으로 된 해안을 따라 어디로 가든지, 낮은 언덕들 너머로 이런 산 중 하나가 삐죽 솟은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산들 중 스코틀랜드의 "먼로 산(휴 먼로 경은 높이가 914미터[3,000피트] 이상인 산들을 모아 목록을 만들었는데, 거기에 속한 284곳의 산들을 먼로 산이라고 한다)
"에 속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이 산들은 비탈이 가파르기 때문에 실제보다 더 높아 보인다. 등산가가 하켄(haken)을 박지 않은 채 올라갈 수 있는 길이 한 곳밖에 없는 산들도 있다. 기나긴 세월의 침식을 겪은 뒤 이제 이 봉우리들만 자랑스럽게 서 있다. 전체가 단단한 덕분에 신기한 기념물 같은 지형이 형성된 것이다.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정상에 올라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나긴 세월을 정복하고 싶다는 충동이 인다. 그 암석들의 이름은 남서쪽으로 50킬로미터 떨어진 토리돈 호에서 따왔다. 즉 토리돈 암들이다. 지난 30년 동안 꼼꼼한 조사가 이루어진 결과, 토리돈 암 내에 오래된 것들과 젊은 것들 두 종류의 암석들이 있음이 드러났다. 선캄브리아대가 세분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마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아야 할 듯하다. ”
『살아 있는 지구의 역사』 pp.405~406, 리처드 포티 지음, 이한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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