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트는 이상한 비에 대한 보고를 발굴하느라 수년을 보냈다. 뉴욕 공립도서관New York Public Library과 대영박물관의 기록보관소를 구석구석 뒤지고 다녔던 그는 결국 이런저런 이례적인 현상들에 대한 약 6만 건의 신문 기사를 모았고, 이것들을 '저주받은' 현상으로 기술했다.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들을 논리적 해명도 없이 무시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두꺼비, 개구리, 뱀, 장어, 거미, 돌, 자갈, 소름, 재, 석탄, 젤리질의 끈끈한 물질로 이루어진 비를 확증하는 출판물과 그 날짜까지 주의 깊게 인용하는 등 훌륭한 연구자의 자세로 자신이 발굴한 기이한 현상들의 출처를 꼼꼼히 명시했다. 그러나 그는 공식 이론을 조롱하고 공상과학 작가의 기질을 발휘해 무모한 추론을 마구 제시하곤 했다. 우리 머리 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초대형 사르가소 바다(Super Sargasso Sea, 원래 사르가소 바다는 서인도제도 북동의 바닷말sargasso이 무성한 해역을 가리킴-옮긴이)'아 있는데 이곳은 나름의 차원을 지닌 교차로로 사물이 돌연 나타나거나 사라지는 곳이라고 단언했던 것이 그 한 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이때의 사물이란 "행성 간 잔해에서 나온 폐기물과 쓰레기나 화물, 다른 행성의 극심한 변동에 의해 우주로 버려진 것들"이었다.
개구리 비와 물고기 비와 색깔 비 등 포트가 특별한 관심을 가졌던 많은 현상들은 그 이후 완전한 설명이 제공되지 않은 채로 과학에 의해 수용되었다. 1981년 미국의 국무장관 알렉산더 헤이그Alexander Haig는 공산주의 치하의 베트남과 라오스에 화학무기를 공급했다는 이유로 소련을 비난하면서 황색의 비를 증거로 제시했다. 몽족Hmong People을 공격하기 위해 화학무기를 사용했던 이들의 처사는 제네바 의정서Geneva Protocol와 1972년 생물무기금지조약Biological Weapons Convention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현재 코넬 대학교의 생물학자이자 벌 전문가인 토머스 실리Thomas D. Seeley는 황색 비에 대한 헤이그의 묘사가 꿀벌의 대규모 '배변 비행'과 비슷한 게 아닌가 의심했다. 이 비행으로 벌의 배설물과 꽃가루가 노란 비처럼 내린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었다. 그는 나중에 하버드 대학교의 화학무기 전문가 매슈 메셀슨Matthew Meselson과의 협업을 통해 정부의 주장을 비판했다. "황색 비가 동남아시아 꿀벌의 배설물이라는 물리학적이고 생물학적인 증거"를 제시한 것이다. 이 끔찍한 비를 겪은 구호 단체 직원들과 몽족 주민들은 화학무기 공격이 발생했는지의 과학적 여부와 상관없이 실제 공격이 일어났다고 믿는다. 다른 과학자들과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은 여전히 의견이 갈려 있거나 확신하지 못한다. 포트가 살아 있었다면 이들에게 황색 비는 최근 일어난 현상만이 아니라고, 1695년의 아일랜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 속의 황색 비가 있었다고 말해줄 수 있었을 것이다. ”
『비 (RAIN) - 자연.문화.역사로 보는 비의 연대기』 pp.406~408, 신시아 바넷 지음, 오수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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