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독립문역에서 선바위로 올라가는 길에는 온갖 기와집 무당집 절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줄을 잇고 있더라고요. 그 집들 사이로 좁고 가파른 길을 따라 올라가면 인왕사 일주문이 나오고 그곳을 지나면 국사당이에요. 제가 갔던 날에도 국사당에서 큰 굿을 하고 있어서 쪼금 구경했네요.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D-29

향팔

ifrain
후딱 다녀왔습니다. ^^
아이파크 쪽으로 올라갔는데 말씀하신 기와집, 무당집, 절집 등을 못보았어요. 주변이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는 느낌이었고 인왕사 일주 문이 꽤 가파른 곳에 있더라구요. 국사당 근처에 당도할 즈음 갑자기 안쪽에서 음악 소리가 들리더니 제가 국사당 앞을 지나가는 찰나..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면서 일가족(3명-남편, 부인, 아들)이 굿을 받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무당이 열매가 가득 들어 있는 봉지를 그분들에게 던지고 흰 천에 싸인 북어 3마리가 역시 튀어나왔어요. 옆에서 지키고 계시던 남자분이 치우시더라구요. 밝은 색 한복을 입은 여성분이 무당을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저는 잠시 보다가 선바위로 올라갔어요.

향팔
아, 그렇다면 정말 그 스님 말씀대로 그동안 서울시가 선바위 주변 재정비사업을 마쳤나보네요 ㅎㅎ

ifrain
“ 사실 대다수 식물에서는 영양소 흡수의 상당 부분을 뿌리와 긴밀한 협력을 맺고 살아가는 균류가 맡는다.
...
화석들은 4억여 년 전에 육상식물이 이미 먹이와 영양소를 교환하면서 균류와 긴밀한 협력을 맺으면서 살았음을 보여준다. 이 협력 관계가 없었다면, 지구의 녹색 혁명은 결코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p.175~177,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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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바위가 이렇게 형성된 이유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타포니tafoni 현상이라는 것이 있네요.
조립질 입자로 이루어진 화강암이나 사암, 석회암에 이 현상이 잘 발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마이산 타포니와 목포 갓바위가 유명하다고 하네요.
@polus 인왕사 선바위도 타포니 현상으로 보면 맞을까요?




polus
@ifrain 전 타포니 현상이란 말 처음 들어 봅니다 ㅎㅎ 위키에 인왕산 선바위도 그 예로 나오네요^^ 절반은 지질학자 되신 듯^^

ifrain
저도 위키를 열어봤는데.. 순간 인왕산 선바위를 못보았네요. 지질학자가 그렇게 쉽게 되나요. ^^

향팔
캬, 역시 기이한 자태의 선바위… 비둘기들은 그대로군요. ^^ 타포니 현상, 이렇게 또 새로운 걸 배워갑니다.

ifrain
앞서 올린 사진들도 그렇지만 비둘기들이 선바위의 구멍 곳곳에 들어가 있고.. 선바위 뒤쪽에도 이렇게 모여 있어요. 선바위 뒤쪽으로 더 올라가면 너른 암반이 나오는데 거기에도 자리를 잡고 있었어요.
향팔님 글을 읽으며.. 왠지 까마귀가 날아다녔으면 더 을씨년스러웠을 것 같다. 그런데 비둘기구나. 왜 그럴까? 궁금했는데.. 실제로 비둘기들의 집단 거주지였어요. 선바위가 비둘기들의 아파트가 된 것 같았어요. '성북동 비둘기'에서 비둘기들이 다 쫒겨나 이리로 온 것일까요? 시주하는 사람들 덕에 주변에는 항상 쌀이 풍부할 것 같아요. 인왕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풍경은 정말 '아파트 공화국'이라 할만큼 아파트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고요. 선바위 안의 구멍을 들여다 본다면(드론으로 가능하겠죠) 비둘기의 알이 곳곳에 들어가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아이스라테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바위 모양이 오묘해서 무속신앙인들이 더 밀집했을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타포니 현상... 처음들어보는데 덕분에 하나 배웠어요. 바위가 산호? 혹은 골다공증 걸린 뼈 같다고 생각했어요. ㅎㅎㅎ
밥심
정말 오묘한 모양이 무속신앙으로서 자리매김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으리라 생각되네요. 시에서도 자연유산이 아닌 민속자료로 인정했네요. ㅎㅎ


ifrain
장강명 작가님의 <아무튼, 현수동>에서 밤섬에 대한 이야기를 볼 수 있었는데요.
사진은 선바위에 올라가기 전 근처에 있던 '이화정갤러리당'이란 곳인데.. '밤섬부군도당굿보존회'와 관련된 글귀를 볼 수 있었어요. 한강 주변을 산책하면서 서강대교를 지나갈 때 밤섬을 보면서 궁금해했던 적이 있는데 <아무튼, 현수동>에 관련 내용들이 있었죠. 지금은 나무들만 무성한데 예전에 사람이 살았다고 합니다. 1968년 밤섬을 폭파시며 주민들이 모두 이주했다고 하고요. 제가 어릴 때(1990년대 초) 가족들과 서울에 올라와서 서커스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게 밤섬인지 뚝섬인지 헷갈렸는데 년도를 확인해보니 당시에 밤섬에는 사람이 살 수 없었어요. 뚝섬에서 서커스를 보았던 것이죠. 서커스라고 해서 기대했는데 귀여운 강아지들이 수레를 끌면서 왔다 갔다 하는 공연이었어요. 애처롭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그랬죠. 당시에 뚝섬 일대가 대규모 서커스단 무대가 들어서는 단골 장소였다고 하네요.
밤섬을 서강대교 위에서 내려다보면 나무와 풀만으로 우거져 있어서 매우 신비로운 느낌이었어요. 놀랍게도 폭파 이후에 계속해서 퇴적작용이 이어졌고 흔적만 남았던 밤섬 위로 다시 모래와 흙이 쌓여서 현재와 같은 모습이 되었다고 합니다. 2012년에는 철새 도래지로 가치를 인정받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었고요.
‘철새의 천국’ 한강 밤섬 람사르 습지 지정 추진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120111/43228505/1
밤섬 부군당 도당굿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72234&cid=46655&categoryId=46655


아무튼, 현수동 - 내가 살고 싶은 동네를 상상하고, 빠져들고, 마침내 사랑한다소설, 에세이, 논픽션을 오가며 새로운 사회와 사상에 대한 상상력을 집필의 원동력으로 삼았던 장강명 소설가가 이번에는 자신이 살고 싶은 동네에 대해 썼다. 55번째 아무튼 시리즈 <아무튼, 현수동>에서 장강명 작가가 던지는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의 동네를 좋아하고 있습니까?” “당신은 어떤 동네에서 살고 싶나요?”
책장 바로가기
밥심
이주했던 밤섬 주민들을 나중에 밤섬으로 초대하는 행사도 했었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나네요. <아무튼, 현수동>을 저도 완독한 바 있습니다.

ifrain
'골다공증 걸린 뼈' .. 절묘한 비유네요. ^^

ifrain
사진은 타포니 군이 형성된 강원도 고성군 문암리 해안 풍경입니다.
저는 이 사진이 선바위와 좀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960941&cid=61234&categoryId=61234


ifrain
아래 블로그 링크에 고성군 문암리의 능파대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나와 있어요.
능파대가 약 1억 8천만 년 ~ 1억 2천만 년 전, 중생대 쥐라기 때 형성된 흑운모 화강암(블로그에는 북운모 화강암으로 잘못 기입하신 듯..) 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는데.. 그럼 인왕사 선바위와 같은 시기에 형성된 것으로 보면 되겠어요.
https://blog.naver.com/daichung/220022067100
밥심
이 사진은 작년 6월 제가 마이산에 갔을 때 찍은 건데, 마이산의 암봉에 구멍이 뽕뽕 나있는 것이 잘 보입니다(첫 번째 사진). 바로 타포니현상이죠. 인왕산의 선바위가 차이가 있다면 마이산 암봉은 화강암이 아니라 모래와 자갈로 만들어진 역암입니다(두 번째 사진 확대해 보면 자갈들이 보입니다). 물이 틈새로 들어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역암이 부서지며 풍화를 일으킨게 마이산 타포니라면 선바위는 화강암이므로 주요 성분이 산소나 철 등과 화학적으로 작용하면서 떨어져나갔다는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암봉은 세번 째 사진에서 오른쪽입니다.



밥심
그나저나 @ifrain 님 사진 잘 찍으셨네요. 저도 갔다가 방금 집에 들어왔는데 올리신 사진만큼 잘 못 찍었어요. 앞쪽에서 찍으려 했는데 부처님 오신날이 얼마 안 남아 연등을 달아놓아서 시야를 가리더군요. 그래서 옆으로 최대한 들어가 찍은 사진이 이 사진들입니다. 마지막 사진은 뒤에서 찍은 것이고요.
굿 하는 것은 못봤는데 음악 소리는 들었습니다. 재밌게 읽었던 성해나의 <혼모노>가 생각나네요. ㅎㅎ
그나저나 올라가는 경사가 심해서 저질 체력인 전 너무 힘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다리가 후들거리더군요. 지금 뻗어 있습니다. ㅠㅠ




향팔
고생하셨습니다. 맞아요, 올라가는 길이 가팔랐던 기억이 납니다. 밥심님의 사진 좋은데요? 특히 마지막 사진은 정말 두건을 쓴 두 스님의 뒷모습 같네요. 쿠션에 다리 올려놓고 푹 쉬세요!

ifrain
저도 커다랗고 알록달록한 연등 사이로 최대한 찍은 것이랍니다. 신발을 벗고 올라가서.. 제 뒤쪽에는 앉아서 기도하는 분도 계셨어요. 저는 좌우로 움직이면서 연등이 나오지 않도록 각도를 잡아 보았습니다. 저도 선바위 올라가는 길이 가팔라서 놀랬어요. 그래서 사진으로 찍어봤어요.(첫번째 사진)
선바위 뒤쪽으로 올라가서 다른 암반과 풍경들도 탐색을 한 후에 내려오면서 인왕산 정상 방향 근처에 계신 도인처럼 눈이 맑은 할아버지(국사당 근처에 거주하시는 것 같았어요)께 정상이 이쪽 방향인지 여쭈어보았더니.. 가는 법을 상세히 가르쳐 주셨어요. 멀지 않냐고 걱정스레 물어보았는데 전혀 안 멀다고 하셔서.. 올라갔는데.. 인왕산 정상 800m 라는 표지판을 보았습니다. 아이들 어렸을 때 함께 정상을 오르려다 정상에 못가고 내려온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아쉬움 때문인지 오늘은 혼자 올라가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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