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D-29
지리산은 고도가 삼악산의 3배 정도가 되기 때문에.. ㅎㅎ
꼬꼬마 때 서울 까치산역 근처에서도 거주했었는데요. 이 까치산이 해발 87미터예요 ㅎㅎㅎ 제 수준에는 까치산 같은 산(?)이 딱인 듯합니다!
아, 나중에 혹시 산에 가고 싶으면 까치산 가면 되겠군요. 그런데 이번 생에 그런 욕구가 생길지 모르겠어요. ㅠ
참, 어제 아침에 <다큐 3일> 재방송을 봤는데, 얼마 전 SNS에 관악산 세 번 오르고 소원을 이룬 사람의 이야기가 퍼지면서 관악산 오르기 붐이 생겼다네요. 거기 가면 깍아지른 절벽에 조그만 암자가 있는데 그곳 불상에 절하고 바로 옆 절벽에 무슨 자국이 있는데 거기에 손을 대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지나 봐요. 뭐 소원을 비는 건 좋은데 거길 오르는 사람들 거의 대부분은 취직이나 이직 또는 수능 같은 시험이 잘 통과되기를 비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주로 20대에서 40대들이 많은 것 같더라구요. 근데 거기 취재 당한 어느 여자 분이 굉장히 웃겼어요. 그 산에서 모르는 사람인데 대화를 하다보니 마침 자신과 같은 소원을 빌었다는 걸 알았대요. 그러면서 순간 속으로 '엇, 소원이 이 사람만 이루어지고 나는 안 이루어지면 어쩌지?' 했다는 거예요. 소원도 커트 라인이 있지 않나해서. 모를 땐 다들 소원이 이루어졌으면 하다 그것이 우연히 자신과 같은 거면 그런 마음 들 수 있잖아요. 씁쓸할 수도 있지만 솔직함이 느껴져서 오히려 저는 웃겨서 한참 웃었습니다. ㅎㅎ 어떤 사람들은 회사가 망해서 하루아침에 실직을 당했는데 처지가 같아서 그런지 오히려 밝게 웃는 모습이 짠하기도 하지만 좋아 보이기도 하더군요. 아직 젊으니까. 그거 보는데 관악산 밑 학교를 나오셨다던 향팔님이 생각났습니다. 혹시 생각있으면 올라 보시길요. ㅋㅋ 뭐 죽을 힘 있으면 살라고, 관악산 세 번 오를 힘 있으면 무슨 일인들 이루지 못하겠습니까? 그죠? ㅎㅎ
관악산이 생각보다 힘듭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다리가 후들거리는 무서운 지점이 있어요. 갑자기 젊은이들이 관악산으로 몰린다는 기사를 저도 봤는데 젊은 사람들이 그런 미신을 믿는다니 안타깝다가도 오죽하면 그럴까 하는 애틋함이 생기더라고요.
에이, 안타까울 정도까지야. 그런 것을 통해 뭔가 심신을 단련하는 의미가 더 크겠죠. 뭐라도 해 보겠다는 자세가 전 나쁘지 않아 보였습니다. 오히려 인생을 비관하거나 점이나 사주 본다고 하고, 영끌한다는 주식 투자 보다야 낫지 않나 싶습니다. 더구나 <다큐 3일>은 공영방송에서 하는 건데요. 하하
찾아보니 삼악산은 선캄브리아대에 형성된 규암으로 이루어진 돌산이라고 합니다. 규암은 높은 온도와 압력으로 형성된 변성암으로 매우 단단하고.. 그래서 침식이나 풍화작용에 매우 강해서 좀처럼 풍화가 되지 않는다고 해요. 고도는 관악산과 비슷해도 암벽이 가파르기 때문에 체감 난이도가 높다고 하고요.
오, 덕분에 새로 알았네요.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악산 맞네요. ㅎㅎ
저 산 좋아합니다. 한국의 중년 남성의 유전자에 각인되어있다는 등산에의 욕구가 저에게도 넘칩니다. 차타고 가다가 멋진 산이 보이면 당장 올라가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때는 3년 전인가요, 아들이 한라산 백록담에 간다고 하길래 이 나이 먹도록 그곳에 가보지 못한 저는 별다른 훈련도 없이 아들을 따라 나섰습니다. 평소 걷는 것을 좋아하므로 올라갈 땐 문제 없었습니다. 20대의 아들도 아빠 의왼데 하며 놀랐구요. 정상에서 그 보기 힘들다던 백록담의 담수까지 보고 하산하면서 비극이 시작되었죠. 갑자기 다리가 말을 안 듣는 겁니다. 등산용 스틱을 가져가지 않았으면 정말 119 불렀을 겁니다. 4지 동물처럼 스틱까지 네 개의 다리를 이용해서 간신히 내려왔는데, 제발 쥐만 나지 마라 기원하면서 내려왔습니다. 이후 1년 반 이상 뒷동산에도 못 갔습니다. 내려올 때 무릎이 아파서요. 지금은 어제 선바위에 갈 정도로 회복이 되었지만 가능한 등산은 피하고 있습니다. 비자발적 이유로 말이죠.
와,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나이들면 어쩔 수 없는가 봅니다. 건강한 것 같아도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니. 생각 잘 하셨습니다. 조심하고 살아야지 다치면 본인도 그렇고 주위 사람들 걱정 끼치는 것도 그렇잖아요.
밥심님 덕분에 저도 오늘 선바위를 가보려는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그리고 선바위에 간 김에.. 인왕산 정상까지 가보고요. ^^ 사실 눈이 맑은 할아버지께서 가깝다고 하셨지만 .. '이왕 왔으니 올라가봐'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어요.
산에서 마주치는 분들에게 ‘정상까지 얼마나 더 가야 하냐, 많이 남았냐’ 이런 질문 하면, 돌아오는 답은 정해져 있다고 하던데요. 무조건 5분만 더 가면 된다고 ㅎㅎ
맞아요. 항상 그런 말하죠. 거 이상해요. ㅎㅎ 일종의 응원인 건지 아니면 희망고문인지 아니면 실제로 그분들은 그렇게 때문에 그런 건지 알 수가 없어요. ㅋㅋ
실제로 산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가깝게 느껴지는 거리일 수 있어요. 사실 인왕산 정상 높이가 높은 편은 아니니.. 응원도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요..? 인생을 주로 산에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에 비유하잖아요. ^^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두려운 마음이 들 때 주변에서 어떻게 말해주느냐에 따라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것 같아요. 가기 위한 길이 힘들지.. 가고 나면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선바위 뒤쪽으로 가서 다른 암반을 살펴보았어요. 이 암반은 정말 잘 부스러졌어요. 풍화가 많이 진행된 상태였나봐요. 손으로 툭 건드리면 떼어낼 수 있는 정도였어요. 그런데 놀라운 점을 발견했어요. 세번째 사진에서 제가 표시를 해둔 부분은 사진 상으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벌레가 머물다 나간 고치입니다. 부드럽고 하얀 털 같은 걸 만질 수 있어요. 몇 군데 뜯었는데.. 이런 것을 두어 개 더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주 작은 틈으로 벌레가 들어가서 추위나 열악한 바깥 환경을 피해 거주하고 있었던 거죠. 비둘기들이 선바위에 모여 있는 것과 비슷한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읽고 있는 <지구의 짧은 역사>에서 여러 번 강조되었던 것처럼.. 생물들이 지구의 물리적인 환경에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물론 바위 틈에서 뿌리는 내리고 자라는 나무나 풀도 그런 작용을 할 것이고요.
이놈의 알고리즘이 무섭네요. 영상하나 찾았다고 좋아했더니 유튜브만 틀면 선캄브리아기 영상들이 하나씩 끼어있어요. ㅎㅎㅎ 근데 오늘 본 영상은 되게 유익하네요. '과학드림'이라는 채널인데 마침 우리가 읽고 있는 책의 내용이 순서대로 편집되어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8rwv8QHLGcU 혼자 밥 먹을때 보면서 복습하기 딱 좋은것 같아요. ㅋ
유럽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때, 아버지는 히틀러와 나치라는 재앙에 맞서 조국을 위해 참전했다. 그때 나는 여동생과 어머니와 함께 어머니의 두 자매들, 올리(Olly)와 오드리(Audrey)와 (모두에게 "대니(Danny)"로 알려진(어렸을 때 나는 "그래니(Granny, 외할머니)"라고 말할 수 없었다.)) 외할머니와 살기 위해 1872년에 지어진 유리창이 크고 천장이 높은, 붉은 벽돌의 빅토리아 시대풍 저택으로 이사했다. 버치스가(The Birches)가 그곳이었다. 우리는 돈이 거의 없었다. 어쨌든 전시 식량 배급이 실시되었고, 허리띠를 졸라맸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잘 자란 나무 여러 그루와 이끼로 뒤덮인 잔디가 깔린 널따란 정원(혹은 뜰)이 있었다. 나도 너도밤나무(비치beech))와 매끈한 은빛 몸통과 우아한 가지들을 지닌 세 그루의 멋진 은색 자작나무(birch)가 그곳에서 자랐다. 또 가을이면 붉은 열매들이 아름답게 열리는 마가목(mountain ash, rowan) 한 그루와 유럽밤나무(Spanish chestnut) 두 그루도 있었다. 그중 한 그루에서는 밤송이를 까려고 애쓸 가치도 없을 정도로 아주 작은 밤들이 매년 열렸고, (누키라고 이름 지은) 또 다른 한 그루는 불구였다. 몸통의 위쪽 절반과 가지들을 베어 낸 이 나무는 사실상 키가 20피트(약6.1미터)인 그루터기에 불과했다. 그루터기에서 돋아난 많은 가지들은 잃어버린 몸통을 보상하려는 듯이, 다시 20피트 이상 자랐다. 누키는 밤은 고사하고 꽃도 전혀 피우지 못했다. 정원 주위는 가끔씩 손질하는 서양호랑가시나무(holly tree)를 엮어 넣은, 높은 쥐똥나무(privet) 산울타리가 빙 둘러쌌다. 커다란 전나무류(fir) 두 그루와 소나무류(pine) 다섯 그루가 그늘을 드리우고 사방에 만병초류(rhododendron) 덤불과 담쟁이덩굴(ivy)이 있어서, 결코 '밝은' 정원은 아니었다. 그래서 대니와 올리가 채소를 키우려고 총력을 기울였는데도 그늘과 모래흙(우리 집은 바다에서 도보로 겨우 10분 거리였다.), 만병초류와 소나무류의 산성 때문에 실제로는 오직 깍지콩(runner bean)과 대니의 파슬리, 민트만 무성했다.
희망의 씨앗 - 제인 구달의 꽃과 나무, 지구 식물 이야기 pp.16~17, 제인 구달 외 지음, 홍승효 외 옮김
희망의 씨앗 - 제인 구달의 꽃과 나무, 지구 식물 이야기『희망의 밥상』,『희망의 자연』에 이어서 『희망의 씨앗』은 제인 구달이 어린 시절에 성장했던 영국 본머스의 외할머니 댁 정원에서 시작해 9.11 테러의 현장이었던 세계 무역 센터까지 지구 곳곳에서 보고 들은 다양한 식물들의 경이로운 세계를 담았다.
하지만 무엇인가가 자랐다. 매우 추운 달을 제외하고는 1년 내내 정원 가득 데이지(daisy)가 피었다. 우리가 매년 얼마나 많은 데이지 화환을 만들었는지 문득 궁금해진다. 민들레류(dandelion)는 도처에서 자랐다(그 길고 긴 뿌리를 파내는 일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였다.). 매년 봄이면 우리는 첫 눈꽃(snowdrop)이, 겨울 서리 때문에 아직도 단단한 흙을 뚫고 나오기를 기다렸다. 사프란속(crocus)이 그 뒤를 따랐고 땅이 따뜻해지면 프림로즈(primrose)와 디기칼리스류(foxgloves), 블루벨(bluebell)과 미나리아래비류(buttercup),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의 '춤추는 수선화(daffodil)들의 구름"(워즈워스의 시 「나는 구름처럼 외로이 방황했네(I Wandered Lonely as a Cloud)」, 제목이 「수선화」로 번역되기도 함)에 수선화들이 춤을 춘다고 묘사한 시구가 있다.-옮긴이)이 연달아 피었다. 항상 나무 위에서는 통통한 싹들이 자라서 조그맣고 어린 이파리들을 내보냈다. 그 뒤 산사나무(hawthorn, may tree)의 흰 꽃과 짙은 분홍색과 붉은색 꽃, 금사슬나무(laburnum)의 밝은 노란색, 라일락(lilac)의 보랏빛이 눈부시게 피었다. 무엇보다 가장 좋아한, 자극적인 향기를 뿜어내던 골짜기의 백합(lily)들은 지금까지도 어린 시절을 가슴 시리도록 떠올리게 만든다.
희망의 씨앗 - 제인 구달의 꽃과 나무, 지구 식물 이야기 p.17, 제인 구달 외 지음, 홍승효 외 옮김
그 뒤 봄이 여름으로 바뀌며 올리의 장미들이, 그녀가 사랑하는 대황(rhubarb) 옆에서 자라는 진달래꽃(azalea)들처럼 차례로 피어나기 시작했고, 그녀가 소중히 여기는 깍지콩들이 대니의 특별한 검붉은 빛 모란(poeny)를 둘러쌌다. 수액이 퍼진 나뭇잎들은 완숙해져서, 햇빛을 자양분으로 바꾸기 위해 한시도 쉬지 않았다. 식물과 나무에 대한 사랑은 나의 개 러스티(Rusty)와 함께 모래 해변 아래로 떨어지는 거친 절벽들을 여러 시간 배회하며 고조되었다. 프랑스 고어인 차인(chine, 쉰)으로 알려진 일련의 마른 골짜기들이 가로지르고 있었다. 우리 집은 덜리차인 가에 위치했다. 매년 봄 우리 골짜기의 아래쪽 경사면에는 가시금작화(gorse) 덤불이 노오란 불꽃을 피워 냈다. 한쪽에는 달콤한 향기가 나는 작은 제비꽃(violet)들도 있었다. 올리에게 가져다주려고 맨 먼저 핀 작은 보랏빛 꽃들을 찾아내려 애쓰고는 했다. 그녀는 제비꽃을 몹시 좋아했다. 여름에 만병초류들이 필 때, 미들차인의 가파른 경사면은 이 이국적인 연보라빛 꽃들로 눈부셨다(이 꽃들은 우리 학교 내에도 빽빽하게 자랐다.). 대니는 짙은 붉은색 꽃들이 핀 주방 창문 바깥쪽을 마음에 들어했다.
희망의 씨앗 - 제인 구달의 꽃과 나무, 지구 식물 이야기 pp.17~19, 제인 구달 외 지음, 홍승효 외 옮김
가을은 내가 사랑하는 계절이었다. 여름의 신록이 부드러운 노란빛과 금빛으로 변하고 여기저기 붉은 잎들의 무늬가 나타났다. 나뭇잎들이 점점 떨어져 비옥한 양토로 썩거나, 혹은 쓸려 나가서 정원 바닥에 피운 모닥불에 탈 때까지는 그 빛깔들이 융단처럼 땅을 뒤덮었다. 우리는 나뭇잎을 태운 뜨거운 재 속에다 감자를 구웠다. 절벽 위에는 참나무(oak)와 너도밤나무도 몇 그루 있었지만 소나무가 가장 많았다. 19세기 초에 시작된 대규모 조경 사업으로 애초에 잡초만 무성하던 지대에 소나무를 심었던 것이다. 비록 돈을 받고 팔 수 있는 커다란 밤은 생산하지 못했지만, 그곳에는 우리 정원에서 자라는 나무의 2~3배인 아주 오래된 유럽밤나무 1쌍이 있었다. 우리는 거실의 작은 난로 쇠살대 주변에서 그 밤을 구워 먹는 것을 좋아했다. 어린 시절에 대니의 아들인 나의 삼촌 에릭은 자신의 정원에 있는 크고 오래된 호두나무에서 견과류를 가져다주었다. 우리가 절벽에서 검은딸기(balckberry)를 주워 오면 대니는 검은딸기와 사과가 들어간 파이를 만들어 주고는 했다. 그녀는 우리 집 딱총나무(elder)에서 딴 검은 열매 송이로 엘더베리 와인도 만들었다. 무알콜 음료였지만 "와인"이라고 불린다는 사실 때문에 어른용 와인 잔에 이 엘더베리 와인을 따라 마시는 크리스마스가 오면 어린 우리가 어른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희망의 씨앗 - 제인 구달의 꽃과 나무, 지구 식물 이야기 pp.19~20, 제인 구달 외 지음, 홍승효 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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