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과 문학이 융합하다
카슨이 생계를 위해 시작한 전일제 정부 소속 과학자 일은 과학적 사고력과 글쓰기 측면에서의 문학적 감수성, 두 능력을 동시에 요구했다. 보고서 작성을 위해선 일상적인 실험과 문헌 검토 등을 한꺼번에 해야 했다. 단지 경제적 문제로 시작한 직업이 결국 카슨의 창의성을 키웠던 셈이다. 그녀가 어렸을 적부터 쌓아 온 이력과 대학, 대학원 시절 관심을 기울인 부분까지 고려하면 평생을 통해 융합적 삶을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슨이 보여 준 감수성과 상상력의 융합 능력은 저서 곳곳에서 발견된다. 『레이첼 카슨 평전』을 쓴 린다 리어(Linda Lear)는 카슨의 책 중에서도 특히 『침묵의 봄』과 『우리를 둘러싼 바다』가 문학적 명성을 떨쳤다고 했다. 그는 "『침묵의 봄』은 '창조적인 글쓰기'에 숱한 영감을 불어넣었다"라고 말했다.
카슨은 바다에서 최초로 탄생하는 세포, 즉 최초의 생명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구의 탄생, 암석의 발견, 달의 탄생, 원시 바다의 출현, 대륙 및 해양의 지각변화를 통합적으로 설명했다. 『우리를 둘러싼 바다』제1부 어머니 바다의 '어둠에 싸인 시작'은 각종 과학적 데이터가 제시된 후 다음과 같이 문학적 감수성으로 끝을 맺는다.
잠깐 동안 지구에 머물면서 육지를 정복하고 약탈한 것처럼 바다를 제어하거나 변화시킬 수는 없었다. 도시와 시골의 인공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종종 자기가 살고 있는 행성의 진정한 본질과 그 긴 역사(인류가 존재한 것은 그 속에서 찰나에 지나지 않는)에 대한 안목을 잊어버린다. 이 모든 것에 대한 감각은 긴 대양 항해에 나서 날마다 파도가 넘실대는 수평선이 뒤로 물러나는 것을 보고, 밤에는 머리 위의 별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지구의 자전을 인식하고, 물과 바다만 존재하는 이 세계에 홀로 서서 우주에서 자기가 사는 행성의 외로움을 느낄 때, 가장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그리고 육지에서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사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물의 세계이며, 대륙은 모든 것을 둘러싸고 있는 바다 수면 위로 잠시 솟아 있는 땅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우리를 둘러싼 바다』42쪽.
이상과 같이 카슨의 창의적 영재성은 융합의 차원에서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카슨은 원래 작가를 꿈꾸며 영문과에 입학했으나 전공을 바꿔 생물학을 공부했다. 그래서인지 『우리를 둘러싼 바다』는 융합의 성격을 여실히 보여 줬다. 카슨은 바다의 역사, 지리, 생물학, 생태, 환경 등에 대해 문학성을 가미한 서정적인 필체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이러한 특징은 그녀가 집필한 여러 작품 속에서 동일하게 발견된다. ”
『레이첼 카슨과 침묵의 봄』 pp.8~9, 김재호 지음

레이첼 카슨과 침묵의 봄20세기 후반 환경운동에 절대적 영향을 준 레이첼 카슨과 <침묵의 봄> 에 대한 짧지만 알찬 안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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