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D-29
과학과 문학이 융합하다 카슨이 생계를 위해 시작한 전일제 정부 소속 과학자 일은 과학적 사고력과 글쓰기 측면에서의 문학적 감수성, 두 능력을 동시에 요구했다. 보고서 작성을 위해선 일상적인 실험과 문헌 검토 등을 한꺼번에 해야 했다. 단지 경제적 문제로 시작한 직업이 결국 카슨의 창의성을 키웠던 셈이다. 그녀가 어렸을 적부터 쌓아 온 이력과 대학, 대학원 시절 관심을 기울인 부분까지 고려하면 평생을 통해 융합적 삶을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슨이 보여 준 감수성과 상상력의 융합 능력은 저서 곳곳에서 발견된다. 『레이첼 카슨 평전』을 쓴 린다 리어(Linda Lear)는 카슨의 책 중에서도 특히 『침묵의 봄』과 『우리를 둘러싼 바다』가 문학적 명성을 떨쳤다고 했다. 그는 "『침묵의 봄』은 '창조적인 글쓰기'에 숱한 영감을 불어넣었다"라고 말했다. 카슨은 바다에서 최초로 탄생하는 세포, 즉 최초의 생명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구의 탄생, 암석의 발견, 달의 탄생, 원시 바다의 출현, 대륙 및 해양의 지각변화를 통합적으로 설명했다. 『우리를 둘러싼 바다』제1부 어머니 바다의 '어둠에 싸인 시작'은 각종 과학적 데이터가 제시된 후 다음과 같이 문학적 감수성으로 끝을 맺는다. 잠깐 동안 지구에 머물면서 육지를 정복하고 약탈한 것처럼 바다를 제어하거나 변화시킬 수는 없었다. 도시와 시골의 인공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종종 자기가 살고 있는 행성의 진정한 본질과 그 긴 역사(인류가 존재한 것은 그 속에서 찰나에 지나지 않는)에 대한 안목을 잊어버린다. 이 모든 것에 대한 감각은 긴 대양 항해에 나서 날마다 파도가 넘실대는 수평선이 뒤로 물러나는 것을 보고, 밤에는 머리 위의 별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지구의 자전을 인식하고, 물과 바다만 존재하는 이 세계에 홀로 서서 우주에서 자기가 사는 행성의 외로움을 느낄 때, 가장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그리고 육지에서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사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물의 세계이며, 대륙은 모든 것을 둘러싸고 있는 바다 수면 위로 잠시 솟아 있는 땅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우리를 둘러싼 바다』42쪽. 이상과 같이 카슨의 창의적 영재성은 융합의 차원에서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카슨은 원래 작가를 꿈꾸며 영문과에 입학했으나 전공을 바꿔 생물학을 공부했다. 그래서인지 『우리를 둘러싼 바다』는 융합의 성격을 여실히 보여 줬다. 카슨은 바다의 역사, 지리, 생물학, 생태, 환경 등에 대해 문학성을 가미한 서정적인 필체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이러한 특징은 그녀가 집필한 여러 작품 속에서 동일하게 발견된다.
레이첼 카슨과 침묵의 봄 pp.8~9, 김재호 지음
레이첼 카슨과 침묵의 봄20세기 후반 환경운동에 절대적 영향을 준 레이첼 카슨과 <침묵의 봄> 에 대한 짧지만 알찬 안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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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님의 문장 수집: "과학과 문학이 융합하다 카슨이 생계를 위해 시작한 전일제 정부 소속 과학자 일은 과학적 사고력과 글쓰기 측면에서의 문학적 감수성, 두 능력을 동시에 요구했다. 보고서 작성을 위해선 일상적인 실험과 문헌 검토 등을 한꺼번에 해야 했다. 단지 경제적 문제로 시작한 직업이 결국 카슨의 창의성을 키웠던 셈이다. 그녀가 어렸을 적부터 쌓아 온 이력과 대학, 대학원 시절 관심을 기울인 부분까지 고려하면 평생을 통해 융합적 삶을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슨이 보여 준 감수성과 상상력의 융합 능력은 저서 곳곳에서 발견된다. 『레이첼 카슨 평전』을 쓴 린다 리어(Linda Lear)는 카슨의 책 중에서도 특히 『침묵의 봄』과 『우리를 둘러싼 바다』가 문학적 명성을 떨쳤다고 했다. 그는 "『침묵의 봄』은 '창조적인 글쓰기'에 숱한 영감을 불어넣었다"라고 말했다. 카슨은 바다에서 최초로 탄생하는 세포, 즉 최초의 생명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구의 탄생, 암석의 발견, 달의 탄생, 원시 바다의 출현, 대륙 및 해양의 지각변화를 통합적으로 설명했다. 『우리를 둘러싼 바다』제1부 어머니 바다의 '어둠에 싸인 시작'은 각종 과학적 데이터가 제시된 후 다음과 같이 문학적 감수성으로 끝을 맺는다. 잠깐 동안 지구에 머물면서 육지를 정복하고 약탈한 것처럼 바다를 제어하거나 변화시킬 수는 없었다. 도시와 시골의 인공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종종 자기가 살고 있는 행성의 진정한 본질과 그 긴 역사(인류가 존재한 것은 그 속에서 찰나에 지나지 않는)에 대한 안목을 잊어버린다. 이 모든 것에 대한 감각은 긴 대양 항해에 나서 날마다 파도가 넘실대는 수평선이 뒤로 물러나는 것을 보고, 밤에는 머리 위의 별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지구의 자전을 인식하고, 물과 바다만 존재하는 이 세계에 홀로 서서 우주에서 자기가 사는 행성의 외로움을 느낄 때, 가장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그리고 육지에서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사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물의 세계이며, 대륙은 모든 것을 둘러싸고 있는 바다 수면 위로 잠시 솟아 있는 땅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우리를 둘러싼 바다』42쪽. 이상과 같이 카슨의 창의적 영재성은 융합의 차원에서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카슨은 원래 작가를 꿈꾸며 영문과에 입학했으나 전공을 바꿔 생물학을 공부했다. 그래서인지 『우리를 둘러싼 바다』는 융합의 성격을 여실히 보여 줬다. 카슨은 바다의 역사, 지리, 생물학, 생태, 환경 등에 대해 문학성을 가미한 서정적인 필체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이러한 특징은 그녀가 집필한 여러 작품 속에서 동일하게 발견된다. "
문학 작품을 인용하는 부분도 눈에 띈다. 실제로 카슨은 어렸을 때부터 방대한 문학 작품을 탐독했다. 『우리를 둘러싼 바다』에선 19세기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 비평가인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의 『큰 소용돌이에 빨려들어서(A Descent into a Maelstorm)』(1841)를 소개한다. 이 작품에 나타난 조수 관련 이야기가 과학적으로 맞는 사실인지 알려주는 것이다. 작품 속 노인은 바닷가 높은 절벽 위에서 섬들 사이로 지나가는 그 아래의 좁은 수로를 친구들에게 보여 준다. 그곳의 물은 거품과 찌꺼기가 들끓어 출렁이고 갑자기 소용돌이를 만들면서 좁은 수소를 빠르게 지난다. 포가 이야기한 모스켄의 큰 소용돌이는 실제로 노르웨이 서해안 앞바다에 있는 로포텐 제도의 두 섬 사이에 있다고 카슨은 밝혔다. 또한 『우리를 둘러싼 바다』의 마지막 장에는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 대서사시 『오디세이아』의 내용이 등장한다. 해양 전문서인 『우리를 둘러싼 바다』에서 문학 작품인 『오디세이아』로 바다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책은 "모든 것은 영원히 흐르는 시간의 강처럼 결국에는 바다, 즉 대양의 강인 오케아노스로 돌아가기 때문이다"로 끝난다. 오케아노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물의 신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를 둘러싼 바다』에 추천의 글을 쓴 한국해양연구원 김웅서 박사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그녀는 책의 마지막 부분을 "새가 일년을 날아도 다 갈 수 없는 바다, 그것은 너무나도 광활하고 두렵도다"라는 호메로스의 말로 장식을 합니다. 자연과학적인 내용의 건조함이 그녀의 섬세한 감성으로 문학 작품으로 탈바꿈하는 대목입니다. 그래서 독자들은 『우리를 둘러싼 바다』에서 자연과학 책이지만 자연과학 책 같지 않은 읽는 재미를 솔솔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우리를 둘러싼 바다』, 10쪽.
레이첼 카슨과 침묵의 봄 pp.10~11, 김재호 지음
ifrain님의 문장 수집: " 문학 작품을 인용하는 부분도 눈에 띈다. 실제로 카슨은 어렸을 때부터 방대한 문학 작품을 탐독했다. 『우리를 둘러싼 바다』에선 19세기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 비평가인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의 『큰 소용돌이에 빨려들어서(A Descent into a Maelstorm)』(1841)를 소개한다. 이 작품에 나타난 조수 관련 이야기가 과학적으로 맞는 사실인지 알려주는 것이다. 작품 속 노인은 바닷가 높은 절벽 위에서 섬들 사이로 지나가는 그 아래의 좁은 수로를 친구들에게 보여 준다. 그곳의 물은 거품과 찌꺼기가 들끓어 출렁이고 갑자기 소용돌이를 만들면서 좁은 수소를 빠르게 지난다. 포가 이야기한 모스켄의 큰 소용돌이는 실제로 노르웨이 서해안 앞바다에 있는 로포텐 제도의 두 섬 사이에 있다고 카슨은 밝혔다. 또한 『우리를 둘러싼 바다』의 마지막 장에는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 대서사시 『오디세이아』의 내용이 등장한다. 해양 전문서인 『우리를 둘러싼 바다』에서 문학 작품인 『오디세이아』로 바다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책은 "모든 것은 영원히 흐르는 시간의 강처럼 결국에는 바다, 즉 대양의 강인 오케아노스로 돌아가기 때문이다"로 끝난다. 오케아노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물의 신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를 둘러싼 바다』에 추천의 글을 쓴 한국해양연구원 김웅서 박사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그녀는 책의 마지막 부분을 "새가 일년을 날아도 다 갈 수 없는 바다, 그것은 너무나도 광활하고 두렵도다"라는 호메로스의 말로 장식을 합니다. 자연과학적인 내용의 건조함이 그녀의 섬세한 감성으로 문학 작품으로 탈바꿈하는 대목입니다. 그래서 독자들은 『우리를 둘러싼 바다』에서 자연과학 책이지만 자연과학 책 같지 않은 읽는 재미를 솔솔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우리를 둘러싼 바다』, 10쪽."
아울러 박물관 기고가인 앤 즈윙거(Ann H. Zwinger)는 『우리를 둘러싼 바다』1961년 개정판 소개 글에서 카슨의 이 작품에 대해 "학문적으로 쓴 책이면서도 자연계에 대한 찬가이자 훌륭한 문학 작품으로 서술된 책은 전례를 찾기 힘든 것이었다"면서 "지금도 그러한 책은 거의 없다"라고 칭찬했다. 책의 장점은 문장의 매력과 기법, 박학한 지식과 풍부한 사실의 조직, 개인적인 전제라고 즈윙거는 밝혔다. 특히 『침묵의 봄』에선 그리스 신화가 인용되고 시적 수사학이 곳곳에 등장한다. 이 책의 처음과 마지막은 문학적 감수성이 진하게 묻어난다. 제1장 '내일을 위한 우화'는 어른들에게 읽어 주는 동화처럼 쓰였다. 마치 추리소설의 서막을 알리듯, 새의 노래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 마을을 묘사했다. 마지막 장 '가지 않은 길'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제목이다. 카슨은 이 장을 "우리는 지금 길이 두 갈래로 나뉘는 곳에 서 있다. 하지만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에 등장하는 두 갈래 길과는 달리, 어떤 길을 선택하건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로 시작한다. 『자연,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는 카슨 조카의 아들인 로저 크리스트와 함께 숲과 바닷가를 거닐며 느낀 단상들을 모은 책이다. 로저와 함께한 시간, 가장 친한 친구 도로시 프리맨과 함께 보냈던 시간들은 인문학적 감수성이 듬뿍 배어 한 권의 동화처럼 읽힌다. 카슨은 "달빛 아래 물은 잔잔한 은빛으로 타올랐고, 해안의 바위는 수많은 다이아몬드 바로 그것이었다. 지상의 모든 것은 차라리 형형색색의 돌비늘이었다"라고 적고 있다. 카슨은 자칫 딱딱하기 쉬운 과학적 내용을 문학적 감수성으로 융합해 풀어냈다. 그럼 과연 융합이란 무엇일까? 작가가 되고자 했던 카슨이 생물학을 전공해 이루어 낸 성과는 어떤 차원에서 펼쳐진 것일까?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융합은 단순히 종합하는 차원이 아니라 함께 도약하는 차원으로 승화한다. 즉, 카슨이 보여 준 융합이란 통섭의 차원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대중적 용어가 된 통섭(consilience)의 어원은 라틴어 '컨실리에르(consiliere)'에서 파생돼 함께(con) 뛰어넘는(salire)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최근엔 진화심리학, 천문생물학, 바이오물리학, 해양생물학, 지구물리학, 인지심리학, 금융수학 등의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융합의 전형을 보여 준 학자들은 많다. 애초에 학문의 체계가 세워질 때는 분명 종합의 학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원래 생물학자였는데 윤리학, 정치학, 예술철학 등을 정립했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하이젠베르크는 철학적 훈련을 통해 불확정성의 원리를 연구했다. 그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다들 알다시피 예술가이자 의사, 발명가였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근본원리를 내세운 데카르트는 수학자이자 철학자였다. 20세기 분석철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항공공학을 전공했다. 과학을 기반으로 자신의 『논리철학논고』를 완성한 그는 건축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비트겐슈타인의 스승 버트런드 러셀은 수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러셀은 카슨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핵무장 반대 운동을 펼쳤다. 아인슈타인은 철학을 통해 특수 상대성 이론, 광전 효과, 브라운 운동에 대한 역사적인 논문을 썼다. 아인슈타인은 칸트, 흄, 밀, 스피노자 등을 탐독했다.
레이첼 카슨과 침묵의 봄 pp.11~13, 김재호 지음
ifrain님의 문장 수집: " 아울러 박물관 기고가인 앤 즈윙거(Ann H. Zwinger)는 『우리를 둘러싼 바다』1961년 개정판 소개 글에서 카슨의 이 작품에 대해 "학문적으로 쓴 책이면서도 자연계에 대한 찬가이자 훌륭한 문학 작품으로 서술된 책은 전례를 찾기 힘든 것이었다"면서 "지금도 그러한 책은 거의 없다"라고 칭찬했다. 책의 장점은 문장의 매력과 기법, 박학한 지식과 풍부한 사실의 조직, 개인적인 전제라고 즈윙거는 밝혔다. 특히 『침묵의 봄』에선 그리스 신화가 인용되고 시적 수사학이 곳곳에 등장한다. 이 책의 처음과 마지막은 문학적 감수성이 진하게 묻어난다. 제1장 '내일을 위한 우화'는 어른들에게 읽어 주는 동화처럼 쓰였다. 마치 추리소설의 서막을 알리듯, 새의 노래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 마을을 묘사했다. 마지막 장 '가지 않은 길'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제목이다. 카슨은 이 장을 "우리는 지금 길이 두 갈래로 나뉘는 곳에 서 있다. 하지만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에 등장하는 두 갈래 길과는 달리, 어떤 길을 선택하건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로 시작한다. 『자연,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는 카슨 조카의 아들인 로저 크리스트와 함께 숲과 바닷가를 거닐며 느낀 단상들을 모은 책이다. 로저와 함께한 시간, 가장 친한 친구 도로시 프리맨과 함께 보냈던 시간들은 인문학적 감수성이 듬뿍 배어 한 권의 동화처럼 읽힌다. 카슨은 "달빛 아래 물은 잔잔한 은빛으로 타올랐고, 해안의 바위는 수많은 다이아몬드 바로 그것이었다. 지상의 모든 것은 차라리 형형색색의 돌비늘이었다"라고 적고 있다. 카슨은 자칫 딱딱하기 쉬운 과학적 내용을 문학적 감수성으로 융합해 풀어냈다. 그럼 과연 융합이란 무엇일까? 작가가 되고자 했던 카슨이 생물학을 전공해 이루어 낸 성과는 어떤 차원에서 펼쳐진 것일까?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융합은 단순히 종합하는 차원이 아니라 함께 도약하는 차원으로 승화한다. 즉, 카슨이 보여 준 융합이란 통섭의 차원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대중적 용어가 된 통섭(consilience)의 어원은 라틴어 '컨실리에르(consiliere)'에서 파생돼 함께(con) 뛰어넘는(salire)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최근엔 진화심리학, 천문생물학, 바이오물리학, 해양생물학, 지구물리학, 인지심리학, 금융수학 등의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융합의 전형을 보여 준 학자들은 많다. 애초에 학문의 체계가 세워질 때는 분명 종합의 학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원래 생물학자였는데 윤리학, 정치학, 예술철학 등을 정립했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하이젠베르크는 철학적 훈련을 통해 불확정성의 원리를 연구했다. 그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다들 알다시피 예술가이자 의사, 발명가였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근본원리를 내세운 데카르트는 수학자이자 철학자였다. 20세기 분석철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항공공학을 전공했다. 과학을 기반으로 자신의 『논리철학논고』를 완성한 그는 건축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비트겐슈타인의 스승 버트런드 러셀은 수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러셀은 카슨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핵무장 반대 운동을 펼쳤다. 아인슈타인은 철학을 통해 특수 상대성 이론, 광전 효과, 브라운 운동에 대한 역사적인 논문을 썼다. 아인슈타인은 칸트, 흄, 밀, 스피노자 등을 탐독했다. "
환경 시사문제 전문 연구가인 알렉스 맥길리브레이는 『침묵의 봄』에 대해 과학과 문학이라는 두 장르가 결합해 탄생한 일종의 하이브리드(장르)라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침묵의 봄』은 창의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는 "『침묵의 봄』은 생태학이란 말을 일상적인 용어로, 살충제란 말을 나쁜 단어로 자리잡게 만든 녹색 선언"이라며 "흰머리독수리가 멸종 직전 단계에서 되살아난 것은 생태학에 미친 이 책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밝혔다. 카슨은 창의적 산물에 사회적 가치관을 더하고 실천함으로써 지금까지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향의 산 읽기』의 저자 존 앨더는 "과학적 정밀성과 서정적 문학성을 융합하는 독특한 능력을 지닌 레이첼 카슨은 생태학의 원리와 그 윤리적, 미적, 영적 함축을 전 세계 독자들에게 소개했다"라고 했다. 정밀성과 감수성의 양 날개로 독자들을 사로잡은 셈이다. 잡종은 과학적 창의성을 낳는다. 독일의 생리학자 카를 페닝거(Karl Pfenninger)는 서로 다른 형태로 수용된 각각의 데이터가 뇌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해 한 단계 차원이 높은 창의성이 발현된다고 했다. 국문학자와 천문학자는 별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 카슨은 바다를 포함한 드넓은 자연을 바라볼 때 단순히 탐구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인간의 무늬(인문학)도 함께 담아내고자 했다. 반면 과학의 영역과 문학적 감수성의 혼융이 카슨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겐 흠집 내기용 꼬투리였다. 과학이라는 논리가 문학이라는 감성에 자리를 내주었다는 식이다. 이는 『침묵의 봄』에 대한 논란에서 두드러졌다. 그러나 객관적 엄밀성에 충실한 『침묵의 봄』은 그런 언쟁에 끼일 필요조차 없다는 걸 수많은 논쟁의 결과가 증명했다. 홍성욱 교수는 서로 다른 생각이 만나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오는 유형을 다섯 가지로 구분했다. 첫째, 학생 혹은 젊은 시절에 다른 학풍을 접함으로써 나타난다. 둘째, 한 전공 분야에서 다른 전공 분야로 옮김으로써 가능하다. 셋째, 지역의 이주 혹은 지역의 중첩을 통해 드러난다. 넷째, 서로 다른 분야 간 전공자의 공동연구로 발현된다. 다섯째는 학제 간 연구다. 카슨의 경우엔 전공을 바꿨다는 점,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함께 했던 경험으로 문학적 감수성을 길렀다는 점이 특수하다. 카슨이 보여 준 창의적 성과물들은 인문학적 측면과 과학 기술의 여러 분야가 단순히 복합하거나 결합하는 차원이 아닌 융합을 거쳐 통섭의 단계에 이른 것이다. 카슨의 성과를 굳이 명명해 보자면 '생태문예환경학(『침묵의 봄』)' 혹은 '생태문예해양학(『우리를 둘러싼 바다』)' 정도가 될 것이다.
레이첼 카슨과 침묵의 봄 pp.13~15, 김재호 지음
ifrain님의 문장 수집: " 아울러 박물관 기고가인 앤 즈윙거(Ann H. Zwinger)는 『우리를 둘러싼 바다』1961년 개정판 소개 글에서 카슨의 이 작품에 대해 "학문적으로 쓴 책이면서도 자연계에 대한 찬가이자 훌륭한 문학 작품으로 서술된 책은 전례를 찾기 힘든 것이었다"면서 "지금도 그러한 책은 거의 없다"라고 칭찬했다. 책의 장점은 문장의 매력과 기법, 박학한 지식과 풍부한 사실의 조직, 개인적인 전제라고 즈윙거는 밝혔다. 특히 『침묵의 봄』에선 그리스 신화가 인용되고 시적 수사학이 곳곳에 등장한다. 이 책의 처음과 마지막은 문학적 감수성이 진하게 묻어난다. 제1장 '내일을 위한 우화'는 어른들에게 읽어 주는 동화처럼 쓰였다. 마치 추리소설의 서막을 알리듯, 새의 노래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 마을을 묘사했다. 마지막 장 '가지 않은 길'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제목이다. 카슨은 이 장을 "우리는 지금 길이 두 갈래로 나뉘는 곳에 서 있다. 하지만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에 등장하는 두 갈래 길과는 달리, 어떤 길을 선택하건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로 시작한다. 『자연,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는 카슨 조카의 아들인 로저 크리스트와 함께 숲과 바닷가를 거닐며 느낀 단상들을 모은 책이다. 로저와 함께한 시간, 가장 친한 친구 도로시 프리맨과 함께 보냈던 시간들은 인문학적 감수성이 듬뿍 배어 한 권의 동화처럼 읽힌다. 카슨은 "달빛 아래 물은 잔잔한 은빛으로 타올랐고, 해안의 바위는 수많은 다이아몬드 바로 그것이었다. 지상의 모든 것은 차라리 형형색색의 돌비늘이었다"라고 적고 있다. 카슨은 자칫 딱딱하기 쉬운 과학적 내용을 문학적 감수성으로 융합해 풀어냈다. 그럼 과연 융합이란 무엇일까? 작가가 되고자 했던 카슨이 생물학을 전공해 이루어 낸 성과는 어떤 차원에서 펼쳐진 것일까?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융합은 단순히 종합하는 차원이 아니라 함께 도약하는 차원으로 승화한다. 즉, 카슨이 보여 준 융합이란 통섭의 차원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대중적 용어가 된 통섭(consilience)의 어원은 라틴어 '컨실리에르(consiliere)'에서 파생돼 함께(con) 뛰어넘는(salire)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최근엔 진화심리학, 천문생물학, 바이오물리학, 해양생물학, 지구물리학, 인지심리학, 금융수학 등의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융합의 전형을 보여 준 학자들은 많다. 애초에 학문의 체계가 세워질 때는 분명 종합의 학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원래 생물학자였는데 윤리학, 정치학, 예술철학 등을 정립했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하이젠베르크는 철학적 훈련을 통해 불확정성의 원리를 연구했다. 그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다들 알다시피 예술가이자 의사, 발명가였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근본원리를 내세운 데카르트는 수학자이자 철학자였다. 20세기 분석철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항공공학을 전공했다. 과학을 기반으로 자신의 『논리철학논고』를 완성한 그는 건축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비트겐슈타인의 스승 버트런드 러셀은 수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러셀은 카슨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핵무장 반대 운동을 펼쳤다. 아인슈타인은 철학을 통해 특수 상대성 이론, 광전 효과, 브라운 운동에 대한 역사적인 논문을 썼다. 아인슈타인은 칸트, 흄, 밀, 스피노자 등을 탐독했다. "
"이제는 대중적 용어가 된 통섭(consilience)의 어원은 라틴어 '컨실리에르(consiliere)'에서 파생돼 함께(con) 뛰어넘는(salire)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최근엔 진화심리학, 천문생물학, 바이오물리학, 해양생물학, 지구물리학, 인지심리학, 금융수학 등의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ifrain님의 문장 수집: " 환경 시사문제 전문 연구가인 알렉스 맥길리브레이는 『침묵의 봄』에 대해 과학과 문학이라는 두 장르가 결합해 탄생한 일종의 하이브리드(장르)라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침묵의 봄』은 창의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는 "『침묵의 봄』은 생태학이란 말을 일상적인 용어로, 살충제란 말을 나쁜 단어로 자리잡게 만든 녹색 선언"이라며 "흰머리독수리가 멸종 직전 단계에서 되살아난 것은 생태학에 미친 이 책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밝혔다. 카슨은 창의적 산물에 사회적 가치관을 더하고 실천함으로써 지금까지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향의 산 읽기』의 저자 존 앨더는 "과학적 정밀성과 서정적 문학성을 융합하는 독특한 능력을 지닌 레이첼 카슨은 생태학의 원리와 그 윤리적, 미적, 영적 함축을 전 세계 독자들에게 소개했다"라고 했다. 정밀성과 감수성의 양 날개로 독자들을 사로잡은 셈이다. 잡종은 과학적 창의성을 낳는다. 독일의 생리학자 카를 페닝거(Karl Pfenninger)는 서로 다른 형태로 수용된 각각의 데이터가 뇌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해 한 단계 차원이 높은 창의성이 발현된다고 했다. 국문학자와 천문학자는 별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 카슨은 바다를 포함한 드넓은 자연을 바라볼 때 단순히 탐구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인간의 무늬(인문학)도 함께 담아내고자 했다. 반면 과학의 영역과 문학적 감수성의 혼융이 카슨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겐 흠집 내기용 꼬투리였다. 과학이라는 논리가 문학이라는 감성에 자리를 내주었다는 식이다. 이는 『침묵의 봄』에 대한 논란에서 두드러졌다. 그러나 객관적 엄밀성에 충실한 『침묵의 봄』은 그런 언쟁에 끼일 필요조차 없다는 걸 수많은 논쟁의 결과가 증명했다. 홍성욱 교수는 서로 다른 생각이 만나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오는 유형을 다섯 가지로 구분했다. 첫째, 학생 혹은 젊은 시절에 다른 학풍을 접함으로써 나타난다. 둘째, 한 전공 분야에서 다른 전공 분야로 옮김으로써 가능하다. 셋째, 지역의 이주 혹은 지역의 중첩을 통해 드러난다. 넷째, 서로 다른 분야 간 전공자의 공동연구로 발현된다. 다섯째는 학제 간 연구다. 카슨의 경우엔 전공을 바꿨다는 점,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함께 했던 경험으로 문학적 감수성을 길렀다는 점이 특수하다. 카슨이 보여 준 창의적 성과물들은 인문학적 측면과 과학 기술의 여러 분야가 단순히 복합하거나 결합하는 차원이 아닌 융합을 거쳐 통섭의 단계에 이른 것이다. 카슨의 성과를 굳이 명명해 보자면 '생태문예환경학(『침묵의 봄』)' 혹은 '생태문예해양학(『우리를 둘러싼 바다』)' 정도가 될 것이다. "
"서로 다른 형태로 수용된 각각의 데이터가 뇌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해 한 단계 차원이 높은 창의성이 발현된다고 했다."
ifrain님의 대화: "이제는 대중적 용어가 된 통섭(consilience)의 어원은 라틴어 '컨실리에르(consiliere)'에서 파생돼 함께(con) 뛰어넘는(salire)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최근엔 진화심리학, 천문생물학, 바이오물리학, 해양생물학, 지구물리학, 인지심리학, 금융수학 등의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중학생 때였던 것 같습니다. 기압이 기체 분자의 운동 결과임을 알고 감명받은 적이 있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원소의 화학적 성질이 가장 바깥 전자껍질에 있는 전자에 달려 있음을 배우고 놀랐어요. 이상기체 방정식과 운동에너지 공식이, 물리학과 화학이 연결되는 순간, 신기하기도 했고, 숨어 있던 깊은 질서의 존재를 깨닫는 듯해 잠시 숙연해지는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문화사 분야에서 역작들을 써낸 논픽션 작가 피터 왓슨은 그런 발견들이 19세기 중반부터 과학사에서 빈번히 일어났으며, 현재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역설합니다. 물리학이 화학과 거의 합쳐졌고, 화학과 생물학이 만나 분자생물학을 낳았습니다. 이제 생물학, 심리학, 경제학이 한데 어우러지고 고고학, 유전학, 언어학이 협력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습니다. 한 분야의 연구가 다른 분야 연구의 도움을 받고, 여러 학문의 연구 대상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전에 보지 못했던 큰 그림이 드러나는 지적 사건들에 뭐라 이름을 붙여야 할까요. 왓슨은 에드워드 윌슨이 사용한 '통섭consilience' 대신 '집합, 수렴' 정도로 옮길 수 있는 컨버전스convergence라는 용어를 택했습니다. .... 그래서, 종국에는 모든 학문이 하나로 합쳐질까요? 철학, 예술, 윤리를 과학이 설명하는 날이 올까요? 물리학과 수학이 통합된다면, 우주가 곧 수학이라는 의미일까요? 우리가 아는 모든 현상과 이론 뒤에는, 언뜻 무한해 보이는 다양성을 낳은 심오한 질서가 숨어 있고, 우리는 아직 그것을 찾지 못했을 뿐일까요? 그 원리가 '궁극의 진리'일까요? 아니면 이게 다 최근 과학의 성과에 놀란 학자들이 벌이는 호들갑일까요? 여러 분야에 두루 관심 있는 지적인 독자라면 분명히 빠져들 책입니다.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 pp.345~346, 장강명 지음
ifrain님의 대화: 조선시대에 비해서는 현재 인왕산이 풍화작용이 더 진행되었을 것 같은데.. 어떤 부분이 한결같다는 것일까요?
@ifrain 전혀 변하지 않고 완전 똑같아야 한결 같다고 하는 건 아니지 않나요? 오랫만에 만난 사람에게 한결 같다고 할 때 완전 똑같아야 그런 표현을 쓰는 건 아니겠죠. 그리고 풍화의 속도는 매우 느리기에 사실상 큰 차이도 없구요. 제가 그런 표현을 쓴 것은 무엇보다 정선의 인왕재색도가 주는 느낌을 현재의 인왕산에서도 느낄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polus님의 대화: @ifrain 전혀 변하지 않고 완전 똑같아야 한결 같다고 하는 건 아니지 않나요? 오랫만에 만난 사람에게 한결 같다고 할 때 완전 똑같아야 그런 표현을 쓰는 건 아니겠죠. 그리고 풍화의 속도는 매우 느리기에 사실상 큰 차이도 없구요. 제가 그런 표현을 쓴 것은 무엇보다 정선의 인왕재색도가 주는 느낌을 현재의 인왕산에서도 느낄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풍화 속도가 매우 느리다고 말씀했는데 정선이 인왕제색도를 그린 시기가 275년 전 이에요.. 그 정도 시간이면 풍화가 얼마나 진행되는지 궁금하네요. 제가 궁금한 건 현재 관찰할 수 있는 기차바위의 절리가 정선의 인왕제색도보다 더 진행된 것은 아닌지 였는데요. 정선은 기차바위의 동쪽 측면을 그렸고 제가 찍은 사진은 서쪽 측면이라서 비교하기에 적절하지는 않기는 합니다. 그래도 정선은 기차바위를 꽤 둥그스름한 한 덩어리로 그렸거든요. 확실히 인왕제색도가 주는 인왕산의 느낌과 현재의 인왕산이 크게 차이가 없다는 건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향팔님의 대화: 악산을 말씀하시니 서울사람으로서 친숙한 관악산 생각이 나네요. (제가 나온 고등학교가 관악산 아래 있어요.) 관악산은 정상까지 잘 올라갔다 내려왔는데…. 그러나 역시 지리산 같은 성지는 저처럼 운동과는 담쌓고 살던 인간이 함부로 넘볼 곳이 아니었나 봅니다.
참, 어제 아침에 <다큐 3일> 재방송을 봤는데, 얼마 전 SNS에 관악산 세 번 오르고 소원을 이룬 사람의 이야기가 퍼지면서 관악산 오르기 붐이 생겼다네요. 거기 가면 깍아지른 절벽에 조그만 암자가 있는데 그곳 불상에 절하고 바로 옆 절벽에 무슨 자국이 있는데 거기에 손을 대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지나 봐요. 뭐 소원을 비는 건 좋은데 거길 오르는 사람들 거의 대부분은 취직이나 이직 또는 수능 같은 시험이 잘 통과되기를 비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주로 20대에서 40대들이 많은 것 같더라구요. 근데 거기 취재 당한 어느 여자 분이 굉장히 웃겼어요. 그 산에서 모르는 사람인데 대화를 하다보니 마침 자신과 같은 소원을 빌었다는 걸 알았대요. 그러면서 순간 속으로 '엇, 소원이 이 사람만 이루어지고 나는 안 이루어지면 어쩌지?' 했다는 거예요. 소원도 커트 라인이 있지 않나해서. 모를 땐 다들 소원이 이루어졌으면 하다 그것이 우연히 자신과 같은 거면 그런 마음 들 수 있잖아요. 씁쓸할 수도 있지만 솔직함이 느껴져서 오히려 저는 웃겨서 한참 웃었습니다. ㅎㅎ 어떤 사람들은 회사가 망해서 하루아침에 실직을 당했는데 처지가 같아서 그런지 오히려 밝게 웃는 모습이 짠하기도 하지만 좋아 보이기도 하더군요. 아직 젊으니까. 그거 보는데 관악산 밑 학교를 나오셨다던 향팔님이 생각났습니다. 혹시 생각있으면 올라 보시길요. ㅋㅋ 뭐 죽을 힘 있으면 살라고, 관악산 세 번 오를 힘 있으면 무슨 일인들 이루지 못하겠습니까? 그죠? ㅎㅎ
stella15님의 대화: 참, 어제 아침에 <다큐 3일> 재방송을 봤는데, 얼마 전 SNS에 관악산 세 번 오르고 소원을 이룬 사람의 이야기가 퍼지면서 관악산 오르기 붐이 생겼다네요. 거기 가면 깍아지른 절벽에 조그만 암자가 있는데 그곳 불상에 절하고 바로 옆 절벽에 무슨 자국이 있는데 거기에 손을 대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지나 봐요. 뭐 소원을 비는 건 좋은데 거길 오르는 사람들 거의 대부분은 취직이나 이직 또는 수능 같은 시험이 잘 통과되기를 비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주로 20대에서 40대들이 많은 것 같더라구요. 근데 거기 취재 당한 어느 여자 분이 굉장히 웃겼어요. 그 산에서 모르는 사람인데 대화를 하다보니 마침 자신과 같은 소원을 빌었다는 걸 알았대요. 그러면서 순간 속으로 '엇, 소원이 이 사람만 이루어지고 나는 안 이루어지면 어쩌지?' 했다는 거예요. 소원도 커트 라인이 있지 않나해서. 모를 땐 다들 소원이 이루어졌으면 하다 그것이 우연히 자신과 같은 거면 그런 마음 들 수 있잖아요. 씁쓸할 수도 있지만 솔직함이 느껴져서 오히려 저는 웃겨서 한참 웃었습니다. ㅎㅎ 어떤 사람들은 회사가 망해서 하루아침에 실직을 당했는데 처지가 같아서 그런지 오히려 밝게 웃는 모습이 짠하기도 하지만 좋아 보이기도 하더군요. 아직 젊으니까. 그거 보는데 관악산 밑 학교를 나오셨다던 향팔님이 생각났습니다. 혹시 생각있으면 올라 보시길요. ㅋㅋ 뭐 죽을 힘 있으면 살라고, 관악산 세 번 오를 힘 있으면 무슨 일인들 이루지 못하겠습니까? 그죠? ㅎㅎ
관악산이 생각보다 힘듭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다리가 후들거리는 무서운 지점이 있어요. 갑자기 젊은이들이 관악산으로 몰린다는 기사를 저도 봤는데 젊은 사람들이 그런 미신을 믿는다니 안타깝다가도 오죽하면 그럴까 하는 애틋함이 생기더라고요.
ifrain님의 대화: 풍화 속도가 매우 느리다고 말씀했는데 정선이 인왕제색도를 그린 시기가 275년 전 이에요.. 그 정도 시간이면 풍화가 얼마나 진행되는지 궁금하네요. 제가 궁금한 건 현재 관찰할 수 있는 기차바위의 절리가 정선의 인왕제색도보다 더 진행된 것은 아닌지 였는데요. 정선은 기차바위의 동쪽 측면을 그렸고 제가 찍은 사진은 서쪽 측면이라서 비교하기에 적절하지는 않기는 합니다. 그래도 정선은 기차바위를 꽤 둥그스름한 한 덩어리로 그렸거든요. 확실히 인왕제색도가 주는 인왕산의 느낌과 현재의 인왕산이 크게 차이가 없다는 건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정선 하니까 생각납니다. 2024년 겨울에 철원 삼부연폭포에 다녀왔습니다. 전 진경산수화가 사진처럼 풍경을 똑같이 그린 그림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사실이 사진이라면 진실이 진경산수화와 매치되는 개념이었습니다. 정선이 그린 삼부연폭포는 실제 폭포와 유사하면서도 화가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다릅니다. 사진은 정선의 그림과 제가 찍은 사진입니다. 인왕제색도 역시 미묘하게 실제 인왕산과 다르더라고요.
밥심님의 대화: 관악산이 생각보다 힘듭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다리가 후들거리는 무서운 지점이 있어요. 갑자기 젊은이들이 관악산으로 몰린다는 기사를 저도 봤는데 젊은 사람들이 그런 미신을 믿는다니 안타깝다가도 오죽하면 그럴까 하는 애틋함이 생기더라고요.
에이, 안타까울 정도까지야. 그런 것을 통해 뭔가 심신을 단련하는 의미가 더 크겠죠. 뭐라도 해 보겠다는 자세가 전 나쁘지 않아 보였습니다. 오히려 인생을 비관하거나 점이나 사주 본다고 하고, 영끌한다는 주식 투자 보다야 낫지 않나 싶습니다. 더구나 <다큐 3일>은 공영방송에서 하는 건데요. 하하
ifrain님의 대화: 풍화 속도가 매우 느리다고 말씀했는데 정선이 인왕제색도를 그린 시기가 275년 전 이에요.. 그 정도 시간이면 풍화가 얼마나 진행되는지 궁금하네요. 제가 궁금한 건 현재 관찰할 수 있는 기차바위의 절리가 정선의 인왕제색도보다 더 진행된 것은 아닌지 였는데요. 정선은 기차바위의 동쪽 측면을 그렸고 제가 찍은 사진은 서쪽 측면이라서 비교하기에 적절하지는 않기는 합니다. 그래도 정선은 기차바위를 꽤 둥그스름한 한 덩어리로 그렸거든요. 확실히 인왕제색도가 주는 인왕산의 느낌과 현재의 인왕산이 크게 차이가 없다는 건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제가 기차바위를 쓴다는 것이 치마바위로 잘못 썼네요. 위 댓글 내용은 수정했습니다.
ifrain님의 문장 수집: " 그런데 한 가지 신기한 것은, 진보라고 생각되는 것이 사실은 퇴행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식물 상태에서 동물로 이행하는 과정은, 적어도 초창기에는, 새로운 기관의 생성보다는 기존 기관의 소멸로 인하여 가능했기 때문이다. 광합성 능력과 그에 다른 무기 영양 능력의 소멸은 동물로 하여금 식물을 잡아먹는 포식자의 지위를 갖게 했다. 식물이 지니고 있는 무성 생식력의 소실로 말미암아 동물은 한 가지 성만 갖게 되었고, 식물의 견고성을 보장해주는 셀룰로오스성 막의 손실 또한 동물의 이동성을 가능하게 했다.이런 현상에 비추어, 동물 세포는 원래 병들거나 비정상적인 식물 세포였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세포가 견고성을 상실함으로써, 동물은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바꿔 말하자면, 먹이를 찾아다닐 수 있게 됨으로써 동물은 무기 영양능력 소멸로 인한 불편함을 보상받을 수 있었다. 모든 일은 서로 연관이 되게 마련인데, 동물이 지니는 이러한 이동성은 동물이 암컷 또는 수컷이라는 단일성을 가진다는 특성과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다. 생식 세포만이 독자적으로 다른 생식 세포를 찾아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생식 세포의 임자가 직접 움직이게 되자 교배의 가능성이 급증했으며, 따라서 새로운 부류도 등장하게 되었다. 실제로 동물의 종류는 식물의 종류에 비해 훨씬 다양하다. 비록 자주 언급되지는 않지만, 동물의 세계와 식물의 세계를 뚜렷하게 구분짓는 또 한 가지 특징이 있다. 최초의 동물이 물가로 빠져나와 대기를 호흡하며 육지에 둥지를 틀기 전까지, 지구는 침묵 속에 잠겨 있엇다. 들리는 소리라고는 화산이나 온천의 폭발음, 시냇물 흐르는 소리, 급류가 용트림하는 소리 등 물리적이고 내륙적인 소리가 고작이었다. 아니, 대기의 소리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당시의 소리는 바람의 숨결이 전부였다. 바다를 동요시키는 것도 바람이었고, 구름을 모아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를 내리게 하는 것도 바람이었으며, 나무들끼리 부딪치게 만드는 것도 바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동물의 출현 이후로는 울음소리, 지저귐 소리 등, 이전과는 다른 종류의 소리들이 지구에 등장했다. 동물은 자기 내부 중심에 원초적인 생명 발생 환경을 간직(바닷물처럼 짠 림프액과 혈액)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바람까지도 자기 안에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 바람을 소리를 집중적으로 관장하는 통로를 따라 몸 밖으로 내보낸다. 이렇게 해서 소리와 그에 따른 소란스러움이 태초의 침묵과 평화를 대체했다. … 이유야 어찌 되었든, 일단 동물의 출현으로 가닥을 잡게 되자, 이 변화의 과정은 거듭 새로워졌다. 초식동물에서 육식동물이 태어났으며, 육식동물은 자기를 만들어준 초식동물을 잡아먹었고, 이렇게 해서 초식동물보다 더욱 강력한 육식동물이 태어나게 되자 초식동물과 마찬가지로 그들 또한 초강력 육식동물들에게 잡아먹히는 신세를 면할 수 없었다. 이 사슬은 인간에게까지 이르는데, 인간이야말로 자기를 먹여 살리는 지구의 모든 생명을 파괴할 수 있는 유일한 포식자이다. "
과학글인데 글이 클래식 음악이 들려지는 듯하네요. 장엄하고 시적(?)이라고 해야 하나? 동물 세포는 원래 병들거나 비정상적인 식물 세포였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세포가 견고성을 상실함으로써 동물은 이동할수 있게 되었다. ... 생식 세포의 임자가 직접 움직이게 되지 교배의 가능성이 급증했으며..
향팔님의 대화: 그러고보니 문득, 예전에 가 봤던 인왕산 선바위가 생각납니다. 독립공원에서 길 건너 맞은편 인왕산아이파크아파트 쪽으로 올라가면 인왕사 국사당이 나오는데요. 고 바로 위에 인왕산 선바위라고 있는데 정말 깜짝 놀랄 만한 영물 같은 바위였어요. 일단 기이한 생김새에 한번 놀라고, 엄청난 크기에 두번 놀랐답니다. 제가 갔을 때 그곳에 계시던 노스님 말씀에 따르면 제주 서귀포 해변에나 있을 법한 바위라는데, 정말로 선바위 곳곳에 깊고 동그랗게 패인 커다란 구멍을 보니 저건 정말 산위에서 패인 것이 아니다, 천상 바다속에 있던 바위 아니면 외계인들이 떨궈놓고 간 바위가 분명하다…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신비롭더라고요. 서울 한복판에, 그것도 산중 깊은 곳도 아니고 얼마 올라가지도 않아서 그런 바위가 있다는 건 그때까지 알지도 못했어요. 사람들이 그 바위님께 소원을 빌고 쌀을 바치는데, 쌀봉지가 열릴 때마다 떼거지로 날아들던 비둘기 떼의 군무가 아직도 생각나네요. 그날 선바위 앞에 서서 노스님에게 한 시간 정도 역사 강의를 들었는데요. 선바위와 더 위쪽의 얼굴바위, 호랑이바위 이야기랑 또 어째서 선바위가 성곽 밖으로 밀려나게 되었는지 유래를 설명하시다 보니 이야기가 거슬러 올라가 고려 멸망에서부터 시작해서 이성계의 꿈 해몽과 위화도 회군을 거쳐 조선을 건국하고 처음엔 계룡산 신도에 도읍을 정하려다가 어떻게 한양을 택하게 되었는지까지 이어지면서 무학대사와 정도전의 대립으로 이어져 끝내는 무학의 패배, 당시에 조선이 선바위 바깥으로 성곽을 세웠으면 천년지국이 되었을 텐데 그러질 못하여 불교를 배척하고 유교의 나라가 되어 결국 오백년만에 망해버린 이야기가 마침내 오세훈 서울시장의 선바위 근처 재정비사업계획으로 결론을 맺은 대단한 스토리였죠…. 선바위 서울 종로구 통일로18가길 26 https://naver.me/xuPXHDxN
재미있는 바위네요. 부처님, 이성계 부부, 아들을 낳을 수 있는 바위까지.. 절대 굶어죽을 일이 없는 바위라고 하네요. 조만간 찾아가 봐야 겠어요^^~ 이런 초자연적인 느낌이 있는 곳이 개인적으로는 북한산 진관사 산신각을 꼽는데, 산신님과 스님을 그린 초상화의 안광이 진짜인듯 생생해요. '항상 잘 봐주십시요~ ' 넙죽 엎드리고 옵니다.
밥심님의 대화: 정선 하니까 생각납니다. 2024년 겨울에 철원 삼부연폭포에 다녀왔습니다. 전 진경산수화가 사진처럼 풍경을 똑같이 그린 그림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사실이 사진이라면 진실이 진경산수화와 매치되는 개념이었습니다. 정선이 그린 삼부연폭포는 실제 폭포와 유사하면서도 화가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다릅니다. 사진은 정선의 그림과 제가 찍은 사진입니다. 인왕제색도 역시 미묘하게 실제 인왕산과 다르더라고요.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의 제霽 자는 '비가 개다' 라는 뜻이에요. 비가 갠 후 인왕산 아래 안개가 피어오르고 그 위로 굳건하게 오랜 세월 자리를 버텨온 화강암 암반의 자태를 표현한 수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인왕산을 멀리서 보면 암반의 색이 밝은데도 불구하고 정선은 먹을 머금은 붓을 대담하게 내려 긋는 붓질을 크게 반복하였어요. 밝은 부분이 없도록 가득 채웠습니다. 화강암의 강인한 특성을 잘 부각시키는 표현법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 감상자는 실제 화강암과 색이 다른데? 라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화강암 암반의 강한 위용을 단번에 느끼면서 인왕산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하다는 인상을 받는 것이죠. 저는 인왕산의 바위를 전체적으로 둥그스름하게 표현한 부분에서 모든 것을 감싸 안아줄 것만 같은 포용력을 느낍니다. 당시 산수화는 중국의 산수화를 공식처럼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겸재 정선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인왕산을 그 느낌 그대로 표현하려 했기 때문에 실제 경치眞景를 느낀 대로 그렸다 하여 그의 화풍을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 라고 하는 것이죠.
밥심님의 대화: 정선 하니까 생각납니다. 2024년 겨울에 철원 삼부연폭포에 다녀왔습니다. 전 진경산수화가 사진처럼 풍경을 똑같이 그린 그림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사실이 사진이라면 진실이 진경산수화와 매치되는 개념이었습니다. 정선이 그린 삼부연폭포는 실제 폭포와 유사하면서도 화가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다릅니다. 사진은 정선의 그림과 제가 찍은 사진입니다. 인왕제색도 역시 미묘하게 실제 인왕산과 다르더라고요.
사진이 멋있네요.. 폭포 주변의 암반도 회화 작품 같습니다. 제가 실제로 가보지 않아서 폭포의 규모는 가늠하기 힘들지만 밥심님께서 찍으신 사진보다 정선의 그림 안에서 훨씬 더 멀리서 바라본 시각이 반영된 것 같아요.
https://m.youtube.com/shorts/S84TgMpfZlI 음악을 소개 많이 해주셔서 저도 하나 소개해봅니다. 쇼스타코비치의 왈츠2번 웃고 있으면서도 눈물이 날 것 같은 음악이라고들 하더군요
여의도 브라이튼 도서관이 1000평 규모로 4월 28일 오픈했다고 하네요. 영등포구에서 구립도서관으로 심혈을 기울였다는데, 소개 영상을 보시면 수긍할만 합니다. https://youtu.be/mC5CDlMtZY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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