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ain님의 문장 수집: " '밤바다'로 시작해 '어떤 편지'로 끝나는 이 책은 카슨의 문장력을 여실히 보여 준다. 특히 숲길을 거닐고 직접 밤바다를 마주한 경험들이 한 문장 한 문장에 녹아 있다. 어느 비 오는 날 숲 속에서의 단상은 작가의 상상력이 빛을 발한다.
"촉촉하게 젖어 있는 날보다 숲이 생명의 숨결을 세차게 내뿜는 날은 없다. 상록수의 가느다란 잎사귀가 은빛 모자를 쓰는가 하면, 양치류는 열대 숲의 무성함을 닮아가고, 숲의 모든 잎사귀와 풀의 끝자락에 맑은 수정 방울이 맺힌다."
"숲길 역시 이끼로 만들어진 양탄자로 장식되곤 했다. 퇴락한 고성에 깔려 있던 긴 융단이라도 되는 듯, 녹색의 숲 가운데 은회색 빛의 가느다란 띠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평생 바다를 사랑한 카슨. 그녀는 온 몸으로 바다를 느꼈다. 썰물이 자아내는 냄새를 통해 자그마한 것까지 감지한 것이다. '생명의 소리, 생명의 맥박'에서 카슨은 "드넓은 바다의 그 모든 것들이 한 줄기 바람결에 실려와 나의 기억과 인상을 자극하는 그런 순간이었다"라고 썼다. 한편 여린 작가의 심성은 아래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가을 정원의 오케스트라 가운데 가장 심금을 울리는 소리를 나는 요정의 종소리라고 부른다. 나는 그 요정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반드시 만나야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그 소리는 여리고 섬세하며 들릴 듯 말 듯, 바깥세상에서 들리는 듯, 어떤 영묘한 기운마저 지니고 있다. 그래서 어쩐지, 눈에 보이지 않는 채로 남아 있어야 할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자연,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 82~83쪽."
레이첼 카슨의 숲길 단상을 읽으니 몇년 전 제주 서귀포 치유의 숲에 갔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왜 치유의 숲이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았어요.
사진은 각각 치유의 숲과 비오토피아에서 만난 풍경을 제가 찍어본 것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