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D-29
@ifrain @polus 아하, 계절적 요인에 영향을 받아 개체수가 변화했군요. 개체수가 많아질 때면 산소를 너무 많이 만들게 되는 것이고요. 두 분 선생님과 @밥심 님을 비롯한 그믐 식구분들 덕택으로 이렇게 또 새로운 걸 배워갑니다. 까마득한 옛날 시아노박테리아가 있었기에 지금의 저와 저희집 고양이가 존재한다는 것, 산소라는 독을 견뎌내고 적응한 생명들이 복잡한 생물로 진화했다는 것, 이런 모든 게 너무 재미있어요 :D 답변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지질 현상들도 이 결론을 뒷받침한다. 예를 들어, 황철석은 박물관 같은 곳에 멋진 황금색 정육면체 결정 형태로 전시되어 있곤 한다. 이 황철석도 산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대의 이암과 일부 화성암에서 발견되는 황철석은 산소에 극도로 민감하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p.119~120,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Other geological proxies corroborate this conclusion. For example, pyrite, or fool's gold, is probably best known to most of us as the striking golden cubes seen in museums and rock shops. Pyrite, however, helps to tell the story of oxygen. Found in ancient mudstones and some igneous rocks, fool's gold is extremely sensitive to O₂.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이것이 황철석pyrite이라고 합니다. 황금빛 노란색이 금으로 오해받기도 해서 '바보의 금fool's gold'이라는 별명이 붙은 거였네요.
제가 엊그제 자연사박물관에서 본 황철석엔 황금색이 애기똥풀만큼 보여요 ㅎㅎ @ifrain 님 사진에선 진짜 황금 같은데
이분은 페루에서 오셨군요..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반면에 산소가 있을 때에는 풍화되어 나온 철은 금방 산화철 광물을 형성함으로써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다. 이제 고대의 풍화되는 표면층이 산소와 접촉한 증거가 처음 나타난 때가 언제인지 추측할 수 있는지? 24억 년 전이라고? 정답이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121,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기원: 우주를 건너 지구에 도착하다 화성에서 비는 고요하고 반가운 존재였다. 그리고 때로 비는 음울했다. 어느 날 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태양에서 네 번째로 멀리 떨어진 이 행성에 엄청난 비가 쏟아져 나무 수천 그루의 싹이 텄고, 하룻밤 새 자라난 나무들이 대기 속으로 산소를 불어 넣었던 것이다. 래이 브래드버리Ray Bradbury가 연작 단편집 <화성 연대기The Martian Chronicles>에서 화성에 비를 내리게 하고 생명이 살 수 있는 대기를 주자 정통파 SF 독자들은 개연성이라고는 없는 설정이라며 투덜거렸다. 19세기의 천문학자들, 그리고 이들의 저작에서 감질나는 진정성을 자신의 SF소설에 빌려다 썼던 웰스H.G. Wells 같은 작가들은 화성이 지구처럼 생명체가 존재할 공산이 큰 행성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1950년 <화성 연대기>가 발간될 무렵 상황은 돌변했다. 과학자들은 화성이 숨 막히게 건조하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황량하며 지독하게 추운 곳이라 도저히 비가 내릴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브래드버리는 당시의 과학적 견해에 별 관심이 없었다. 어떤 행성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든 그가 소설에서 주로 관심을 둔 대상은 인간의 이야기였다. 그는 금성도 비로 흠뻑 젖은 곳으로 만들었지만, 이 또한 당시의 과학자들이 금성을 은하계의 습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브래드버리는 비를 지독히 좋아했다. 옷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늘 찾아 입게 되는 모직 스웨터처럼 비는 그의 애수와 잘 어울렸다. 어린 시절 브래드버리는 일리노이 주의 여름비에 매료되었고, 위스콘신 주에서 가족과 휴가를 보내는 동안 맞이했던 여름비를 사랑했다. 십대 시절 로스앤젤레스 길모퉁이에서 신문을 팔 때도 늦은 오후에 내린 폭우를 전혀 개의치 않았다. 팔십 평생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썼던 그의 타자기는 날마다 빗방울 떨어지듯 탁탁거리며 수많은 작품을 쏟아냈다.
비 (RAIN) - 자연.문화.역사로 보는 비의 연대기 pp.15~16
비 (RAIN) - 자연.문화.역사로 보는 비의 연대기‘비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친절한 안내서. 원시시대에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비의 기원과 문명의 시작, 강우에 얽힌 과학적 사건사고, 기상학과 일기예보의 역사, 비의 서정성이 문화와 예술 영역에 준 영향 등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흥미롭고 매혹적인 비의 세계를 담았다.
팔십 평생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썼던 그의 타자기는 날마다 빗방울 떨어지듯 탁탁거리며 수많은 작품을 쏟아냈다. 이 책의 작가분 글은 문단의 마지막 문장이 특히 더 좋은 것 같아요. 빗방울이 떨어질 때 글이 써진다고 생각하니 신비로워요. 1부에서 언급했던 오르한 파묵의 그림..하늘 위에서 떨어지는 글자가 떠오르네요.
이토록 빈번하게 생명의 무대에 비를 끌어들였던 브래드버리는 분명 뭔가 중요한 것을 알고 있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생명의 진화에 물이 필수적이었다는 것을 안다. 우리가 정의하는 생명체에는 물이 있는 습한 행성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구라는 행성을 특별한 푸른 구슬blue marble로 그리는 이야기, 대부분의 사람들이 들으면서 자란 이 이야기는 어떤 면에선 <화성 연대기>의 따스한 바다만큼이나 인간의 상상이 낳은 산물이다. 현대의 과학자들은 태양계에서 물을 갖춘 습한 행성으로 발전한 천체가 지구만은 아니었다는 증거를 제법 갖고 있다. 지구와 화성과 금성은 우주를 날아다니는 동일한 불덩이 군단에서 태어났다. 놀랍게도 이 세 행성 모두는 동일한 특징을 뽐냈다. 바로 물이다. 푸른 구슬인 지구가 특별한 이유는 물이 생겼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물을 보유하고 있었고 여전히 그렇다는 사실 때문이다. 금성과 화성에 존재했던 옛 바다는 우주로 증발해버렸지만 지구는 말 그대로 '생명수'를 지켜냈다. 그리고 우리로서는 다행스럽게도, 일기예보는 비를 예고했다.
비 (RAIN) - 자연.문화.역사로 보는 비의 연대기 pp.16~17, 신시아 바넷 지음, 오수원 옮김
비 (RAIN) - 자연.문화.역사로 보는 비의 연대기‘비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친절한 안내서. 원시시대에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비의 기원과 문명의 시작, 강우에 얽힌 과학적 사건사고, 기상학과 일기예보의 역사, 비의 서정성이 문화와 예술 영역에 준 영향 등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흥미롭고 매혹적인 비의 세계를 담았다.
우리가 물을 보유하고 있었고 여전히 그렇다는 사실 때문이다. 지구는 말 그대로 '생명수'를 지켜냈다. 여기서 1부에서 이야기했었던 골디락스 존이 또 생각나네요. 지구는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적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범위에 있다는 것.. 금성을 태양에 너무 가까워서 표면 온도가 높고 화성은 너무 멀어서 기온이 낮고요.
언제 어디에서인지 알 수 없지만 최초의 비는 최초의 생명체가 생겨나는 데 기여했다. 최소의 세포들이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의 '따스한 작은 연못warm little pond'에서 생겨났든(바다에서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했으리라는 가설과 달리 다윈은 화산 폭발로 생긴 '따스한 작은 연못'에서 지구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했을 것이라 추정하며 생명체의 기원이 육지에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음-옮긴이), 오늘날 많은 과학자들의 가정대로 심해深海 바닥의 열수공(熱水孔, 뜨거운 물이 해저 지하로부터 솟아나오는 구멍-옮긴이)에서 생겨났든 최초의 생명체는 비가 필요했다. 하지만 물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 그린스푼의 설명이다. 물은 '지구 외부'(금성의 대기와 화성 극지방의 빙원)에도 존재하지만 이곳의 물은 생태계를 지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은 생명을 잉태할 만한 힘이 되기 위해 하늘에서 생겨나 바람을 따라 바람과 함께 움직이다 표면으로 다시 쏟아져 내려 바다와 땅과 그곳의 공간들을 다시 채우기를 되풀이해야만 했다.
비 (RAIN) - 자연.문화.역사로 보는 비의 연대기 p.25, 신시아 바넷 지음, 오수원 옮김
최근에 대여한 책인데.. 제목이 마침 제가 좋아하는 'RAIN 비' 입니다. 그래서 저의 닉네임에도 rain 이 들어가 있어요. 책을 읽어가면 제가 왜 비를 좋아하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될 것 같네요. 밥심님 닉네임 이야기하며.. 저도 슬쩍 ^^
이 책, 올려주신 문장들이 다 너무 좋네요!
if I could https://youtu.be/l0RXNl3NOO0?si=Z3P34my1dze6vJz2 before the rain https://youtu.be/tHR63C9lurI?si=mXaYx1Js8CvwNxQG @ifrain 문득 생각났어요 ㅎㅎ 참 좋은 두 곡입니다.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살아가던 생명체가 얕은 바다로 올라오면서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 영양물질을 만드는 광합성 작용을 습득했다. 광합성은 태양 에너지와 물 분자,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탄수화물과 같은 영양물질은 만들고, 부산물로 산소를 방출한다. 시아노박테리아가 번성하자 산소량이 증가했다. 혐기성(嫌氣性, anaerobic) 생명체만 있던 당시의 지구에 산소는 모든 것을 태워 버리는 유독 기체였다. 시아노박테리아 때문에 지구는 조금씩 산소로 오염됐고, 산소를 싫어하는 혐기성 미생물은 대부분 멸종됐다. 산소가 간단한 분자들을 산화시켜 에너지원을 없앴기 때문이다. 이는 지구 최초의 대규모 멸종 사건이었다. 약 25억 년 전 바닷속 산소의 양이 급증했고, 산소는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금속 원소를 산화시키는 데 사용됐다. 바닷물에는 여러 가지 금속 원소가 녹아 있었는데 철이 가장 많았고, 산소와 결합한 철은 바다 밑으로 가라앉아 층층이 쌓여 호상철광층(縞狀鐵鑛層, Banded Iron Formation)*이 됐다. 이 철광층은 현대 인류에게 철을 제공하는 주요 자원인데, 그 형성에 생물의 진화가 관여한 것이다. 미국 미시간주에 있는 21억 년 전의 호상철광층에서 생소한 진핵세포(eukaryotic cell) 생물이 발견됐다. 그리파니아(Grypania)라는 이 화석은 진핵세포 생물로는 가장 오래된 화석이다. 캐나다에서도 진핵생물로 추정되는 화석들이 계속 발견됐다. 원생누대(Proterozoic Eon) 중기에 접어들면서 생물의 크기가 커지고 화석도 많아졌다. 캐나다에서 발견된 현재의 홍조류와 비슷한 화석이 가장 오래된 다세포 생물의 기록이다. 원생누대 마지막 시기에 속하는 호주의 에디아카라 언덕에서 발견된 화석은 해파리처럼 얇고 부드러운 생물 화석이다. 어떤 것은 크기가 1m를 넘는데도 순환기관은 없다. 비슷한 시기에 단단한 껍질을 가진 생물이 처음 등장했다. 클라우디니테(Cloudinidae)라고 불리는 수 센티미터 크기의 석회질 껍질로 된 화석이 세계 각지에서 발견됐다. *철이 많은 층과 실리카 물질이 많은 층이 교대로 나타나는 철광층.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는 철광석의 약 60%를 차지한다.
과학 산책, 자연과학의 변주곡 pp.262~264, 교양과학연구회 지음
과학 산책, 자연과학의 변주곡교육 현장에서 과학 지식 전파와 과학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는 18명의 자연과학 전문가들이 모여 자연과학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 이론과 개념을 소개하고, 과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전하는 책이다.
과거의 공기 중 산소 함유량을 어떻게 알아낼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그 당시의 공기를 조사하는 것인데, 다행히 당시의 공기가 보존된 곳이 있다. 수십만 년 전의 시기는 남극이나 북극에 쌓인 얼음에 갇힌 공기를 분석해 알아낸다. 더 오래된 시기는 광물을 이용한다. 광물은 다양한 형태의 결정*을 만드는데, 작은 공간이 남는 경우가 있고, 그 안에는 결정이 만들어질 당시의 공기가 들어 있다. 이 공기 방울은 광물과 함께 수십억 년을 지낸다. 이 공기의 양은 아주 적지만 성분을 분석하기에는 충분하다. 광물 안에 있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분석하면 광물이 만들어진 시기를 알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방법으로 수십억 년 동안의 지구 대기 중 산소 함유량의 변화를 알아냈다. *결정은 원자나 분자 등이 주기성을 가지고 규칙적으로 배열된 형태의 물질이다.
과학 산책, 자연과학의 변주곡 p.264, 교양과학연구회 지음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 방에서 장강명 작가님이 마감에 치여 아무말을 하겠다고 하시면서.. 어느날 '부처 핸썸 오예~~스!'라고 하셨죠. 그래서 저는 '잘생긴 부처님과 네모난 오예스'라고 아무말을 하고.. 그림으로 그려볼지 심각하게 고민했어요. 왼쪽은 제미나이에게 부탁한 처음 그림입니다. 부처님을 장강명 작가님으로 바꾸고 최근 삼엽충을 그리는 관계로 삼엽충을 추가했어요. 아무말을 하는 곳이니 아무 그림도 올리겠다며 그림을 올렸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벽돌책 방에서만 감상한 것이 아쉽기도 하고 지구의 짧은 역사를 읽은 경험이 녹아든 그림이기에 <지구의 짧은 역사> 방에도 올립니다. 제미나이에게 계속 수정 사항을 요청하면 보시는 것처럼 이미지가 점점 어두워지고 형태가 찌그러지더라고요. 장강명 작가님께서 지금 머리가 빡빡이라고 하셔서 제미나이에게 수정 요청을 했더니.. 눈이 사팔이가 되어버려서 그만 두었습니다. 이 스케치를 바탕으로 이후에는 제가 작업을 이어가야 할 것 같아요.
그림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물과 불과 나무와 종이와 오예스와 장강명 작가님과 삼엽충과 그밖에 보이지 않게 존재할 존재들이 자기 모습 그대로 한데 어우러져 존재할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세상에 살고 싶어요!
'자기 모습 그대로 한데 어우러져 존재할 수 있을 만큼 ->> 아름다운 세상' 참 좋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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