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ain님의 문장 수집: " 런던 웨스트엔드의 사우스켄싱턴에 있는 자연사박물관의 내 연구실에서 출발하자. 여러 지질학자들이 한 세기 넘게 일해온 곳이다. 제3기 지층들의 분지 속에 자리한 모든 멋진 호텔들과 건축물들, 그리고 끝없이 뻗어 있는 런던 교외 지역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점점 더 높이 날아올라 가자. 이제 템스 강은 그 분지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은빛 선에 불과하다. 주로 부드러운 모래와 점토로 이루어진 이 지층들 밑에는 더 오래된 암석들이 있다. 런던 동쪽과 남쪽의 언덕들이 늘어선 탁 트인 지대에 도달하면 백악(Chalk)이라는 백악기의 하얀 석회암이 나타난다. 한때 그곳에는 양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뛰어난 자연학자 길버트 화이트는 이 암석 위에 세운 자신의 사제관에서 셀번이라는 한 마을의 역사를 상세하게 기록했다. 화이트의 책은 거의 셰익스피어의 희곡들만큼이나 많이 팔렸고, 그 책의 매력 중 하나는 특정한 장소, 특정한 지질을 깊이 파고들었다는 데에 있다. 런던 분지의 남쪽, 백악은 윌드 지방의 울타리에 해당한다. 윌드 지방은 중세 시대에는 철의 주산지였으며, 지금은 유럽밤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라서 철을 제련하기 위해서 팠던 옛 연못들을 가리고 있다. 높은 곳에서 보면 대부분 숲으로 뒤덮여 있다. 더 높이 올라가면 백악이 도버의 하얀 절벽들을 이루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아마도 많은 영국인들에게 가장 진한 감정을 자아내는 중요한 지질 작품일 것이다. 이 높이에서 보면 도버 절벽들이 영국 해협의 반대편에서 마주 보고 서 있는 프랑스의 절벽들과 같은 종류임을 알 수 있다. 영국 해협은 겨우 몇천 년 전에 바다의 침식으로 깎여서 생긴 지질학적 뒷마무리의 결과일 뿐이다. "
“ 지질은 국경이라는 것을 모르며, 여기서 보면 백악이 프랑스를 가로질러 더 멀리 뻗어나가 북쪽의 끝없이 펼쳐진 평원들의 기반을 이루고 있다는 것까지 알 수 있다. 그 평원에는 울타리도, 뚜렷한 경계도 없는 밭들에서 수억 개의 바게트 빵을 만드는 데에 쓸 곡물들이 자라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전 세계의 백악을 따라갈 수만 있다면, 우리는 캐나다 순상지로부터 쥐스가 말했듯이 "텍사스와 멕시코를 죽 가로질러" 흑해와 그 너머 중동까지 비슷한 하얀 석회암들이 뻗어나갔음을 알게 될 것이다. 백악은 바다가 대륙을 뒤덮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그 일은 약 1억 년 전에 일어났으며, 뒤에 남긴 퇴적물은 드넓은 세계를 영구히 하얗게 칠해놓았다. 백악은 한때 북쪽으로 영국 제도의 상당한 지역까지 뻗어 있었다. 비록 지금은 침식으로 거의 대부분 사라졌지만 말이다. 지금 우리 밑으로 보이는 풍족한 영국 남부에서 북쪽으로 쥐라기, 트라이아스기, 페름기에 속한 더 오래된 암석들이 드러난 지역들이 바로 그런 침식이 일어난 곳이다. 그리고 페나인 산맥의 헐벗은 산줄기가 잉글랜드 북부를 세로로 가르고 있는 곳도 그렇다. 남서쪽 다트무어의 황량한 지대에서는 화강암이 지표면에 드러나 있어서, 아주 오랫동안 사람들이 길들이고 정착한 섬에서도 여전히 야생이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콘월 반도는 알프스 산맥이 솟아오르기 2억 년 이상 전에 유럽을 갈랐던 옛 윌슨 주기, 즉 바리스칸 조산운동의 유산이다. 요아힘 계곡의 옛 광산들처럼 유럽의 풍족한 광물의 상당 부분은 예전의 이 사건이 남긴 유산이다. 그 사건은 당시 마터호른을 솟아오르게 한 조산운동만큼이나 중요한 사건이었다. 페나인 산맥 양쪽에 발달한 석탄기의 석탄 분지들은 산업혁명의 추진력이 되었고, 제국의 증기기관들에 동력을 제공했다. 이제 갱들은 거의 전부 물에 잠기거나 버려졌고, 거의 알아볼 수 없는 생물의 골격처럼 녹슬고 못쓰게 된 채굴 도구들도 보인다. 인간의 주기들은 지구의 주기들에 비해서 터무니없을 정도로 짧다. ”
『살아 있는 지구의 역사』 pp.507~508, 리처드 포티 지음, 이한음 옮김
문장모음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