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D-29
바닷새 번식지에 형성된 드넓은 풀밭에 다다랐을 때는 마치 전혀 다른 세상에 들어선 듯했다. 단단한 땅을 밟고 서자 마음이 놓였다. 용암 모래 속 오아시스 같던 그곳은 희미한 암모니아 냄새를 풍기며 우주에서도 보일 만큼 환한 초록빛을 터뜨리고 있었다. 무릎까지 자란 풀밭 가장자리에는 잎이 넓은 루멕스가 거의 나무처럼 크고 풍성하게 퍼져 있었다.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풀 한 포기 없던 곳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새똥이 없었다면 지금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질소가 대기가 아닌 바닷새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토양과 식물에 함유된 질소의 화학적 지문chemical signature, 곧 동위원소 구성을 분석한 결과, 식물과 토양에 포함된 질소의 약 90퍼센트가 바닷새에서 유래했으며, 나머지 10퍼센트만이 대기를 통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바닷새들은 번식지 한가운데에 에이커당 연간 약 27킬로그램의 질소를 배출했다. 반면, 새가 머물지 않는 지역의 질소 유입량은 에이커 당 연간 0.5킬로그램에 불과했다.(참고로 일반적인 농경지에는 에이커당 약 45킬로그램의 질소 비료가 투입되며, 방목지나 건초 생산용 영년초지permanent grassland에는 에이커당 9~14킬로그램 정도 사용된다.)
먹고, 싸고, 죽고 - 지구는 어떻게 순환하는가, 동물의 일생이 만드는 생명의 고리 p.35, 조 로먼 지음, 장상미 옮김
ifrain님의 문장 수집: " 이렇듯 우리는 심해에서 출발한 원소들의 발자취를 따라 해안으로, 강으로, 숲과 사바나를 지나 산악 지대에 이르기까지 지구 곳곳을 함께 여행할 수 있다. 수천 년, 아니 어쩌면 수백만 년이 걸릴 지질학적 여정도 단 한 번의 잠수와 척박한 암반을 향한 짧은 비행, 그리고 잭슨 폴록의 그림처럼 흩뿌려지는 배설물 관찰로 대신할 수 있다. 아이슬란드 지하의 지각판이 1년에 약 4센티미터씩 손톱이 자라는 속도만큼 천천히 움직인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그 차이는 더욱 선명해진다. 동물은 지구의 순환을 이끄는 심장이다.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여 지구의 허파로 기능하듯 동물은 심해 협곡에서 질소와 인을 퍼 올려 산꼭대기로, 극지로, 열대로 펌프질하며 순환시킨다. 지구 곳곳에서 수많은 동물이 날고 달리고 헤엄치고 걷고 땅을 파며 이동한다. 고래·코끼리·들소·연어·바닷새와 같은 중대형동물은 영양분을 바다와 강, 산과 계곡, 초원과 외딴 화산섬까지 수백수천 킬로미터씩 옮긴다. 이런 장거리 여행자들은 세계를 잇는 동맥과 같다. 더 나아가 매미, 깔따구, 크릴 등의 무척추동물은 지구의 세포 조직에 영양을 공급하는 모세혈관이다. "
잭슨 폴록의 그림처럼 흩뿌려지는 배설물이라… 저자 양반 참 찰지게도 표현하셨네요. ㅎㅎ 고래 사체가 심해 바닥에 가라앉아 어마어마한 영양분을 공급한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 있습니다.
밥심님의 대화: 잭슨 폴록의 그림처럼 흩뿌려지는 배설물이라… 저자 양반 참 찰지게도 표현하셨네요. ㅎㅎ 고래 사체가 심해 바닥에 가라앉아 어마어마한 영양분을 공급한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 있습니다.
저도 그 대목에서 잭슨 폴록의 그림이 떠오르면서 자연스럽게 물감이 배설물로 화하는 걸 상상하게 되었네요.. ^^ 고래가 해저에 가라앉으면 심해 바닥의 생물들은 풍성한 만찬을 벌이게 되죠.
ifrain님의 대화: 저도 그 대목에서 잭슨 폴록의 그림이 떠오르면서 자연스럽게 물감이 배설물로 화하는 걸 상상하게 되었네요.. ^^ 고래가 해저에 가라앉으면 심해 바닥의 생물들은 풍성한 만찬을 벌이게 되죠.
심해 생물은 빈약한 먹이, 햇빛이 전혀 없는 칠흑 같은 어둠, 차가운 해수, 높은 압력이라는 최악 조건에서 살아가야 하기에 우리가 흔히 접하는 생물과 크게 다릅니다. 제가 심해 생물 전문가도 아니고 심해 생물 연구도 많지 않기에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심해 생물은 적게 먹고도 살아갈 수 있도록 신진대사율은 낮고 남는 에너지는 지방으로 잘 축적할 수 있다고 합니다. 거대한 고래라도 한 마리 죽어 바다 깊이 떨어지면 그들에게는 에너지를 비축할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이겠죠. 예전에 심해에 떨어진 고래 사체가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되는지 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한 적이 있다는데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극지로 온 엉뚱한 질문들 pp.202~203, 박숭현 지음
극지로 온 엉뚱한 질문들남극, 북극을 시작으로 극지 탐험의 역사와 해저 세계와 지구에 이르기까지 질문과 답변을 따라가면 차근차근 이해가 깊어진다. 마지막 질문과 답변을 읽을 때쯤이면 극지의 겉과 속이 머릿속에 훤히 그려진다. 인류의 미래를 예측하려면 남극과 북극을 알아야 한다. 지구의 탄생과 미래의 열쇠를 품고 있는 극지의 모든 것을 체계적으로 알려주는 지구과학 입문서.
ifrain님의 문장 수집: " 해저 확장이 일어나는 지대의 활동은 더욱 활발하다. 판이 갈라지는 곳에서는 맨틀에서 마그마가 올라와 그 틈을 채우면서 새로운 해저 지형이 형성된다. 오래된 지각은 바깥쪽으로 밀려나고 균열의 양쪽으로 산등성이와 산봉우리가 솟아오른다. 뜨거운 가마솥과도 같은 확장 중심은 지진으로 흔들리고 단층으로 갈라지고 미생물들을 뿜어내는데, 이것이 전 세계 화산 활동의 75퍼센트를 차지한다. 바로 이런 곳에 마치 용의 콧구멍처럼 뜨거운 액체를 뿜어내는 열수공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
심해저 생물은 무엇을 먹고 사나요? 중요한 질문입니다. 결국 생물은 먹어야 할 수 있으니까요. 심해는 먹을거리가 아주 부족한 환경입니다. 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고, 수온도 매우 낮습니다. 그런데 매우 특수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열수 분출구 주변입니다. 열수 분출구에서는 황화합물 등 지구 내부에서 기원한 물질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런 물질들을 이용할 수 있는 생명체가 있다면 그 생명체들에게 열수 분출구는 척박한 환경이 아닌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곳일 겁니다. 그런 생명체가 있습니다. 고세균이라고, 뜨거운 온도도 거뜬히 견뎌내고 황화합물을 분해해 에너지를 얻는 미생물이 바로 그들입니다. 세균은 고온에 약한데 고세균은 고온에 강한 특징을 갖고 있죠. 이 고세균이 광합성을 하는 육상식물이나 플랑크톤과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황화합물을 분해해서 살아가는 고세균을 먹는 생물이 있고, 이 생물을 먹는 생물이 있고, 이런 식으로 열수 생태계가 형성됩니다. 열수 생태계는 태양에너지에 기반한 지표 생태계와 대비되는 새로운 생태계입니다. 20세기 새로운 발견 중 하나죠. 열수 생태계를 연구하면 원시 지구에서 초기 생명체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지구 외 행성에서 어떻게 생명체가 생존하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론적 연구는 물론 극한 생명체에서 유용 물질 추출 등 실용적 연구도 가능합니다.
극지로 온 엉뚱한 질문들 pp.200~201, 박숭현 지음
향팔님의 대화: ㅋㅋㅋ 올려주신 두부의 울분 영상 보고 나니까 이런 게 떠요. https://youtu.be/So5LblXYCRk?si=oIf8_f1Uo0zlFFdM 된장찌개의 노래
아래 링크는 된장찌개 회의 입니다. ^^ 회의 이후에 된장찌개 노래를 하게 되는 거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2rm-7fO1fds
밥심님의 대화: 잭슨 폴록의 그림처럼 흩뿌려지는 배설물이라… 저자 양반 참 찰지게도 표현하셨네요. ㅎㅎ 고래 사체가 심해 바닥에 가라앉아 어마어마한 영양분을 공급한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 있습니다.
스미스와 동료들은 이 새로운 심해 서식지를 고래낙하지whale fall로 명명했다. 스미스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고래 낙하를 이야기할 때 꼭 고려해야 할 점이 있어요. 고래가 가라앉는 지역은 먹이가 아주 부족한 곳이라는 사실입니다." 고래가 먹이 활동을 많이 하는 고위도 용승 지역과 달리, 심해에는 빛이 없고 광합성이 이루어지지 않아 영양분이 거의 없다. 심해에 존재하는 유기물은 대부분 해수면에서부터 가라앉은 미세한 입자, 부패한 세포, 미생물, 그리고 해양눈이라 불리는 형형색색의 응집체들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유기물만으로는 심해의 밑바닥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심해저는 광활한 식량 사막food desert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고래 사체 한 구가 해저에 도달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잠꾸러기상어, 심해 문어, 좀비벌레, 작은 단각류, 거대한 게, 말미잘, 그리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생물까지, 수백 종의 생명체에게 그것은 최고의 부동산이자 수년간 지속될 뷔페가 된다. 거대한 고래 한 마리의 사체가 도달한다는 것은 1000년 치의 생물량에 해당하는 해양눈이 하루아침에 쏟아져 내리는 것과도 같다. 스미스는 이렇게 설명했다. "먹이, 지질, 단백질 같은 청소동물이 소비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펑 하고 한순간에 터져 나오는 거예요."
먹고, 싸고, 죽고 - 지구는 어떻게 순환하는가, 동물의 일생이 만드는 생명의 고리 pp.99~100, 조 로먼 지음, 장상미 옮김
ifrain님의 문장 수집: " 스미스와 동료들은 이 새로운 심해 서식지를 고래낙하지whale fall로 명명했다. 스미스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고래 낙하를 이야기할 때 꼭 고려해야 할 점이 있어요. 고래가 가라앉는 지역은 먹이가 아주 부족한 곳이라는 사실입니다." 고래가 먹이 활동을 많이 하는 고위도 용승 지역과 달리, 심해에는 빛이 없고 광합성이 이루어지지 않아 영양분이 거의 없다. 심해에 존재하는 유기물은 대부분 해수면에서부터 가라앉은 미세한 입자, 부패한 세포, 미생물, 그리고 해양눈이라 불리는 형형색색의 응집체들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유기물만으로는 심해의 밑바닥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심해저는 광활한 식량 사막food desert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고래 사체 한 구가 해저에 도달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잠꾸러기상어, 심해 문어, 좀비벌레, 작은 단각류, 거대한 게, 말미잘, 그리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생물까지, 수백 종의 생명체에게 그것은 최고의 부동산이자 수년간 지속될 뷔페가 된다. 거대한 고래 한 마리의 사체가 도달한다는 것은 1000년 치의 생물량에 해당하는 해양눈이 하루아침에 쏟아져 내리는 것과도 같다. 스미스는 이렇게 설명했다. "먹이, 지질, 단백질 같은 청소동물이 소비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펑 하고 한순간에 터져 나오는 거예요." "
부드러운 살점은 즉시 먹이로 소비되지만, 단단하고 무기질이 풍부한 고래 뼈는 고래상어나 다른 대형 어류와 달리 오랜 시간 생명을 지탱하는 자원이 된다. 고래 뼈는 최대 70퍼센트가 지방인데, 미네랄이 풍부한 단단한 매트릭스에 둘러싸여 있어 미생물만이 그 속의 다공성 공간을 통해 침투할 수 있다. 스미스는 말을 이었다. "독립생활을 하는 미생물이나 조개, 홍합, 서관충의 조직에 기생하는 미생물들이 고래 뼈에서 매우 천천히 흘러나오는 황화합물과 고에너지 화합물을 먹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고래 뼈는 유기물이 풍부한 암초 역할을 하게 되지요."
먹고, 싸고, 죽고 - 지구는 어떻게 순환하는가, 동물의 일생이 만드는 생명의 고리 p.100, 조 로먼 지음, 장상미 옮김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우 기괴해 보이는 생명체들이 화산재에 뒤덮이면서 살던 모습 그대로 굳는 바람에, 경이로운 화석들이 수백 마리씩 모여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생물학판 폼페이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p.143~144,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미스테이큰포인트 생물은 해수면에서 수백 미터 들어간 깊은 곳에 살았다. 햇빛이 들어오지 못하는 깊은 곳이었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145,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미스테이큰포인트 암석의 화학적 증거는 이런 생물이 안정적이면서 비교적 산소가 풍부한 환경에서 살았음을 시사한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146,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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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이큰포인트 화석들에 몇 가지 특징이 안 보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화석들은 입이 없으며, 돌아다니거나 먹이를 잡는 데 쓸 팔다리도 없다. 잘 발달한 소화계도 없었던 듯하며, 바닥이나 그 위에서 활발하게 움직인 종류도 거의 없어 보인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146,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털납작벌레의 표면을 이루는 세포들은 원생동물이 먹이를 먹는 것과 거의 흡사한 방식으로 먹이 알갱이를 삼킬 수 있고, 또 주변의 물이나 침전물에 있는 유기분자를 흡수할 수 있다. 필요한 산소는 확산을 통해 몸에 들어오며, 그래서 몸이 얇을 수밖에 없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147,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ifrain님의 대화: 1부 마치고 휴지기에 일본 주변 지각판과 지진에 관련된 내용을 정리하고 그려본 내용입니다. 판의 생성과 이동은 지구에서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일로 지구 생태계와도 깊은 관련이 있어요. https://www.gmeum.com/blog/ifrain/7621
오, 올려주신 글과 그림이 아주 간명해요. 저 난카이 해곡이 보통 100년만에 한 번씩 터진다는 난카이 대지진 발생 장소로군요. 이제 때가 거의 다 되어서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뉴스에서 본 것 같습니다 ㄷㄷ
ifrain님의 대화: 아래 링크는 된장찌개 회의 입니다. ^^ 회의 이후에 된장찌개 노래를 하게 되는 거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2rm-7fO1fds
아 ㅋㅋㅋ 이 채널 묘한 중독성이 있네요. (제 입맛엔 꽃게 된찌가 최곤데 ㅎㅎ)
향팔님의 대화: 아 ㅋㅋㅋ 이 채널 묘한 중독성이 있네요. (제 입맛엔 꽃게 된찌가 최곤데 ㅎㅎ)
채널 주인장이 뮤지션인가본데 재밌고 재치있는 음악과 영상을 많이 올려두었네요. 재주있는 분들 참 많아요.
ifrain님의 대화: 아침이니 밥 사진 하나 올릴께요. 꽃밥 ^^ 2026. 4. 14 사진
저희동네에도 꽃밥그릇이 있어요 :D
밥심님의 대화: 채널 주인장이 뮤지션인가본데 재밌고 재치있는 음악과 영상을 많이 올려두었네요. 재주있는 분들 참 많아요.
네, 저도 조금 둘러봤는데 재밌는 영상이 많네요 ㅎㅎ
밥심님의 대화: 고등학교 때 시험용으로 지구과학과 생물, 화학을 공부한 이후로 이쪽 분야 공부를 한 적이 없어서 아리송한 부분이 꽤 있는데 120쪽에서 121쪽까지 황과 관련된 부분을 일단 제가 이해한 선에서 정리해보겠습니다. 이상한 점 있으면 말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120쪽에서 황철석, 석고, 황산염이 등장하면서 해안의 모래알에서는 황철석을 볼 수 없으며 이는 산소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황철석은 산소와 반응하면 바로 사라지므로 산소가 등장한 24억년 전보다 나중에 쌓인 퇴적층에서는 발견되지 않습니다. 그럼 뭐로 된건가요? 바로 황산염이 되어 버린겁니다. 과학이나 수학은 그림이나 수식을 써서 개념을 설명하는 시도를 하는 것이 문장으로만 서술하는 것보다 확실히 이해하기가 더 쉬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책상 위에 돌아다니는 이면지에 다이어그램을 그려봤습니다. 여기서 그림의 오른쪽 하단의 황철석이 산소를 만나면 황산염이 되는 과정이 120쪽에서 설명한 부분을 표현한 것입니다. 황산염은 강력 세정제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네요. 왼쪽 상단의 그림은 산소를 싫어하는 미생물, 즉 혐기성 미생물이 황산염을 재료로 해서 환원작용(수소를 받아들이는 작용)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황산염을 물과 황화수소로 만들어내는 과정을 표현했습니다. 이 황화수소가 바로 계란 썩는 냄새를 풍기는 고약한 녀석입니다. 오른쪽 상단의 그림에서 드디어 철이 등장하네요. 철이 황화수소와 결합하면 황철석이 됩니다. 그러니까 산소가 지구에 없던 시절(24억년 전 이전)에 혐기성 미생물이 황화수소를 만들어내면 이를 철이 받아들여 황철석을 만들었던 것이죠. 그러나 오른쪽 하단으로 다시 오면 산소가 등장하여 황철석을 황산염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이 과정은 굉장히 빠르게 일어나죠. 그래서 24억년 전 이후엔 황철석이 남아나지 않습니다. 이상이 황의 순환 관계입니다.
밥심님께서 그려주신 다이어그램과 관련된 그림이 있네요. <미생물에 관한 거의 모든 것> p.219
ifrain님의 대화: 밥심님께서 그려주신 다이어그램과 관련된 그림이 있네요. <미생물에 관한 거의 모든 것> p.219
황의 순환 과정에서 두 개의 변화만이 우리의 이야기에서 아직까지 빠져 있다. 황이 살아 있는 생명체의 구성요소에 들어가는 과정(동화작용assimilation)과 미생물이 황을 구성요소에서 다시 빼내는 과정(탈황작용desulfurylation)이다. 물론 썩은 달걀 냄새(황화수소)를 맡을 때마다 탈황작용을 대충 맛보긴 했지만 말이다. 황은 단백질의 일부 아미노산과 RNA 염기 일부에서 핵심 요소이다. 식물은 황산염에서 이런 핵심 요소를 만들고, 동물들은 식물을 섭취하는 직접적인 방법이나 식물을 먹은 다른 동물을 섭취하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이를 해결한다. 미생물 역시 황이 포함된 단백질과 RNA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들 역시 황과 동화된다. 미생물은 식물이 하는 것과 거의 똑같은 방법으로 황과 동화된다.
미생물에 관한 거의 모든 것 p.218, 존 L. 잉그럼 지음, 김지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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