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간 왜곡되긴 했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오는 유명한 말이 있다. "장미는 어떤 이름으로 불러도 향기가 날 겁니다." 그 말은 이름을 붙이는 것이 헛된 일이라는 의미다. 물리학자 어니스트 러더포드가 '우표수집'이라고 지칭한 과학 분야들-그는 아마 분류학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에도 똑같은 비난이 적용될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보다 오도시키는 견해는 없을 것이다. 비록 학명을 짓는 것이 장난처럼 여겨질지도 모르겠지만, 그 이름들은 진정한 지적인 목적에 봉사할 수 있다. 내가 앞으로 살펴볼 중요한 질문들 중 몇 가지에서는 엄밀한 동정이 핵심적인 구실을 한다. 유능한 분류학자들이 측정단위(종, 속 따위)를 정확히 정의하지 않았다면, 과거의 생명다양성을 어떻게 논의할 수 있겠는가? 자신이 조사하는 종들이 어떤 것들인지 알지 못한다면, 진화를 어떻게 추측할 수 있겠는가? 이 동물이 이 대륙에서 발견되고 저 동물이 저 대륙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을 알려줄 믿을 만한 꼬리표가 없다면 고대 생물의 지리학을 어떻게 추론할 수 있겠는가? 어느 책에서든 이 세 가지 질문은 깊이 다루어도 좋은 것들이므로, 여기서 나는 일단 간략하게 답할 생각이다. '당연히 할 수 없다'고 말이다. ”
『삼엽충 - 고생대 3억 년을 누빈 진화의 산증인』 pp.184~185, 리처드 포티 지음, 이한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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