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D-29
5장 동물지구에서 다룬 동물은 에디아카라기, 캄브리아기, 오르도비스기의 동물인데요. 각각 미스테이큰포인트(중국의 윈난성도 포함), 버제스 그리고 리치먼드에서 발견된 화석들을 근거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갔습니다. 판형동물과 비슷했던 흐물흐물 형태의 에디아카라기 동물이 삼엽충과 같은 좀 더 딱딱해진 느낌의 캄브리아기 동물을 거쳐 조개, 달팽이와 같은 확실히 딱딱한 껍질을 가진 오르도비스기 동물로 진화해갔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좀 더 복잡해지고 딱딱해졌음이 특징 같네요. 지구에 남아 있는 석회암이 캄브리아기까지는 주로 조류 같은 미생물에 의해 생성되었는데 오르도비스기에 생성된 석회암에는 동물의 뼈대가 주성분인 석회암이 꽤 등장함을 설명하며 이것이 동물이 점점 뼈대를 갖추어 가고 있는 증거임을 주장했죠. 그런데 미생물이 만든 석회암과 동물의 뼈가 만든 석회암은 어떻게 구분할까 궁금해서 검색했더니 사진과 같이 표를 만들어주네요. 인공지능이 틀린 답을 주는 경우가 많아 100퍼센트 믿을 수는 없으나 논리적으로 말은 되는 것 같습니다. 집에 관련 서적들이 없어서 확인은 못했네요. 어쨌든 저자의 주장이 앞뒤가 맞음을 알 수 있네요.
전 평소에 왜 이렇게 복잡해지는 방향으로 진화를 할까 궁금했습니다. 단순해지는 방향으로 변하는 것은 진화가 아닌 퇴화일까 그런 생각도 했더랬죠. 복잡해지면 에너지를 아무래도 많이 쓰게 되므로 에너지를 많이 생산하는 산소 호흡 생물이 대세가 된 것이겠고요. 한 때는 영역학제2법칙을 착각해서 생물이 진화하면서 복잡해지는 것은 엔트로피가 줄어드는 것인데(즉 무질서도가 줄어든) 이게 가능한가 하는 의문점을 가졌었죠. 지구가 닫힌 시스템이 아니고 태양으로부터 끊임없이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있는 열린 시스템인 점과 복잡해지는 생물 자신의 엔트로피는 줄지만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엔트로피는 늘리고 있어서 열역학제2법칙을 위배하지 않고 있음을 간과한 것입니다. 오르도비스기가 지나면 생물들이 더 복잡해질텐데 이 점을 이해하고 진화를 바라보면 나 같은 복잡미묘한 인간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게 되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진화라는 것은 역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함이 큰 것 같아요. 지구 환경이 점차 복잡해지면서 생명체들도 조금씩 다양해지고 거기에 맞추어 대응하면서 다양한 모양으로 진화했을 테죠. 먹고 먹히는 관계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감각기관이 발달하고 에너지 효율을 추구하는 양상이 더욱 두드러졌을 거에요. 지구에 생명체가 존재하게 된 놀라운 점은 골디락스 존이 형성된 것도 있지만 그 안에서 에너지가 순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되었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일본인 우주인이 처음으로 우주에 나가 지구를 보며 지구가 하나의 큰 세포 같다고 말한 적이 있죠.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아들여 그 안에서 순환하는 매커니즘이 자리잡았고(이것이 균형을 이룬 지점이 지구가 지금의 모양으로 생명체들을 품게 된 원인이기도 한 것 같아요) 또 에너지를 지구 밖으로 내보내기도 할 테죠. 지구와 마찬가지로 생명체 하나.. 세포 하나에도 이런 순환 매커니즘이 작동하는 것 같고요.
아래 영상에 진화와 에너지 효율에 관해서 설명이 잘 나와 있어요. "우리의 뇌는 다른 동물보다 더 진화한 것이 아니라 그냥 다르게 진화한 것뿐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DG_0Eh3x-Y
영상을 보다 보니 ‘신체 예산’ 등 어디서 많이 들어본 개념들이 나오길래 그 동안 읽었던 뇌과학 책 어딘가에 있는 내용인가보다 했더니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을 기반으로 만든 동영상이네요. 이 책 그믐에서 모임했던 책이거든요. 그 때 뇌과학 책 다섯 권을 연속으로 읽었지요.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뇌가 어떻게 생겨났으며 왜 중요한지, 그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으며 어떻게 다른 뇌와 함께 작동해서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지 설명하기 위해 지금까지 과학이 내놓은 성과 위에서 최선의 과학적 시선으로 뇌를 살펴본다.
저도 이 책 읽었는데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요(흑흑). 북툰 영상 보면서 기억을 되새겨 봐야겠어요.
복습 ^^ 복습 ~
그믐은 너무... 너무 유익합니다...!!
'최소 작용의 원리Principle of Least Action' 은 과학 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나 인간이 살아가는 모든 현상에 적용될 수 있는 원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소비자나 생산자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용을 얻는 경로를 택하려고 하잖아요. 인간이 소통하기 위해 언어를 사용할 때도 가장 적확한 단어를 사용하기 위해 단어를 선별할 것이고요. 하버드 대학 언어학 교수였던 조지 킹슬리 지프(George Kingsley Zipf, 1902~1950) 1949년 『인간 행동과 최소 노력의 원칙(Human Behavior and the Principle of Least Effort)』을 발표하며 지프의 법칙Zipf's Law을 체계화했는데요. 언어 구조의 경제성과 효율성을 설명하려 한 것으로 언어학, 데이터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고 합니다. 지프는 이것을 최소 노력의 원칙Principle of Least Effort으로 설명했고 최소작용의 원리의 언어학 버전이라고 할 수 있죠. AI는 활용하는 사람에 따라 쓰임새가 다른데요. AI를 활용하다 보면 내용이나 구조를 더 정확하게 체크하기 위해 시간이 2~3배 더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MZ 다음 세대에는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이 없어지는 세대가 나올 수도 있다고 하죠. AI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다 보면 자칫 스스로 생각한다고 착각하고 스스로를 속일 수 있다는 것이죠. AI 다음 인간이 탐구해야 할 영역은..? 정재승 교수님은 '인간의 뇌' 라고 했습니다. 인간의 뇌만큼 효율적인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과거에 이미 자연 순환의 '정상적' 경제를 파악했던 인물이 바로 제임스 허턴James Hutton이다. 허턴은 '지질학의 아버지'로 알려졌지만, 암석 만큼이나 순환 연구에도 적합한 인재였다. 그가 네덜란드에서 완성한 박사 학위 논문의 주제는 신체의 혈액 순환이었다. 이로부터 수년 후 그가 선보인 중요한 지질학 연구서에서는 혈액에 관한 초기 연구뿐만 아니라 계몽주의 시대 정신의 영향까지 드러난다. "나는 지구의 문제에서 순환을 보고, 자연의 작용에서 아름다운 경제를 본다." 허턴의 친구이자 저명한 철학자인 데이비드 흄은 비슷한 의견을 내비치며 이렇게 선언했다. "물질의 지속적 순환은 아무런 장애도 일으키지 않는다. 모든 부분에서 지속적 낭비는 끊임없이 교정된다. 시스템 전체에서 가장 깊은 조화가 감지된다." 다시 말해, 순환성은 역동적 평형을 낳는다. 이 평형은 원 상태를 회복하는 '음의 피드백'을 통해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다른 위대한 계몽주의 사상가도 이 순환성의 훌륭한 예시를 언급했다. 애덤 스미스는 공급과 수요의 완벽한 균형이 자유 시장 경제에서 저절로 이루어진다고 주장했다. 균형과 견제는 18세기로 접어들 무렵에 확실히 대유행이었다. 음의 피드백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끈 주인공으로는 제임스 와트와 증기기관을 꼽을 수 있다. 와트가 1788년에 제작한 원심 속도 조절기에서 회전 속도는 수직 프레임 주변을 도는 무거운 공 두 개로 일정하게 유지된다. 프레임이 너무 빠르게 회전하면 원심력 때문에 공이 위로 올라와서 연료 흡입 밸브나 증기 흡입 밸브를 막아버린다. 그러면 결국 기계의 움직임이 느려진다. 풍차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온 이 간단한 장치는 이후 19세기의 위대한 사상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1858년, 린네 협회에서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는 다윈이 이듬해에야 모든 내용을 빠짐없이 발표한 진화 원리를 두고 "어떤 변칙이든 명백해지기도 전에 억제하고 수정하는 원심 속도 조절기처럼 작동한다"라고 말했다. 기관과 생물, 경제, 더 나아가 지구 환경에서 음의 피드백은 복잡한 시스템의 안정성을 자연스럽게 통제한다.
얼음과 불의 탄생, 인류는 어떻게 극악한 환경에서 살아남았는가 - 빙하와 화산을 통해 지적인 생명체의 기원을 추적한다 pp.164~165, 그레이엄 실즈 지음, 성소희 옮김, 최덕근 감수
기후를 통제해 행성의 거주 가능성을 좌우한다고 여겨진 음의 피드백은 이제 고전의 반열에 오른 1981년 논문에서야 완전히 다루어졌다. 논문의 저자 워커와 헤이스, 캐스팅은 규산염 풍화 작용과 기후 모두 이산화탄소에 민감하며, 이산화탄소 역시 두 작용에 민감하다고 가정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제임스 허턴이 새로운 '지구에 관한 이론'을 가까운 친구 조지프 블랙의 '지구 시스템과 그 지속 기간 및 안정성' 강의에서 발표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블랙은 이산화탄소가 산성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낸 사람이다. 그는 이산화탄소가 조개껍데기와 석회암(탄산칼슘)의 주요 구성 성분이며, 석탄을 태울 때 생성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이 기체를 '고정 공기'라고 불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위대한 화학자 조지프 프리스틀리Joseph Priestley가 석회암에 산을 떨어뜨리기만 해도 이 고정 공기가 누출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프리스틀리는 독창적인 논문 <물에 고정 공기 포화시키기Impregnating Water Fixed Air> 에서 처음으로 탄산을 규산염 풍화의 주요 작용제로 제시했다. 블랙은 시간만 충분하다면 빗물이 산맥을 통째로 풍화해서 없애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결국 빗물은 묽게 희석된 탄산이기 때문이다. 허턴은 이 풍화 작용을 증명하는 데 인생 대부분을 보냈다. 허턴의 경이로운 통찰력은 지질학은 넘어서 모든 물질, 가장 중요하게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영양분의 순환을 아우르는 데까지 이르렀다. 기묘하게도 허턴은 지구를 스스로 조절하고 자족하는 유기체로 바라보는 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 이론Gaia theory을 예견한 듯했다. 허턴이 보기에 지구는 "하나의 살아 있는 세계 전체를 이루는 물질들의 복합적인 체계다. 이 살아 움직이는 세계의 물질은 식물의 성장과 번영, 다양한 동물의 생명과 안위를 위해 현명하게 자원을 공급하는 유익한 순환 속에서 끊임없이 움직인다." 허턴이나 그 시대 사람들에게 눈덩이지구라는 개념은 끔찍하게 충격적이었을 것이고, 영구적 안정성이라는 당대의 생각은 가혹한 시련을 맞닥뜨렸을 것이다. 허턴은 지구의 장구한 선사시대가 "언제 시작했는지 알 수도 없고, 또 언제 끝날지도 예측할 수 없다"라고 유명한 말을 남겼다. 하지만 다윈과 에벨망이 일찍이 깨달았듯이,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는 각기 다른 두 순환이 서로를 정확하게 반복하지 않는다. 자연도, 피드백의 방향도 바뀔 수 있다. 그렇지만 오늘날까지도 지질학계는 대격변을 싫어한다. 상황을 불안정하게 흔드는 양의 피드백이 아니라 상황을 안정시키고 변화를 억제하는 피드백을 여전히 선호한다. 그러나 눈덩이지구처럼 전례 없는 사건의 원인을 파헤쳐 보고 싶다면, 동일과정설의 규정집을 버려야 한다. 적어도 한동안은 서랍에 넣어둔 채 먼지가 쌓일 때까지 잊어야 한다.
얼음과 불의 탄생, 인류는 어떻게 극악한 환경에서 살아남았는가 - 빙하와 화산을 통해 지적인 생명체의 기원을 추적한다 pp.165~167, 그레이엄 실즈 지음, 성소희 옮김, 최덕근 감수
물리학자 세이건은 항성이 늙어갈수록 열을 더 많이 방출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는 태양의 중심부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의 불가피한 결과다. 우리의 태양은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미생물이 끈적끈적한 덩어리를 이루었을 때에 비해서 현재 열을 적어도 25퍼센트 더 많이 내뿜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유전자 주형genetic template으로 생명체를 만들고 유지한다. 아마 언제든 변함없었을 것이다. 이는 지구의 기후가 생명체에게 쾌적한 조건에서 단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생명체에게 알맞은 조건이란 대체로 액체 상태의 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까마득한 과거에는 태양이 지금보다 희미했는데, 이 사실은 세이건의 주장에 따라 '희미한 젊은 태양의 역설Faint Young Sun Paradox'이라고 불린다. 린 마굴리스와 제임스 러브록은 가이아 이론을 다룬 공동 기고문에서 세이건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기온이 우연히도 35억 년 동안 예외 없이 표면의 생명체에게 가장 적합한 곧고 좁은 경로를 따랐다는 것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생명체는 이 조건을 적극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라는 두 사람의 결론은 제임스 허턴이 200년 앞서 제시했던 지구의 항상성 개념을 반영한다. 이 책이 끝날 무렵 가이아 이론을 다시 살펴보도록 하자. 사람들이 이 이론을 어떻게 생각하든, 태양이 수십억 년 동안 쉬지 않고 열을 더 많이 내뿜었는데도 생명체가 제자리를 지켰고, 지구 표면 온도가 꽤 일정하게 유지되었다는 사실은 몹시 흥미롭다(어떤 사람들은 그야말로 기가 막힌 행운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태양열이 갈수록 강해지는 현상을 상쇄하기 위해 기후에 작용하는 메커니즘이 틀림없이 점진적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그 정도로 효과를 낼 수 있는 요소는 두 가지뿐이다. 바로 알베도, 즉 지구 표면에서 태양 빛을 반사하는 비율과 온실 효과다. 세이건은 먼 과거에 암모니아 수준이 더 높아서 희미한 젊은 태양의 힘을 상쇄했다고 보았다. 일부 학자는 메탄으로 설명하는 편을 선호하다. 하지만 여러 가지 타당한 이유로 가장 큰 공로를 세웠다고 인정받아야 하는 대상은 이산화탄소다. 이산화탄소는 기본적인 방법, 즉 기후와 풍화 작용이라는 음의 피드백을 통해 균형을 잡았다.
얼음과 불의 탄생, 인류는 어떻게 극악한 환경에서 살아남았는가 - 빙하와 화산을 통해 지적인 생명체의 기원을 추적한다 pp.167~169, 그레이엄 실즈 지음, 성소희 옮김, 최덕근 감수
책을 검색해보니, 이런 기사가 나오네요. 지구의 역사를 다시 한번 복습하는 내용인 것 같군요 (연합뉴스, 2025.2.15, 송광호 기자) 책에 따르면 빙하 작용은 동물이 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환경을 마련했고, 화산활동은 지구의 온실 담요를 두껍게 만들어서 눈덩이를 녹였다. 계속되는 풍화작용 덕분에 바다에 영양소와 산소가 풍부해졌고, 생명체가 "이를 무기로 군비 확장 경쟁에 나선 끝에 캄브리아기 생명 대폭발이 일어났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이 모든 과정을 저자는 '우연의 일치'라고 말한다. 이 행성에서 우리의 존재는 과거 속 숱한 사건이 만든 결과다. 만약 시간을 되돌려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면, 그래도 인간이 존재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해야 하는 중요한 우연의 일치가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지구의 푸른 바다는 거대한 엔진이자 역동적 액체형 발전소로, 지구 곳곳으로 뻗어나가며 인간 삶의 모든 부분과 연결된다. 대서양을 가로질러 흐르는 방대한 멕시코 만류부터, 부서지는 파도 끝에서 터지는 작은 거품까지 바다에는 다양한 규모의 구성 요소가 있다. 바다는 아름답고 우아하며 촘촘하게 얽히고설킨 시스템으로, 놀라운 연결성과 심오한 결과로 가득하다. 또한 극단적으로 복잡해 보이기도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논리는 간단하다. 물리해양학은 단순하고 명료하고 원리에 충실하다. 바다의 내부 논리를 밝히는 열쇠는 물리학자의 직관을 바탕으로 에너지를 따라가는 것이다. 지구는 태양이 내뿜은 막대한 에너지에서 아주 적은 일부를 가로챈다. 에너지가 우주로 다시 흘러가는 것을 막고, 지구를 구성하는 해양과 대기, 빙하와 생물 등을 통해 훨씬 천천히 통과하도록 에너지 흐름의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다. 태양에너지는 지구 시스템을 통과하는 동안 많은 일을 한다. 해양과 대기의 흐름에 실려 다니며 울창한 참나무와 돌담 사이에 작은 이끼를 만들고, 매일 1조t의 물을 대기로 증발시키고, 부엉이와 개미에게 연료를 제공하며, 지금 내가 자판을 두드리는 노트북에 전원을 공급한다. 해양 엔진은 이러한 지구 시스템의 중심이다. 흐르는 태양에너지 일부를 열에너지 또는 운동에너지로 전환한다. 깊고 광대한 바다를 바닷물이 수심에 따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지구를 순환하면서 발생하는 거대한 해류의 본거지이며, 해류는 주위를 가열하거나 냉각한다. 반면에 에너지는 지구에 잠시 들르는 손님일 뿐이다. 오랜 순환 끝에 에너지는 열로 전환되고 지구에서 유출되어 우주로 다시 여행을 떠난다. 열역학제1법칙에 따르면 에너지는 생성되거나 파괴될 수 없다. 거대한 흐름에서 안팎으로 균형을 맞출 뿐이다. 지구는 위치에 따라 과잉되고 결핍되는 에너지 공급을 바다를 통해 적절히 재분배한다. 바다는 엔진으로 작동하며 태양에너지를 다른 에너지로 전환하고 생물에게도 전해준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빌린 에너지를 우주에 되돌려준다.
블루 머신 - 바다는 어떻게 세계를 만들고 생명과 에너지를 지배하는가 pp.18~20, 헬렌 체르스키 저자, 김주희 역자, 남성현 감수
햇빛은 지구 전체에 도달하지만 적도 지방에 더욱 강렬하게 비친다. 따라서 적도 지방은 극지방보다 (단위면적당)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받는다. 반면에 지구의 열 손실은 고르게 일어나므로 극지방이 적도 지방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잃는다. 우주에서 지구로 도달하는 에너지는 적도 지방에서 순증가를, 극지방에서 순손실을 기록한다. 적도 지방과 극지방에서 일어나는 이런 대조적 현상은 무척 심오한 결론으로 이어진다. 에너지는 전반적으로 적도 지방에서 극지방으로 흐른다. 대기와 해양이 에너지를 그대로 저장하지 않고 재분배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해양 엔진의 지배적 패턴이다. 바다의 구성 요소는 해양 엔진 패턴의 모자이크에 하나하나 잘 들어맞는다. 해류와 폭풍, 훗날 아마존 상공에 비가 되어 내리는 증발한 바닷물, 침식하는 해안, 이동하는 물고기, 숨구멍으로 배출되어 일시적으로 대기를 통과하는 고래 콧물 등 바다를 구성하는 요소는 모두 각자의 역할이 있다. 바다를 엔진으로 묘사하는 것은 비유적 표현이 아니다. 엔진의 정의는 다른 형태의 에너지(통상적으로 열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다. 우리는 달걀이 익을 만큼 높은 온도에서 고체 금속 피스톤이 톱니바퀴와 축을 구동하는 장치에 익숙하다. 산업혁명은 이미 과거의 일이 되었지만 소수의 열광적인 애호가들이 증기기관의 세계를 지키고 있다. 그렇게 매혹적인 기술을 어떻게 완전히 버릴 수 있겠는가? 강철로 제작되어 증기의 힘으로 움직이는 증기기관차는 작동방식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면에서 매력적이다. 증기기관에서 피스톤이 톱니바퀴를 회전시키면 이런저런 부품을 거쳐 쇠사슬이 움직인다. 원인에서 결과로 이어지는 우아한 연속성이 매혹적이다. 그런데 엔진이 꼭 고체 재료로 만들어질 필요는 없다. 육지, 해양, 대기는 태양에너지를 흡수하며 열을 얻는다. 그러한 열 가운데 일부는 대류를 통해 즉각적으로 이동한다. 따뜻한 바닷물은 바로 위의 대기를 가열해 부력을 발생시킨다. 따뜻해진 공기가 위로 상승하면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가라앉는다. 이때 생성된 바람이 해수면을 가로질러 불어오는 동안 공기가 물을 떠밀어 파도가 생긴다. 파도는 또 바다로 에너지를 전달하고, 전달된 에너지는 결국 바다의 열로 다시 전환된다. 이는 에너지가 해양 엔진의 모자이크를 통과하는 무수한 경로 가운데 한 가지에 불과하다. 푸른 행성 지구의 해양은 대기, 빙하, 생물, 육지 등 지구의 구성 요소와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 다섯 요소는 모두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여 작동한다. 바다는 태양계에서 가장 큰 짐승이다. 지구의 구성 요소 중 그 비중이 가장 크다.
블루 머신 - 바다는 어떻게 세계를 만들고 생명과 에너지를 지배하는가 pp.20~21, 헬렌 체르스키 저자, 김주희 역자, 남성현 감수
해양 엔진은 햇빛을 흡수해 방대한 수중 해류와 폭포를 만든다. 그리고 생명에 필요한 원료, 이를테면 영양소와 산소 그리고 포타슘, 철 등 미량 금속을 운반한다. 나아가 해안을 형성하며 열을 전달한다. 이는 지구 크기의 웅장한 엔진이다. 해양은 인간이 개발한 독창적인 엔진의 우아함을 모두 갖췄지만 메커니즘이 더욱 미묘하고 복잡하다. 해양에는 깔끔하게 제작된 피스톤 대시 바닷물의 흐름이 존재한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하던 바닷물의 흐름이 만나 하나로 합해진다. 무엇이 어디에서 그 흐름을 유발하는지 규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것이 다양한 방식으로 빛과 열을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엔진임은 틀림없다. 해양 엔진의 아쉬운 점은 직접 관찰하기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만들 수 없지만 가장 가지고 싶은 발명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깊은 바다를 기꺼이 들여다볼 수 있는 쌍안경이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 해저에 조성된 광활한 산맥, 그 위로 흘러내리는 해류, 어쩌면 해저에서 해수면으로 수직 이동하는 미세한 해양 생물의 거대한 기둥을 관측하며 몸길이 4m의 다랑어나 거북 또는 청새리상어 등 드넓은 바다의 항해자도 뱃머리에 선 채로 얼핏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쌍안경은 당분간 더 구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곳을 봐야 하는지 안다면 엔진이 작동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인간은 해양 엔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영향을 받는다. 수년간 우리는 인간이 호기심을 품고 거친 해수면을 바라보는 독립적인 관찰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인간은 거대하고 푸른 액체형 메커니즘의 기슭에 서식하는 작디 작은 개미에 불과하며, 이 메커니즘이 도출하는 결과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이러한 관점의 전환은 우리에게 현기증을 일으킨다.
블루 머신 - 바다는 어떻게 세계를 만들고 생명과 에너지를 지배하는가 pp.21~22, 헬렌 체르스키 저자, 김주희 역자, 남성현 감수
'해양 엔진은 햇빛을 흡수해 방대한 수중 해류와 폭포를 만든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하던 바닷물의 흐름이 만나 하나로 합해진다. 무엇이 어디에서 그 흐름을 유발하는지 규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것이 다양한 방식으로 빛과 열을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엔진임은 틀림없다.'
'지구의 푸른 바다는 거대한 엔진이자 역동적 액체형 발전소' '지구는 태양이 내뿜은 막대한 에너지에서 아주 적은 일부를 가로챈다.' '해양 엔진은 흐르는 태양에너지 일부를 열에너지 또는 운동에너지로 전환한다.' '에너지는 지구에 잠시 들르는 손님일 뿐이다.' '마지막에는 빌린 에너지를 우주에 되돌려준다.'
진화를 거부(?)하고 주목받지 못한 채 묵묵히 지구 순환 시스템에서 중요 역할을 하는 생물들에게 고마움도 느끼고요.
저 역시 그분들께 고개를 숙입니다. ^^ 일단 엄청나게 대선배님들이시잖아요. ㅎㅎ 인간의 몸 속에 존재하는 세포 수가 약 30조 개이고 미생물 수는 약 39조 개라고 해요. 비율로 따지면 약 1:1.3 정도 되고요. 따지자면 우리 몸에서 세포보다 미생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더 큰 것입니다. 인간의 유전자가 약 2만 개 정도라면 우리 몸 속에 있는 미생물 전체의 유전자는 약 200만 ~2,000만 개라고 합니다. 사람이 스스로 소화하지 못하는 영양소를 분해하고 비타민을 만들어내는 것도 미생물들의 역할이 없으면 불가능하고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김응빈 교수님께서 미생물에 관한 강의를 하셨어요. 이전에는 언어로 주체성을 드러냈지만 이제는 미생물이 어떻게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주체성을 구성하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최근 유튜브 영상에서 장의 건강이 조현병이나 자폐와 관련이 있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어서 관심을 갖고 있었어요. 김응빈 교수님께서도 지금 학계에서 그와 관련된 논문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역시 그렇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미생물이 우리의 머릿속 정신 건강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죠. 그래서 '제 2의 뇌'라는 용어를 사용하시더군요. 겉보기에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미생물의 존재 자체를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동안에도 사실 우리는 미생물에 의해서 조종당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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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증정 이벤트] 김봉중 교수 강력 추천! <한 권으로 읽는 미국의 거의 모든 역사>[다산북스/책 증정] 인간 본성의 불편한 진실!『다정함의 배신』을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웰다잉 오디세이로 계속 이어집니다
[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웰다잉 오디세이 2026] 6.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
천천히 읽어요
세계문학전집 느리게 읽기 (1) 브람스를 좋아하세요...[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안 노란 책을 찾아라!
안노란 책 리뷰 <지금, 그리고 그때>안노란책 리뷰 <슬픔의 물리학>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안노란 책 리뷰 <영원히 계속되다가 끝이 난다 > 앤 드 마르켄안노란 책 리뷰 <메데이아> 에우리페데스안노란 책 리뷰 <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요하임 마이어호프
새벽엔 느낌 좋은 소설로 하루 시작해요
[느낌 좋은 소설 읽기] 3.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느낌 좋은 소설 읽기] 2. 오버스토리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
아티초크의 멋진 책!
[아티초크/책증정] 세계 여성 시인선 100『슬픔에게 언어를 주자』와 함께해요.[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
‘인생 록 음악’ 추천!
[그믐밤] 49. 국제 암석의 날 기념, ‘인생 록 음악’ 추천해주세요[김영사/책증정] 대화도 음악이 된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함께 읽어요[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새폴스키의 책을 읽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6.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동구권 SF 함께 읽어요!
[함께 읽는 SF소설] 12.신이 되기는 어렵다 - 스트루가츠키 형제[함께 읽는 SF소설] 11.노변의 피크닉 - 스트루가츠키 형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 탐험단 시즌 2 : 장르의 해부학 읽기 3. 신화 4. 회고록과 성장물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3) 프랑켄슈타인[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2회차 『로빈슨 크루소』(다니엘 디포, 1719)[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1회차-마션
히어로와 함께
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3권의 책 종류
『육식의 종말』완독 하기! (책 증정)[김영사/책 증정] 장안의 화제! 노화과학을 다룬 <우리는 왜 죽는가>를 함께 읽어요 [인플루엔셜/책증정] 진정한 앎은 무엇인가? <지식의 탄생> 읽고 함께 이야기해요!
청명하다, 꾸준히 읽는 중
독서기록용_웍과 칼독서기록용_필요의 탄생독서기록용_제자리에 있다는 것독서 기록용_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삼국지를 가슴에 품다
삼국지 전권독파 - 요시카와 에이지 버전으로[모집] 평생의 숙제 인간관계, 삼국지의 영웅들에게 답을 묻다 (w. 『최소한의 삼국지』)
혼자이기에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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