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D-29
오르도비스기의 기록을 읽으면서 위로 올라갈수록, 암석은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삼엽충은 여전히 많았지만, 다른 뼈대 화석들이 점점 많아졌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165,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조개, 달팽이, 두족류(오징어와 문어가 속한 집단), 산호, 이끼벌레, 완족류, 바다나리의 뼈대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일부 해역에서는 이런 뼈대들이 해저 위로 솟아오르면서 오늘날 플로리다 키스나 바하마의 해안에서 스노쿨링을 할 때 볼 수 있는 것과 적어도 어느 정도 비슷한 암초를 형성하기도 했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165,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이번에도 생물권에 작용하는 물리적 과정과 생물학적 과정은 따로따로 활동하지 않았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166,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이웃 주민께서 길가에 내놓고 가꾸시는 화분이 눈길을 확 끌길래 사진을 찍었어요. 철쭉 같은데 온통 하얀색이네요.
이쁘게 잘 찍으셨네요 ^^ 따끈따끈 합니다 ㅎㅎ
오늘 찍은 하얀색 꽃들이에요. 흰색 튤립도 참 이쁘네요. :) 첫번째와 두번째 사진은 백당나무인데.. 주변의 이쁜 꽃은 암술과 수술이 없어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가짜 꽃(장식꽃)이라고 해요. 곤충을 유혹하기 위해서 저렇게 둘러싸고 있는 것이고.. 안쪽에 작은 꽃들(사진상에는 아직 피지 않았음)이 실제로 수정을 하는 참꽃이고요.
와! 가짜꽃을 피우다니 신기하네요.
저도 이것이 가짜 꽃이라는 걸 오늘 처음 알았어요. 둥그렇게 둘러 피어서 5월의 신부에게 화관으로 어울리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
백목련 스물다섯, 스물네 살의 대학 동기 둘이 비슷한 시기에 죽었다. 버스 전복 사고와 군부대 사고로. 이듬해 이른봄 같은 학번 졸업생들이 십시일반으로 기금을 만들어, 문학 수업을 듣던 강의실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어린 백목련 두 그루를 심었다. 여러 해 뒤 그 생명 - 재생 - 부활의 꽃나무들 아래를 지나다 그녀는 생각했다. 그때 왜 우리는 하필 백목련을 골랐을까. 흰 꽃은 생명과 연결되어 있는 걸까, 아니면 죽음과? 인도유럽어에서 텅 빔blank과 흰빛blanc, 검음black과 불꽃flame이 모두 같은 어원을 갖는다고 그녀는 읽었다. 어둠을 안고 타오르는 텅 빈 흰 불꽃들 - 그것이 삼월에 짧게 꽃피는 백목련 두 그루인 걸까?
흰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소설 p.79, 한강 지음
흰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소설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세상을 떠난, 얼굴도 모르는 자신의 언니와 첫 딸을 홀로 낳고 잃은 젊었던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작가에게 있었다. “솜사탕처럼 깨끗하기만 한 ‘하얀’과 달리 ‘흰’에는 삶과 죽음이 소슬하게 함께 배어 있다. 내가 쓰고 싶은 것은 ‘흰’ 책이었다. 그 책의 시작은 내 어머니가 낳은 첫 아기의 기억이어야 할 거라고, 그렇게 걷던 어느 날 생각했다”는 작가는 그 기억에서 시작해 총 65개의 이야기를 『흰』에 담았다.
하얗게 웃는다 하얗게 웃는다. 라는 표현은 (아마) 그녀의 모국어에만 있다. 아득하게. 쓸쓸하게. 부서지기 쉬운 깨끗함으로 웃는 얼굴. 또는 그런 웃음. 너는 하얗게 웃었지. 가령 이렇게 쓰면 너는 조용히 견디며 웃으려 애썼던 어떤 사람이다. 그는 하얗게 웃었어. 이렇게 쓰면 (아마) 그는 자신 안의 무엇인가와 결별하여 애쓰는 어떤 사람이다.
흰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소설 p.78, 한강 지음
2026. 4. 24 사진 지난주 산책길에 머리를 돌리고 있는 오리를 발견했어요.(청둥오리의 암컷인듯 합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다리도 한 발로만 서 있더라구요. 그러다 발을 바꾸는 걸 목격했어요. 눈도 뜨고 있고 .. 그런데 저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 것 같고.. 집에 와서 검색을 해보니 오리가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할 때는 한 발로 서 있는다고 해요. 그리고 잠을 잘 때도 한쪽 눈은 감고 다른 쪽 눈은 뜬 채로 경계 태세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
흰 새의 얼굴은 나를 향하고 있었지만 나를 보고 있진 않을 거였다. 한쪽 눈으로는 인선과 눈을 맞추고, 다른 쪽 눈으로는 벽에 드리워진 자신의 그림자를 보고 있었을 거다. […] 귀를 기울이는 듯 꼼짝 않고 갓등 위에 앉은 아미의 얼굴이 나를 향하고 있었다. 그의 한쪽 눈은 벽에서 움직이는 인선과 아마의 그림자를, 다른 쪽 눈은 유리창 밖 마당에서 저녁 빛을 받으며 흔들리는 나무를 보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두 개의 시야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건지 나는 알고 싶었다. 저 엇박자 돌림노래 같은 것, 꿈꾸는 동시에 생시를 사는 것 같은 걸까.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2016년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고 2018년 <흰>으로 같은 상 최종 후보에 오른 한강 작가의 5년 만의 장편소설. 2019년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전반부를 연재하며 큰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아버지가 여느 때와 달라져서 멍하게 벽에 기대앉아 있는 날이면 어머니는 나를 불렀어요. 집히는 대로 생고구마나 오이 조각 두어 개, 귤 한두 알을 내 손에 쥐여주며 말했어요. 느네 아방 가져당주라. 안 받으민 입에다 넣어드려불라. 아버지가 그것들을 먹다가 문득 환상에서 빠져나오길 어머니는 바랐던 것 같아요. 그 방법이 정말 통하는 날도 있었어요. 내 손에서 귤을 건네받으며 아버지는 반쯤 웃었어요. 마치 두 세계를 사는 사람 같았어요. 한 눈으로는 나를 보고 다른 한 눈으론 내 몸 너머 다른 빛을 보는 것같이, 어두운 방인데도 부신 듯이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올려다봤어요.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
'엇박자 돌림노래 같은 것, 꿈꾸는 동시에 생시를 사는 것' 이 대목이 와닿네요.
국내에서 최근 10년간 가장 많이 팔린 책이 1위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2위 '소년이 온다' 8위 '작별하지 않는다'라고 하네요
한강의 소설 중 읽기 편하다고 해야 할지.. 저는 도서관에서 대출 봉사를 하고 있는데, 한강 작가 소설 추천 부탁하시는 분들에게 [작별하지 않는다]를 많이 추천 드려요
<작별하지 않는다>, 읽기 힘들었지만 제가 읽어본 한강 소설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진작에 사 놓고 읽지 않고 있었는데.. 열어보아야겠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
꽁꽁 추운 한겨울에 읽으면 더 이입이 되어 좋더라고요.
우와, 청둥오리라니! 좋은 동네에 사시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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