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D-29
이쁘게 잘 찍으셨네요 ^^ 따끈따끈 합니다 ㅎㅎ
오늘 찍은 하얀색 꽃들이에요. 흰색 튤립도 참 이쁘네요. :) 첫번째와 두번째 사진은 백당나무인데.. 주변의 이쁜 꽃은 암술과 수술이 없어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가짜 꽃(장식꽃)이라고 해요. 곤충을 유혹하기 위해서 저렇게 둘러싸고 있는 것이고.. 안쪽에 작은 꽃들(사진상에는 아직 피지 않았음)이 실제로 수정을 하는 참꽃이고요.
와! 가짜꽃을 피우다니 신기하네요.
저도 이것이 가짜 꽃이라는 걸 오늘 처음 알았어요. 둥그렇게 둘러 피어서 5월의 신부에게 화관으로 어울리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
백목련 스물다섯, 스물네 살의 대학 동기 둘이 비슷한 시기에 죽었다. 버스 전복 사고와 군부대 사고로. 이듬해 이른봄 같은 학번 졸업생들이 십시일반으로 기금을 만들어, 문학 수업을 듣던 강의실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어린 백목련 두 그루를 심었다. 여러 해 뒤 그 생명 - 재생 - 부활의 꽃나무들 아래를 지나다 그녀는 생각했다. 그때 왜 우리는 하필 백목련을 골랐을까. 흰 꽃은 생명과 연결되어 있는 걸까, 아니면 죽음과? 인도유럽어에서 텅 빔blank과 흰빛blanc, 검음black과 불꽃flame이 모두 같은 어원을 갖는다고 그녀는 읽었다. 어둠을 안고 타오르는 텅 빈 흰 불꽃들 - 그것이 삼월에 짧게 꽃피는 백목련 두 그루인 걸까?
흰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소설 p.79, 한강 지음
흰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소설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세상을 떠난, 얼굴도 모르는 자신의 언니와 첫 딸을 홀로 낳고 잃은 젊었던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작가에게 있었다. “솜사탕처럼 깨끗하기만 한 ‘하얀’과 달리 ‘흰’에는 삶과 죽음이 소슬하게 함께 배어 있다. 내가 쓰고 싶은 것은 ‘흰’ 책이었다. 그 책의 시작은 내 어머니가 낳은 첫 아기의 기억이어야 할 거라고, 그렇게 걷던 어느 날 생각했다”는 작가는 그 기억에서 시작해 총 65개의 이야기를 『흰』에 담았다.
하얗게 웃는다 하얗게 웃는다. 라는 표현은 (아마) 그녀의 모국어에만 있다. 아득하게. 쓸쓸하게. 부서지기 쉬운 깨끗함으로 웃는 얼굴. 또는 그런 웃음. 너는 하얗게 웃었지. 가령 이렇게 쓰면 너는 조용히 견디며 웃으려 애썼던 어떤 사람이다. 그는 하얗게 웃었어. 이렇게 쓰면 (아마) 그는 자신 안의 무엇인가와 결별하여 애쓰는 어떤 사람이다.
흰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소설 p.78, 한강 지음
2026. 4. 24 사진 지난주 산책길에 머리를 돌리고 있는 오리를 발견했어요.(청둥오리의 암컷인듯 합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다리도 한 발로만 서 있더라구요. 그러다 발을 바꾸는 걸 목격했어요. 눈도 뜨고 있고 .. 그런데 저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 것 같고.. 집에 와서 검색을 해보니 오리가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할 때는 한 발로 서 있는다고 해요. 그리고 잠을 잘 때도 한쪽 눈은 감고 다른 쪽 눈은 뜬 채로 경계 태세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
흰 새의 얼굴은 나를 향하고 있었지만 나를 보고 있진 않을 거였다. 한쪽 눈으로는 인선과 눈을 맞추고, 다른 쪽 눈으로는 벽에 드리워진 자신의 그림자를 보고 있었을 거다. […] 귀를 기울이는 듯 꼼짝 않고 갓등 위에 앉은 아미의 얼굴이 나를 향하고 있었다. 그의 한쪽 눈은 벽에서 움직이는 인선과 아마의 그림자를, 다른 쪽 눈은 유리창 밖 마당에서 저녁 빛을 받으며 흔들리는 나무를 보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두 개의 시야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건지 나는 알고 싶었다. 저 엇박자 돌림노래 같은 것, 꿈꾸는 동시에 생시를 사는 것 같은 걸까.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2016년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고 2018년 <흰>으로 같은 상 최종 후보에 오른 한강 작가의 5년 만의 장편소설. 2019년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전반부를 연재하며 큰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아버지가 여느 때와 달라져서 멍하게 벽에 기대앉아 있는 날이면 어머니는 나를 불렀어요. 집히는 대로 생고구마나 오이 조각 두어 개, 귤 한두 알을 내 손에 쥐여주며 말했어요. 느네 아방 가져당주라. 안 받으민 입에다 넣어드려불라. 아버지가 그것들을 먹다가 문득 환상에서 빠져나오길 어머니는 바랐던 것 같아요. 그 방법이 정말 통하는 날도 있었어요. 내 손에서 귤을 건네받으며 아버지는 반쯤 웃었어요. 마치 두 세계를 사는 사람 같았어요. 한 눈으로는 나를 보고 다른 한 눈으론 내 몸 너머 다른 빛을 보는 것같이, 어두운 방인데도 부신 듯이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올려다봤어요.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
'엇박자 돌림노래 같은 것, 꿈꾸는 동시에 생시를 사는 것' 이 대목이 와닿네요.
국내에서 최근 10년간 가장 많이 팔린 책이 1위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2위 '소년이 온다' 8위 '작별하지 않는다'라고 하네요
한강의 소설 중 읽기 편하다고 해야 할지.. 저는 도서관에서 대출 봉사를 하고 있는데, 한강 작가 소설 추천 부탁하시는 분들에게 [작별하지 않는다]를 많이 추천 드려요
<작별하지 않는다>, 읽기 힘들었지만 제가 읽어본 한강 소설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진작에 사 놓고 읽지 않고 있었는데.. 열어보아야겠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
꽁꽁 추운 한겨울에 읽으면 더 이입이 되어 좋더라고요.
우와, 청둥오리라니! 좋은 동네에 사시는가 봅니다.^^
저도 최근에 느리게 걸으며 산책을 하다 보니.. 또 지구과학을 공부하면서 생명체인 동물들에게도 더욱 눈길이 가네요. 물이 있는 곳에 오리가 날아온 것 같아요. 오리는 가만히 있는 편이라 관찰하기에 좋았어요.
* ‘에디아카라기’ 정의 에디아카라기(Ediacaran period)는 선캄브리아 시대의 마지막 시기로, 원생누대 신원생대의 끝자락을 장식하는 지질 시대이다. 약 6억 3500만 년 전부터 5억 4100만 년 전까지, 약 9,400만 년 동안 지속되었다. 지구 역사상 가장 혹독했던 빙하기인 '눈덩이 지구(Snowball Earth)' 사건이 끝난 직후 시작되었으며, 지구 생태계에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거대 다세포 생물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가 끝나면서 고생대의 첫 시작인 캄브리아기로 넘어가게 된다. 2. 명칭 명칭은 오스트레일리아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주에 위치한 '에디아카라 언덕(Ediacara Hills)'에서 유래했다. 이곳에서 1946년, 호주의 지질학자 레그 스프리그(Reginald C. Sprigg, 1919~1994)가 해파리와 유사한 독특한 화석들을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당시 스프리그는 불과 27세의 젊은 나이였는데, 이미 10대 후반의 나이에 왕립학회 회원으로 거론될 만큼 촉망받는 천재 지질학자였다.[1] 그의 발견은 당시까지 미생물만 가득했다고 여겨졌던 선캄브리아 시대에 거대 다세포 생물이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국제지질과학연맹(IUGS)이 이 명칭을 2004년에 공식 비준하기 전까지는 러시아에서 유래한 명칭인 벤디아기(Vendian)가 널리 쓰이기도 했다.[2] 3. 환경과 기후 3.1. 기후 변화와 눈덩이 지구의 해소 에디아카라기는 직전 시대인 크라이오제니아기에 있었던 '마리노안 빙하기(Marinoan glaciation)'가 끝나며 시작된다. 전 지구를 얼어붙게 했던 빙하가 물러가면서 급격한 기후 변화가 찾아왔고, 이 과정에서 캡 탄산염(Cap carbonate)이라 불리는 두꺼운 석회암 및 돌로스톤 층이 형성되었다. 이는 당시 대기 중에 고농도의 이산화탄소가 존재했으며, 빙하가 녹는 약 88만 년의 기간 동안 활발한 화학적 퇴적이 일어났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온난한 기후만 계속된 것은 아니었다. 약 5억 7,900만 년 전에는 약 34만 년간 지속된 가스키어스(Gaskiers) 빙하기[3]가 찾아왔고, 5억 7,100만 년 전에는 포키어(Fauquier) 빙하기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후 5억 5,100만 년 전에는 지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탄소 동위원소 비율 변동 사건인 슈람 아노말리(Shuram anomaly)가 발생했다. 이는 당시 해양의 유기물이 대량으로 산화되면서 탄소 순환계에 거대한 교란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시대의 막바지인 캄브리아기와의 경계 시점(약 5억 4,900만 년 전 ~ 5억 3,000만 년 전)에는 바이코누리안(Baykonurian) 빙하기가 찾아와 아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에 빙하 퇴적물을 남겼는데, 이 시기의 환경 변화가 후속되는 캄브리아기 대폭발의 방아쇠가 되었다는 견해도 있다. 3.2. 대기와 지질 빙하기가 끝나고 광합성 생물이 번성하면서 대기 중 산소 농도는 약 15%까지 급증했다. 이는 오늘날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생명체가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복잡한 신체 구조를 갖추기에 충분한 양이었다. 또한 높아진 산소 농도 덕분에 성층권에 오존층이 형성되기 시작하여, 훗날 생명체가 자외선을 피해 육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 당시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1%로, 이는 산업 혁명 이전 시기의 35배, 현대의 25배에 달하는 높은 수치였다. 지질학적으로는 약 5억 6,000만 년 전에 판노티아 초대륙이 분열하기 시작하며 대륙의 배치가 재편되었다. 천문학적으로는 달이 지금보다 지구에 더 가까워 조석력이 강했으며, 지구의 자전 속도가 빨라 당시의 하루는 약 21.9시간(±0.4시간)이었고, 1년은 약 400일(±7일)이었다. 4. 생태계: 에디아카라 동물군 산소 농도의 증가와 온난해진 기후는 생명의 진화를 가속화했다. 이 시기에 등장한 독특한 생물군을 에디아카라 동물군이라 부른다. 이들은 뼈나 껍데기 같은 단단한 부분이 없는 부드러운 몸을 가지고 있었으며, 오늘날의 동물과는 전혀 다른 기하학적인 무늬나 퀼트 구조를 띤 것이 특징이다. 5억 5,000만 년 전에는 클라우디나와 같이 미세한 골격을 가진 소형 패각 화석(Small Shelly Fossils, SSF)이 출현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포식자의 등장에 대비해 방어 수단을 갖추기 시작한 생명체의 진화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4. 에디아카라기의 종말 평화로웠던 '에디아카라의 정원'은 약 5억 4,100만 년 전을 기점으로 막을 내린다. 에디아카라 동물군은 이 시기에 갑작스럽게 화석 기록에서 자취를 감추는데, 이를 두고 환경 변화로 인한 대멸종으로 보는 시각과, 새롭게 등장한 캄브리아기 동물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나거나 그들에게 잡아먹혀 사라졌다고 보는 시각이 공존한다. 결국 에디아카라 동물군 중 일부 갑주를 두르거나 굴을 파는 등 생존에 유리한 형질을 획득한 일파가 살아남아, 캄브리아기의 폭발적인 생물 다양성 증가인 캄브리아기 대폭발로 이어지게 되었다고 본다.
* 캄브리아기(Cambrian period)는 고생대의 첫 번째 기(紀)로, 약 5억 4,100만 년 전에서 4억 8,540만 년 전까지 약 5,560만 년 동안 이어진 지질시대이다. 명칭은 웨일스의 옛 이름인 '캄브리아(Cambria)'에서 유래했다. 1835년 영국의 지질학자 애덤 세지윅이 웨일스의 지층을 연구하며 처음 명명했다. 지구 역사상 가장 중요한 생물학적 사건인 캄브리아기 대폭발이 일어난 시기로, 눈에 보이지 않던 미생물의 시대가 끝나고 복잡하고 거대한 다세포 생물들이 폭발적으로 등장하여 오늘날 생태계의 기틀을 마련했다. 2. 시대상 캄브리아기 상상도 캄브리아기 해양생물들의 상상도. 선캄브리아 시대와 캄브리아기를 나누는 기준은 오랫동안 삼엽충과 같은 복잡한 동물의 출현 여부였다. 과거에는 5개의 눈을 가진 오파비니아, 등에는 가시가 있고 배에는 다리가 달린 할루키게니아[1], 그리고 최상위 포식자 아노말로카리스 등 기이한 동물들이 갑작스럽게 등장한 것을 두고 '진화의 실험장'이라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 이들은 현생 동물과 전혀 다른 괴물이 아니라 오늘날 동물계의 각 문(Phylum)에 속하는 초기 조상형(Stem group)이라는 해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3. 진화사 캄브리아기의 시작을 알리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생물의 몸체가 아닌, 생물이 남긴 흔적화석인 트렙티크누스(Treptichnus)의 등장이다. 이는 지렁이와 같은 동물이 바다 밑바닥을 파고 들어가며 생긴 굴의 흔적이다. 캄브리아기에는 트렙티크누스 외에도 스콜리토스(Skolithos), 크루지아나(Cruziana) 등 수직으로 깊게 파고 들어간 다양한 흔적 화석들이 최초로 나타난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캄브리아기 저층 혁명(Cambrian Substrate Revolution) 또는 '농경 혁명(Agronomic Revolution)'[2] 이라고 부른다. 이전 시대인 에디아카라기의 바다는 미생물의 끈적한 막(Matground)이 바닥을 덮고 있어 산소가 차단된 상태였고, 동물들은 그 위를 기어 다니기만 했다. 그러나 캄브리아기에 들어서며 입과 항문이 구분된 좌우대칭동물이 등장하여 미생물 막을 파헤치고(Bioturbation) 굴을 뚫기 시작했다. 이카리아 와리우티아 같은 초기 좌우대칭동물은 에디아카라기 후반에 등장하여 얕은 굴을 파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미생물의 막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모래 속으로 산소가 공급되고 생태계가 3차원적으로 확장되었으며, 기존의 미생물 막 환경에 의존하던 에디아카라 동물군은 설 자리를 잃고 사라지게 되었다. 고배류 흔히 캄브리아기를 삼엽충의 시대로 알고 있지만, 삼엽충은 캄브리아기가 시작되고 약 3,000만 년이 지난 캄브리아기 제2세가 되어서야 등장한다. 그전까지 초기 캄브리아기의 바다는 작은껍질화석(SSF, Small Shelly Fossils)과 고배류(Archaeocyatha)가 지배했다. SSF는 조개나 복족류의 껍데기, 정체를 알 수 없는 가시, 화살벌레의 이빨(유사 코노돈트) 등 수백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미세한 화석들을 통칭한다. 이들은 주로 석회암 속에 보존되어 있어 산으로 암석을 녹여내어 추출한다. 고배류는 몸 전체에 구멍이 숭숭 뚫린 이중벽 구조를 가진 생물로, 해면동물의 일종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지구 역사상 최초로 생물초(Reef)를 건설하여 다양한 생물들에게 서식처를 제공했다. 고배류는 캄브리아기 초기에 폭발적으로 번성했으나, 중반에 일어난 보토미안 대멸종 사건으로 큰 타격을 입고 멸종했다. 이후 고배류의 빈자리는 보통해면류 등이 불완전하게 대체했다. 캐나다의 버제스 셰일 동물군은 캄브리아기 생태계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가장 유명한 증거다. 이곳은 뼈나 껍데기가 없는 연체동물의 부드러운 조직까지 완벽하게 보존된 특이한 화석 산지(Lagerstätte)이다. 버제스 셰일과 유사하게 연조직이 보존된 화석지들은 전 세계적으로 분포한다. 대표적으로 덴마크(그린란드)의 시리우스 파세트 동물군, 중국의 청장 생물군(마오텐산 셰일)[3], 호주의 이뮤 베이 셰일(Emu Bay Shale)[4], 미국의 스펜스 셰일(Spence Shale)[5], 스페인의 발데미에데스층(Valdemiedes Fm.)[6] 등이 있다. 특히 중국의 청장 생물군에서는 척추동물의 가장 오래된 조상인 하이코우이크티스와 밀로쿤밍기아가 발견되어 척추동물의 기원을 캄브리아기 초기까지 앞당겼다. 캄브리아기는 생명의 폭발적 증가뿐만 아니라, 몇 차례의 심각한 멸종 위기도 겪었다. 5대 대멸종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당시 생태계에 큰 충격을 준 사건들이다. 보토미안 대멸종(End-Botomian Mass Extinction)은 캄브리아기 중반(캄브리아기 제4절 말기)에 발생했다.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의 지층 구분인 '보토미안' 시기가 끝날 때 일어난 사건으로, 전 지구적인 고배류 군락이 붕괴하고 소형 패각 화석 생물군과 삼엽충 상당수가 멸종했다. 일부 통계에서는 지구상 동물의 약 70%가 멸종했다고 보기도 하나, 이는 화석 기록의 불완전성이나 여러 지역적인 멸종 사건이 뭉뚱그려진 결과일 수 있어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 드레스바히안 대멸종(Dresbachian Mass Extinction)은 캄브리아기 후반(푸룽세 초기)에 북아메리카를 중심으로 발생한 사건이다. 이 시기에는 전 지구적 탄소 동위원소(C-13) 비율이 급격히 치솟는 SPICE 사건(Steptoean Positive Carbon Isotope Excursion)이 관측되는데, 해양 무산소화나 기후 냉각과 같은 급격한 환경 변화가 멸종의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4. 생물상 라디오돈트 좌측 상단부터 암플렉토벨루아(Amplectobelua symbrachiata), 아노말로카리스(Anomalocaris canadensis), 아에기로카시스(Aegirocassis benmoulai), 페이토이아(Peytoia nathorsi), 리라라팍스(Lyrarapax unguispinus), 캄브로라스터(Cambroraster falcatus), 후르디아(Hurdia victoria). 캄브리아기 바다의 제왕은 단연 라디오돈트(Radiodont)류였다. 대표적인 아노말로카리스는 최대 50cm~1m까지 자랐으며, 머리 앞쪽에 달린 거대한 두 개의 부속지를 이용해 먹이를 사냥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아노말로카리스는 단단한 삼엽충을 부숴 먹기보다는 연한 먹이를 주로 사냥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바닥을 훑으며 먹이를 찾는 허디아, 집게 모양 부속지를 가진 암플렉토벨루아, 플랑크톤을 걸러 먹는 거대 여과 섭식자인 아에기로카시스 등 다양한 식성을 가진 라디오돈트가 번성했다. 레들리키아목 삼엽충은 바닥을 기어 다니는 강력한 포식자였다. 이들은 다리 사이에 '구기(Gnathobase)'라는 톱니 모양의 가시가 빽빽하게 박혀 있어 단단한 먹이도 으깨 먹을 수 있었다. 아카도파라독시데스(Acadoparadoxides)와 같은 대형종은 최대 45cm까지 자라기도 했다. 진흙 속에는 오토이아와 같은 새예동물의 선조들이 숨어 살았는데, 이들은 식도를 뒤집어 튀어나오게 해 먹이를 낚아채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또한 화살벌레의 조상인 프로토코노돈트나 척추동물의 조상인 원시적인 코노돈트들이 물속을 헤엄치며 작은 먹이를 사냥했다. 바닥에는 초기 완족류와 원뿔형 껍데기를 가진 히올리스(Hyolith)가 살았다. 히올리스는 '헬렌(Helen)'이라는 긴 수염 모양의 지지대를 이용해 몸을 바닥에서 들어 올리며 생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히올리스 중에서도 원시적인 종류인 오르토테키드(Orthothecid)는 헬렌이 없었다. 캄브리아기에는 생물초가 그리 발달하지 않았다. 초기에는 고배류가 번성했다가 멸종했고, 그 외에는 스트로마톨라이트와 스롬볼라이트(Thrombolite)가 많이 보였을 것이다. 스롬볼라이트는 스트로마톨라이트와 비슷하나, 스트로마톨라이트는 겹겹이 쌓인 층 구조로 이루어진 반면 스롬볼라이트는 겹이 딱히 없이 무작위로 생성된 덩어리 구조라는 차이점이 있다. 5. 캄브리아기의 한반도 키라야바 한반도의 전기 고생대 퇴적층은 강원도 태백, 영월, 평창 및 경상북도 문경 지역에 분포하는 조선누층군으로 대표된다. 당시 한반도는 적도 부근의 곤드와나 대륙에 속한 한중지괴(Sino-Korean Craton)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얕고 따뜻한 바다인 조선해(Joseon Sea)였으며, 호주 대륙과 맞닿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누층군은 지역마다 층서의 양상에 차이를 보이며 태백층군, 영월층군, 용탄층군, 평창층군, 문경층군 등으로 나뉜다. 이 중 평창층군은 2019년 연구에서 용탄층군과 구분이 되지 않아 동일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가 제시되기도 했다. 조선누층군은 캄브리아기 동안 크게 세 번의 퇴적 시퀀스(Sequence)를 겪으며 형성되었다. 제1퇴적시퀀스: 캄브리아기 초반(캄브리아기 제2세 ~ 먀오링세 중반)에 해당한다. 장산/면산층: 최하부 지층으로 선캄브리아 시대 암석 위에 부정합으로 놓여 있다. 장산층과 면산층은 동시기에 퇴적되었으나 암석의 양상이 다르며, 동점단층을 기준으로 서쪽에는 장산층이, 동쪽에는 면산층이 분포한다. 묘봉층: 셰일 지층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삼엽충인 레들리키아 노빌리스(Redlichia nobilis)와 다양한 작은껍질화석이 발견된다. 비슷한 연대의 영월 지역 지층인 삼방산층에서도 화석이 보고된다. 대기층 중부: 얕고 맑은 바다에서 형성된 두꺼운 석회암층이다. 이후 해수면 하강으로 인해 대기에 노출된 흔적(각력암 등)이 나타난다. 제2퇴적시퀀스: 먀오링세 후반에서 푸룽세 초반에 해당한다. 대기층 상부 ~ 세송층: 깊은 바다(외대륙붕) 환경에서 만들어진 사암과 셰일이다. 이 퇴적 시퀀스의 끝 무렵인 세송층과 마차리층에서는 탄소 동위원소 값의 급격한 변동이 관찰되는데, 이는 드레스바히안 멸종과 관련된 전 지구적인 SPICE 사건'의 흔적으로 해석된다. 제3퇴적시퀀스: 푸룽세 중반 이후에 해당한다. 세송층 상부 ~ 동점층 하부: 다시 얕은 바다(내대륙붕) 환경으로 바뀌며 형성되었다. 동점층 하부에서는 비대칭형 극피동물인 석개재키스티스(Sokkaejaecystis)라는 매우 희귀하고 보존율이 높은 화석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생물은 멸종한 분류군인 스틸로포라(Stylophora)에 속한다. [1] 한때에는 다리와 바늘이 거꾸로 복원되기도 했다. [2] 1970년대 고생물학자 아돌프 자일라허(Adolf Seilacher) 등이 제안한 용어로, 캄브리아기 기질 혁명을 비유적으로 설명하는 핵심 개념이다. 캄브리아기 동물들이 마치 농부가 쟁기로 밭을 갈아엎듯(Ploughing) 바다 밑바닥을 수직으로 파헤쳐 뒤섞어버린 현상(생물교란, Bioturbation)을 뜻한다. 이 '농사' 덕분에 단단한 미생물 매트로 막혀 있던 해저 퇴적물 속으로 산소와 물이 공급되었고,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공간이 바닥 표면(2차원)에서 지하 깊은 곳(3차원)으로 확장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3] 징강동물군(澄江動物群). 중국 윈난성 위시시 청장시 마오톈산에 위치한다. [4]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의 에뮤 베이에 위치한다. [5] 아이다호 남동부와 유타 주 북동부의 랭스턴 층. [6] 스페인 사라고사 주 다로카 인근에 위치
"이카리아 와리우티아 같은 초기 좌우대칭동물은 에디아카라기 후반에 등장하여 얕은 굴을 파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미생물의 막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모래 속으로 산소가 공급되고 생태계가 3차원적으로 확장되었으며, 기존의 미생물 막 환경에 의존하던 에디아카라 동물군은 설 자리를 잃고 사라지게 되었다." 이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미생물의 끈적한 막(Matground)을 파헤치는 존재가 나타나면서 에디아카라 동물군이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는 점. 궁금했던 부분이 해소가 되는 지점이네요.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혼자 읽는 미식가들
그렉 이건 <잠과 영혼> 하드SF의 정수생명, 경계에 서다 - 양자생물학의 시대가 온다마음의 그림자 :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로저 펜로즈의 양자역학적 의식 연구
since 1966년, 좋은 책을 만듭니다
[문예출판사/책 증정] 헨리 데이비드 소로 『시민 불복종』 마케터와 함께 읽기[문예세계문학선X그믐XSAM] #02 마크 트웨인 <허클베리 핀의 모험> 함께 읽기[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문예출판사 / 도서 증정] 뮤리얼 스파크 <운전석의 여자> 함께 읽기[문예출판사] 에리히 프롬 신간 <희망의 혁명> 함께 읽기
웰다잉 오디세이 2분기의 여정
[웰다잉 오디세이 2026] 6.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웰다잉 오디세이 2026] 4.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 그림책 좋아하세요?
벽돌책 사이, 그림책 한 칸 (부제: 내가 아는 29가지 기쁨의 이름들)[그믐밤] 27. 2025년은 그림책의 해, 그림책 추천하고 이야기해요. [도서 증정] 《조선 궁궐 일본 요괴》읽고 책 속에 수록되지 않은 그림 함께 감상하기!"이동" 이사 와타나베 / 글없는 그림책, 혼자읽기 시작합니다. (참여가능)
우리 아버지는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4. <아버지의 시간>[도서 증정] 《아버지를 구독해주세요》마케터와 함께 자유롭게 읽어요~! <책방지기의 인생책> 좋은 날의 책방과 [아버지의 해방일지] 함께 읽기
부처님의 말씀 따라
나의 불교, 남의 불교[책 증정] <이대로 살아도 좋아>를 박산호 선생님과 함께 읽어요.
당신과 함께 이 저녁, 이 밤, 이 시대
[엘리/책 증정] 장강명 극찬 "벌써 올해의 소설" <휴먼, 어디에 있나요?> 함께 읽기[엘리/책증정] 2024 젊은사자상 수상작 <해방자들> 함께 읽어요![SF 함께 읽기]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읽고 이야기해요![SF 함께 읽기] 두 번째 시간 - 숨(테드 창)
메롱이님의 나 혼자 본 외국 작품
직장상사 길들이기웨폰만달로리안 시즌3데어데블 본 어게인 시즌2 성난 사람들 시즌2
같이 연극 보실 분들, 구합니다.
[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그믐연뮤번개] 2. [독서x관극x번역가 토크] 인간 내면을 파헤치는 『지킬앤하이드』[그믐연뮤번개] 1. [책 읽고 연극 보실 분] 오래도록 기억될 삶의 궤적, 『뼈의 기록』
미국 문학의 고전
모비 딕모비 딕 상·하 <모비 딕> 함께 읽기 모임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우리 입말에 딱 붙는 한국 희곡 낭독해요!
<플.플.땡> 4.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플.플.땡> 3 당신이 잃어버린 것 2부<플.플.땡> 2. 당신이 잃어버린 것플레이플레이땡땡땡
하이틴에게 필요한 건 우정? 사랑?
[책증정-선착순 10명] 청선고로 모여라!『열여덟의 페이스오프』작가와 함께 읽기[청소년 문학 함께 읽기] 『스파클』, 최현진, 창비, 2025[문학세계사 독서모임] 염기원 작가와 함께 읽는 『여고생 챔프 아서왕』[북다] 《위도와 경도》 함윤이 작가와 함께하는 라이브 채팅! (4/9)[북다/라이브 채팅] 《정원에 대하여(달달북다08)》 백온유 작가와 함께하는 라이브 채팅!
위기의 시대에 다시 소환되는 이름
[세창출판사/ 도서 증정] 편집자와 함께 읽는 한나 아렌트가 필요 없는 사회 [문예출판사 / 인증 미션] 한나 아렌트 정치 에세이 <난간 없이 사유하기>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