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D-29
마크 로스코와 나 2 한 사람의 영혼을 갈라서 안을 보여준다면 이런 것이겠지 그래서 피 냄새가 나는 것이다 붓 대신 스펀지로 발라 영원히 번져가는 물감 속에서 고요히 붉은 영혼의 피 냄새 이렇게 멎는다 기억이 예감이 나침반이 내가 나라는 것도 스며오는 것 번져오는 것 만져지는 물결처럼 내 실핏줄 속으로 당신의 피 어둠과 빛 사이 어떤 소리도 광선도 닿지 않는 심해의 밤 천년 전에 폭발한 성운 곁의 오랜 저녁 스며오르는 것 번져오르는 것 피투성이 밤을 머금고도 떠오르는 것 방금 벼락 치는 구름을 통과한 새처럼 내 실핏줄 속으로 당신 영혼의 피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pp.19~21, 한강 지음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문학과지성 시인선' 438권. 인간 삶의 고독과 비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맞닥뜨리는 어떤 진실과 본질적인 정서들을 특유의 단단하고 시정 어린 문체로 새겨온 한강의 첫 시집. 틈틈이 쓰고 발표한 시들 가운데 60편을 추려 이번 시집을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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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님의 대화: 1부 모임에 이어 밥 딜런의 노래가 또 한 곡 등장했네요! (좋아요) 올려주신 곡을 들으면서 지리부도를 펼쳐봤더니, 정말 미네소타 덜루스 근처에는 철 철 철 표시가 많고 애팔래치아 산맥에는 석탄 석탄 석탄 표시가 많군요. 사북 이야기를 해주셔서 작년에 개봉한 다큐영화 <1980 사북>이 생각났습니다. 아직 보진 못했는데 평이 좋더라고요.
2025년 11월 인천아트쇼에서 감상한 최승선 작가님의 작품을 올려봅니다. 작가님은 강원도 사북이 고향이라 탄광 지역에 대한 이해가 깊어요. 큰 아이가 어릴 때 같이 전시를 보러 간 이후로 꾸준히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때는 총각이셨는데 이제 두 아이의 아빠가 되셨죠. ^^ 탄광촌은 폐광이 되면 이사를 가는 친구들이 많이 생기고.. 거주에 대한 느낌이 안정적이지 않은 정서는 '이주'에 대해서 더욱 많은 생각을 해보게 합니다. 작가님의 작품 속에 나오는 집들도 수레 위에 올려져 있지요.
바다를 배경으로 반고흐의 그림이 천막처럼 드리워진 작품은 <꿈꾸는 바다>입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는 거북이도 많이 등장하는데요.. 거북이가 화구나 이젤을 싣고 날아갑니다.
ifrain님의 문장 수집: "마크 로스코와 나 2 한 사람의 영혼을 갈라서 안을 보여준다면 이런 것이겠지 그래서 피 냄새가 나는 것이다 붓 대신 스펀지로 발라 영원히 번져가는 물감 속에서 고요히 붉은 영혼의 피 냄새 이렇게 멎는다 기억이 예감이 나침반이 내가 나라는 것도 스며오는 것 번져오는 것 만져지는 물결처럼 내 실핏줄 속으로 당신의 피 어둠과 빛 사이 어떤 소리도 광선도 닿지 않는 심해의 밤 천년 전에 폭발한 성운 곁의 오랜 저녁 스며오르는 것 번져오르는 것 피투성이 밤을 머금고도 떠오르는 것 방금 벼락 치는 구름을 통과한 새처럼 내 실핏줄 속으로 당신 영혼의 피 "
예전에 마크 로스코의 도록을 찍어놓은 사진입니다. 한강 작가님의 시 '마크 로스코와 나2' 와 어울리는 작품을 찾아보았어요. 작품 정보는 찾지 못하겠네요.
물론 현대의 학자들은 다윈보다 확실히 더 나은 처지다. 1세기에 걸쳐 선캄브리아대 후기의 암석에서 생명의 흔적을 찾기 위해 노력한 끝에 몇몇 예를 찾아낼 수 있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흔히 얘기하는 에디아카라 동물군이다. 해파리 계통에 속하는데, 몸이 사방으로 대칭을 이루고 있으며 부정형이다. 그중에는 지름이 약 1미터나 되는 것들도 있다. 원래 발견된 장소인 오스트레일리아의 에디아카라 언덕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와 비슷한 화석들이 여섯 대륙에서 모두 발견되었는데, 캄브리아기가 시작되기 2500만 년 전인 벤드기Vendian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화석들이 발견되었다고 캄브리아기의 수수께끼가 풀린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문제가 더 복잡해졌다. 미국 예일 대학의 독일인 고생물학자 돌프 자일라허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점잖은 채식주의 벤도비온트Vendobiont(벤드기의 생물 개체라는 뜻으로 붙여준 애정 어린 별명이다)인 이 부정형 동물들은 좌우대칭형 구조에 갑옷같은 껍데기가 달린 캄브리아기 동물들의 조상이 절대 아니다. 오히려 다세포 생물의 초기 실패작이라 할 수 있다. 캄브리아기가 시작하기 전에 멸종되었거나 아니면 사나운 캄브리아기 육식동물들에게 잡아먹히거나 했을 것이다. 많은 고생물학자들이 자일라허의 견해에 반박해 적어도 벤도비온트 중 일부는 캄브리아기에도 살아남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동물들이 현대 분류군에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학자는 거의 없다.
산소 - 세상을 만든 분자 pp.87~88, 닉 레인 지음, 양은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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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님의 문장 수집: " 물론 현대의 학자들은 다윈보다 확실히 더 나은 처지다. 1세기에 걸쳐 선캄브리아대 후기의 암석에서 생명의 흔적을 찾기 위해 노력한 끝에 몇몇 예를 찾아낼 수 있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흔히 얘기하는 에디아카라 동물군이다. 해파리 계통에 속하는데, 몸이 사방으로 대칭을 이루고 있으며 부정형이다. 그중에는 지름이 약 1미터나 되는 것들도 있다. 원래 발견된 장소인 오스트레일리아의 에디아카라 언덕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와 비슷한 화석들이 여섯 대륙에서 모두 발견되었는데, 캄브리아기가 시작되기 2500만 년 전인 벤드기Vendian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화석들이 발견되었다고 캄브리아기의 수수께끼가 풀린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문제가 더 복잡해졌다. 미국 예일 대학의 독일인 고생물학자 돌프 자일라허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점잖은 채식주의 벤도비온트Vendobiont(벤드기의 생물 개체라는 뜻으로 붙여준 애정 어린 별명이다)인 이 부정형 동물들은 좌우대칭형 구조에 갑옷같은 껍데기가 달린 캄브리아기 동물들의 조상이 절대 아니다. 오히려 다세포 생물의 초기 실패작이라 할 수 있다. 캄브리아기가 시작하기 전에 멸종되었거나 아니면 사나운 캄브리아기 육식동물들에게 잡아먹히거나 했을 것이다. 많은 고생물학자들이 자일라허의 견해에 반박해 적어도 벤도비온트 중 일부는 캄브리아기에도 살아남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동물들이 현대 분류군에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학자는 거의 없다. "
그러나 벤드기에 서식한 동물은 벤도비온트뿐이 아니었다. 작은 벌레들이(길이가 몇 센티미터 정도였을 것이다) 바다 밑바닥에서 진흙 속을 파고 들어가 살았다. 놀랍게도, 이 벌레들의 자취가 아프리카 나미비아와 다른 곳의 사암에 보존되어 있다. 저층 퇴적물에 동물의 움직임이 이렇게 흔적으로 남은 것은 기나긴 선캄브리아대에서 처음이었다. 그 후로 현세까지 비슷한 흔적이 계속해서 생겼다. 이 벌레들은 오늘날까지 살아 있으며 여전히 흔적을 남기고 있다.
산소 - 세상을 만든 분자 p.88, 닉 레인 지음, 양은주 옮김
ifrain님의 문장 수집: " 그러나 벤드기에 서식한 동물은 벤도비온트뿐이 아니었다. 작은 벌레들이(길이가 몇 센티미터 정도였을 것이다) 바다 밑바닥에서 진흙 속을 파고 들어가 살았다. 놀랍게도, 이 벌레들의 자취가 아프리카 나미비아와 다른 곳의 사암에 보존되어 있다. 저층 퇴적물에 동물의 움직임이 이렇게 흔적으로 남은 것은 기나긴 선캄브리아대에서 처음이었다. 그 후로 현세까지 비슷한 흔적이 계속해서 생겼다. 이 벌레들은 오늘날까지 살아 있으며 여전히 흔적을 남기고 있다. "
벌레만큼 미천한 이미지의 생물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이미지와는 정반대로 벌레는 아주 복잡하게 설계되어 있다. 우선 진흙을 뚫고 굴을 파려면 근육이 필요하고, 근육이 수축하려면 어떤 형태로든 ‘골격’이 있어서 근육끼리 마주 볼 수 있어야 한다. 벌레의 경우 액체로 가득 찬 체강이 그 역할을 한다. 근육 수축에는 산소가 필요하다. 그런데 산소는 확산을 통해서는 조직 안에서 1밀리미터 이상 나어갈 수 없기 때문에, 벌레와 비슷한 원시 동물은 순환기관과 함께 산소가 들어 있는 체액을 펌프질하는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어야만 한다. 이를테면 원시 심장 같은 것이다. 벌레가 조금이라도 앞으로 이동하려면 각 체절이 조화를 이루어 순서대로 수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단순한 신경계가 필요하다. 앞으로 나아가면서 몸에 들어간 진흙 같은 것들을 밖으로 내보내려면 입, 소화관, 항문이 있어야 한다. 실제로 화석 흔적들 중에는 확실히 배설물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작은 알갱이도 있다. 벌레들 중에는 육식성도 있었을 텐데, 사냥을 하려면 현생 후손들처럼 눈이나 빛에 민감한 안점眼點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간단히 말해서, 이런 원시 벌레들은 이동할 수 있는 큰 동물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수준의 특성을 이미 진화를 통해 획득했음이 분명하다. 또 벌레의 몸은 좌우대칭형이었으며(양쪽이 똑같다는 뜻) 체절, 즉 마디가 있었다. 이 두 가지는 캄브리아기 후기 동물들의 주된 특징이다. 따라서 우리 인간의 가장 원시적인 동물 조상은 벌레와 비슷했다. 인간의 기원에 대한 다윈의 시각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빈정대며 말하는 바로 그대로다.
산소 - 세상을 만든 분자 pp.88-89, 닉 레인 지음, 양은주 옮김
방사성 낙진이란 핵폭탄이 폭발한 후에 미처 다 타지 않은 방사능 물질이 하늘에서 내려앉는 것을 말하는데, 한 번 생기면 오랫동안 위험한 물질이다. 핵폭탄이 폭발하면 엄청난 불기둥과 회오리바람이 하늘 높은 곳까지 솟구치고, 대기가 불안해져 종종 비가 내린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이 떨어진 후에는 공기가 방사능 재로 가득 차서 시커먼 비가 되었다. 바로 악명 높은 ‘검은 비’다. 히로시마에서는 이 검은 비가 도심은 물론이고 주위의 시골에까지 쏟아져 물과 풀밭이 한꺼번에 오염되었다. 강에서는 물고기들이 죽고, 풀밭에서는 소들이 죽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살아남은 수만 명은 애초의 폭발로는 상처를 입지 않았지만 역시 폭탄의 위력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며칠이 지나자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고 잇몸에서 피가 났다. 희생자들은 극심한 피로감과 견딜 수 없는 두통에 시달렸다. 속이 메스껍고 자주 토하게 되고 식욕이 감퇴되면서 설사까지 해서 몸은 점점 쇠약해졌다. 목구멍과 입속에 염증이 생겼다. 입과 코, 항문에서는 피가 나왔다. 증상이 너무 심한 경우에는 몇 달 안에 죽었다. 2년 사이에 백내장으로 눈이 먼 사람들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몇 년 후, 심지어 몇십 년 후에 암으로 죽었다. 백혈병은 방사선 피폭 때문에 가장 흔하게 걸리는 질환이다. 피폭 희생자등에게 멍같이 생긴 ‘푸른 반점’이 나타나면 백혈병이 시작되었다는 신호다. 푸른 반점이 생기는 이유는 급격하게 증식한 백혈구가 한 덩어리로 모이기 때문이다. 핵폭탄이 터지고서 30년이나 지난 후에도 히로시마의 백혈병 환자 수는 일본의 다른 지역보다 열다섯 배 이상 많았다. 폐암이나 유방암, 갑상선암처럼 잠복기가 긴 다른 암도 15년쯤 후에 모두 발병하기 시작했다.
산소 - 세상을 만든 분자 pp.157~158, 닉 레인 지음, 양은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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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님의 문장 수집: " 벌레만큼 미천한 이미지의 생물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이미지와는 정반대로 벌레는 아주 복잡하게 설계되어 있다. 우선 진흙을 뚫고 굴을 파려면 근육이 필요하고, 근육이 수축하려면 어떤 형태로든 ‘골격’이 있어서 근육끼리 마주 볼 수 있어야 한다. 벌레의 경우 액체로 가득 찬 체강이 그 역할을 한다. 근육 수축에는 산소가 필요하다. 그런데 산소는 확산을 통해서는 조직 안에서 1밀리미터 이상 나어갈 수 없기 때문에, 벌레와 비슷한 원시 동물은 순환기관과 함께 산소가 들어 있는 체액을 펌프질하는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어야만 한다. 이를테면 원시 심장 같은 것이다. 벌레가 조금이라도 앞으로 이동하려면 각 체절이 조화를 이루어 순서대로 수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단순한 신경계가 필요하다. 앞으로 나아가면서 몸에 들어간 진흙 같은 것들을 밖으로 내보내려면 입, 소화관, 항문이 있어야 한다. 실제로 화석 흔적들 중에는 확실히 배설물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작은 알갱이도 있다. 벌레들 중에는 육식성도 있었을 텐데, 사냥을 하려면 현생 후손들처럼 눈이나 빛에 민감한 안점眼點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간단히 말해서, 이런 원시 벌레들은 이동할 수 있는 큰 동물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수준의 특성을 이미 진화를 통해 획득했음이 분명하다. 또 벌레의 몸은 좌우대칭형이었으며(양쪽이 똑같다는 뜻) 체절, 즉 마디가 있었다. 이 두 가지는 캄브리아기 후기 동물들의 주된 특징이다. 따라서 우리 인간의 가장 원시적인 동물 조상은 벌레와 비슷했다. 인간의 기원에 대한 다윈의 시각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빈정대며 말하는 바로 그대로다. "
‘우리 인간의 가장 원시적인 동물 조상은 벌레와 비슷했다.’ 벌레가 혐오스럽거나 징그럽게 느껴지지 않는 대목이네요.
ifrain님의 문장 수집: " 물론 현대의 학자들은 다윈보다 확실히 더 나은 처지다. 1세기에 걸쳐 선캄브리아대 후기의 암석에서 생명의 흔적을 찾기 위해 노력한 끝에 몇몇 예를 찾아낼 수 있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흔히 얘기하는 에디아카라 동물군이다. 해파리 계통에 속하는데, 몸이 사방으로 대칭을 이루고 있으며 부정형이다. 그중에는 지름이 약 1미터나 되는 것들도 있다. 원래 발견된 장소인 오스트레일리아의 에디아카라 언덕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와 비슷한 화석들이 여섯 대륙에서 모두 발견되었는데, 캄브리아기가 시작되기 2500만 년 전인 벤드기Vendian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화석들이 발견되었다고 캄브리아기의 수수께끼가 풀린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문제가 더 복잡해졌다. 미국 예일 대학의 독일인 고생물학자 돌프 자일라허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점잖은 채식주의 벤도비온트Vendobiont(벤드기의 생물 개체라는 뜻으로 붙여준 애정 어린 별명이다)인 이 부정형 동물들은 좌우대칭형 구조에 갑옷같은 껍데기가 달린 캄브리아기 동물들의 조상이 절대 아니다. 오히려 다세포 생물의 초기 실패작이라 할 수 있다. 캄브리아기가 시작하기 전에 멸종되었거나 아니면 사나운 캄브리아기 육식동물들에게 잡아먹히거나 했을 것이다. 많은 고생물학자들이 자일라허의 견해에 반박해 적어도 벤도비온트 중 일부는 캄브리아기에도 살아남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동물들이 현대 분류군에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학자는 거의 없다. "
벤도비온트Vendobiont - 다세포 생물의 초기 실패작
ifrain님의 문장 수집: " 방사성 낙진이란 핵폭탄이 폭발한 후에 미처 다 타지 않은 방사능 물질이 하늘에서 내려앉는 것을 말하는데, 한 번 생기면 오랫동안 위험한 물질이다. 핵폭탄이 폭발하면 엄청난 불기둥과 회오리바람이 하늘 높은 곳까지 솟구치고, 대기가 불안해져 종종 비가 내린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이 떨어진 후에는 공기가 방사능 재로 가득 차서 시커먼 비가 되었다. 바로 악명 높은 ‘검은 비’다. 히로시마에서는 이 검은 비가 도심은 물론이고 주위의 시골에까지 쏟아져 물과 풀밭이 한꺼번에 오염되었다. 강에서는 물고기들이 죽고, 풀밭에서는 소들이 죽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살아남은 수만 명은 애초의 폭발로는 상처를 입지 않았지만 역시 폭탄의 위력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며칠이 지나자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했고 잇몸에서 피가 났다. 희생자들은 극심한 피로감과 견딜 수 없는 두통에 시달렸다. 속이 메스껍고 자주 토하게 되고 식욕이 감퇴되면서 설사까지 해서 몸은 점점 쇠약해졌다. 목구멍과 입속에 염증이 생겼다. 입과 코, 항문에서는 피가 나왔다. 증상이 너무 심한 경우에는 몇 달 안에 죽었다. 2년 사이에 백내장으로 눈이 먼 사람들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몇 년 후, 심지어 몇십 년 후에 암으로 죽었다. 백혈병은 방사선 피폭 때문에 가장 흔하게 걸리는 질환이다. 피폭 희생자등에게 멍같이 생긴 ‘푸른 반점’이 나타나면 백혈병이 시작되었다는 신호다. 푸른 반점이 생기는 이유는 급격하게 증식한 백혈구가 한 덩어리로 모이기 때문이다. 핵폭탄이 터지고서 30년이나 지난 후에도 히로시마의 백혈병 환자 수는 일본의 다른 지역보다 열다섯 배 이상 많았다. 폐암이나 유방암, 갑상선암처럼 잠복기가 긴 다른 암도 15년쯤 후에 모두 발병하기 시작했다. "
앞서 여러 번 발췌한 <비Rain>에 검은 비, 붉은 비에 대한 내용도 있는데.. 여기서도 ‘검은 비’가 등장합니다.
밥심님의 대화: 앤더슨 감독의 영화들을 언제가 찬찬히 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매그놀리아>는 이글을 보게됨으로써 아무래도 개구리에 집중하면서 감상하게 될 것 같네요.
저도 영화 <매그놀리아>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꼭 한 번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3시간 정도 긴 영화네요. ^^
오늘날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매일 신문에서 오늘의 운세를 즐겨 읽고 있으며, 의심 없이 그 내용을 믿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운명을 피할 수 없다는 관념은 기독교가 등장하면서 물러났다.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먹었을 때, 인류는 해방되어 자유의지로 고통을 겪든지 번영하든지 하게 되었다. 죄악이라는 개념은 기독교 신앙의 근본이지만 고대 그리스인들에게는 이질적이었을 것이다. 오이디푸스가 죄를 지었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그는 태어나기도 전에 신탁에 의해 그렇게 되도록 운명이 정해진 사람이었다. 반면에 기독교인들에게 죄악은 선택이고, 우리는 자기가 한 선택에 대해 심판을 받는다. 비극에서 그 차이는 명확하다. 그리스인들의 비극에 대한 인식은 셰익스피어의 비극과는 다르다. 햄릿은 극 내내 선택에 직면한다. 특히 궁극적인 질문은 “죽느냐, 사느냐?” 였다. 끔찍한 마지막 장면은 일련의 우발적인 사건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햄릿의 비극은 모든 것이 사실은 전부 피해갈 수도 있는 일이었다는 데에 있다. 작품을 풍자적으로 고쳐서 평화 중개인이 나타나 양편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해법을 찾도록 중재하는 내용으로 만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오이디푸스의 경우에는 중재자가 있어도 별 소용이 없었을 것이다. 사실 중재자 역할로 이오카스테가 있었지만, 그녀는 분명 실패했다. 그러고 보면 우리 인간은 참으로 비극적인 종족이다. 오이디푸스의 비극은 그것을 피할 수 없었다는 데에 있고, 햄릿의 비극은 그것을 피할 수 있었다는 데에 있다. 그리스도의 선택으로부터 200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에게 충격을 주는 것은 그리스 비극의 필연성이다. 고대 문명 이후 처음으로 운명을 피할 수 없다는 인식이 돌아오고 있다. 그리스 희곡의 필연성은 현대 유전학의 필연성으로 바뀌었다. 때로는 불안할 지경이다. 심장병이나 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유전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그 분야 연구를 하고 있는 과학자들조차 이 유전자들이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분명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유전자들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또한 유전자를 엿보려는, 즉 우리가 받은 신탁을 훔쳐 보려는 보험회사들의 강요에 저항한다. 하지만 그런 저항은 유전학을 신뢰하지 못해서라기보다는 사생활 침해받는 기분이 들기 때문에 일어난다. 대체로 다발성 경화증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면 꼭 그 병이 생길 거라고 믿는 듯하다. 그리스인들이 운명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였듯이, 우리는 유전적 성질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병의 진행을 바꾸지 못했다는 무력감 때문에 더욱 그렇게 된다. 테이레시아스는 2500년 전에 이 기분을 이렇게 표현했다. “아아, 지혜가 아무런 쓸모도 없을 때, 안다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산소 - 세상을 만든 분자 pp.384~385, 닉 레인 지음, 양은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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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님의 문장 수집: " 오늘날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매일 신문에서 오늘의 운세를 즐겨 읽고 있으며, 의심 없이 그 내용을 믿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운명을 피할 수 없다는 관념은 기독교가 등장하면서 물러났다.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먹었을 때, 인류는 해방되어 자유의지로 고통을 겪든지 번영하든지 하게 되었다. 죄악이라는 개념은 기독교 신앙의 근본이지만 고대 그리스인들에게는 이질적이었을 것이다. 오이디푸스가 죄를 지었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그는 태어나기도 전에 신탁에 의해 그렇게 되도록 운명이 정해진 사람이었다. 반면에 기독교인들에게 죄악은 선택이고, 우리는 자기가 한 선택에 대해 심판을 받는다. 비극에서 그 차이는 명확하다. 그리스인들의 비극에 대한 인식은 셰익스피어의 비극과는 다르다. 햄릿은 극 내내 선택에 직면한다. 특히 궁극적인 질문은 “죽느냐, 사느냐?” 였다. 끔찍한 마지막 장면은 일련의 우발적인 사건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햄릿의 비극은 모든 것이 사실은 전부 피해갈 수도 있는 일이었다는 데에 있다. 작품을 풍자적으로 고쳐서 평화 중개인이 나타나 양편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해법을 찾도록 중재하는 내용으로 만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오이디푸스의 경우에는 중재자가 있어도 별 소용이 없었을 것이다. 사실 중재자 역할로 이오카스테가 있었지만, 그녀는 분명 실패했다. 그러고 보면 우리 인간은 참으로 비극적인 종족이다. 오이디푸스의 비극은 그것을 피할 수 없었다는 데에 있고, 햄릿의 비극은 그것을 피할 수 있었다는 데에 있다. 그리스도의 선택으로부터 200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에게 충격을 주는 것은 그리스 비극의 필연성이다. 고대 문명 이후 처음으로 운명을 피할 수 없다는 인식이 돌아오고 있다. 그리스 희곡의 필연성은 현대 유전학의 필연성으로 바뀌었다. 때로는 불안할 지경이다. 심장병이나 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유전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그 분야 연구를 하고 있는 과학자들조차 이 유전자들이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분명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유전자들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또한 유전자를 엿보려는, 즉 우리가 받은 신탁을 훔쳐 보려는 보험회사들의 강요에 저항한다. 하지만 그런 저항은 유전학을 신뢰하지 못해서라기보다는 사생활 침해받는 기분이 들기 때문에 일어난다. 대체로 다발성 경화증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면 꼭 그 병이 생길 거라고 믿는 듯하다. 그리스인들이 운명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였듯이, 우리는 유전적 성질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병의 진행을 바꾸지 못했다는 무력감 때문에 더욱 그렇게 된다. 테이레시아스는 2500년 전에 이 기분을 이렇게 표현했다. “아아, 지혜가 아무런 쓸모도 없을 때, 안다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
유전자가 질병의 ‘원인’이라는 개념에 짜증을 내는 학자들이 많다. 비행기가 추락의 ‘원인’이 아니듯, 유전자는 질병의 ‘원인’이 아니다. 하지만 유전자는 비행기처럼 고장날 수는 있다. 역사적으로 의학은 이것이 불행이며 인간의 운명 중 일부라는 태도를 취해왔다. 인간의 몸은 굉장히 복잡하다. 그래서 고장날 여지는 않다. 유전자도 그런 경우 중 하나다. 유전자 하나가 일을 ‘잘못’하면 그 결과는 엄청나다. 전형적인 예가 바로 암이다. 우연히 돌연변이가 조금만 일어나도 인간은 끔찍한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이런 돌연변이가 세포 15조 개 중에 딱 한 개에만 일어나도 그렇게 된다. 불운이나 환경의 독소, 유전적인 취약성 등의 불충분한 설명 말고는 ‘이유’가 없다.
산소 - 세상을 만든 분자 pp.385~386, 닉 레인 지음, 양은주 옮김
ifrain님의 문장 수집: " 오늘날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매일 신문에서 오늘의 운세를 즐겨 읽고 있으며, 의심 없이 그 내용을 믿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운명을 피할 수 없다는 관념은 기독교가 등장하면서 물러났다.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먹었을 때, 인류는 해방되어 자유의지로 고통을 겪든지 번영하든지 하게 되었다. 죄악이라는 개념은 기독교 신앙의 근본이지만 고대 그리스인들에게는 이질적이었을 것이다. 오이디푸스가 죄를 지었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그는 태어나기도 전에 신탁에 의해 그렇게 되도록 운명이 정해진 사람이었다. 반면에 기독교인들에게 죄악은 선택이고, 우리는 자기가 한 선택에 대해 심판을 받는다. 비극에서 그 차이는 명확하다. 그리스인들의 비극에 대한 인식은 셰익스피어의 비극과는 다르다. 햄릿은 극 내내 선택에 직면한다. 특히 궁극적인 질문은 “죽느냐, 사느냐?” 였다. 끔찍한 마지막 장면은 일련의 우발적인 사건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햄릿의 비극은 모든 것이 사실은 전부 피해갈 수도 있는 일이었다는 데에 있다. 작품을 풍자적으로 고쳐서 평화 중개인이 나타나 양편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해법을 찾도록 중재하는 내용으로 만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오이디푸스의 경우에는 중재자가 있어도 별 소용이 없었을 것이다. 사실 중재자 역할로 이오카스테가 있었지만, 그녀는 분명 실패했다. 그러고 보면 우리 인간은 참으로 비극적인 종족이다. 오이디푸스의 비극은 그것을 피할 수 없었다는 데에 있고, 햄릿의 비극은 그것을 피할 수 있었다는 데에 있다. 그리스도의 선택으로부터 200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에게 충격을 주는 것은 그리스 비극의 필연성이다. 고대 문명 이후 처음으로 운명을 피할 수 없다는 인식이 돌아오고 있다. 그리스 희곡의 필연성은 현대 유전학의 필연성으로 바뀌었다. 때로는 불안할 지경이다. 심장병이나 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유전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그 분야 연구를 하고 있는 과학자들조차 이 유전자들이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분명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유전자들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또한 유전자를 엿보려는, 즉 우리가 받은 신탁을 훔쳐 보려는 보험회사들의 강요에 저항한다. 하지만 그런 저항은 유전학을 신뢰하지 못해서라기보다는 사생활 침해받는 기분이 들기 때문에 일어난다. 대체로 다발성 경화증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면 꼭 그 병이 생길 거라고 믿는 듯하다. 그리스인들이 운명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였듯이, 우리는 유전적 성질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병의 진행을 바꾸지 못했다는 무력감 때문에 더욱 그렇게 된다. 테이레시아스는 2500년 전에 이 기분을 이렇게 표현했다. “아아, 지혜가 아무런 쓸모도 없을 때, 안다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
<빈 서판>을 읽은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설명입니다. 논지를 빈틈없이 이어가는 저자의 스타일 때문이기도 하지만, 도발의 열기로 가득찬 책이라서 그렇기도 합니다. 얼음 아래서 활활 타는 한 덩어리 불길 같은 느낌이랄까요. 간혹 이 책을 ‘인간의 행동은 유전과 환경 양쪽으로부터 모두 영향을 받는다는 내용’이라고 소개하는 글을 봅니다. 글쎄요? 이 책, 그렇게 얌전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유전이 진짜 중요하다니까! 제발 아닌 척하지 말자!’가 더 제대로 된 요약입니다. 몇몇 대목에서 스티븐 핑커는 거의 울분에 찬 것처럼 보일 정도예요. 그 ‘아닌 척’들의 목록에는 이런 것도 있습니다. 폭력과 범죄는 모두 잘못된 교육과 환경에서 비롯된다는 믿음, 남녀 차이는 생물학적 특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오로지 사회적으로 형성된다는 주장, 정치적으로 올바른 언어를 써야 한다는 강박……. 어떤가요? 꽤나 위험한 책 아닌가요. 핑커는 이런 ‘아닌 척’들이 얼마나 비과학적인지 폭로하고, 우리가 선천성이라는 개념을 왜 두려워하는지 분석하는 한편, 그런 선천성을 인정하면서도 계속 추구해야 할 가치와 그 방법에 대해 논합니다.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 p.164 , 장강명 지음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저자 장강명은 여러 해에 걸쳐 읽은 벽돌책 100권을 소개하면서 크고 튼실한 서가를 독자들 머릿속에 설치하는 일을 돕고자 한다. 우선 벽돌책의 기준을 700쪽으로 잡고, 이 책들을 일곱 유형으로 나눈다. 그리고 그 한 권 한 권에 대해 글을 썼는데, 이 글들은 소설가로서의 필력이 발휘된 에세이 100편이라 할 수 있다.
ifrain님의 문장 수집: " <빈 서판>을 읽은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설명입니다. 논지를 빈틈없이 이어가는 저자의 스타일 때문이기도 하지만, 도발의 열기로 가득찬 책이라서 그렇기도 합니다. 얼음 아래서 활활 타는 한 덩어리 불길 같은 느낌이랄까요. 간혹 이 책을 ‘인간의 행동은 유전과 환경 양쪽으로부터 모두 영향을 받는다는 내용’이라고 소개하는 글을 봅니다. 글쎄요? 이 책, 그렇게 얌전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유전이 진짜 중요하다니까! 제발 아닌 척하지 말자!’가 더 제대로 된 요약입니다. 몇몇 대목에서 스티븐 핑커는 거의 울분에 찬 것처럼 보일 정도예요. 그 ‘아닌 척’들의 목록에는 이런 것도 있습니다. 폭력과 범죄는 모두 잘못된 교육과 환경에서 비롯된다는 믿음, 남녀 차이는 생물학적 특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오로지 사회적으로 형성된다는 주장, 정치적으로 올바른 언어를 써야 한다는 강박……. 어떤가요? 꽤나 위험한 책 아닌가요. 핑커는 이런 ‘아닌 척’들이 얼마나 비과학적인지 폭로하고, 우리가 선천성이라는 개념을 왜 두려워하는지 분석하는 한편, 그런 선천성을 인정하면서도 계속 추구해야 할 가치와 그 방법에 대해 논합니다. "
닉 레인의 <산소>에서 유전적 성질을 그리스 비극에 빗대어 설명하는 부분과 장강명 작가님의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에 소개된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의 내용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요.
노화와 노인병은 미토콘드리아의 자유라디칼 누출과 산화성 스트레스, 만성적인 염증이 합쳐져 일어나는 퇴행성 과정이다. 몇몇 유전자, 감염, 환경 요인이 산화성 스트레스를 이른 나이에 악화시키고, 이는 적어도 일부 신체 기관에서 노화 과정을 빠르게 한다. 아밀로이드 침착이나 아포지질단백질E4, 다운 증후군, 잠복성 바이러스 감염의 재활성화 모두 산화성 스트레스를 악화시킨다. 담배를 피우거나 혈당량이 높거나 환경에 여러 독성물질들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니코틴이 여러 가지로 나쁘다고는 하지만, 중독성은 있을지 몰라도 흡연이 유발하는 치명적인 질병이는 책임이 없다. 그래서 니코틴 껌이나 패치가 안전한 금연 수단이 되는 것이다. 담배 연기가 위험한 것은 지금까지 알려진 중에 가장 극악한 자유라디칼 발생원이기 때문이다(나도 담배를 피우지만 이 책만 다 쓰고 나면 끊을 생각이다). 담배 연기에는 세미퀴논semiquinone, 폴리페놀, 황화 카르보닐carbonyl sulfide 등 여러 화학물질이 들어 있는데, 산소와 반응해 과산화라디칼과 수산화라디칼, 과산화수소. 게다가 일산화질소와 과산화아질산염peroxynitrite까지 만든다. 담배를 한 모금 피울 때마다 1000조 개의 자유라디칼이 생긴다고 한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것도 모자라 염증세포를 활성화해 우리 몸에서까지 독성을 내게 한다. 그 결과 특히 허파와 혈관 벽에 산화성 스트레스가 나타난다. 세포 내의 글루타티온 농도가 억제되고(담배를 끊으면 혈액 내의 글루타티온 농도가 3주 만에 20퍼센트나 높아진다), 이는 NFkB 등의 전사인자를 활성화한다. 흡연자들은 비타민 C 등의 항산화제를 훨씬 빨리 써버리기 때문에 위협에 맞서려면 식생활에서 항산화제를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그러지 않는다. 따라서 흡연은 염증을 유발하고, 이는 심장병과 암의 위험을 높이는 주된 이유가 된다.
산소 - 세상을 만든 분자 pp. 420~421, 닉 레인 지음, 양은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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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님의 문장 수집: " 노화와 노인병은 미토콘드리아의 자유라디칼 누출과 산화성 스트레스, 만성적인 염증이 합쳐져 일어나는 퇴행성 과정이다. 몇몇 유전자, 감염, 환경 요인이 산화성 스트레스를 이른 나이에 악화시키고, 이는 적어도 일부 신체 기관에서 노화 과정을 빠르게 한다. 아밀로이드 침착이나 아포지질단백질E4, 다운 증후군, 잠복성 바이러스 감염의 재활성화 모두 산화성 스트레스를 악화시킨다. 담배를 피우거나 혈당량이 높거나 환경에 여러 독성물질들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니코틴이 여러 가지로 나쁘다고는 하지만, 중독성은 있을지 몰라도 흡연이 유발하는 치명적인 질병이는 책임이 없다. 그래서 니코틴 껌이나 패치가 안전한 금연 수단이 되는 것이다. 담배 연기가 위험한 것은 지금까지 알려진 중에 가장 극악한 자유라디칼 발생원이기 때문이다(나도 담배를 피우지만 이 책만 다 쓰고 나면 끊을 생각이다). 담배 연기에는 세미퀴논semiquinone, 폴리페놀, 황화 카르보닐carbonyl sulfide 등 여러 화학물질이 들어 있는데, 산소와 반응해 과산화라디칼과 수산화라디칼, 과산화수소. 게다가 일산화질소와 과산화아질산염peroxynitrite까지 만든다. 담배를 한 모금 피울 때마다 1000조 개의 자유라디칼이 생긴다고 한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것도 모자라 염증세포를 활성화해 우리 몸에서까지 독성을 내게 한다. 그 결과 특히 허파와 혈관 벽에 산화성 스트레스가 나타난다. 세포 내의 글루타티온 농도가 억제되고(담배를 끊으면 혈액 내의 글루타티온 농도가 3주 만에 20퍼센트나 높아진다), 이는 NFkB 등의 전사인자를 활성화한다. 흡연자들은 비타민 C 등의 항산화제를 훨씬 빨리 써버리기 때문에 위협에 맞서려면 식생활에서 항산화제를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그러지 않는다. 따라서 흡연은 염증을 유발하고, 이는 심장병과 암의 위험을 높이는 주된 이유가 된다. "
‘나도 담배를 피우지만 이 책만 다 쓰고 나면 끊을 생각이다’ 이 부분에서 빵 터졌어요. ㅎㅎ
산소가 노화를 촉진한다는 생각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조지프 프리스틀리는, 만일 우리가 순수한 산소를 호흡한다면 촛불처럼 더 빨리 ‘타버릴 것’이라고 했다. 그때부터 이미 은연중에 드러나 있었던 것이다. 실험만을 근거로 해도 산소 자유라디칼이 노화와 일부 질병의 원인을 제공하며 아마 다른 질병의 중요한 요인일 것이라고 논리적으로 주장할 수 있다. 실험적인 관점에서 항산화제가 수명을 늘리거나 질병을 치료하지 못한다는 사실로 미루어 자유라디칼의 역할은 다른 여러 요인들 중 하나로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진화적인 시각은 우리 눈앞에 전혀 다른 풍경을 펼쳐 보인다. 생물은 무수한 적응을 통해 산소에 대항하는 법을 익혔다. 행동부터 몸 크기와 생식까지 전부 적응의 결과다. 어떻게 해서 두 가지 성별이 진화하게 되었는지, 또 왜 난포 안에서 난자가 발생하는지 생각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진화적 시각의 타당성을 증명하기 된다. 복제 실험의 실패나 노인병에 대한 말라리아의 영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산소는 진화와 생명의 엔진일 뿐 아니라 노화와 노인병의 가장 중요하고도 유일한 원인이 된다. 이러한 시각은 자연에서 우리 인간의 자리를 돌아보는 데에 도움이 된다. 노화가 미리 정해진 것도 아니고 피할 수도 없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비록 쉽게 노화를 미루지는 못하더라도 희망을 가질 수는 있다. 노인병에 대한 ‘민감성’ 유전자를 추적하는 일이 그릇된 믿음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도 바로잡을 수 있다. 또한 노화라는 문제를 다루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연구 분야(면역 조정과 미토콘드리아 의학)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 시각은 건설적이다. 그리고 건강한 노년을 위한 합리적인 길을 제시하는 실용적인 시각이기도 하다. 결국 골고루 먹되 과식은 피하고 지나칠 정도로 깨끗하게 살거나 스트레스를 너무 받지 말것, 그리고 금연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활기찬 마음을 갖는 게 제일인 것이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았다. 생물학과 의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결론은 이렇게 어른들의 지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현명한 노년 세대에게 잃어버린 위엄을 상당 부분 돌려드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산소 - 세상을 만든 분자 pp.463~464, 닉 레인 지음, 양은주 옮김
오늘 도서관에 책들을 반납하기 전에 텍스트들을 좀 많이 올렸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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