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D-29
ifrain님의 대화: 화강암이 풍화가 되면 마사토磨沙土라는 거친 모래 흙이 만들어진다고 해요. 바위의 갈라진 틈을 '절리'라고 하는데 이곳에 흙이 쌓이면 물도 잘 빠지고 뿌리가 숨쉬기에 좋은 환경이 되고요. 그런데 그 틈에 나무가 자랄수록 뿌리가 내리면서 암반이 쪼개지고 새로운 흙이 생기겠죠. 그래서 인왕산의 소나무를 보면 바위벽에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엄청나게 큰 화강암 덩어리가 초록색으로 덮인 걸 보면 그동안 화강암의 풍화가 꽤 많이 이루어진 것 같아요.
아, 그런 과정이 있었군요. 뿌리가 다시 암반을 쪼개고 흙이 만들어져 나무가 살기 좋아지고... 멀리서 볼때마다 바위산의 나무들이 무성한게 흥미로웠는데 궁금증이 플렸네요. 아, 근데 쓸데없는 걱정이긴 한데 설마 저 큰 인왕산 바위가 쪼개지지는 않겠지요. ㅎㅎㅎ
ifrain님의 대화: 조선시대와 근대에는 땔감 사용 등으로 나무를 베어가기만 하고 심지는 않아서 인왕산이 헐벗었다고 해요. 인왕제색도에 비해 지금은 그럭저럭 숲이 조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네요. ^^
먹고 살기 힘들었을테니 심는 것보다 베는게 더 일상이었을텐데 와, 생각해보니 인왕제색도의 인왕산이 그 모습이었던게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싶네요.
향팔님의 대화: 그 스님이 선바위와 한양 성곽에 얽힌 내력을 자세히 알려주셔서 감사했지만, 말씀이 네버엔딩으로 길어지다보니 내내 서 있느라 다리가 넘 아팠어요. 그래도 선바위와 함께 서울 도심을 내려다보며 들은 이야기라 그런지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잊혀지지 않네요. 이래서 현장 학습이 효과적인 것인가봐요 하하 선바위 나이를 구글에 검색하니 아래와 같이 나오네요. (@ifrain 님께서 알려주셨던 “쥐라기 대보화강암”!!) • 인왕산 선바위는 약 1억 년 이상 된 화강암이 오랜 기간 풍화 작용을 거쳐 형성된 자연 바위로, 구체적인 생성 시점은 알 수 없으나 서울 지역의 화강암 지질 구조(쥐라기 대보화강암)에 속합니다. 조선시대부터 신앙의 대상(붙임바위)으로 오랜 역사를 지녔으며, 현재 서울시 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 지질학적 나이: 쥐라기 시대에 형성된 화강암이 풍화된 것. • 역사적 의미: 조선 태조와 무학대사 설화 등 600년 이상 서울의 역사와 함께한 신앙의 장소. • 특징: 스님이 장삼을 입은 모습과 유사한 7m 크기의 바위 2개가 서 있는 형태. • 위치: 인왕산 국사당(서울시 종로구) 옆에 위치.
쥐라기 시대의 화강암과 함께 살고 있다니. 느낌이 묘해요.
향팔님의 대화: 와.. 선캄브리아의 돌들과 함께 살고 있는 거군요. 그렇게 생각하니 뭔가 까마득하기도 하고, 경이롭기도 하고, 느낌이 참 오묘합니다.
@향팔 경기도에는 선캄브리아기 암석들이 많죠. 하얀색과 회색이 교호하는 줄무늬를 가진 편마암, 독일어로는 Gneiss. 하얀색과 회색이 수십억년의 시간 동안 지하 깊은 곳에서 서서히 분리된 것입니다.^^ 한 30억년 동안? ㅎㅎ
아이스라테님의 대화: 쥐라기 시대의 화강암과 함께 살고 있다니. 느낌이 묘해요.
@아이스라테 한국에는 쥐라기와 백악기 화강암이 분포하고 있죠. 쥐라기 화강암은 경기도 일대에 분포하고 있고 대보 화강암이라고도 합니다. 백악기 화강암은 경상도에 주로 분포하는데 블국사 화강암이라고 하죠. 석굴암은 백악기 화강암으로 만든 것이겠죠? ㅎㅎ
polus님의 대화: @아이스라테 한국에는 쥐라기와 백악기 화강암이 분포하고 있죠. 쥐라기 화강암은 경기도 일대에 분포하고 있고 대보 화강암이라고도 합니다. 백악기 화강암은 경상도에 주로 분포하는데 블국사 화강암이라고 하죠. 석굴암은 백악기 화강암으로 만든 것이겠죠? ㅎㅎ
와, 석굴암이 백악기 화강암이라고요? 얼마전에 석굴암 다녀왔는데 바깥쪽에 당시에 석공들이 쓰던 흔적이 있는 돌들을 따로 한쪽에 모아놨더라고요. 손으로 한번 쓸어봤는데 신라시대 사람들과 교감하는 느낌이었거든요. 근데 그 돌들이 백악기 화강암이라니! 진작 알았으면 더 특별하게 감상했을 것 같아요. 사실 우리 주변의 돌들이 다 오랜 세월을 거친 물체들일텐데 너무 흔하게 생각해서 그들이 가진 나이쯤은 짐작도 안했던것 같아요. 그렇게보면 인간은 얼마나 작은 생명체인지.
향팔님의 대화: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독립문역에서 선바위로 올라가는 길에는 온갖 기와집 무당집 절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줄을 잇고 있더라고요. 그 집들 사이로 좁고 가파른 길을 따라 올라가면 인왕사 일주문이 나오고 그곳을 지나면 국사당이에요. 제가 갔던 날에도 국사당에서 큰 굿을 하고 있어서 쪼금 구경했네요.
후딱 다녀왔습니다. ^^ 아이파크 쪽으로 올라갔는데 말씀하신 기와집, 무당집, 절집 등을 못보았어요. 주변이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는 느낌이었고 인왕사 일주문이 꽤 가파른 곳에 있더라구요. 국사당 근처에 당도할 즈음 갑자기 안쪽에서 음악 소리가 들리더니 제가 국사당 앞을 지나가는 찰나..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면서 일가족(3명-남편, 부인, 아들)이 굿을 받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무당이 열매가 가득 들어 있는 봉지를 그분들에게 던지고 흰 천에 싸인 북어 3마리가 역시 튀어나왔어요. 옆에서 지키고 계시던 남자분이 치우시더라구요. 밝은 색 한복을 입은 여성분이 무당을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저는 잠시 보다가 선바위로 올라갔어요.
아이스라테님의 대화: 쥐라기 시대의 화강암과 함께 살고 있다니. 느낌이 묘해요.
맞아요. 막연하게 화강암일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정확하게 시대를 알게 되니.. 더 놀라운 느낌입니다. 사람은 고작 몇 십년을.. 길어도 백 년을 살 수 밖에 없는데 1억 7천만 년 전이라니.. 그리고 그 시기에는 한반도에 공룡이 번성하고 있을 것이구요. 인간 다음의 어떤 존재가.. 발 밑에 노출된 암반을 보며 이 암석이 만들어질 때 인간이 여기에 아파트도 짓고 지하철도 만들고 살았지.. 인간들은 서로 전쟁을 하고 하루라도 편할 날이 없었어.. 라고 말하는 날이 올까요? ^^
바위가 이렇게 형성된 이유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타포니tafoni 현상이라는 것이 있네요. 조립질 입자로 이루어진 화강암이나 사암, 석회암에 이 현상이 잘 발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마이산 타포니와 목포 갓바위가 유명하다고 하네요. @polus 인왕사 선바위도 타포니 현상으로 보면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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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타포니 군이 형성된 강원도 고성군 문암리 해안 풍경입니다. 저는 이 사진이 선바위와 좀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960941&cid=61234&categoryId=6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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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님의 대화: 사진은 타포니 군이 형성된 강원도 고성군 문암리 해안 풍경입니다. 저는 이 사진이 선바위와 좀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960941&cid=61234&categoryId=61234
아래 블로그 링크에 고성군 문암리의 능파대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나와 있어요. 능파대가 약 1억 8천만 년 ~ 1억 2천만 년 전, 중생대 쥐라기 때 형성된 흑운모 화강암(블로그에는 북운모 화강암으로 잘못 기입하신 듯..) 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는데.. 그럼 인왕사 선바위와 같은 시기에 형성된 것으로 보면 되겠어요. https://blog.naver.com/daichung/220022067100
ifrain님의 대화: 바위가 이렇게 형성된 이유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타포니tafoni 현상이라는 것이 있네요. 조립질 입자로 이루어진 화강암이나 사암, 석회암에 이 현상이 잘 발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마이산 타포니와 목포 갓바위가 유명하다고 하네요. @polus 인왕사 선바위도 타포니 현상으로 보면 맞을까요?
@ifrain 전 타포니 현상이란 말 처음 들어 봅니다 ㅎㅎ 위키에 인왕산 선바위도 그 예로 나오네요^^ 절반은 지질학자 되신 듯^^
ifrain님의 대화: 후딱 다녀왔습니다. ^^ 아이파크 쪽으로 올라갔는데 말씀하신 기와집, 무당집, 절집 등을 못보았어요. 주변이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는 느낌이었고 인왕사 일주문이 꽤 가파른 곳에 있더라구요. 국사당 근처에 당도할 즈음 갑자기 안쪽에서 음악 소리가 들리더니 제가 국사당 앞을 지나가는 찰나..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면서 일가족(3명-남편, 부인, 아들)이 굿을 받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무당이 열매가 가득 들어 있는 봉지를 그분들에게 던지고 흰 천에 싸인 북어 3마리가 역시 튀어나왔어요. 옆에서 지키고 계시던 남자분이 치우시더라구요. 밝은 색 한복을 입은 여성분이 무당을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저는 잠시 보다가 선바위로 올라갔어요.
아, 그렇다면 정말 그 스님 말씀대로 그동안 서울시가 선바위 주변 재정비사업을 마쳤나보네요 ㅎㅎ
polus님의 대화: @ifrain 큰 광물 결정으로 그런 걸 추론할 수 있는 거죠^^
화강암이 매끈한 줄로만 알았는데 오늘 다시 살펴보니 정말 거칠거칠 우둘투둘 하더군요. 사진에 표시한 부분이 석영인 것 같아요. 햇빛에 약간 투명한 느낌이 났어요. 부분적으로 반짝이기도 하고요. 콕콕 박혀 있는 소금 알갱이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인왕산의 바위도 흑운모 화강암이라고 해요. 석영와 장석은 밝은 색이고.. 이 친구들 때문에 바위는 하얗게 보이지만 그 사이에 흑운모가 박혀 있다고.. 이 흑운모에 철Fe 과 망가니즈Mn가 많이 들어 있어 습기에 약하다고 하네요. 철분은 바위를 붉게 만들고 망가니즈는 검은색 얼룩을 만들고요.
ifrain님의 대화: 바위가 이렇게 형성된 이유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타포니tafoni 현상이라는 것이 있네요. 조립질 입자로 이루어진 화강암이나 사암, 석회암에 이 현상이 잘 발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마이산 타포니와 목포 갓바위가 유명하다고 하네요. @polus 인왕사 선바위도 타포니 현상으로 보면 맞을까요?
캬, 역시 기이한 자태의 선바위… 비둘기들은 그대로군요. ^^ 타포니 현상, 이렇게 또 새로운 걸 배워갑니다.
이 사진은 작년 6월 제가 마이산에 갔을 때 찍은 건데, 마이산의 암봉에 구멍이 뽕뽕 나있는 것이 잘 보입니다(첫 번째 사진). 바로 타포니현상이죠. 인왕산의 선바위가 차이가 있다면 마이산 암봉은 화강암이 아니라 모래와 자갈로 만들어진 역암입니다(두 번째 사진 확대해 보면 자갈들이 보입니다). 물이 틈새로 들어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역암이 부서지며 풍화를 일으킨게 마이산 타포니라면 선바위는 화강암이므로 주요 성분이 산소나 철 등과 화학적으로 작용하면서 떨어져나갔다는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암봉은 세번 째 사진에서 오른쪽입니다.
ifrain님의 대화: 화강암이 매끈한 줄로만 알았는데 오늘 다시 살펴보니 정말 거칠거칠 우둘투둘 하더군요. 사진에 표시한 부분이 석영인 것 같아요. 햇빛에 약간 투명한 느낌이 났어요. 부분적으로 반짝이기도 하고요. 콕콕 박혀 있는 소금 알갱이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인왕산의 바위도 흑운모 화강암이라고 해요. 석영와 장석은 밝은 색이고.. 이 친구들 때문에 바위는 하얗게 보이지만 그 사이에 흑운모가 박혀 있다고.. 이 흑운모에 철Fe 과 망가니즈Mn가 많이 들어 있어 습기에 약하다고 하네요. 철분은 바위를 붉게 만들고 망가니즈는 검은색 얼룩을 만들고요.
@polus 이 부분이 바로 화강암 안의 흑운모가 풍화되면서 철과 망가니즈에 의해 색이 붉어지기도 하고 검게 탄 듯 변하기도 한 결과물인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ifrain 님 사진 잘 찍으셨네요. 저도 갔다가 방금 집에 들어왔는데 올리신 사진만큼 잘 못 찍었어요. 앞쪽에서 찍으려 했는데 부처님 오신날이 얼마 안 남아 연등을 달아놓아서 시야를 가리더군요. 그래서 옆으로 최대한 들어가 찍은 사진이 이 사진들입니다. 마지막 사진은 뒤에서 찍은 것이고요. 굿 하는 것은 못봤는데 음악 소리는 들었습니다. 재밌게 읽었던 성해나의 <혼모노>가 생각나네요. ㅎㅎ 그나저나 올라가는 경사가 심해서 저질 체력인 전 너무 힘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다리가 후들거리더군요. 지금 뻗어 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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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심님의 대화: 그나저나 @ifrain 님 사진 잘 찍으셨네요. 저도 갔다가 방금 집에 들어왔는데 올리신 사진만큼 잘 못 찍었어요. 앞쪽에서 찍으려 했는데 부처님 오신날이 얼마 안 남아 연등을 달아놓아서 시야를 가리더군요. 그래서 옆으로 최대한 들어가 찍은 사진이 이 사진들입니다. 마지막 사진은 뒤에서 찍은 것이고요. 굿 하는 것은 못봤는데 음악 소리는 들었습니다. 재밌게 읽었던 성해나의 <혼모노>가 생각나네요. ㅎㅎ 그나저나 올라가는 경사가 심해서 저질 체력인 전 너무 힘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다리가 후들거리더군요. 지금 뻗어 있습니다. ㅠㅠ
고생하셨습니다. 맞아요, 올라가는 길이 가팔랐던 기억이 납니다. 밥심님의 사진 좋은데요? 특히 마지막 사진은 정말 두건을 쓴 두 스님의 뒷모습 같네요. 쿠션에 다리 올려놓고 푹 쉬세요!
향팔님의 대화: 캬, 역시 기이한 자태의 선바위… 비둘기들은 그대로군요. ^^ 타포니 현상, 이렇게 또 새로운 걸 배워갑니다.
앞서 올린 사진들도 그렇지만 비둘기들이 선바위의 구멍 곳곳에 들어가 있고.. 선바위 뒤쪽에도 이렇게 모여 있어요. 선바위 뒤쪽으로 더 올라가면 너른 암반이 나오는데 거기에도 자리를 잡고 있었어요. 향팔님 글을 읽으며.. 왠지 까마귀가 날아다녔으면 더 을씨년스러웠을 것 같다. 그런데 비둘기구나. 왜 그럴까? 궁금했는데.. 실제로 비둘기들의 집단 거주지였어요. 선바위가 비둘기들의 아파트가 된 것 같았어요. '성북동 비둘기'에서 비둘기들이 다 쫒겨나 이리로 온 것일까요? 시주하는 사람들 덕에 주변에는 항상 쌀이 풍부할 것 같아요. 인왕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풍경은 정말 '아파트 공화국'이라 할만큼 아파트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고요. 선바위 안의 구멍을 들여다 본다면(드론으로 가능하겠죠) 비둘기의 알이 곳곳에 들어가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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