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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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도르곶 너머에서는 상아와 사금 등 값비싼 교역품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아프리카에는 후추와 비슷한 맛을 내는 멜레구에타 고추(Melegueta Pepper: 'Aframomum Melegueta'라는 학명의 기니후추나무)가 있었다. 멜레구에타 고추는 생강과에 속하는 식물로 후추과에 속하는 후추와는 다른 종류지만 향신료로서 활용 가치는 충분했다. 그런 영향인지 훗날 사람들은 포르투갈인들이 멜레구에타 고추를 거래하던 장소를 '후추 해안(Pepper Coast)'이라고 불렀다. 엔히크 왕자는 새로운 향신료와 함께 건장한 체구의 흑인들을 노예로 데리고 돌아왔다. 이렇게 대교역 시대의 문이 활짝 열리면서 인류의 최대 암흑 역사 중 하나인 노예무역의 막이 올랐다. 마침내 포르투갈 국왕의 명을 받은 바르톨로메루 디아스(Bartolomeu Dias)의 선단이 아프리카 대륙 남단의 희망봉에 도달했고 대서양에서 인도양으로 가는 뱃길을 완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 무렵, 포르투갈로서는 충격적인 소식이 날아들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Christopher Columbus)가 인도에 도착했다는 소식이었다. 1492년의 일이었다. 포르투갈의 동방항로 개척에 맞서 서방항로를 개척하는 콜럼버스를 대대적으로 지원한 결과였다. 오늘날 우리는 콜럼버스가 당시 도착한 곳이 인도가 아니라 아메리카 대륙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콜럼버스는 자신이 도착한 곳이 인도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다 보니 아메리카 원주민은 뜻하지 않게 세계사에 '인디언'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되는 불운을 겪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탐험하던 무렵 당연하게도 그곳에는 인디언이 아니라 아메리카 원주민이 살고 있었다. 결국 그 땅의 최초 발견자는 콜럼버스가 아니라 그곳에서 오랫동안 살아왔던 아메리카 원주민이었으며, 콜럼버스는 탐험자이자 침략자의 첨병에 지나지 않았다.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pp.83~85,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과학과 문학이 융합하다 카슨이 생계를 위해 시작한 전일제 정부 소속 과학자 일은 과학적 사고력과 글쓰기 측면에서의 문학적 감수성, 두 능력을 동시에 요구했다. 보고서 작성을 위해선 일상적인 실험과 문헌 검토 등을 한꺼번에 해야 했다. 단지 경제적 문제로 시작한 직업이 결국 카슨의 창의성을 키웠던 셈이다. 그녀가 어렸을 적부터 쌓아 온 이력과 대학, 대학원 시절 관심을 기울인 부분까지 고려하면 평생을 통해 융합적 삶을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슨이 보여 준 감수성과 상상력의 융합 능력은 저서 곳곳에서 발견된다. 『레이첼 카슨 평전』을 쓴 린다 리어(Linda Lear)는 카슨의 책 중에서도 특히 『침묵의 봄』과 『우리를 둘러싼 바다』가 문학적 명성을 떨쳤다고 했다. 그는 "『침묵의 봄』은 '창조적인 글쓰기'에 숱한 영감을 불어넣었다"라고 말했다. 카슨은 바다에서 최초로 탄생하는 세포, 즉 최초의 생명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구의 탄생, 암석의 발견, 달의 탄생, 원시 바다의 출현, 대륙 및 해양의 지각변화를 통합적으로 설명했다. 『우리를 둘러싼 바다』제1부 어머니 바다의 '어둠에 싸인 시작'은 각종 과학적 데이터가 제시된 후 다음과 같이 문학적 감수성으로 끝을 맺는다. 잠깐 동안 지구에 머물면서 육지를 정복하고 약탈한 것처럼 바다를 제어하거나 변화시킬 수는 없었다. 도시와 시골의 인공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종종 자기가 살고 있는 행성의 진정한 본질과 그 긴 역사(인류가 존재한 것은 그 속에서 찰나에 지나지 않는)에 대한 안목을 잊어버린다. 이 모든 것에 대한 감각은 긴 대양 항해에 나서 날마다 파도가 넘실대는 수평선이 뒤로 물러나는 것을 보고, 밤에는 머리 위의 별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지구의 자전을 인식하고, 물과 바다만 존재하는 이 세계에 홀로 서서 우주에서 자기가 사는 행성의 외로움을 느낄 때, 가장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그리고 육지에서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사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물의 세계이며, 대륙은 모든 것을 둘러싸고 있는 바다 수면 위로 잠시 솟아 있는 땅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우리를 둘러싼 바다』42쪽. 이상과 같이 카슨의 창의적 영재성은 융합의 차원에서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카슨은 원래 작가를 꿈꾸며 영문과에 입학했으나 전공을 바꿔 생물학을 공부했다. 그래서인지 『우리를 둘러싼 바다』는 융합의 성격을 여실히 보여 줬다. 카슨은 바다의 역사, 지리, 생물학, 생태, 환경 등에 대해 문학성을 가미한 서정적인 필체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이러한 특징은 그녀가 집필한 여러 작품 속에서 동일하게 발견된다.
레이첼 카슨과 침묵의 봄 pp.8~9, 김재호 지음
레이첼 카슨과 침묵의 봄20세기 후반 환경운동에 절대적 영향을 준 레이첼 카슨과 <침묵의 봄> 에 대한 짧지만 알찬 안내서이다.
문학 작품을 인용하는 부분도 눈에 띈다. 실제로 카슨은 어렸을 때부터 방대한 문학 작품을 탐독했다. 『우리를 둘러싼 바다』에선 19세기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 비평가인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의 『큰 소용돌이에 빨려들어서(A Descent into a Maelstorm)』(1841)를 소개한다. 이 작품에 나타난 조수 관련 이야기가 과학적으로 맞는 사실인지 알려주는 것이다. 작품 속 노인은 바닷가 높은 절벽 위에서 섬들 사이로 지나가는 그 아래의 좁은 수로를 친구들에게 보여 준다. 그곳의 물은 거품과 찌꺼기가 들끓어 출렁이고 갑자기 소용돌이를 만들면서 좁은 수소를 빠르게 지난다. 포가 이야기한 모스켄의 큰 소용돌이는 실제로 노르웨이 서해안 앞바다에 있는 로포텐 제도의 두 섬 사이에 있다고 카슨은 밝혔다. 또한 『우리를 둘러싼 바다』의 마지막 장에는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 대서사시 『오디세이아』의 내용이 등장한다. 해양 전문서인 『우리를 둘러싼 바다』에서 문학 작품인 『오디세이아』로 바다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책은 "모든 것은 영원히 흐르는 시간의 강처럼 결국에는 바다, 즉 대양의 강인 오케아노스로 돌아가기 때문이다"로 끝난다. 오케아노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물의 신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를 둘러싼 바다』에 추천의 글을 쓴 한국해양연구원 김웅서 박사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그녀는 책의 마지막 부분을 "새가 일년을 날아도 다 갈 수 없는 바다, 그것은 너무나도 광활하고 두렵도다"라는 호메로스의 말로 장식을 합니다. 자연과학적인 내용의 건조함이 그녀의 섬세한 감성으로 문학 작품으로 탈바꿈하는 대목입니다. 그래서 독자들은 『우리를 둘러싼 바다』에서 자연과학 책이지만 자연과학 책 같지 않은 읽는 재미를 솔솔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우리를 둘러싼 바다』, 10쪽.
레이첼 카슨과 침묵의 봄 pp.10~11, 김재호 지음
아울러 박물관 기고가인 앤 즈윙거(Ann H. Zwinger)는 『우리를 둘러싼 바다』1961년 개정판 소개 글에서 카슨의 이 작품에 대해 "학문적으로 쓴 책이면서도 자연계에 대한 찬가이자 훌륭한 문학 작품으로 서술된 책은 전례를 찾기 힘든 것이었다"면서 "지금도 그러한 책은 거의 없다"라고 칭찬했다. 책의 장점은 문장의 매력과 기법, 박학한 지식과 풍부한 사실의 조직, 개인적인 전제라고 즈윙거는 밝혔다. 특히 『침묵의 봄』에선 그리스 신화가 인용되고 시적 수사학이 곳곳에 등장한다. 이 책의 처음과 마지막은 문학적 감수성이 진하게 묻어난다. 제1장 '내일을 위한 우화'는 어른들에게 읽어 주는 동화처럼 쓰였다. 마치 추리소설의 서막을 알리듯, 새의 노래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 마을을 묘사했다. 마지막 장 '가지 않은 길'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제목이다. 카슨은 이 장을 "우리는 지금 길이 두 갈래로 나뉘는 곳에 서 있다. 하지만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에 등장하는 두 갈래 길과는 달리, 어떤 길을 선택하건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는다"로 시작한다. 『자연,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는 카슨 조카의 아들인 로저 크리스트와 함께 숲과 바닷가를 거닐며 느낀 단상들을 모은 책이다. 로저와 함께한 시간, 가장 친한 친구 도로시 프리맨과 함께 보냈던 시간들은 인문학적 감수성이 듬뿍 배어 한 권의 동화처럼 읽힌다. 카슨은 "달빛 아래 물은 잔잔한 은빛으로 타올랐고, 해안의 바위는 수많은 다이아몬드 바로 그것이었다. 지상의 모든 것은 차라리 형형색색의 돌비늘이었다"라고 적고 있다. 카슨은 자칫 딱딱하기 쉬운 과학적 내용을 문학적 감수성으로 융합해 풀어냈다. 그럼 과연 융합이란 무엇일까? 작가가 되고자 했던 카슨이 생물학을 전공해 이루어 낸 성과는 어떤 차원에서 펼쳐진 것일까?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융합은 단순히 종합하는 차원이 아니라 함께 도약하는 차원으로 승화한다. 즉, 카슨이 보여 준 융합이란 통섭의 차원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대중적 용어가 된 통섭(consilience)의 어원은 라틴어 '컨실리에르(consiliere)'에서 파생돼 함께(con) 뛰어넘는(salire)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최근엔 진화심리학, 천문생물학, 바이오물리학, 해양생물학, 지구물리학, 인지심리학, 금융수학 등의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융합의 전형을 보여 준 학자들은 많다. 애초에 학문의 체계가 세워질 때는 분명 종합의 학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원래 생물학자였는데 윤리학, 정치학, 예술철학 등을 정립했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하이젠베르크는 철학적 훈련을 통해 불확정성의 원리를 연구했다. 그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다들 알다시피 예술가이자 의사, 발명가였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근본원리를 내세운 데카르트는 수학자이자 철학자였다. 20세기 분석철학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항공공학을 전공했다. 과학을 기반으로 자신의 『논리철학논고』를 완성한 그는 건축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비트겐슈타인의 스승 버트런드 러셀은 수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러셀은 카슨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핵무장 반대 운동을 펼쳤다. 아인슈타인은 철학을 통해 특수 상대성 이론, 광전 효과, 브라운 운동에 대한 역사적인 논문을 썼다. 아인슈타인은 칸트, 흄, 밀, 스피노자 등을 탐독했다.
레이첼 카슨과 침묵의 봄 pp.11~13, 김재호 지음
환경 시사문제 전문 연구가인 알렉스 맥길리브레이는 『침묵의 봄』에 대해 과학과 문학이라는 두 장르가 결합해 탄생한 일종의 하이브리드(장르)라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침묵의 봄』은 창의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는 "『침묵의 봄』은 생태학이란 말을 일상적인 용어로, 살충제란 말을 나쁜 단어로 자리잡게 만든 녹색 선언"이라며 "흰머리독수리가 멸종 직전 단계에서 되살아난 것은 생태학에 미친 이 책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밝혔다. 카슨은 창의적 산물에 사회적 가치관을 더하고 실천함으로써 지금까지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향의 산 읽기』의 저자 존 앨더는 "과학적 정밀성과 서정적 문학성을 융합하는 독특한 능력을 지닌 레이첼 카슨은 생태학의 원리와 그 윤리적, 미적, 영적 함축을 전 세계 독자들에게 소개했다"라고 했다. 정밀성과 감수성의 양 날개로 독자들을 사로잡은 셈이다. 잡종은 과학적 창의성을 낳는다. 독일의 생리학자 카를 페닝거(Karl Pfenninger)는 서로 다른 형태로 수용된 각각의 데이터가 뇌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해 한 단계 차원이 높은 창의성이 발현된다고 했다. 국문학자와 천문학자는 별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 카슨은 바다를 포함한 드넓은 자연을 바라볼 때 단순히 탐구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인간의 무늬(인문학)도 함께 담아내고자 했다. 반면 과학의 영역과 문학적 감수성의 혼융이 카슨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겐 흠집 내기용 꼬투리였다. 과학이라는 논리가 문학이라는 감성에 자리를 내주었다는 식이다. 이는 『침묵의 봄』에 대한 논란에서 두드러졌다. 그러나 객관적 엄밀성에 충실한 『침묵의 봄』은 그런 언쟁에 끼일 필요조차 없다는 걸 수많은 논쟁의 결과가 증명했다. 홍성욱 교수는 서로 다른 생각이 만나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오는 유형을 다섯 가지로 구분했다. 첫째, 학생 혹은 젊은 시절에 다른 학풍을 접함으로써 나타난다. 둘째, 한 전공 분야에서 다른 전공 분야로 옮김으로써 가능하다. 셋째, 지역의 이주 혹은 지역의 중첩을 통해 드러난다. 넷째, 서로 다른 분야 간 전공자의 공동연구로 발현된다. 다섯째는 학제 간 연구다. 카슨의 경우엔 전공을 바꿨다는 점,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함께 했던 경험으로 문학적 감수성을 길렀다는 점이 특수하다. 카슨이 보여 준 창의적 성과물들은 인문학적 측면과 과학 기술의 여러 분야가 단순히 복합하거나 결합하는 차원이 아닌 융합을 거쳐 통섭의 단계에 이른 것이다. 카슨의 성과를 굳이 명명해 보자면 '생태문예환경학(『침묵의 봄』)' 혹은 '생태문예해양학(『우리를 둘러싼 바다』)' 정도가 될 것이다.
레이첼 카슨과 침묵의 봄 pp.13~15, 김재호 지음
"서로 다른 형태로 수용된 각각의 데이터가 뇌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해 한 단계 차원이 높은 창의성이 발현된다고 했다."
"이제는 대중적 용어가 된 통섭(consilience)의 어원은 라틴어 '컨실리에르(consiliere)'에서 파생돼 함께(con) 뛰어넘는(salire)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최근엔 진화심리학, 천문생물학, 바이오물리학, 해양생물학, 지구물리학, 인지심리학, 금융수학 등의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중학생 때였던 것 같습니다. 기압이 기체 분자의 운동 결과임을 알고 감명받은 적이 있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원소의 화학적 성질이 가장 바깥 전자껍질에 있는 전자에 달려 있음을 배우고 놀랐어요. 이상기체 방정식과 운동에너지 공식이, 물리학과 화학이 연결되는 순간, 신기하기도 했고, 숨어 있던 깊은 질서의 존재를 깨닫는 듯해 잠시 숙연해지는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문화사 분야에서 역작들을 써낸 논픽션 작가 피터 왓슨은 그런 발견들이 19세기 중반부터 과학사에서 빈번히 일어났으며, 현재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역설합니다. 물리학이 화학과 거의 합쳐졌고, 화학과 생물학이 만나 분자생물학을 낳았습니다. 이제 생물학, 심리학, 경제학이 한데 어우러지고 고고학, 유전학, 언어학이 협력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습니다. 한 분야의 연구가 다른 분야 연구의 도움을 받고, 여러 학문의 연구 대상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전에 보지 못했던 큰 그림이 드러나는 지적 사건들에 뭐라 이름을 붙여야 할까요. 왓슨은 에드워드 윌슨이 사용한 '통섭consilience' 대신 '집합, 수렴' 정도로 옮길 수 있는 컨버전스convergence라는 용어를 택했습니다. .... 그래서, 종국에는 모든 학문이 하나로 합쳐질까요? 철학, 예술, 윤리를 과학이 설명하는 날이 올까요? 물리학과 수학이 통합된다면, 우주가 곧 수학이라는 의미일까요? 우리가 아는 모든 현상과 이론 뒤에는, 언뜻 무한해 보이는 다양성을 낳은 심오한 질서가 숨어 있고, 우리는 아직 그것을 찾지 못했을 뿐일까요? 그 원리가 '궁극의 진리'일까요? 아니면 이게 다 최근 과학의 성과에 놀란 학자들이 벌이는 호들갑일까요? 여러 분야에 두루 관심 있는 지적인 독자라면 분명히 빠져들 책입니다.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 pp.345~346, 장강명 지음
https://m.youtube.com/shorts/S84TgMpfZlI 음악을 소개 많이 해주셔서 저도 하나 소개해봅니다. 쇼스타코비치의 왈츠2번 웃고 있으면서도 눈물이 날 것 같은 음악이라고들 하더군요
여의도 브라이튼 도서관이 1000평 규모로 4월 28일 오픈했다고 하네요. 영등포구에서 구립도서관으로 심혈을 기울였다는데, 소개 영상을 보시면 수긍할만 합니다. https://youtu.be/mC5CDlMtZYY
크고 작은 도서관이 많이 생기는 건 분명 좋은 일이긴 한데.. '책을 읽는다'는 의미에 좀 더 충실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가보지는 않았지만.. 시험 개관에도 사람들이 꽉 찼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조만간 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되네요.
마이클 잭슨이 14세에 부른 'Ben' 입니다. "Ben, most people would turn you away I don't listen to a word they say They don't see you as I do" 이 부분이 마음에 드네요. <지구의 짧은 역사> 에서 '자신이 이해하는 것만을 사랑할 것이며.. ' 라는 대목이 떠오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7TTSzfs2kw J.Fla의 Ben 커버 https://www.youtube.com/watch?v=bQKa7wkGH2Q Connie Talbot - Ben https://www.youtube.com/watch?v=i1Vfo1kr3y0 Ben, the two of us need look no more We both found what we were looking for With a friend to call my own I'll never be alone And you, my friend, will see You've got a friend in me Ben, you're always running here and there You feel you're not wanted anywhere If you ever look behind And don't like what you find There's something you should know You've got a place to go I used to say "I" and "me" Now, it's "us", now, it's "we" Ben, most people would turn you away I don't listen to a word they say They don't see you as I do I wish they would try to I'm sure they'd think again If they had a friend like Ben Like Ben Like Ben
'밤바다'로 시작해 '어떤 편지'로 끝나는 이 책은 카슨의 문장력을 여실히 보여 준다. 특히 숲길을 거닐고 직접 밤바다를 마주한 경험들이 한 문장 한 문장에 녹아 있다. 어느 비 오는 날 숲 속에서의 단상은 작가의 상상력이 빛을 발한다. "촉촉하게 젖어 있는 날보다 숲이 생명의 숨결을 세차게 내뿜는 날은 없다. 상록수의 가느다란 잎사귀가 은빛 모자를 쓰는가 하면, 양치류는 열대 숲의 무성함을 닮아가고, 숲의 모든 잎사귀와 풀의 끝자락에 맑은 수정 방울이 맺힌다." "숲길 역시 이끼로 만들어진 양탄자로 장식되곤 했다. 퇴락한 고성에 깔려 있던 긴 융단이라도 되는 듯, 녹색의 숲 가운데 은회색 빛의 가느다란 띠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평생 바다를 사랑한 카슨. 그녀는 온 몸으로 바다를 느꼈다. 썰물이 자아내는 냄새를 통해 자그마한 것까지 감지한 것이다. '생명의 소리, 생명의 맥박'에서 카슨은 "드넓은 바다의 그 모든 것들이 한 줄기 바람결에 실려와 나의 기억과 인상을 자극하는 그런 순간이었다"라고 썼다. 한편 여린 작가의 심성은 아래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가을 정원의 오케스트라 가운데 가장 심금을 울리는 소리를 나는 요정의 종소리라고 부른다. 나는 그 요정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반드시 만나야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그 소리는 여리고 섬세하며 들릴 듯 말 듯, 바깥세상에서 들리는 듯, 어떤 영묘한 기운마저 지니고 있다. 그래서 어쩐지, 눈에 보이지 않는 채로 남아 있어야 할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자연,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 82~83쪽.
레이첼 카슨과 침묵의 봄 pp.91~92, 김재호 지음
레이첼 카슨의 숲길 단상을 읽으니 몇년 전 제주 서귀포 치유의 숲에 갔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왜 치유의 숲이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았어요. 사진은 각각 치유의 숲과 비오토피아에서 만난 풍경을 제가 찍어본 것이에요.
와, 우리나라 같지가 않고 이국적인 느낌입니다. 핀란드 같은 북유럽 느낌!
두번째 사진은 호수인가요? 하늘도 맑고.. 보기만 해도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느낌이에요. ^^
네, 비오토피아 생태공원에 있는 작은 호수입니다.
호수 위로 잔물결도 보이고.. 물이 깊지 않은지 호수 안의 민물 조류같은 것들도 가까이 보이네요.
헨델, 《세르세 Xerxes》 중에서, '아름다운 나무 그늘이여 Ombra mai fu' https://youtu.be/OdeOyrLHdSg?si=aGmXgYgofpN5smA- 이리도 소중하고 사랑스럽고 감미로운 나무 그늘은 일찍이 없었으리…
바다에 대한 사랑, 바다 3부작으로 카슨이 바다를 향해 보여 준 사랑은 정말 남달랐다. 그녀는 『우리를 둘러싼 바다』라는 책 제목 그대로 바다가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고 했다. 바닷가를 찾아가야만 바다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카슨은 "여러분은 바다를 찾기 위해 멀리까지 갈 필요가 없다"며 "옛날에 바다가 머물렀던 흔적은 어디에나 존재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카슨은 바다를 접하기 전인 어린 시절에 바다가 어떻게 생겼을지, 파도가 어떤 소리를 낼지 상상했다. 그녀가 바다를 느꼈던 정취는 아래 문구에서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내륙으로 1,500킬로미터쯤 들어간 곳이라 하더라도, 마음 속의 눈과 귀에 먼 과거의 그 유령 같은 물결과 파도 소리를 재현시켜 주는 증거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펜실베니아 주의 어느 산에 올랐을 때, 나는 하얀 석회암 위에 앉아 거기서 수조 개나 되는 아주 미세한 해양 동물 껍데기 모양을 발견했다. 이들은 한 때 이곳을 뒤덮고 있던 대양 속에서 살다가 죽어갔고, 그 석회질 유해가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우리를 둘러싼 바다』, 154쪽. 바다를 느끼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바다 생물들만이 알고 있는 물의 세계를 느끼기 위해선 어떠한 감각을 가져야 할까? 카슨은 먼저 인간의 감각을 벗어던지라고 주문한다. 인간이 지닌 길이, 너비, 질량, 시간, 공간 등 잣대가 없어야 바다를 느낄 수 있다. 물의 관점을 갖기 위해선 인간의 관점을 버려야 한다. 특히 인간은 땅에 발을 딛고 살기 때문에 '땅의 감각'을 극복해야 철저한 적막과 어둠이 지배하는 바다의 심연을 이해할 수 있다. 카슨은 새에 관한 글들을 여러 편 쓰기 위해 현장을 기록하는 가운데서도 바다를 그리워했다. 그녀는 매를 관찰하기 위해 매서운 추위가 뼛속까지 스며드는 산등성이를 마다않고 달려갔다. 바다에 대한 연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아래 기록을 통해 카슨이 어떤 책을 쓰고 싶어 했는지 우리는 알아챌 수 있다. 카슨은 산에서 발견된 조개화석 등에 대한 내용들을 관련 책들에서 언급하곤 했다. 바다를 너무도 사랑하는 내가 산에서 바다를 회상할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은 그다지 이상하지 않다. 언덕 개울이 허둥지둥 내려가는 것을 볼 때면 항상 그 여행을 길더라도 결국은 바닷속에서 여행을 끝맺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애팔래치아 산맥의 고원 지대에는 과거 이 땅을 차지했던 고대 바다를 떠오르게 하는 무엇인가가 항상 있다. 전망대로 가는 가파른 길 중간쯤에는 사암으로 형성된 절벽이 있다. 아주 오래 전에는, 이상하고 낯선 물고기들이 헤엄쳤을 얕은 바닷물 아래에 그 절벽이 있었다. 그 뒤 바다는 물러가고 산이 들어 올려져, 지금의 바람과 비가 절벽을 처음의 모래 알갱이로 부스러뜨리는 것이다. 내가 지금 걸터앉은 이 하얀 석회암도 고생대 바다 아래에서 형성되었다. 그 물속을 떠다니던 무수하고 작은 생명체들의 뼈가 만들어 낸 것이다. 지금 나는 눈을 반쯤 감고 누워, 내가 다른 바다의 밑바닥에 있다는 것을 느껴 보려 애쓴다. 매들이 항해하는 대기의 바다 말이다. -『잃어버린 숲』, 59~60쪽.
레이첼 카슨과 침묵의 봄 pp.75~77, 김재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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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읽어요
세계문학전집 느리게 읽기 (1) 브람스를 좋아하세요...[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
안 노란 책을 찾아라!
안노란 책 리뷰 <지금, 그리고 그때>안노란책 리뷰 <슬픔의 물리학>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안노란 책 리뷰 <영원히 계속되다가 끝이 난다 > 앤 드 마르켄안노란 책 리뷰 <메데이아> 에우리페데스안노란 책 리뷰 <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요하임 마이어호프
새벽엔 느낌 좋은 소설로 하루 시작해요
[느낌 좋은 소설 읽기] 3.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느낌 좋은 소설 읽기] 2. 오버스토리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
아티초크의 멋진 책!
[아티초크/책증정] 세계 여성 시인선 100『슬픔에게 언어를 주자』와 함께해요.[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
‘인생 록 음악’ 추천!
[그믐밤] 49. 국제 암석의 날 기념, ‘인생 록 음악’ 추천해주세요[김영사/책증정] 대화도 음악이 된다! <내일 음악이 사라진다면> 함께 읽어요[그믐밤] 33. 나를 기록하는 인터뷰 <음악으로 자유로워지다>
새폴스키의 책을 읽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6.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8. <행동>
동구권 SF 함께 읽어요!
[함께 읽는 SF소설] 12.신이 되기는 어렵다 - 스트루가츠키 형제[함께 읽는 SF소설] 11.노변의 피크닉 - 스트루가츠키 형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 탐험단 시즌 2 : 장르의 해부학 읽기 3. 신화 4. 회고록과 성장물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 4회차[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3) 프랑켄슈타인[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2회차 『로빈슨 크루소』(다니엘 디포, 1719)[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1회차-마션
히어로와 함께
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3권의 책 종류
『육식의 종말』완독 하기! (책 증정)[김영사/책 증정] 장안의 화제! 노화과학을 다룬 <우리는 왜 죽는가>를 함께 읽어요 [인플루엔셜/책증정] 진정한 앎은 무엇인가? <지식의 탄생> 읽고 함께 이야기해요!
청명하다, 꾸준히 읽는 중
독서기록용_웍과 칼독서기록용_필요의 탄생독서기록용_제자리에 있다는 것독서 기록용_유성기의 시대, 유행시인의 탄생
삼국지를 가슴에 품다
삼국지 전권독파 - 요시카와 에이지 버전으로[모집] 평생의 숙제 인간관계, 삼국지의 영웅들에게 답을 묻다 (w. 『최소한의 삼국지』)
혼자이기에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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