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ain님의 대화: "이제는 대중적 용어가 된 통섭(consilience)의 어원은 라틴어 '컨실리에르(consiliere)'에서 파생돼 함께(con) 뛰어넘는(salire)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최근엔 진화심리학, 천문생물학, 바이오물리학, 해양생물학, 지구물리학, 인지심리학, 금융수학 등의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 중학생 때였던 것 같습니다. 기압이 기체 분자의 운동 결과임을 알고 감명받은 적이 있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원소의 화학적 성질이 가장 바깥 전자껍질에 있는 전자에 달려 있음을 배우고 놀랐어요. 이상기체 방정식과 운동에너지 공식이, 물리학과 화학이 연결되는 순간, 신기하기도 했고, 숨어 있던 깊은 질서의 존재를 깨닫는 듯해 잠시 숙연해지는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문화사 분야에서 역작들을 써낸 논픽션 작가 피터 왓슨은 그런 발견들이 19세기 중반부터 과학사에서 빈번히 일어났으며, 현재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역설합니다. 물리학이 화학과 거의 합쳐졌고, 화학과 생물학이 만나 분자생물학을 낳았습니다. 이제 생물학, 심리학, 경제학이 한데 어우러지고 고고학, 유전학, 언어학이 협력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습니다.
한 분야의 연구가 다른 분야 연구의 도움을 받고, 여러 학문의 연구 대상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전에 보지 못했던 큰 그림이 드러나는 지적 사건들에 뭐라 이름을 붙여야 할까요. 왓슨은 에드워드 윌슨이 사용한 '통섭consilience' 대신 '집합, 수렴' 정도로 옮길 수 있는 컨버전스convergence라는 용어를 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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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종국에는 모든 학문이 하나로 합쳐질까요? 철학, 예술, 윤리를 과학이 설명하는 날이 올까요? 물리학과 수학이 통합된다면, 우주가 곧 수학이라는 의미일까요? 우리가 아는 모든 현상과 이론 뒤에는, 언뜻 무한해 보이는 다양성을 낳은 심오한 질서가 숨어 있고, 우리는 아직 그것을 찾지 못했을 뿐일까요? 그 원리가 '궁극의 진리'일까요? 아니면 이게 다 최근 과학의 성과에 놀란 학자들이 벌이는 호들갑일까요? 여러 분야에 두루 관심 있는 지적인 독자라면 분명히 빠져들 책입니다. ”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 pp.345~346,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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