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D-29
우리 책이 brief history 이긴 하네요. 포유류만의 진화에 대해서만도 한 권의 벽돌책(경이로운 생존자들)으로 다루기도 하는데 물에서 뭍으로 기어나온 동물의 탄생부터 조류의 등장까지 한 챕터로 끝내버리네요. 화끈합니다!
지구의 역사를 놓치는 부분 없이 간략하게 하나의 흐름으로 꿰어주는 표현이 마치 하나의 대서사시처럼 느껴져요. 마지막 챕터의 마무리가 우리 손에 들린..
많은 이들은 체르노빌을 역사상 최악의 환경 재앙으로 꼽는다. 애석하게도 이 말은 사실이 아니다. 다른 곳에서, 전 세계에서 또 다른 뭔가가, 거의 눈에 띄지 않은 채 20세기 내내 매일같이 벌어진다. 이 또한 부실한 계획과 인간적 착오의 결과다. 그것은 한 번의 불운한 사고가 아니라 관심과 이해의 심각한 결여로 인한 결과이며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영향을 미친다. 이 일은 한 번의 폭발로 시작되지 않았다. 누군가 깨닫기 전에, 다면적이고 지구적이고 복잡한 원인의 결과로서 조용히 시작됐다.
푸른 행성을 위한 증언 - 찬란했던 생명의 기록과 지구를 복원할 마지막 기회 pp.7~8, 데이비드 애튼버러.조니 휴스 지음, 노승영 옮김
푸른 행성을 위한 증언 - 찬란했던 생명의 기록과 지구를 복원할 마지막 기회70년 동안 BBC 자연 다큐멘터리를 통해 지구를 기록해온 저자가 생물 다양성 붕괴의 증거와 과학적 사실을 제시한다. 경고를 넘어 지속 가능한 삶과 재야생화라는 회복의 길을 말하며,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한다.
우리 모두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여기에는 억울한 구석도 있다. 인류 문명이 본질적으로 언제까지나 지속 가능하지 않음을 안 것은 몇십 년 전에 불과하니 말이다. 하지만 이제 알았으니 선택은 우리 몫이다. 우리는 행복하게 살아가고 가족을 건사하고 우리가 만든 현대사회에서 각자 정직한 역할을 분주하게 실행하느라 문간에서 기다리는 재앙을 외면하는 길을 고를 수도 있고, 변화를 고를 수도 있다. 이 선택은 결코 간단명료하지 않다. 어쨌거나 자신이 아는 것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자신이 모르는 것을 깎아내리거나 두려워하는 성향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프리피야티 주민이 아침마다 거실 커튼을 걷을 때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언젠가 자신의 삶을 파괴할 거대한 원자력발전소였다. 대부분의 주민이 그곳에서 일했다. 나머지는 근무직을 상대로 생계를 이어 갔다. 많은 이들은 원자력발전소 지척에서 사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알았지만, 원자로를 꺼야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체르노빌은 안락한 삶이라는 귀중한 선물을 그들에게 선사했다. 이제 우리 모두가 프리피야티 주민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안락한 삶 위에는 스스로 만든 재앙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다. 재앙이 벌어지는 이유는 우리가 안락한 삶을 살아가는 이유와 같다. 이렇게 살지 말아야 할 설득력 있는 이유와 대안으로 삼을 훌륭한 계획이 없다면 이렇게 계속 살아가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내가 이 책을 쓴 것은 이 때문이다.
푸른 행성을 위한 증언 - 찬란했던 생명의 기록과 지구를 복원할 마지막 기회 p.9, 데이비드 애튼버러.조니 휴스 지음, 노승영 옮김
"프레임 구석에서 매우 잘 보인다"라고 휴스턴이 말했지만 지구는 휙 흔들리더니 사라졌다. 망원렌즈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는 있었지만, '약간 왼쪽으로, 약간 오른쪽으로' 조정하는 괴로운 시간이 몇 분간 뒤따랐다. 우주선이 29만 킬로미터 거리에서 천천히 회전하는 동안 승무원은 피사체를 보지 못한 채 지구를 렌즈에 담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지구가 화면을 들락날락하는 중에도 인간의 4분의 1이 이 장면을 지켜봤다. 눈조차 깜박할 수 없었다. 그것은 온 인류를 품은 지구였다. 우주선에서 사진을 찍는 세 사람만 빼고. 1968년 크리스마스, 그 한 장의 사진으로 텔레비전은 그 누구도 이토록 생생하게 그려 볼 수 없었던 것을, 어쩌면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사실일지도 모르는 것을 인류에게 이해시켰다. 그것은 우리 지구가 작고 외톨이이고 연약하다는 사실이었다. 지구는 우리가 가진 유일한 장소, 우리가 아는 한 생명 자체가 존재하는 유일한 장소, 유일무이하게 귀중한 장소다. 아폴로 8호에서 보낸 사진은 전 세계인의 사고방식을 바꿨다. 앤더스가 말했다. "우리는 달을 탐사하려고 여기까지 왔는데, 가장 중요한 사실은 지구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보금자리가 무한하지 않음을 모두가 동시에 깨달았다. 우리의 존재 범위에는 한계가 있었다.
푸른 행성을 위한 증언 - 찬란했던 생명의 기록과 지구를 복원할 마지막 기회 p.47, 데이비드 애튼버러.조니 휴스 지음, 노승영 옮김
지구와 생명의 역사 전체로 보면, 공룡이 지배한 시기는 짧았다. 지구 역사의 4퍼센트도 안 된다. 그리고 공룡이 지구에 미친 영향은 남세균에 비하면 미미하다. 그래도 쥐라기와 백악기에 공룡은 생태계에서 절대 권력을 행사했고, 그들이 진화한 양상은 생명의 역사에서 유례없는 수준이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187,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현재 주류를 이루는 크고 작은 나무들은 침엽수, 은행나무, 그 밖의 종자식물, 작게 자라는 다양한 양치류다. 오늘날 대다수 육상 생태계를 지배하는 꽃식물은 중생대 후기에야 적응 방산을 이루었다. 가장 오래된 화석은 1억 4,000만 년 남짓 된 것이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188,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공룡이 생태계의 지배자가 된 것은 적어도 어느 정도는 그들이 트라이아스기 말의 환경 격변에서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아마 유전자뿐 아니라 행운도 많은 역할을 했을 것이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189,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트라이아스기 생태계에 공룡이 있긴 했지만, 그다지 수가 많은 것도 다양한 것도 아니었다. 트라이아스기 생태계의 귀족은 오늘날 악어류로 대변되는 계통에 속해 있었다. 공룡이 어떤 탁월한 적응 형질에 힘입어서 이윽고 권력을 빼앗은 것일까?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트라이아스기 세계는 격변으로 시작하여 격변으로 끝났다. 공룡이 생태계의 지배자가 된 것은 적어도 어느 정도는 그들이 트라이아스기 말의 환경 격변에서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아마 유전자뿐 아니라 행운도 많은 역할을 했을 것이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189쪽,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현재 살고 있는 미생물은 산소가 없는 행성에서 10억 년동안 생명이 어떻게 존속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126p,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몇 분간 가만히 있다가 다시 출발했는데, 이내 고릴라 가족과 마주쳤다. 놈은 식물을 한 줌 뜯어먹었다. 우리는 자리에 앉아 넋을 잃고 바라보았으며, 몇 분 뒤에 놈은 일어나 어슬렁어슬렁 떠났다. 우리가 받아들여졌다고 레드먼드가 말했다. 다음번에는 촬영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이튿날 레드먼드의 안내에 따라 고릴라가 먹이를 찾는 광경을 멀찍이서 촬영했다. 놈들은 우리를 사실상 무시했다. 마침내 스파크스가 내게 고릴라 가까이 앉은 기분이 어떤지 카메라에 대고 직접 설명하라고 제안했다. 우리는 먹이를 먹느라 바쁜 무리에 천천히 다가갔으며, 나는 고릴라가 화면 배경으로 보일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그러고는 카메라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고릴라와 시선을 교환하는 것에는 제가 아는 어떤 동물보다 큰 의미와 상호 이해가 있습니다. 시각, 청각, 후각이 우리와 무척 비슷하기에 그들은 우리와 거의 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봅니다. 우리는 대체로 영구적인 가족 관계를 이뤄 똑같은 사회집단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들은 우리처럼 땅 위를 걸어 다닙니다. 힘은 우리보다 어마어마하게 세지만요. 그러니 인간 조건을 벗어나 다른 생물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을 상상할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것은 고릴라의 세상일 것입니다. 수컷 고릴라는 힘이 장사지만 가족을 지킬 때만 힘을 씁니다. 집단 안에서 폭력이 벌어지는 일은 매우 드뭅니다. 따라서 인간이 호전적이고 폭력적인 것의 상징으로 고릴라를 고른 것은 사실 무척 부당합니다. 고릴라가 우리와 유일하게 다른 점이 바로 그것이니까요." 나는 고릴라가 전설 속의 흉포한 야생 짐승이 아님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고릴라는 우리의 사촌이며 우리는 고릴라를 보살펴야 한다. 소름 끼치는 진실은 내가 어릴 적 암석에서 관찰한 멸종 과정이 바로 여기 내 주위에서 내게 친숙한 동물(우리와 가장 가까운 친척)에 벌어진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책임은 우리에게 있었다.
푸른 행성을 위한 증언 - 찬란했던 생명의 기록과 지구를 복원할 마지막 기회 pp.62~63, 데이비드 애튼버러.조니 휴스 지음, 노승영 옮김
마운틴고릴라의 사진이 뭉클하네요. 이 고릴라는 고지대의 운무림이나 대나무숲에 서식한다고 합니다. 다이앤 포시Dian Fossey가 도와주어 데이비드 애튼버러가 만난 고릴라도 이 마운틴고릴라(산악고릴라)입니다. -------------------------------------------- 함께 공존하지 못하면 모두가 멸종위기종Endangered Species 왜, 멸종위기종이 생기나요? 자연스러운 환경 변화와 진화의 과정에서 생물의 멸종은 자연의 섭리이다. 그러나 오늘날 밀렵, 산림 개발, 서식지 파괴 등 인위적인 활동과 급격한 환경 변화로 많은 생물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요인은 생물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거나 생존에 유리한 형질을 가진 자손을 남길 시간을 갖지 못하게 하여, 개체 수가 급감하거나 소수만 남아 절멸 위기에 처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현재 인류 활동으로 인한 대멸종은 자연 멸종률의 약 1,000배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의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인류는 멸종위기종을 법적으로 지정해 보호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노력이다. / 서대문자연사박물관
1859년에 《종의 기원》이 출간되고 나서 우리가 유인원과 친척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처음 제기되었을 때에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다윈은 이미 논란이 되고 있는 그 책에서는 일부러 그 주제를 다루지 않고 피했다가, 만년에 이르러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The Descent of Man and Selection in Relation to Sex》(1871)에서 마침내 사람 문제를 다루었다. 하지만 토마스 헨리 헉슬리는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의 감성을 공격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1863년에 《자연에서 사람의 지위를 보여주는 동물학적 증거Zoological Evidences of Man's Place in Nature》라는 책을 과감하게 세상에 내놓았다. 이 책에는 사람의 골격과 대형유인원류의 골격 사이의 유사성을 세세하게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도해들이 실려 있었다. 그러나 19세기에는 종교적 믿음의 위세가 대단했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은 여전히 그 생각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 그들은 거울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형상을 유인원으로 보게 될까 봐 겁을 먹었다(그림 15-1).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인간과 나머지 유인원들 사이의 아득했던 간극은 크게 좁아졌다. '꽥꽥 소리 지르는 원숭이'라는 낡은 고정관념 대신, 우리는 유인원이 실제로 얼마나 사람과 비슷한지 발견했다.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선구적인 인류학자들이 해온 현장 연구 - 이를테면 제인 구달Jane Goodall은 침팬지를 연구하고 고故 다이앤 포시Cian Fossey는 산악고릴라를 연구했다 - 는 이 위풍당당한 생물들의 신비를 벗겨냈고, 그들이 놀랍도록 사람과 비슷하게 행동함을 밝혀내서 우리를 놀라게 했다. 침팬지와 고릴라는 수화를 배워서 간단한 문장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도 있고, 간단한 도구를 만들어 쓸 줄도 안다. 그들이 이루는 사회는 여느 동물들의 사회에 비해 대단히 정교해서, 그들의 사회를 통해 인간 사회의 복잡성을 들여다볼 수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수백에 이르는 인류학자들이 한 세기 넘게 연구한 결과들은 유인원과 사람이 이어져 있음을 점점 더 분명하게 입증해주었다. 서구화된 다른 거의 모든 나라에서 행한 여론조사를 보면, 교육받은 사람들 가운데 대다수는 사람과 유인원이 친척 사이라는 생각에 더는 반대하지 않거나, 사람이 동물이나 자연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동물계에 일부이자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만큼은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이 생각을 아직도 불쾌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가 유인원과 친척임을 미국인의 대다수가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음을 많은 여론 조사들이 보여준다. 물론 이런 반감을 일으키는 원인은 거의 모두 강한 종교적 신앙 때문이고, 거기에 유인원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수많은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에서 침팬지의 놀라운 모습을 다루었음에도 아직까지 이 오해를 불식시키지는 못한 형편이다)가 더해진 탓이며, 특히 창조론자들이 작정하고 캠페인을 벌여 잘못된 정보를 퍼뜨린 탓이 크다. 다윈의 책이 세상에 나온 지 150년 이상이 흘렀는데도, 생물학과 화석 기록에서 나온 압도적인 증거를 우리가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건 정말 기가 막힐 일이다. 전국 대학의 인류학과에 있는 내 동료들은 늘 이 문제와 맞닥뜨린다. 다른 어느 과학자 무리보다도 거센 공격을 받는 과학자들이 바로 인류학자들이다. 이제까지 인류학자들은 창조론자들이 끼친 해악을 바로잡고 유인원과 사람의 진화를 일반 대중에게 명확히 알리는 일에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그럴 시간에 진짜 연구를 해서 새롭고 유용한 것들을 발견해야 할 텐데 말이다.
화석은 말한다 - 화석이 말하는 진화와 창조론의 진실 pp.585~587, 도널드 R. 프로세로 지음, 류운 옮김
저로서는 어린이와는 더 이상 상관없는 어린이날이지만 덕분에 쉬기 때문에 공원에 나와 사진도 찍고 여기저기 구경도 하고 있습니다. 날씨가 너무 좋군요. 민들레와 토끼풀이 무려 롯데월드타워를 배경으로 거느린 사진도 찍고 세차를 해놓아도 금방 노란색 가루로 뒤덮어버리는 소나무도(요즘은 좀 얄밉습니다. 본인이야 열심히 종족번식이라는 중대사를 하는 중이겠지만) 찍어 보았습니다.
저희 집도 이제 어린이는 없지만 오늘 서대문자연사박물관으로 다시 가보려 합니다. 박물관이 월요일이 휴관인데 깜박하고는 어제 허탕을 치고 돌아왔어요. ^^ 사진은 어제 찍은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초입의 풍경입니다. 마침 <지구의 짧은 역사>에도 공룡이 등장해서 반가운 마음에 한 컷 찍어보았어요. 왼쪽에는 우리 아이들도 어렸을 때 많이 탔던.. 높은 계단 옆으로 설치된 미끄럼틀이 있죠.
요즘 하얀색의 이팝나무꽃이 만개했는데 요상한 모양의 꽃이 핀 나무를 발견해서 꽃사진 검색해보니 99% 확률로 서양칠엽수라고 하네요. 이름이 너무 성의없게 부여된 듯….
지난 주 토요일(2026.5.2)에 찍은 이팝나무 사진이에요. 비가 와서 그런지 5월 3일 밤에는 꽃잎이 많이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떨어진 꽃잎 모양이 세 가닥으로 나뉘어진 모습이 조류의 발자국처럼 생겼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꽃이 진 모습은 사진으로 찍어놓지 못했네요. 이팝나무도 꽃이 진 모습이 많은 감흥을 일으키는 나무 중 하나입니다. 오래 전 비가 오는 날 고여 있는 웅덩이에 새하얗게 떨어진 이팝나무 꽃잎이 흩뿌려진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던 기억도 강하게 남아 있어요. 빗방울은 동심원을 이루고 이팝나무 꽃잎들은 하늘에서 떨어져 내린 붓터치 같았죠.
이팝나무는 누구는 나무에 내린 쌀뻥튀기라고도 하고, 누구는 봄에 내리는 눈꽃이라고도 하고 어쨌든 나름의 운치가 있죠. 또 이게 지는 것이 아쉬워할 새도없이 아카시아가 피잖아요. 역시 봄은 축복 받은 계절인 것 같습니다.
맞아요. 온갖 꽃이 앞다투어 피어나고.. 한 종류가 지면 다음 차례가 기다렸다는 듯이 피어나고요. 바통을 건네받은 이어달리기 주자처럼요. ^^
이팝나무는 이름이 슬퍼요. 옛날 배고픈 보릿고개 시절, 하얗게 핀 꽃송이들이 꼭 이밥(쌀밥의 옛 이름이죠. 저희 할머니도 쌀밥을 이밥이라고 부르곤 하셨어요.)처럼 보인다고 해서 이밥나무, 이팝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전설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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