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새벽달, 책

D-29
신의 현존에는 분명 그가 말한 위안이 존재했다. 그런데도. 그런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기대고 싶은 밤. 나를 오해하고 조롱하고 비난하고 이용할지도 모를, 그리하여 나를 낙담하게 하고 상처 입힐 수 있는 사람이라는 피조물에게 나의 마음을 열어 보여주고 싶은 밤이 있었다. 사람에게 이야기해서만 구할 수 있는 마음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고 나의 신에게 조용히 털어놓았던 밤이 있었다. p209 고백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기도를 잠시 멎게 하기중에서.... 아기들은 오직 오늘만을 살고 내일은 없다고 여긴다고, 어딘가에서 들었다. 또 아기들은 잠드는걸 죽음과 비슷한 공포로 여긴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래서 웬만해서는 잠들려 하지 않는다고. 내일을 위해서 이제 자야지, 하고 생각하면 아기가 아니라고. 그런 아이들에게 내일이 있다는 것을, 내일이 곧 오늘처럼 이곳으로 오리라는 것을 가장 평화로운 방식으로 설득하는 일이 자장가를 불러주는 일이라 했다. ㆍ ㆍ ㆍ 나는 매일 매일 떠나보낼 나를 배웅한다. 떠나는 나를 위해 나는 가만히 있는다.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다. ㆍ 사랑에 기생하는 새로운 고통과 쾌락에 기생하는 새로운 죽음이 새연인처럼 양옆에 누워 있다. 어금니 깨물기ebook p71
공무에 관해서라면 나는 언제나 애틋함을 느낀다. 처음 그애의 글을 읽었을 때부터, 실제로 얼굴을 보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애에게 기대하고 실망과 괴로움을 느끼면서도 애틋함은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마음에 남아 있다. 그애가 애써왔다는 걸 알아서인지도 모른다. 애쓰고 애쓰고 또 애써온 시간이 그애의 얼굴에 그대로 남아 있어서 나도 그애를 대할 때는 불성실하고 싶지 않았다. p115
어른이 되고 나서도 누군가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마다 나는 그런 노력이 어떤 덕성도 아니며 그저 덜 상처받고 싶어 택한 비겁함은 아닐지 의심했다. 어린 시절, 어떻게든 생존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이 습관이자 관성이 되어 계속 작동하는 것 아닐꺼. 속이 깊다거나 어른스럽다는 말은 적당하지 않았다. 이해하는 것, 그건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택한 방법이었으니까. p121 모래로 지은 집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그건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택한 방법으로 살아가는듯해요. 자연스럽게 베어나온 행위들이겠죠.... 어른스럽다는게 뭘까요? 삶이란 참 어떻게 보면 쉽고, 어떻게 보면 무지 어려워요. 갑자기 그런생각이 드네요^^
생존의 방식이 켜켜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든거겠죠?! 정말 삶은 어찌보면 단순한데, 다른 방향으로 보면 인간의 몸 만큼이나 연결고리가 많고 복잡한 것 같아요.
"도미노게임처럼 소중한 걸 너무 가까이 두지 마라. 하나가 무너져도 연쇄적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조금 멀리 두어야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아버지가 해준 말 중에 큰딸이 기억하고 있는 유일한 말이다. 못 하나를 박아도 허술하게 박아서 무언가를 매달면 얼마가지 않아 떨어지고 부서지게 했던 그였으므로, 현자 같은 그 말은 딸에겐 유머에 가까웠다. P95
이틀동안 책도 못 읽고 그믐 접속도 못했어요. 이제 내일이면 그믐이 마무리되는데 뭔가 제대로 못해 아쉽네요.
그믐에 자주 들어오지는 못했지만, 저주토끼는 계속 가까이 두고 한 편씩 읽었어요. 어찌 이렇게 다 외롭고 상처 입은 사람들인지,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쓸쓸한 기분이 들어서 한 편 읽으면 바로 다음 편으로 넘어가게 되지 않고 잠시 멈췄다가 다른 책도 잠시 읽었다가 다시 책을 펴 들게 되었어요. 환상의 옷을 입고 씁쓸한 현실을 품어 보여주는 것이 딱 제가 좋아하는 장르인데 선생님 추천이 아니었다면 아마 안 읽었을 것 같아서, 이번 기회에 읽을 수 있어서, 다른 분들 마음에 남은 문장들도 볼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믐은... 뭔가... 테스트 과정을 지나면 더 좋아지겠지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반가웠습니다!!
"넌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 내 말에 모래은 고개를 돌렸다. 그 말이 모래를 어떻게 아프게 할지 나는 알았다. 나는 고의로 그 말을 했다. 너처럼 부족함 없이 자란 애가 우리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네가 아무래 사려 깊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네가 뭫 알아, 네가 뭘. 그건 마음이 구겨져 있던 사람 특유의 과시였다. p126 모래로 지은 집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한겨레출판/책 증정] 《쓰는 몸으로 살기》 함께 읽으며 쓰는 몸 만들기! 💪[도서 선물] <알고리즘 포비아> 현 인류에게 꼭 필요한 질문, 편집자와 함께 답해요🤖[책증정] 더 완벽한 하루를 만드는『DAY&NIGHT 50일 영어 필사』함께 읽고 써요[김영사/책증정]수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세상은 아름다운 난제로 가득하다》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극단 '피악'의 인문학적 성찰이 담긴 작품들
[그믐연뮤클럽] 8. 우리 지난한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여정, 단테의 "신곡"[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10/15(수) 오후 7시 30분! 김준녕 작가님과 라이브채팅 Go Go
김준녕, 오컬트도 잘합니다. [다문화 혐오]를 다루는 오컬트 호러『제』같이 읽어요🌽
같이 읽고 싶은 이야기_텍스티의 네버엔딩 스토리
김준녕, 오컬트도 잘합니다. [다문화 혐오]를 다루는 오컬트 호러『제』같이 읽어요🌽[텍스티] 텍스티의 히든카드🔥 『당신의 잘린, 손』같이 읽어요🫴[텍스티] 소름 돋게 생생한 오피스 스릴러 『난기류』 같이 읽어요✈️[책증정] 텍스티의 첫 코믹 추적 활극 『추리의 민족』 함께 읽어요🏍️
10월 20일, 극단 '족연'이 돌아옵니다~
[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모두를 위한 그림책 🎨
[도서 증정] 《조선 궁궐 일본 요괴》읽고 책 속에 수록되지 않은 그림 함께 감상하기![그믐밤] 27. 2025년은 그림책의 해, 그림책 추천하고 이야기해요. [책증정] 언제나 나를 위로해주는 그림책 세계. 에세이 『다정하게, 토닥토닥』 편집자와함께"이동" 이사 와타나베 / 글없는 그림책, 혼자읽기 시작합니다. (참여가능)
각양각색! 앤솔로지의 매력!
[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
사랑은 증명할 수 없지만, 증명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있다
[밀리의 서재로 📙 읽기] 29. 구의 증명최진영 작가의 <단 한 사람> 읽기[부국모독서모임] 최진영의<구의 증명>, 폴 블룸의<최선의 고통>을 읽고 책대화 해요!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레슨!
[도서 증정] 『안정감 수업』 함께 읽으며 마음을 나눠요!🥰지금보다 나은 존재가 될 가능성을 믿은 인류의 역사, 《자기계발 수업》 온라인 독서모임
한국의 마키아벨리, 그의 서평 모음!
AI의 역사한국의 미래릴케의 로댕최소한의 지리도둑 신부 1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축하합니다!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이달의 소설] 1월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어요(신간읽기클럽 )1. 세계는 계속된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공룡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기로!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7. <경이로운 생존자들>[밀리의 서재로 📙 읽기] 10. 공룡의 이동경로💀《화석맨》 가제본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