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그림자 :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로저 펜로즈의 양자역학적 의식 연구

D-29
앞으로 남은 챕터 5. 양자세계의 구조 6. 양자론의 실재 7. 양자론과 두뇌 8. 의미? 결국 7장과 8장을 말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거라고 봐야할 듯 하다. 곧 읽을 5장과 6장은 물리학 수식이 가득해서 약간 심란해진다. 수학적, 물리학적 내용과 별도로 책이 좀 읽기가 힘든데, 저자의 글쓰기 특징 때문인 듯하다. 핵심만 짚어서 말하는 게 아니라 핵심의 주변부부터 차근차근 밟고 들어가는 와중에 혹시 제기될 지 모를 반박이나 예외 사례 같은 것들을 꼭, 그리고 꽤나 자세히 언급하고 지나간다. 한 마디로 부연 설명이 많다. 그걸 괄호 속에다 일일이 써 놓기도 한다. 그래서 이 소리를 하는 건가, 싶다가 뒤에 가면 '하지만' 하면서 반대되는 얘기를 하는 일이 반복되는 통에, 그래서 결국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싶은 ... 그런 책이다.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읽어야 그 챕터에서 저자가 하고자 하는 주장이 파악된다.
2026.04.16. 5장 양자세계의 구조 이번 장도 상당히 난해했다. 3장보다는 조금(아주 조금) 나았지만. 양자역학에 대해 약간의 지식이 있는 덕분이었다. 이번 장에서는 주로 양자얽힘에 대해 얘기한다. 양자얽힘이란 두 양자가 얽혀 있는 상태에서는 한 양자의 상태가 결정되면 다른 양자의 상태가 그와 동시에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두 양자가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도 관찰되는 현상이다.(그래서 이걸로 빛보다 빠른 정보 전달을 할 수 있지 않느냐고 사람들이 혹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사실 이것은 아인슈타인이 양자역학을 반박하기 위해 쓴 EPR 논문에서 나온 얘기인데, 후대의 물리학자들이 이게 실제로 존재하는 현상이라는 것을 실험으로 증명해 버리고 말았다. (여담으로 '슈뢰딩거의 고양이'도 슈뢰딩거가 양자 중첩이라는 게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한 얘기인데 이제는 도리어 양자역학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벨이 원래의 논문을 발표한 지 꽤 세월이 흐른 뒤에 다수의 실제 실험이 제안되었고, 이어서 실시되었는데, 그 절정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알랭 아스페와 그의 동료들이 1981년에 파리에서 행한 유명한 실험이다. 이 실험에서는 '얽힌' 광자들의 쌍을 사용하여 약 12미터 떨어진 곳으로 이 광자들을 서로 반대 방향으로 방출하였다. 양자론의 예상이 성공적으로 검증되어 EPR 유형의 Z-불가사의가 물리적으로 실재하는 것임이 확인되었다. 표준적인 양자론의 예측대로 실험 결과가 벨의 부등식을 위반했던 것이다.
마음의 그림자 390, 로저 펜로즈 지음, 노태복 옮김
이번 장이 읽기 힘들었던 이유는 저자가 슈뢰딩거 방정식을 실제 수식으로 설명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걸 읽다가 내가 슈뢰딩거 방정식에 대해 조금 잘못 알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그게 양자 상태들의 확률을 표현하는 거라고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 방정식은 양자상태가 처할 수 있는 여러 가능한 상태를 표시하는 식이었다. 이 식에 사용되는 가중치는 복소수로, 확률로 사용될 수 없다. 이 가중치를 제곱하면 그게 확률이 되고, 제곱한다는 것은 파동함수가 붕괴한다는 것을 뜻한다. (복잡. 머리 터짐)
'슈뢰딩거 그림'이라고 불리는 것에서 U는 이른바 슈뢰딩거 방정식에 의해 기술되는데, 이 방정식은 양자 상태, 즉 파동함수가 시간에 따라 변하는 비율을 알려준다. (...) 양자 상태는 어떤 계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가능한 대안들에 대하여 복소수 가중 요소를 적용한 값들의 총합을 나타낸다.
마음의 그림자 407, 로저 펜로즈 지음, 노태복 옮김
계의 상태를 기술하는 데 있어서는 이처럼 중첩된 양자 수준 상태로부터 이것 아니면 저것의 고전적 수준의 상태로 '도약'이 일어난다. 이것을 가리켜 상태 벡터 축소 또는 상태함수의 붕괴라고 하며, 나는 문자 R을 이용하여 이 작용을 표시한다. R이 어떤 실제의 물리적 과정인지 아니면 일종의 환영 내지는 근사로 보아야 할 것인지는 나중에 더 진지하게 다루어 볼 문제다. (...) F에 있는 검출기가 기록하는 확률 대 G에 있는 검출기가 기록하는 확률의 비율은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 여기서 이 값들은 복소수 w와 z의 절댓값의 제곱이다. (...)여기서 그리고 오직 여기에서만 카르다노의 확률이 양자 세계에 들어간다. 양자 수준의 복소수 가중은 그 자체로서 상대적 확률로서의 역할을 하지는 않지만(그 까닭은 복소수로 표시되는 확률이기 때문이다). 그런 복소수에 대한 절댓값 제곱이라는 실수가 그러한 역할을 한다. 양자 상태의 측정은 결과적으로 다음 상황에서 일어난다. 즉, 어떤 물리적 과정의 거대한 확대, 즉 양자 수준으로부터의 고전적 수준으로의 도약이 일어날 때이다. (...) 바로 이 양자적 수준에서 고전적 수준으로의 이동에서 카르다노의 복소수는 절댓값이 제곱되어짐으로써 카르다노의 확률이 된다!
마음의 그림자 414~416, 로저 펜로즈 지음, 노태복 옮김
언제-그리고 정말이지 왜-양자 규칙이 양자 수준의 복소수 가중 결정론에서 (수학적으로는 해당 복소수의 절댓값 제곱을 취함으로써) 고전적 수준의 확률 가중 비결정론적 상태로 바뀌는가라는 문제는 속시원하게 만족스러운 점이 없다.
마음의 그림자 419, 로저 펜로즈 지음, 노태복 옮김
양자 얽힘은 직접적인 의사소통과 완전한 분리 사이의 어디엔가 놓여 있는 어떤 불가사의한 현상이다. (...) 게다가 얽힘은 거리에 따라 줄어들지 않는 효과이다. 아인슈타인은 그런 효과가 존재할지 모른다는 전망은 매우 혼란스러운 것임을 알아차리고서, 이를 '유령 같은 원거리 작용'이라고 일컬었다. (...) 사실 양자 얽힘은 공간적 분리뿐 아니라 시간적 분리도 완전히 무시하는 효과처럼 보인다. (...) 하지만 첫 번째가 아니라 두 번째 측정이 얽힘 해제를 역행적으로 일어킨다고 여기더라도 완전히 동일한 결과가 얻어진다. 두 측정의 시간적 순서의 무관련성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두 측정이 가환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 이런 종류의 대칭은 EPR 측정이 특수상대성의 관찰 가능한 결과와 일치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특징이다.
마음의 그림자 459, 로저 펜로즈 지음, 노태복 옮김
얽힘이 풀릴 수 있는 것은 오직 R에 의해서다. 하지만 R이 '실제' 과정이라고 우리는 믿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이 얽힘은, 비록 실제 세계의 엄청난 복잡성으로 인해 드러나지 않고 숨어 있긴 하지만, 영원히 존재하는 것임이 틀림없다. (...)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제공하는 데에는 미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양자 얽힘의 잠재적인 ('유령 같은') 원거리 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다. 이 얽힘이 존재하는 한, 엄밀히 말해서 우주의 어떤 대상도 그 자체의 어떤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 R 활동은 어떤 의미에서 양자 얽힘이 정말로 풀리도록 하는 실제의 물리적 과정인가? 아니면 단지 일종의 환영일 뿐인 것인가? 이 곤혹스러운 문제는 다음 장에서 다루고자 한다. 내가 보기에는 이 문제는 물리 활동에 있어서 비컴퓨팅성이 지니는 역할을 탐구하는 데 핵심이다.
마음의 그림자 467, 로저 펜로즈 지음, 노태복 옮김
위에 쓴 저자의 마지막 문장이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었던 것이다. 양자 얽힘이 풀리도록 하는 어떤 과정 혹은 활동이 비컴퓨팅성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라는 질문. 저자의 핵심 주장에 다가가고는 있지만 뿌연 안개에 둘러싸인 기분이다. 어쩜 (내가) 다가가는 게 아니라 (저자에 의해) 끌려가는 걸지도... 어쨌든 6장 양자론과 실재를 기대해(?) 본다.
2026.04.18. 6장. 양자론과 실재 이번 장에서는 양자 사이의 얽힘이 풀리게 하는, 즉 파동함수가 붕괴되게 하는 활동 R이 도대체 무엇이며 그것이 실재하는 것인지에 대해 얘기한다. 내가 이 책을 읽기 전에 알기로는, 파동함수가 붕괴되는 것은 양자가 측정 혹은 관찰될 때 일어난다. 이 측정 혹은 관찰은 사람이 눈으로 본다는 얘기가 아니다. 양자를 감지할 수 있는 측정 도구를 뜻하고 주변 환경을 뜻하기도 한다. 여하간에 양자가 다른 물체나 물질과 상호작용하게 되면 파동함수가 붕괴되어 파동성을 잃고 입자로 행동하게 된다, 그렇게 알고 있었다. 이 책의 저자 로저 펜로즈도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도대체 양자가 그러한 측정 도구 혹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것이 왜 파동함수의 붕괴를 일으키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는 그것을 수학적으로 풀어내기 전에 우선 양자 형식론 혹은 양자 세계 자체의 실재성에 관한 여러 물리학자들의 양자역학 해석을 소개한다.
양자론이 전혀 수정될 필요 없다고 여기며 열렬히 인정하는 사람들은 그 이론이 '실재하는' 양자 수준 세계의 실제 행동을 나타낸다고 여기지 않는 편이다. 양자론의 발전과 해석을 이끌었던 주요 인물인 닐스 보어는 이런 관점의 가장 극단에 서 있던 사람에 속한다. 그는 상태 벡터를 편의에 불과한 것으로 여겼다. 어떤 계에 대해 실시될지 모르는 '측정'의 결과에 관한 확률을 계산하기 위해서만 유용한 수단으로 여겼다는 말이다. 상태 벡터 자체는 어떤 종류의 양자 수준 실재를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닌, 단지 그 계에 대한 '우리의 지식'만을 나타내는 것으로 여겨졌다. 정말로 '실재'의 개념이 양자 수준에 유의미하게 적용될지도 의심스럽게 여겼다. 보어는 '정말로 양자역학을 믿었던' 사람임이 확실했지만, 상태 벡터에 대해서는 그것이 양자 수준의 물리적 실재를 기술한다고 '진지하게 여겨지지는' 않아야 한다는 견해였다.
마음의 그림자 472, 로저 펜로즈 지음, 노태복 옮김
이러한 양자론의 관점에 대한 명백한 대안은 상태 벡터가 실제 양자 수준 세계를 정확하게 수학적으로 기술한다고 믿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여기서 두 가지 큰 길이 뻗어 나온다. 절차 U가 양자 상태의 진행에 관여하는 모든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절차 R은 따라서 일종의 환영, 편의 또는 근사로 여겨질 뿐, 양자 상태에 의해 기술되는 실제 현상의 진행의 일부로 여겨지지 않는다. 아마 그런 사람들은 다세계 해석 또는 에버렛 해석으로 알려진 방향으로 끌리는 부류다. (...) 한편 양자 형식론을 철두철미하게끔 '진지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U와 R 둘 다 상태 벡터로 기술되며 물리적으로 실재하는 양자/고전 수준 세계의 실제 행동을 나타낸다고 믿는 이들이다. 하지만 양자 형식론을 그처럼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그 이론이 모든 수준에서 완벽하게 정확해질 수 있다고 실제로 믿기는 어려워진다. R의 작용은 이 절차의 성질상 U의 여러 속성들, 특히 선형성과 상충을 일으킨다. 이런 의미에서 '양자역학을 정말로 믿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마음의 그림자 473, 로저 펜로즈 지음, 노태복 옮김
이후 저자는 각 해석에 대해 차근차근, 수학적, 논리적으로 반박해 나간다. 그리고 저자가 선호하는 관점이 등장하는데 바로 파동함수의 붕괴에 중력이 관여한다는 이론이다. 내가 알기로는 자연의 기본 힘은 중력, 전자기력, 강한 상호작용, 약한 상호작용, 이렇게 네 가지가 있고, 그 중 중력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으로 설명되고, 나머지 세 개는 양자역학으로 설명 가능하다. 전자기력과 약한 상호작용은 글래쇼, 와인버그, 살람에 의해 통합되었고, 여기에 강한 상호작용이 통합되어 대통일 이론을 낳았다. 하지만 아직 중력은 통합되지 못했다. 중력을 양자역학으로 설명하기 위해 끈이론, 루프 양자 중력 같은 이론들이 도입되긴 했는데 아직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고 한다. 어쨌거나 이 책에서 저자는 중력을 양자역학으로 설명하는 게 아니라 양자역학을 중력으로 설명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양자 또한 질량을 가지므로 주변에 중력장을 형성하는데 그렇다면 중첩된 양자는 중첩된 중력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제 우리는 두 기하학이 실제로 서로 '유의미하게 달라지는' 것으로 보아야 할 시점이 언제인지 물어야만 한다. 바로 여기서 결과적으로 플랑크 스케일 10의 -33승 cm가 등장한다. 대략적인 주장에 의하면, 이들 기하학 사이의 차이가 드러나는 규모는 적절한 의미에서 볼 때 축소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10의 -33승 cm와 비슷하거나 더 큰 정도이다. 가령 우리는 이 두 기하학이 어떻게든 하나로 일치된다고 상상해볼 수도 있지만, 값의 차이가 너무 크면 이런 종류의 규모에서는 축소 R이 발생한다. 따라서 U에 포함된 중첩이 유지되기보다 자연은 분명 두 기하학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기하학의 그런 미세한 변화는 어느 정도의 규모의 질량 또는 움직인 거리에 대응할까? 사실 중력 효과는 매우 작은 까닭에 드러난 바에 의하면 이 규모는 꽤 크며 양자 수준과 고전 수준의 경계선으로서 결코 비합리적이지 않다. 그런 문제에 대해서 어느 정도 감을 잡으려면 절대 단위(또는 플랑크 단위)에 대해 알아보는 편이 도움이 될 것이다.
마음의 그림자 516, 로저 펜로즈 지음, 노태복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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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들님의 문장 수집: "이제 우리는 두 기하학이 실제로 서로 '유의미하게 달라지는' 것으로 보아야 할 시점이 언제인지 물어야만 한다. 바로 여기서 결과적으로 플랑크 스케일 10의 -33승 cm가 등장한다. 대략적인 주장에 의하면, 이들 기하학 사이의 차이가 드러나는 규모는 적절한 의미에서 볼 때 축소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10의 -33승 cm와 비슷하거나 더 큰 정도이다. 가령 우리는 이 두 기하학이 어떻게든 하나로 일치된다고 상상해볼 수도 있지만, 값의 차이가 너무 크면 이런 종류의 규모에서는 축소 R이 발생한다. 따라서 U에 포함된 중첩이 유지되기보다 자연은 분명 두 기하학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기하학의 그런 미세한 변화는 어느 정도의 규모의 질량 또는 움직인 거리에 대응할까? 사실 중력 효과는 매우 작은 까닭에 드러난 바에 의하면 이 규모는 꽤 크며 양자 수준과 고전 수준의 경계선으로서 결코 비합리적이지 않다. 그런 문제에 대해서 어느 정도 감을 잡으려면 절대 단위(또는 플랑크 단위)에 대해 알아보는 편이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위와 같은 얘기를 하면서 시간, 공간, 질량이 양자화되어 있다며 플랑크 스케일을 소개한다. 시간과 공간과 질량의 최소 단위이다. 시간, 공간, 질량은 연속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반드시 이 최소 단위의 배수로만 존재한다. 저자는 파동 함수가 붕괴되려면 중력으로 인한 에너지가 어느 정도로 작용해야 하는지를 계산한다.
두 덩어리가 처음에는 하나로 합쳐져 있다가 서로 관통하는 단계를 거쳐 나중에는 관통하는 정도가 줄어들어 한 덩어리가 서서히 다른 덩어리로부터 멀어져 가며 나중에는 두 덩어리가 분리의 단계에 도달하여 중첩 상태로 존재하게 된다. 이 작용이 일어나는 데 드는 중력에너지의 역수를 취하면 상태 축소가 발생하기까지 걸리는 근사 시간이 얻어진다.
마음의 그림자 520, 로저 펜로즈 지음, 노태복 옮김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두 상태의 중첩으로 존재하는 대상을 다룰 때 우리는 둘 사이의 중력 상호작용만을 고려하여 이 변위를 일으키는 데 드는 에너지를 구할 뿐이다. 이 에너지의 역수는 그 중첩 상태에 대한 일종의 '반감기'인 셈이다. 이 에너지가 클수록 중첩 상태가 지속할 수 있는 시간은 더 짧아진다.
마음의 그림자 523, 로저 펜로즈 지음, 노태복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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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들님의 문장 수집: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두 상태의 중첩으로 존재하는 대상을 다룰 때 우리는 둘 사이의 중력 상호작용만을 고려하여 이 변위를 일으키는 데 드는 에너지를 구할 뿐이다. 이 에너지의 역수는 그 중첩 상태에 대한 일종의 '반감기'인 셈이다. 이 에너지가 클수록 중첩 상태가 지속할 수 있는 시간은 더 짧아진다."
이로써 거시 세계에서는 왜 우리가 중첩 현상을 볼 수 없는가가 설명되는데, 현실에서는 매우 많은 입자들이 모여 있으므로 중력으로 인한 에너지가 커서 중첩 상태를 지속할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짧기 때문이다.(저자의 주장을 내가 이해한 바로는 그렇다.) 따라서 꽤 큰 분자라도 이러한 에너지를 줄일 수 있으면 그 분자는 중첩된 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 책에는 나오지 않은 얘기이지만(아무래도 좀 옛날 책이라 그런지) 이건 사실 실험으로도 확인됐는데, 탄소가 몇 십 개나 되는 풀러렌 같은 분자도 아주 정교하게 설계된 환경에서 그러한 중첩을 보인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번 장도 복잡하고 어려웠지만 중력과 파동함수 붕괴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예전에는 관측 행위가 파동함수를 붕괴시킨다고만 알고 있었지 그게 왜 붕괴되는지는 크게 궁금하지 않았었던 것 같다. (한 양자의 상태가 중첩돼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것이 관측에 의해 붕괴된다는 사실 같은 기본 개념을 받아들이는 것만 해도 힘들었음) 근데 파동함수 붕괴에 중력이 관여하는 거라면 광자와 상호 작용하여 파동함수가 붕괴하는 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걸까? 광자는 물리학에서 질량이 없다고 말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럼 이때는 전자기력이 작용하는 걸까? 아무튼 다음 장은 '양자론과 두뇌'이다. 대충 훑어 보니 수식은 없고 뉴런 그림이 몇 개 있다. 이 책의 핵심에 해당하는 챕터라 무슨 얘기를 할지 기대가 된다.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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