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3. <셔터를 올리며> 읽고 나눠요

D-29
나의 해방일지를 어제 첨으로 봤어요 편의점 본사 대리인 막내동생의 힘든 회사생활이 이 책때문인가 이상하게 맘에 와닿더군요 <셔터를 올리며>는 이 땅의 자영업자들의 책인거같아요. 가게의 흥망성쇠와 더불어 희망에 찼다가 좌절하고, 요리조리 줄타기처럼 위태위태하게 살아남기위해 노력하고, 이층집 대궐같은 방에서 호사를 누리다가 계단밑 방에서 해리 포터 신세가 되기도 하고.
화제로 지정된 대화
**** 3장 읽기 **** 3장 ‘바람이 지나는 길목-비상에 대하여, 소망분식 1 (1986 ~ 1987)’을 읽습니다. 저자가 풍향동에 살던 시절의 기억을 소환합니다. ‘우리 가족의 운명이 바람처럼 흩날리던 시절’이었으며 ‘다시 일어 나기를 간절히 바라던 시절’이었다고 회상합니다. 특히 3장에서는 저자가 느끼는 엄마의 비밀에 대해 밝히는데요. 다른 엄마들에 비해 젊고 예쁘고, 공부도 잘 하고 기억력도 비상한 엄마 배속에서 자신이 태어났다는 게 믿기 어려웠었는지 ‘엄마는 외계인이었다’(p.72)고 언급한 대목은 피식 웃음이 터지고 맙니다. 오늘부터 주말까지 여유있게 읽으시고 천천히 답글 남겨 주셔도 좋아요. 그럼,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p79. 그때 엄마는 제정신이 아닌 사람 같았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억척스러움만 남아 있는 사람 같았다. 그러지 않아도 억척스러운 엄마가 인내의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순간이었다. p.80 엄마에게 혼나거나 우울한 일이 있을 때 나는 다락으로 숨었다. 사춘기 오르막길에 이제 막 들어선 시점이었다.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도망갈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그곳이었다. 가족의 변화와 함께 버림받은 세계 문학전집과 백과사전이 거기 처박혀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부모님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아빠가 일하셨을 때, 부모님이 처음 가게를 하시고 업종을 변경하시고, 제일 마지막에 슈퍼를 했던 일들까지... 작가님과 결이 비슷한 삶을 살았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처음 가게를 했던 곳에 방이 딸려 있었는데 방-부엌- 방 이렇게 나란히 있고 그 앞으로 가게였었습니다. 방문을 열면 바로 가게였으니 이걸 분리하려고 책장을 세웠습니다. 아~ 처음 했던 가게가 서점이었어요. 책장을 사이로 서점과 집이 나뉘게 된 거죠. 안쪽 방은 부모님 방, 바깥쪽 방은 우리 딸 셋이 살았는데, 한 2년 쯤 살았던 거 같습니다. 그 방에서 셋이서 얼마나 싸웠던지.. 좁은 방에 사춘기 여자애 셋이 몰려 있으니... 안 싸울 수가 없었어요. 오늘은 그 때 생각이 많이 납니다.
3-1. 어린 시절 나의 기억과 사진을 보면 정원이 있던 넓은 집에 살았었는데, 5살이었나 6살에 빨간 딱지가 집에 붙고 좁은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어릴 때는 무슨 의미인지도 잘 몰랐고, 크게 걱정 없이 지냈던 것 같은데 그건 전부 부모님과 나보다 9살이나 많은 언니의 노력 덕분이었구나라는 걸 크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그 때의 빨간 딱지는 사람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을 수 있다는 세상의 이치를 빨리 깨닫게 된 일인 것 같기도 하다. 3-2. 사람이 한 줄기 바람이고 인생이 바람이 지나는 기로가 같다면, 바람이 지금 어느 길목을 지나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먼 길 지나 바람이 지난 길을 돌아보면 그제야 그 길목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지 풀이하게 된다. (82p)
3-1. 결국 아버님이 사고를 쳐서, 어머님의 힘으로 다시 일어나는 데깔꼬마니 같은 일이 저희집에도 일어나네요. 저희 집은 아버지가 다치신 건 아니었지만, 어머니의 힘으로 일어난 건 사실입니다. 어머니에 대해 말하자면, 결혼하신 직후까지는 말도 잘 못하는 소심한 성격이었는데, 아버지의 거듭되는 사업실패와 사기(당함)로 인해 제가 기억하는 엄마의 모습은 항상 억척스럽고 목소리가 크고 화가 나 있는 상태였습니다. 집도 항상 비어 있었고, 그땐 부모님이 집에 안 계셔도 밖에서 해가 질 때까지 친구들이랑 골목에서 놀곤 했고요. 지금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 일상이었네요. ^^ 3-2. 77p “가끔은 특정 시기 우리 부모님 나이와 그 무렵 내가 했던 일들을 비교해 보곤 해요. 그러면 많은 것들이 다른 각도에서 보이더라고요.” -> 저희 어머니도 작가님 어머님처럼 일찍 저를 낳으셔서, 어머니가 지금 제 나이에 전 대학 졸업반이었네요 어머나...저희 아이는 이제 10살인데....
3-1. '엄마는 외계인이었다. 나는 외계인이 지구에 왔다가 하릴없이 낳아버린 자식 같았다.'라는 문장에 웃음이 났습니다. 어릴 적 뭐든지 잘해내는 엄마를 외계인처럼 다른 차원의 존재라고 생각한 부분이 재밌게 생각되었습니다. 3-2. '사람이 한 줄기 바람이고 인생이 바람이 지나는 길과 같다면, 바람이 지금 어느 길목을 지나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먼 길을 지나 바람이 지난 길을 돌아보면 그제야 그 길목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지 풀이하게 된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바람의 여정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안타까워할 필요까진 없겠다. 어쨌든 다 지나간 길이니까.' 개인적으로 바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인생과 연결지어설명해준 이 문장이 참 좋았습니다^^
3-1 모든 사람들의 성장기에는 작가님과 저처럼 경제적 굴곡이 있는걸 까요?! 정답은 그렇다 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제 마음이 편할 거 같습니다. 나만 그랬던 것이 아니다. 우리집만 어려운 시절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3-2 p. 80 사춘기 오르막길에 이제 막 드러선 시점이었다.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도망갈 수 있는, 유일한 공감이 그곳이었다.
여기에 고백해주신 분만 다섯 분쯤 계시네요~ 인생은 은근 공평하니까? 우리에게 다른 것을 주시긴 하셨을 거에요^^ 회복탄력성이라거나 ㅎㅎ 모두 차암 고생 많으셨습니다!
3-2 82쪽 사람이 한 줄기 바람이고 인생이 바람이 지나가는 길과 같다면 바람이 지금 어느 길목을 지나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먼길 지나 바람이 지난 길을 돌아보면 그제야 그 길목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지 풀이하게 된다. 83쪽 그때 엄마는 제정신이 아닌 사람 같았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억척스러움만 남아 있는 사람같았다. 그러지 않아도 억척스러운 엄마가 인내의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순간이었다. 76쪽 나중에 엄마는 그 시절을 회고하며 "너희 아빠가 했던 일을 종이에 적어보니 16절지 한 장이 가득 찰 정도인데 도대체 맥락이 없더라" 라고 말한적이 있다. 그 일이 복잡하고 난해해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던 것이 아니라 도대체 이 일을 왜 하는지 모를 일들을 자꾸 하셨던 것 같다. 과녁을 잃어버린 화살은 종종 그렇게 날아간다. 68쪽 친구들이 "야 너희 엄마 진짜 예쁘다" 할 정도였다. 다른 엄마보다 젊고 예쁘니 엉뚱한 상상마저 했더랬다. 우리 엄마는 진짜 엄마가 아닌 것 아닐까. 나는 외계인이 지구에 잠시 맡겨놓은 생명체 아닐까. 저 엄마가 내 엄마일 리 없어.
3-1 드디어 여기에서 첫장부터 궁금하던 엄마의 비밀이 나옵니다. 역시 보통 엄마가 아니었어요!! 풍비박산 난 집에서 소망분식을 차리며 악착같이 버티는 엄마의 모습에 뭉클하고 응원하게 되더라구요. '엄마는 외계인이었다.'를 보면 역시 대단한 엄마를 한 문장으로 잘 표현했습니다. 작가를 어릴때부터 광주에 물건 가지러 갈때마다 데리고 다니던 모습이나 친구에게서 아이스크림을 얻어먹는 걸 혼내는 모습, 그리고 한글을 깨치기 전이라고 학교에 보내지 않으려는 모습등에서 일반적인 삶을 이겨내던 어머니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어머니가 어떻게 아버지와 결혼했는지도 궁금하더라구요. 너무 예쁘고 똑똑한 엄마, 그래서 아들에게 외계인처럼 보인 엄마, 엄마에게는 최고의 찬사가 아닐까 합니다. 저도 어릴 때 학부모 모임이 학교에서 있거나 하면 저와 달리 키가 크고 날씬한 어머니가 오시면 친구들이 너희 어머니 맞냐고 자꾸 물어보던 기억이 있습니다. ㅎㅎ 전 아빠를 닮아 키가 작고 그랬거든요. 작가님의 어머니가 더 궁금해지고 응원하게 되는 장입니다. 저도 힘들지만 작가님 어머니처럼 꿋꿋하게 살아가보려고 합니다.
3-1. 아빠가 서른 셋의 나이에 성공하여 도취된 모습. 복잡하고 난해한 아빠가 쌓아 올린 탑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무너지는 부분에서 함께 불안에 떨었습니다. 아아,,,아버지,,,ㅠ 3-2. 사람이 한 줄기 바람이고 인생이 바람이 지나는 길과 같다면, 바람이 지금 어느 길목을 지나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먼 길 지나 바람이 지난 길을 돌아보면 그제야 그 길목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지 풀이하게 된다. 다시 돌아 갈 수 없는 바람의 여정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안타까워할 필요까진 없겠다. 어쨌든 다 지나간 길이니까.
화제로 지정된 대화
3-1. 여러분은 이 장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3-2. 이 장을 읽으면서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3장을 읽기 시작하자 갑자기 불안한 두근두근함이 생겼습니다 아마 어려워졌던 나의 격동기가 오버랩 된 탓인가 봅니다 책의 힘은 강렬합니다 p83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바람의 여정에 지나치게 안타까워할 필요까진 없겠다. 어쨌든 다 지나간 길이니까요 이정도의 마음다스리기 내공은 어떻게 착장할 수 있는걸까요...
3-1 음... 이거이거 삶의 궤적이 너무 비슷한 거 아닌가요. ㅎㅎ 제가 학령기 이전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동시다발적으로 편찮으셔서 두 분이 함께 입원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할아버지의 병세가 너무 심각하셔서 수술도 받고 장기 입원까지 하셨는데요, 그때 저희도 아빠 사업이 쫄딱 망했더랬습니다. 작가분이 쓴대로 의료보험이 지금과는 많이 달라서 당연히 폭탄같은 병원비에다 수금한 돈을 들고 도망간 직원까지 보태져 집을 팔아야했다고 하더군요. 그 즈음에 두 분 고모는 결혼해서 분가했고, 증조할머니도 돌아가셔서 사는 지역이 바뀌었을뿐 저는 형편이 어려워졌다는 걸 크게 느끼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부모님 사정은 알 수 없구요). 쓰다보니 우리가 그런 시절을 살아왔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사실 이런 감회는 부모님 세대가 더 크실 듯 합니다).
3-2 82. 사람이 한 줄기 바람이고 인생이 바람이 지나는 길과 같다면, 바람이 지금 어느 길목을 지나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먼 길 지나 바람이 지난 길을 돌아보면 그제야 그 길목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지 풀이하게 된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바람의 여정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안타까워할 필요까진 없겠다. 어쨌든 다 지나간 길이니까.
3-1 저자의 어린시절 어머니는 젊고 아름답고 예뻤네요. 저 또한 일찍 결혼 해 25살에 아이를 낳고 태국이라는 타지에 나와 정착하며 산지도 이제 16년째 접어듭니다.. 저희 아이가 늘 자주했던 이야기가 '엄마는 내 친구들 엄마랑 달라' '엄마는 다른 엄마들보다 젊어' '엄마는 엄마 같지 않게 항상 꾸며' '엄마는 여기서 사람들을 많이 안 만나' '엄마는 가족들과 연락을 잘 안해'라는 말이었는데.. 비슷하더라구요.. 저자가 생각하는 엄마의 비밀스러움을 우리 딸아이도 느낀거였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또 부모님 시절의 나이와 그 나이를 지나던 저를 돌이켜도 봤네요. 책을 읽고 느꼈던건.. 삶을 잘 들여다보면.. 늘 불행과 행복은 동시에 찾아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하나의 비중이 너무 커서 한쪽으로만 그 행이 치우쳤을지는 모르지만 미미하게라도 다른 하나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지나고 나서 발견할 뿐이라는 걸 알았어요. 아버지의 불행과 더 꿋꿋하고 강해진 어머니라는 희망이 함께 있었듯이 말이에요. 두 분 다 무너지고 좌절했다면 글쎄요... ㅠㅠ 3-2 - 그것이 풍향동 집의 불행과 함께 우리가족에게 찾아온 행운이자 새롬게 등장한 한 줄기 희망이었다. - 가끔은 특정 시기 우리 부모님 나이에 그 무렵 내가 했던 일들을 비교해 보곤 해요. 그러면 많은 것들이 다른 각도에서 보이더라구요 - 풍향동에 살던 시절은 우리 가족의 운명이 바람처럼 흩날리던 시절이었고, 다시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라던 시절이었다. - 사람이 한 줄기 바람이고 인생이 바람이 지나는 길과 같다면, 바람이 지금 어느 길목을 지나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먼 길 지나 발마이 지난 길을 돌아보면 그제야 그 길목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지 풀이하게 된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사람의 여정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안타까워할 필요까진 없겠다. 어쨌든 다 지나간 길이니까.
3-1. 책을 만들면서, 에세이인 만큼 한 개인의 이야기로도 읽히길 바라는 동시에 그 시대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독자가 '우리의 이야기'로도 읽게 되기를 바랐어요. 시대를 아름답게 낭만화하지 않은 채로 당시 서민들의 일상, 풍경, 욕망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글이었습니다. 2장에 이어 뭘 해도 되던 시대의 흐름에 잘 올라타 결국 일시적으로 욕망을 이룬 시기에 이르렀네요. 하지만 '고속성장'은 탄탄한 사회 시스템을 갖춘 채 이루어진 게 아니었다보니 성장가도에서 이탈한 사람들이 생겨났고, 그들은 어디 의지할 수도 없고 각자 살길을 찾아야 했죠. 작가에겐 그 방도가 엄마의 분식집 이었고요. 이즈음에 원고를 쓰시면서 봉작가님이 '마음이 좀 괴로웠다'고 하셨거든요. '어쨌든 다 지나간 길'이라 하지만 힘들었던 기억을 끄집어내기가 쉽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3-2. 언젠가 직장에 다닐 때 후배가 이런 말을 했던 적이 있다. “가끔은 특정 시기 우리 부모님 나이와 그 무렵 내가 했던 일들을 비교해 보곤 해요. 그러면 많은 것들이 다른 각도에서 보이더라고요.” _76-77쪽 그때 엄마는 제정신이 아닌 사람 같았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억척스러움만 남아 있는 사람 같았다. _79쪽 사람이 한 줄기 바람이고 인생이 바람이 지나는 길과 같다면, 바람이 지금 어느 길목을 지나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먼 길 지나 바람이 지난 길을 돌아보면 그제야 그 길목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지 풀이하게 된다. _82쪽
그 시대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독자가 '우리의 이야기'로 읽게 되기를 바란다는 말씀과 '시대를 아름답게 낭만화하지 않은 채'라고 말씀하신 부분을 읽고 조르주 페렉 <나는 태어났다>가 생각났습니다. 이 책 기억의 작업 챕터에서 페렉이 '제가 떠올린 사건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음과 동시에, 그 사건을, 말하자면, 그것이 속했던 공동체로 되돌려주려 합니다. 『나는 기억한다』를 작업하며 가장 분명하게 느낀 점은 바로 그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이 오로지 저만 있지 않다는 사실이에요. '공감이 가는' 책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시 말해 이 책은 독자들에게 공감을 일으킵니다. 독자들도 그 책 속에서 완벽하게 자신만의 기억을 떠올린다는 말이지요. 마치 기억이 개인에게 호소하는 것처럼요. 기억이란 함께 나누는 무언가니까요.'라고 말한 내용이 나와서 편집자님께서 남겨주신 글을 보고 이와 비슷한 의도가 아니셨을까 생각했습니다.
3-1. 엄마의 비밀에서부터 분식점 장사까지의 흐름을 읽으면서 어떤 심정으로 그 시간을 보내셨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사의 설렘에서부터 다락에서 삼킨 우울에 대해서도요. 이 장에서는 감정에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이외에는 제가 살았던 동네의 이름과 동네의 모습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3-2. p.70 엄마의 깊은 곳에 있는 어떤 것을 건드리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그때 더욱 굳었다. 엄마의 비밀은 마음속 지층에 화성이 되었다. p.75 『소공자』, 『소공녀』, 『로빈슨 크루소』, 『에디슨』, 『파브르 곤충기』…… 책장에 순서대로 책을 꽂아 넣으며 마음은 어느새 수백 권의 책을 읽은 기분이었다. p.76 나중에 엄마는 그 시절을 회고하며 “너희 아빠가 했던 일을 종이에 적어보니 16절지 한 장이 가득 찰 정도인데, 도대체 맥락이 없더라”라고 말한 적 있다. 그 일이 복잡하고 난해해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던 것이 아니라, 도대체 이 일을 왜 하는지 모를 일들을 자꾸 하셨던 것 같다. 과녁을 잃어버린 화살은 종종 그렇게 날아간다. 복잡하고 난해한 아빠가 모든 재산을 잃어버리는 데 걸린 시간은 간단하고 수월하게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p.80~81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도망갈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그곳이었다. 가족의 변화와 함께 버림받은 세계문학전집과 백과사전이 거기 처박혀 있었다. 조명도 없는 다락에 홀로 쭈그리고 앉아, 어두워져 도저히 글씨가 보이지 않는 시간까지 책을 읽었다. 시력이 급격히 나빠졌다. 다락 밑엔 아빠가 누워 있었다,
<3-1> 삶이란 정말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것 같습니다. 과거에 우연하게 시도한 일들이 현재와 미래에 내 삶에 어떻게 접목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죠. '인생사 새옹지마' 맞습니다. 그 불확실성이 또한 삶을 루즈하지 않게 쓰러지지 않게 잘 잡아주는 것 같고요. '바람이 지나는 길목' 이라는 표현도 좋습니다. 제가 덥고 좁은 길목을 지날때 시원한 바람이 등뒤를 힘껏 밀어주기도 했었고, 비가 내리던 늦은 밤 집으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거센 바람이 비와 함께 저를 더욱 몰아친 적도 있었지요. 돌아보니 지나온 모든 길목 길목이 나를 성장시켰고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아주 소중한 기억이네요. 생각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3-2> - 엄마의 비밀은 마음속 지층에 화석이 되었다. - 가끔은 특정 시기 우리 부모님 나이와 그 무렵 내가 했던 일들을 비교해 보곤 해요, 그러면 많은 것들이 다른 각도에서 보이더라고요. - 사람이 한 줄기 바람이고 인생이 바람이 지나는 길과 같다면, 바람이 지금 어느 길목을 지나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먼 길 지나 바람이 지난 길을 돌아보면 그제야 그 길목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지 풀이하게 된다. 어쨌든 다 지나간 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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