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3. <셔터를 올리며> 읽고 나눠요

D-29
특별한 기억으로 떠오르는 가게, 저에겐 어릴적 살았던 동네 붕어빵 노점입니다. 지금은 뭐든 잘 먹지만 그땐 편식이 심해서 팥을 안 먹었거든요. 붕어빵집 할머니 할아버지는 제가 팥을 싫어하는데 붕어빵이 먹고싶다 하니, 팥을 넣지 않고 몇개 구워 주셨어요. 매일 같이 거기에 가서 앙꼬 없는 붕어빵을 먹었는데.. 갈 때마다 "아가~ 왔어? 여보, 앙꼬 없는 거 하나 구워"하시던 할머니 목소리도 여전히 기억이 나는데.. 이상하게도 그 가게의 마지막이 기억나질 않네요. 2-1. 작은 것 하나로도 으스대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우리 아빤 뭐 한다~ 우리 엄만 뭐 한다~ 우리 집 이만큼 넓다~ 나 흰쥐 키운다~ 이런 걸로 어깨에 힘이 빡! 또 한편으로는, 그만큼 작은 것 하나로도 주눅들고 위축되는 어린 아이의 모습도 그려져 있는 것 같았습니다. 초인종 하나를 그토록 부러워하던 어린 작가님이라니.. 그런데 이런 게, 커서 보면 참 별거 아니잖아요. "야야~ 그때 그게 뭐라고 그렇~게 부러워 했다?"하는 이야깃거리가 되기도 하고.. 작가님의 '초인종' 같은 존재가, 나에겐 뭐더라.. 잠시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져보았답니다. 작가님이 살았던 시대상, 풍경 등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던 것도 참 좋았습니다. 2-2. 부모님은 호흡기보다 온기 쪽을 택했다. (p.40) 실비집 아들은 한 30년 늦게 태어났어야 한다. (p.45) 누군가는 목에 힘을 주며 말했고 누군가는 감추듯 힘없이 대답했다. (p.47) 그 집은 식탁이었고 우리 집은 밥상이었다. (p.50) 2-3. 강아지 발소리 아시나요? 강아지가 걷거나 뛸 때마다, 토도도독 하고 발톱이 마룻바닥에 부딪히며 나는 소리요. 어릴적 강아지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키웠었는데요. 제 어린 시절엔 늘 그 소리가 함께했었거든요. 방에 누워있다가도 거실에서 정신없이 토도도도독 하는 소리가 들리면, 얘 뭐하나~ 싶어서 나가 보고.. 그랬는데.. 요즘 부쩍 그 소리가 그리워지네요.
2-1. 여러분은 이 장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기억들은 공통된 감성들이 많았던 것 같다. 대부분 고만고만하게 못사는 평균의 사회였기 때문에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던 경험도 크게 다르지 않고 정서와 문화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집은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당시에도 쉽게 구할 수 없는 재화였고 부의 척도는 집으로 나뉘었다 . 부자라는 말보다 부잣집, 부자아들이 아닌 부잣집 아들 이층집은 손꼽을정도로 적었고 마당은 다 조금만해서 개집을 하나 들여놓으면 더 공간이 없는 그런 집들이었다. 동네에서 제일 큰 집은 아파트나 상가의 3층 4층 건물이었다. 아파트라고 해서 더 좋아 보이지는 않고 좁고 후락했지만 맨션이라부르고 부자들만 사는 집으로 알았다. 와우산위에 시범아파트를 가보고 기대했다가 놀란 기억도 있다. 화장실을 공용으로 쓰고 아파트인데 연탄을 피웠다. 상가의 옥상은 주인이 방심을 한 틈을 타 아이들은 몰래 숨직이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 기어코 등반을 한다. 3층 높이만 되어도 동네에서 가장 좋은 뷰를 보여주는 그 구경이 주인아저씨의 불호령을 이겨낼 만큼 매력적이었다. 2-2. 이 장을 읽으면서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대문 옆에 빨간 버튼을 누르면 딩동~ 하고 경쾌한 벨소리가 울렸다. ET를 만나지 못한 것만 빼고 모든 것이 완벽한 시절이었다. 새집을 이사간다는 것은 부러움과 선망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남들이 없는, 또는 우리집만 없는 결핍은 어른들보다도 아이들은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친구집에 가서 놀랍고 부럽게 느껴졌던 감정은 누구나 있었을 것이다. 내게도 초등학교 여급우의 생일초대를 가서 본집은 충격이었다. 아마도 서교동 쯤이었던 것 같다. 너른 잔디밭에 아이들이 세팀을 일렬로 배드민턴을 칠수 있는 크기에 앞도당하고 지하층에는 일하는 분들이 방이 있었는데 우리집보다 좋아 보였다. 바이올린을 들고 와서 학교 학예회때 연주를 하는 그 아이에게 무언가 말할수 없는 벽을 느꼈다. 빈부의 차이가 내가 차마 넘어설수 없는 그런 벽으로 다가왔던것 같다. 2-3. 저자는 유년시절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던 손님 목소리’(p.39), 농약 가게에 따린 두 개의 방에 가득 찬, ‘24시간 내내 곁을 떠나지’(p.40) 않은 약품 냄새로 그 시절을 기억합니다. 여러분들도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특별한 냄새 혹은 소리에 대한 기억이 있으신가요? 초인종이 있어도 대부분 집이 작아서 창가 쪽이 방인 친구들을 골목에서 크게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딸랑이는 두부파는 아저씨 소리, 구르마에 과일 파는 아저씨 소리(나보다 조금작은 사과여~~, 개구쟁이 선물이여~~), 겨울철 메밀묵 찹쌀떡 팔던 소리, 옆집 아이 매맞는 소리, 싸우는 소리, 민방공 훈련한다고 싸이렌 울리던 소리, 부우웅 거리며 달리던 연막차 소리, 굉굉거리던 공업사 쇳소리, 새벽에 시동을 걸던 버스의 차소리, 아이들 뛰어다니던 소리, 집에 들어서면 퀘퀘하지만 구수한 밥냄세 저녁냄세, 어린동생이 있는 친구집에 가면 비릿한 아기냄세, 땀띠에 바르던 아기분냄세, 엄마 화장품 뚜겅을 하나하나 열어보며 맡았던 분냄세, 한강가까이 가면 오물과 역한냄세, 연탄을 갈며 나는 매캐한 냄세, 구운김냄세, 시장길에 기름에쩌든 영양통닭 냄세, 실비집 돼지갈비 냄세...
안녕하세요 그믐 북클럽은 처음입니다~ 책은 잘 받아서 읽기 시작했는데요. 작년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집에서 칩거하며 "자본론"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자본주의 생산양식이 지배하는 사회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배고플 때마다 집 앞 편의점에 참새 방앗간 처럼 들락거리는 제 모습이 기묘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편의점에서 주로 얼음컵과 홀스 새로나온 맛 (자몽맛)을 주로 사먹고요. 이따금 기분에 따라 4캔에 만원 맥주와 라면, 그리고 맛동산과 감자칩을 구매하는 것 같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홀스 자몽맛은 먹어본 적 없어서 궁금하네요. 다음에 편의점에 들렀을 때 사봐야겠습니다.
2.1 농약사를 하시면서 어떤 마음이셨을지 가슴 한 켠이 저릿해져 왔습니다~ 아이들도 있는데 유독성 물질을 가게에 딸린 방에 기거하면서 어떻게 살아내셨을까요? 길에서 가스를 취급하시는 분을 오는 길에 보았는데, 잠시 마주쳐도 혹시나 하고 조심스러워지는 마음으로 지나치게 되더라구요. 늘 취급하시는 분들은 이골이 나신 걸까요? 이골이 나셔야만 하는 것이었겠지요. 도망치듯 나온 마을에서 기회포착에 능한 아버지와 셈에 강한 어머니의 선택으로 결국 이층집으로 이사가게 되었지만 그걸 받아들여야 하는 심정이 어땠을지 아득하기만 합니다. 2.2 달라진 점은 나가놀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아마 농약냄새를 조금이라도 덜 맡으라고 그러신 것일테다. 그리고 이건 덤인데~ 제가 택시운전사를 감명깊게 보고 당시 아니 지금도 완료되지 않은 세월호와 우크라이나 사태를 연결지어 후기를 한 번 써봤어요. https://m.blog.naver.com/widerhorizon/222659685719 2.3 어린시절이라기엔 학창시절이었던 중학교 때, 공부 잘한다고 ㅋ 영등포에서 팔학군인 잠실로 이사를 했었어요. 그 시절 스트레스 받을 때 햇살을 받으며 피아노를 두어시간 두드려대고 나면 낮잠을 주무시던 엄마가 방에서 나와 박수도 쳐주고 하셨던 평화로웠던 순간이 피아노 소리와 함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그리 피아노를 치는 것일까요^^
2-1 시대가 다르고 사람이 달라도 사람 사는 이야기가 비슷하구나 하면서 읽었네요. 슈퍼집 아들이 들고 온 과자 '한 입만' 달라는 아이들 보며 어렸을 때가 생각났어요. 사탕 하나, 과자 한 봉지만 있어도 부자가 된 기분이었는데 말이죠. 잠시 눈을 뗐을 때 동생을 잃어버렸던 기억마저 비슷해서 너무 공감하며 봤어요. 2-2 어떤 기억은 냄새와 소리로 남는다. p.37 그 시절 사람들은 왜 그리 초인종이 달린 집에 살고 싶었던 것일까. 부를 일구었다는 성과의 상징이기도 하고, 이제 우리는 아무 때나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분리의 표식 아니었을까 싶다. 담을 높이고, 초인종을 달고, 인터폰을 통해 "누구세요?" 하고 물으면서, 선택적으로 문을 열어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p.62 2-3 제가 어릴 때 부모님께서 슈퍼를 운영하셨거든요. 어릴 때라서 정확한 기억은 없는데 난로가 있었거든요. 가끔 손님들이 오셔서 가래떡을 구워먹는 고소한 냄새라던가, 추운 겨울에 큰 주전자에 차를 가득 우려 내는 구수한 냄새를 어렴풋이 기억합니다. 이웃분들과 함께 나눠먹고 이야기하던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안녕하세요~! 그믐 북클럽 3기에 참여하게 된 승언이라고 합니다. 지난 번 2기 북클럽이 참 좋았어서, 3기 모집 알림이 뜨자마자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바로 신청했습니다. 바쁜 일을 마치고 이제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 좋은 이야기들 함께 나누며 풍성한 시간을 갖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2장 단숨에 읽어졌습니다 컴퓨터를 보는 안경이랑 책읽기 안경은 달라서 바꿔서 써야 하는데 그냥 훅 하고 읽었습니다 참 재미있네요 어떻게 이런 자잘한 일들을 다 기억하는지 삶을 대하는 작가의 생각과 마음이 어떠할지 가늠해봅니다 동네 사거리 모퉁이에서 호떡을 굽고 도너스와 만두를 팔았던 엄마의 포장마차가 있었습니다 학교마치면 바쁘게 엄마의 점심을 스뎅쟁반에다 담아 보자기로 덮어서 가져가곤 했었네요 이 글을 읽으면서야 떠 올릴 수 있었습니다
날짜에 맞춰 읽으려고 했는데 읽다보니 너무 재밌고 궁금해서 죽죽 읽게 되네요. 다 읽으면 작가님 전작들도 읽어 볼 생각입니다. ^^
---프롤로그 & 1장 읽기 --- ❚ 저자의 문장이 편안하고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편의점에는 존재하지 않는 셔터에서 시작하여 옷 사이의 공기층이 인생의 층위와 슬레이트로 연결되는 과정이 너무 자연스러워 놀랐습니다. 꼼꼼하게 꽉찬 '프롤로그' 였습니다. ❚ p.5 누구나 저마다의 셔터를 올리면서 오늘을 산다. 누구에나 저마다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채워야 할 '빈칸' 같은 것이 존재한다.
▲ 2-1 냄새와 소리로 기억될 만큼 희미한 유년 시절에 대한 표현이 좋았습니다. 나는 과연 얼마나 다양한 감각으로 사물과 공간을 대하고 있는지도 생각해보았습니다. 풍성하고 활기찬 시절이었으나 그렇기에 만남과 헤어짐이 가벼웠던 시절이었음을 저자의 문장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 2-2 ❚ p. 63 (...) 부모님의 바람은 우리들의 소원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우리는 그것을 이루었다. 누구에게나 욕망이 꿈틀거리던 시대였다. 🗨 소시민의 '욕망'은 참 성실하고, 정직함을 생각해봅니다. ▲ 2-3 '똑같이, 똑같이' ..형제가 많았던 우리 집. 네 명의 형제가 언제나 무엇이든 똑같이 나누기 위해 언제나 외쳤던 왁자지껄했던 그 소리가 기억납니다.
2-1. 2장을 읽으며 ‘상상력’이라는 키워드를 계속해서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2장 뿐만 아니라 이 책의 배경이 되는 1980년대는 저희 부모님의 어린 시절이 담긴 시대이지 저의 어린 시절의 추억과는 2, 30년이라는 간극이 있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직업, 경험해보지 못한 놀이, 알지 못하는 풍경과 장소가 가득 나오는 이 책에 저는 깊이 빠져들고 있습니다. 오히려 더 풍부한 상상을 하게 되니 그럴까요? 나의 경험에 비추어 책을 읽으면 공감력은 맥시멈을 찍지만 때론 나도 모르게 내가 경험한 것을 한계선으로 짓고 책의 내용을 바라볼 때도 종종 있더라구요. ‘무지’가 종종 기쁨이 될 수 있음을 느낍니다. (유독 이번 장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장면이 오버랩되어 ‘상상’ 뿐만 아니라 ‘공감’도 동반되었던 장입니다!) 2-2. 나주군 봉황면에 위치한 부모님의 고추농장에서는 여름방학 한 달 동안 온 가족이 함께 지냈다. 학창 시절을 통틀어 가장 신나는 여름방학이었다. (e북 18p) -> 단 두 문장인데 어린 아이가 느낄 수 있는 모든 행복을 다 압축시켜놓은 듯한 문장이라 마음이 갑니다. 2-3. 2장 초반부를 읽을 때까지만 해도 특별히 제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소리나 냄새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나는 순간의 장면들은 정말 많은데 특별한 소리나 냄새는 떠오르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2장 읽기를 마치니 다 적을 수도 없이 수많은 추억의 소리와 냄새가 생각났습니다. 특히 지금은 제가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먼 아프리카 땅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가족과 관련된 소리나 기억들이 많이 떠오릅니다. 그 중 한 소리, 기억, 장면만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중학교 시절, 등하교를 하려면 아빠가 운영하시던 카센터를 늘 지나가야 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손님이 있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아빠는 자주 카센터 앞에 나오셔서 뒷짐을 지고 가만히 서서 등교하는 저를 기다리시곤 했습니다. 특유의 아침 햇살 냄새, 아빠가 입고 계시는 정비복에서 나는 기름 냄새, 정비복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꺼내서 제 손에 쥐어주시는 용돈의 모양과 꿉꿉한 냄새, ‘승리해라.’ ‘오늘도 힘내고.’ 덤덤하게 건네주시던 아빠의 진심 가득 담긴 응원의 소리가 참 많이 생각납니다. 지금은 형편이 어려워져 운영하시던 카센터를 닫고 카센터 직원으로 일하고 계셔서 그런 기억이 더 없는 게 많이 아쉽네요. 시크한 딸이라 표현을 잘 하지 않는데 타지에 나와있으니 아빠가 더 보고 싶어져서 방금 카톡 하나 남겼습니다 ㅎㅎ 오늘도 책이 가진 힘이 어마어마함을 느낍니다!
아프리카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책의 어마무사시한 힘으로 살고 있음을 공감합니다 건강한 젊은이 같아요 (제가 그 부모세대 여서 감히^^;;;)
감사합니다 :) 그믐 북클럽을 통해 제 부모님과 비슷한 연배의 독서 선배님들을 많이 만나게 되어서 참 감사한 것 같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어떤 고민과 생각을 갖고 계실지도 나눠주시는 이야기들을 통해 슬쩍 엿볼 수 있어 좋구요! 건강한 젊은이라는 최고의 칭찬 감사합니다!
시도님의 글을 읽다가 저도 같이 아침 햇살 냄새를 맡는 느낌이 들어 행복했어요~~~시크한 딸이 남긴 카톡...저도 덩달아 좋아집니다. 저도 아들에게 톡 남겨야겠어요 ㅋ
나의 해방일지를 어제 첨으로 봤어요 편의점 본사 대리인 막내동생의 힘든 회사생활이 이 책때문인가 이상하게 맘에 와닿더군요 <셔터를 올리며>는 이 땅의 자영업자들의 책인거같아요. 가게의 흥망성쇠와 더불어 희망에 찼다가 좌절하고, 요리조리 줄타기처럼 위태위태하게 살아남기위해 노력하고, 이층집 대궐같은 방에서 호사를 누리다가 계단밑 방에서 해리 포터 신세가 되기도 하고.
화제로 지정된 대화
**** 3장 읽기 **** 3장 ‘바람이 지나는 길목-비상에 대하여, 소망분식 1 (1986 ~ 1987)’을 읽습니다. 저자가 풍향동에 살던 시절의 기억을 소환합니다. ‘우리 가족의 운명이 바람처럼 흩날리던 시절’이었으며 ‘다시 일어 나기를 간절히 바라던 시절’이었다고 회상합니다. 특히 3장에서는 저자가 느끼는 엄마의 비밀에 대해 밝히는데요. 다른 엄마들에 비해 젊고 예쁘고, 공부도 잘 하고 기억력도 비상한 엄마 배속에서 자신이 태어났다는 게 믿기 어려웠었는지 ‘엄마는 외계인이었다’(p.72)고 언급한 대목은 피식 웃음이 터지고 맙니다. 오늘부터 주말까지 여유있게 읽으시고 천천히 답글 남겨 주셔도 좋아요. 그럼,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p79. 그때 엄마는 제정신이 아닌 사람 같았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억척스러움만 남아 있는 사람 같았다. 그러지 않아도 억척스러운 엄마가 인내의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순간이었다. p.80 엄마에게 혼나거나 우울한 일이 있을 때 나는 다락으로 숨었다. 사춘기 오르막길에 이제 막 들어선 시점이었다.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도망갈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그곳이었다. 가족의 변화와 함께 버림받은 세계 문학전집과 백과사전이 거기 처박혀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부모님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아빠가 일하셨을 때, 부모님이 처음 가게를 하시고 업종을 변경하시고, 제일 마지막에 슈퍼를 했던 일들까지... 작가님과 결이 비슷한 삶을 살았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처음 가게를 했던 곳에 방이 딸려 있었는데 방-부엌- 방 이렇게 나란히 있고 그 앞으로 가게였었습니다. 방문을 열면 바로 가게였으니 이걸 분리하려고 책장을 세웠습니다. 아~ 처음 했던 가게가 서점이었어요. 책장을 사이로 서점과 집이 나뉘게 된 거죠. 안쪽 방은 부모님 방, 바깥쪽 방은 우리 딸 셋이 살았는데, 한 2년 쯤 살았던 거 같습니다. 그 방에서 셋이서 얼마나 싸웠던지.. 좁은 방에 사춘기 여자애 셋이 몰려 있으니... 안 싸울 수가 없었어요. 오늘은 그 때 생각이 많이 납니다.
3-1. 어린 시절 나의 기억과 사진을 보면 정원이 있던 넓은 집에 살았었는데, 5살이었나 6살에 빨간 딱지가 집에 붙고 좁은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어릴 때는 무슨 의미인지도 잘 몰랐고, 크게 걱정 없이 지냈던 것 같은데 그건 전부 부모님과 나보다 9살이나 많은 언니의 노력 덕분이었구나라는 걸 크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그 때의 빨간 딱지는 사람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을 수 있다는 세상의 이치를 빨리 깨닫게 된 일인 것 같기도 하다. 3-2. 사람이 한 줄기 바람이고 인생이 바람이 지나는 기로가 같다면, 바람이 지금 어느 길목을 지나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먼 길 지나 바람이 지난 길을 돌아보면 그제야 그 길목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지 풀이하게 된다. (82p)
3-1. 결국 아버님이 사고를 쳐서, 어머님의 힘으로 다시 일어나는 데깔꼬마니 같은 일이 저희집에도 일어나네요. 저희 집은 아버지가 다치신 건 아니었지만, 어머니의 힘으로 일어난 건 사실입니다. 어머니에 대해 말하자면, 결혼하신 직후까지는 말도 잘 못하는 소심한 성격이었는데, 아버지의 거듭되는 사업실패와 사기(당함)로 인해 제가 기억하는 엄마의 모습은 항상 억척스럽고 목소리가 크고 화가 나 있는 상태였습니다. 집도 항상 비어 있었고, 그땐 부모님이 집에 안 계셔도 밖에서 해가 질 때까지 친구들이랑 골목에서 놀곤 했고요. 지금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 일상이었네요. ^^ 3-2. 77p “가끔은 특정 시기 우리 부모님 나이와 그 무렵 내가 했던 일들을 비교해 보곤 해요. 그러면 많은 것들이 다른 각도에서 보이더라고요.” -> 저희 어머니도 작가님 어머님처럼 일찍 저를 낳으셔서, 어머니가 지금 제 나이에 전 대학 졸업반이었네요 어머나...저희 아이는 이제 10살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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