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3. <셔터를 올리며> 읽고 나눠요

D-29
7-1. 드디어 작가도 결혼을 해서 진정한 어른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은 반 정도지만요. 그래서 더 생각이 많아지는 것이고, 어느 한 쪽만이 옳다는 생각도 틀렸음을 알게 되었고요. 어른이 된다는 일은 슬픔을 항상 직면해야 되는 것 같아 서글퍼졌습니다. 7-2. 184p 아이디어를 아이디어로만 붙들고 있으면 그저 망상일 따름이다. 망상을 현실에 옮겨놓는 실행력에 승부가 달려 있는 법이다. 207p “네가 어디에서 뭘 하든, 나는 네가 건강하기만 하면 된다.” > 김영탁 작가의 '곰탕'의 마지막 대사와 같은 아련함이 느껴졌습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하는 말이다. "니는 어떤지 모르겠다만, 나는 모든 게 달라졌다. 니가 태어난 후로."
8-1. 흠.... 조금 .. 읽으면서 정신이 없는 거 같아요. 8-2. p212 잊을 건 잊고, 얻을 건 얻고, 앞으로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담담히, 강물처럼. 8-3. 흘러가는 강물 위에 얼어붙은 시간이랄까요? 분명 시간은 흘러가지만 생각은 과거의 어느 때에 머무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얼어붙은 시간은 지금의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요. 잊을 건 잊고 담담히 흘려보내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흘러가는 강물처럼 시간의 나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주지만, 얼어붙은 어떤 그 날의 시간이 종종 최악을 선택을 하게 합니다. 그러면서 '운명'이라고 위로하곤 하지요.
저도 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ㅠ 더불어 제 삶을 오래 보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이렇게 생각하셨겠구나 싶기도 하구요; 저 스스로는 대단히 재미난 모험이고 효율적 배움이었다고 생각했었지만. 그리고 앞에 동네 약국 이야기도 잘 읽었습니다:)
8-1 노련한 오십대의 장사꾼이 되어 아들 앞에 나타난 아버지. '이번에야말로' 하면서 가게 운영에 성공하는 자영업자의 모습에 가슴이 뜨거워지고, 또 한편으로 동문의 집 현판을 달아두고 렉서스를 사는 모습들이 왠지 모를 짠함을 안겨주더라고요. 처음에 작가님께서 부모님을 포함해 본인이 운영했다 '망한' 가게가 열 개쯤 된다고 해서, 저는 전부 실패의 연대기가 되지는 않으려나 우려했었거든요.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둔 꼭지까지 들어간 덕분에 훨씬 다채로운 자영업자의 면모를 담게 되어 특히 반가웠습니다. 8-2 ‘장사가 잘되는 식당을 누가 운영을 못 해?’ 싶겠지만 그렇지 않다. 테이블이 백 개쯤 되는 대형 식당은 웬만한 경력자를 데려다 놓고 운영해 보라 하여도 우왕좌왕하기 마련이다. 종업원 숫자만 수십 명에 달해 웬만한 작은 기업 하나 이끄는 것과 같다. _217쪽 명성갈비 흥행의 이면에는 아버지가 그동안 숱하게 쓰러지고 넘어지면서 얻은 실패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그때 왜 망했을까’ 하면서 이를 악물고 쓸개를 씹으며 ‘다음에는 꼭!’ 했던 재기의 다짐들이 명성갈비 간판 아래 숨어 있었다. 테이블 배치 하나, 숟가락 놓는 위치 하나에도 그런 시간의 무게가 깃들어 있었다. _223쪽 명성갈비 성공에 나도 어리벙벙했는데 당사자인 아버지는 어땠을까. 누구나 성공을 바라지만 그 성공이 막상 뭉텅이로 쏟아지면 당황하게 된다. “하느님, 이 행운을 할부로 끊어 조금씩 나눠주시면 안 될까요?” 짐짓 익살까지 부리게 된다. 그때 아버지가 그랬다. _223쪽 8-3 '흘러가는 강물'이라는 생각이지만, 점차 '얼어붙은 강물'이라는 생각도 조금씩 드는 것 같아요. 마음대로 되는 일보다는 결국 주어진 대로 살아가는 게 더 크지 않나. 종교가 없는데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8.1 저자분의 사정은 글에 쓰셨지만, 소식이 끊겼던 아버지가 얼마나 다급했으면 큰 아들을 찾았겠나 했었는데 그 위기를 어디서 어떻게 넘기시고 다시 홀로 성공하시어서 자식을 책임지시고자 가겟 자리를 또 알아보시고 하는 모습이 너무 아릿하게 다가왔습니다. 8.2 칠십이 넘은 지금까지도 도전을 계속하는 분이니까. 사십중반만 꺾여도 이젠 별로 하고싶지 않은데 도대체 저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ㆍㆍ 8.3 원래 인생은 하기 나름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수많은 도전들을 해 본 결과, 인생에는 역시 꺾이는 맛이 있어야~ 그간 너무 뻗대며 살아온 것도 하나의 잘못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구요. 그 정도 했으면 이젠 순순히 순응하는 맛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해요. 인생을 이쯤 살아보니 문득 깨닫게 되는ㆍㆍ.
[ 8장 ] 8-1. (미리 읽은) 9장에 나오지만, 명성숯불갈비에서 아버지의 성공은 쉽게 얻은 것이 아니지요 엄청나게 철저한 맛내기 테스트와 식자재 선정 신공을 통해 명성을 이룬 것인데, 한편 다른 시공간에서는 그 성공의 확률이 일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람의 노력과 처한 환경, 운과 실력이 맞아떨어지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8-2. 불쑥 걸려올 아버지의 전화를 오늘도 기다린다. 설령 도움을 줄 수 없다 하여도,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하여도, 사랑하는 마음은 이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흐르는 강물처럼 인생도 흐른다. 운명을 거스르며 우리는 단단해진다. p.230 8-3. 짝수 장마다 제기되는 이 '번외 질문'이 참 좋습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문득,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테넷>이 떠오릅니다 시간순으로 가는 자와 역순으로 가는 자, 상대성 이론에 대한 생각이요 ㅎㅎ 요즘 평행우주, 양자역학과 같은 과학 이론에 있어서의 시간 흐름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가 많았는데, 흐르는 강물인지 얼어붙은 강물인지라는 문학적, 철학적 질문을 접하니 새롭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 9장 읽기 **** 9장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용기에 대하여, 하하호호 (2006)’에서는 어쩌다가 중국 선양에서 식당을 창업하게 된 사연을 소개합니다. 이쯤 되니 저자의 다양한 가게 이력이 범상치 않음이 느껴집니다. 일단 왜 중국으로 건너가게 된 것인지, 그 이유부터 궁금한데요. ‘광활한 만주 벌판’ 한복판에 있는 동토의 도시, 선양에서 겪은 자영업 이야기는 무엇인지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아마 이 쯤이면 책을 다 읽으신 멤버들도 있으실텐데요, 시간이 나면 다른 멤버들이 들려준 이야기들을 읽어보세요. 책과는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댓글 형태로 답변을 다신 경우 거기서 박스 안에 들어 있는 원글 부분을 눌러보시면 글타래가 나옵니다. 글타래에는 같은 질문에 답변을 다신 다른 멤버들의 글이 모아져 있어 보다 손쉽게 다른 이의 글을 읽어보실 수 있어요. 그럼, 모두 즐거운 주말 되시고 월요일에 마지막 10장과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9-1.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싶을 때 떠난 곳에서 새로운 것을 시작하려 했던 작가님의 그 용기와 실패의 탓을 외부에서 찾지 않고 본인의 잘못이라 인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또 다른 용기도 참 멋있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아직 용감하지 못해 내 스스로의 실패를 주변 탓으로 돌리곤 했는데, 조금은 성장을 하고 있는지 저 스스로를 돌아보고 정진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렇게 조금씩 커 나가다 보면 제 스스로 멋진 사람이 되어있겠죠. 9-2. 사람들은 왜 할퀴는 글을 남기는 걸까. 왜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힘없는 상대를 끌어내리고 쥐어패지 못해 안달인 걸까. (242p) 책을 원망해 뭣 할까. 그 많은 걸 읽고도 사람이 되지 못한, 오롯이 내 탓인데.(244p) 엊그제까지 번아웃에 시달리던 사람이 이제는 지구를 쥐고 흔들 수 있을 것처럼 자신감에 부풀었다. 실수의 유령은 들뜬 인간을 찾아 어슬렁거리기 마련이다. (248p) 나 자신을 되돌아 직시할 수 있는 용기. 내가 만든 트라우마를 스스로 극복하겠다는 용기. (271p)
<9장>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 - 용기에 대하여 <9-2 > p241 2006년 9월 중국 선양의 어느식당 계산대 안에서 나는 그렇게 긴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어지럼증을 느꼈다. 이것이 과연 현실인가 싶었고 꿈이라면 대단히 황당한 꿈을 꾸는 것 같았고 다른 사람의 껍데기 안에 내 영혼이 들어가 잠시 머무는 것 같았다. p248 중국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로 이주한 사람들이 다들 비슷한 과정을 밟는다 초기에는 대체로 이렇게 들떠 있다. 엊그제까지 번아웃에 시달리던 사람이 이제는 지구를 쥐고 흔들 수 있을 것처럼 자신감에 부풀었다. 실수의 유령은 들뜬 인간을 찾아 어슬렁거리기 마련이다. p259 서점에 가보면 성공신화를 자랑하는 책은 차고 넘치는데 실패이 경험을 절절히 기록한 책은 많지 않더라. 이유가 뭘까. 성공 비법을 따라 배우는 것도 좋지만 실패가 제대로 전파되어야 비슷한 실수를 되풀이하는 사람도 그나마 줄어들텐데... 하긴 겪어보니 사람이 뭔가 씌었을 때는 주위에서 무슨 말을 해도 들리지 않더라. '나도 실패할 수 있다'는 겸허함으로 세상 앞에 자신을 낮추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다. p274 하하호호의 이런저런 문제는 처음에는 작은 구멍과 같은 문제였다. 그런데 이쪽저쪽 구멍이 생기더니 정신없이 여기저기 콸콸 쏟아졌고, 순식간에 둑이 무너졌다. 자포자기 상태가 되었다.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되, 물러서야 할 때 물러설 줄 아는 것도 중요한 판단력인데 나는 그저 마음으로만 안절부절 못했다 p275 하하호호는 그렇게 짧은 운명을 마쳤다. 저마다 아침꽃을 보았고 저마다 하루를 보냈다. 누구는 꽃을 주웠고 누구는 꽃을 잊었으며 누구는 꽃을 잃었고 또 누구는 꽃을 버렸다. 다른 꽃을 주운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무슨 꽃을 보았던가.
<9-1>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란 장에서는 중국에서의 작가님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무척 힘들었던 시간인 거 같습니다. 과감한 사업시작에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실수의 유령은 들뜬 인간을 찾아 어슬렁거리기 마련이라는 문장이 섬뜩하네요. 전 아이디어나 실행면에서는 좀 낮고 걱정이 있는편인데 '나도 실패할 수 있다'고 자신을 낮추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도 신기하네요. 시작한 일이 잘 돌아가지 않을 때 이를 과감하게 그만두는 것도 큰 용기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것도 배워갑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9-1. 여러분은 이 장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9-2. 이 장을 읽으면서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9-1 작가님이 소주장학생은 장난처럼 여겨질 정도로 일을 크게 벌였다가 처참한 실패를 맛본 꼭지입니다. 저에게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사실, 아버지의 사업적 통찰과 갈빗집을 성공시키기까지 쌓았던 시간들이었어요. 육개장 하나에 6개월이라뇨. 또한 '실수의 유령은 들뜬 인간을 찾아다닌다'라는 말이 많이 와닿았습니다. 들뜨지 않으면 뭔가를 시작할 동력도 생기지 않을 테니 들뜨기는 해야겠지만, 그럴 때마다 경계는 해야겠더라고요. 9-2 엊그제까지 번아웃에 시달리던 사람이 이제는 지구를 쥐고 흔들 수 있을 것처럼 자신감에 부풀었다. 실수의 유령은 들뜬 인간을 찾아 어슬렁거리기 마련이다. _248쪽 “너, 이거 한 그릇 만드는 데 얼마나 걸렸는지 아냐?” 3분? 아니 5분? 주방에서 만드는 시간을 묻는 줄 알았다. “6개월이여. 오천 원짜리 육개장 한 그릇을 신메뉴로 내놓는 데 걸린 시간이 6개월.” _255쪽 “접을 수 있을 때 빨리 접는 것도 능력이여.” 수없이 ‘접어’본 적 있는 아버지로서도 쉽게 꺼낼 수 없던 말이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_274쪽
p.259 ‘나도 실패할 수 있다’는 겸허함으로 세상 앞에 자신을 낮추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다. p.269 물론 외부 원인도 있었을 것이다. 그에 비해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돌아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자신을 돌아본다 하여도 감정적으로 책망하며 자학하는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p.270 요컨대 과거를 살펴보는 일은 그저 ‘들추는’ 일이 아니라는 것. ‘돌아보는’ 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꽃을 줍는 ‘결과’가 아니라 돌아보려는 ‘자세’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아침 꽃을 저녁에 주울 수도 있다. 하지만 줍지 않으면 또 어떠랴. 꽃을 돌아보는 ‘마음’이 소중함을 간절치 깨닫는다. P.271 오롯이 내 책임이다. 무식하고 무지하고 허술했던 내 책임. 그런데 이렇게 단순히 자학해 보리면 오히려 간단한 일이지만, 실패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뜯어보고 다시는 그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일에는 언제나 지혜보다 용기가 먼저 필요하다. 나 자신을 되돌아 직시할 수 있는 용기. 내가 만든 트라우마를 스스로 극복하겠다는 용기. p.271 ‘앞으로 성공해서 보상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성공은 보상의 기회를 한없이 유예했고, 성공한다 하여도 옛일이 덮어질 순 없었다. 내 숱한 실수와 실패를 사랑하며 나아가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옛일을 돌아보지 않은 나의 옛일에 용서를 구한다. 사업뿐 아니라 인생의 많은 일이 그렇다. 대차게 망한 자신의 첫 사업에 대한 이야기에 조마조마하기도 했고 어떤 이야기로 이어질지 궁금했습니다. 성공에 대한 책들 속에 실패한 경험에 대해 축소하고 대수롭지 않게 적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망했는지 조목조목 따져 놓은 것이 인상적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책은 성공 신화를 적은 책이 아니긴 하지만요. 성공한 일은 돌아보기 쉬운 것 같습니다. 내가 이렇게 성공했네~ 하는 뿌듯함에 그럴 수 있겠지요. 반면 실패하면 뒤도 돌아보기 싫은 건 사실입니다. 그걸 들춰내 봤자 뭐하나 마음만 아프지 하는 마음. 허술하고 치밀하지 못했기에 실패했고 어느 부분이 그랬는지 돌아보는 건 사업이든 인생살이든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일에는 용기가 필요한데 한발 앞으로 내딛겠다는 용기만큼이나 걸어온 길을 다시 돌아보는 용기도 필요하구나를 또 한번 느꼈습니다.
9-1. 이번 장에서는 작가님께서 처음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신 모습을 보고 ‘내 일’을 하기로 선택하는 것과 이를 위한 노력, 책임의 무게를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중국행 결정 과정도 인상 깊었는데요. 정말, 무작정 다 버리고 떠나고 싶은 순간의 마음이 이해돼서 더 그랬습니다. 그리고 ‘실패’라고 불리는 시도를 돌아보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감정적이지 않고 자기 연민 없이, 남 탓 없이 제대로 돌아보는 시각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더불어 무언가를 시작하기도 쉽지 않지만, 끝내기도 시작만큼 쉽지 않음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9-2. p.241 내가 왜 여기 있는 것일까.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자신의 선택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다. 스스로 머리를 쥐어박으며 바보 같다, 바보 같아, 자신을 책벌하고 싶을 때가 있다. p.243 중국에 가겠다는 결정은 순식간에 내려졌다. 그저 한국을 떠나고 싶었다. 한국이 싫었다. 내가 뿌리내리고 살아온 대지를 무작정 떠나고 싶었다. 버리고 싶었다. 짐짓 거창하게 말하자면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라는 시구처럼 그렇게. p.247 사람의 인생은 이리저리 참 신비하게 얽히고, 그저 허투루 지나는 만남은 없다. p.260~261 실패의 원인은 모래알처럼 많고, 그걸 헤집는 일은 가슴 아프고 부끄럽기 짝이 없지만, 내 실패의 이유를 간단히 더듬어보니 이렇다. p.271 내면의 거울에 비친 얼굴을 똑바로 들여다보는 일만큼 두려운 일도 없다. 그래도 한 번은 봐야 하는 얼굴이다. 나는 용기는 물론 지혜도 없어 한동안 지난 시절을 돌아보지 않았다. 떠올리기조차 싫었다. ‘앞으로 성공해서 보상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9-1> 9장을 다 읽고 나서 첫번째로 든 생각은 왜? 하필? 저자는 고생스럽게도 가족들을 인질로? 중국까지 날아가서 전 재산을 다 밀어넣고 정체성도 불분명한 음식점을 열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그 이면에 숨겨진 저자의 절박하고 하릴없는 사정을 전부 헤아릴 순 없겠지만... 만약 음식점으로 승부를 보고자 했다면, 분명 중국보다는 한국이 경제적, 시간적으로 훨씬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음식업이라는 척박한 생태계에서 소위 대박을 친 아버지의 명성갈비가 이미 그 당시 존재했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나는 저자의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다. 이미 만들어진 기존의 질서와 체계에 순응하고 무임승차식으로 스며들기보다는, 스스로 날것의 세상과 당당하게 부딪히고 깨지는 과정에서 자기안의 불타는 생명력과 저항정신을 확인하고, 또 그 불꽃이 쉬이 꺼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확인하고 또 안도하면서 저자만의 고유한 삶의 정당성을 증명하려는 몸짓이 아니었을까? 하고 말이다. <9-2> - 나중에 중국에서 폭삭 망해 다시 짐을 정리하면서, 수백 권의 책을 마주하곤 허탈하게 웃었다. - 책을 원망해 뭣 할까. 그 많은 걸 읽고도 사람이 되지 못한, 오롯이 내 탓인데. - 사람의 인생은 이리저리 참 신비하게 얽히고, 그저 허투루 지나는 만남은 없다. - 실수의 유령은 들뜬 인간을 찾아 어슬렁거리기 마련이다. - '나도 실패할 수 있다'는 겸허함으로 세상 앞에 자신을 낮추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다. - 요컨대 과거를 살펴보는 일은 그저 '들추는'일이 아니라는 것. '돌아보는'일이 되어야 한다. - 내 숱한 실수와 실패를 사랑하며 나아가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옛일을 돌아보지 않은 나의 옛일에 용서를 구한다.
저자의 삶의 태도를 그렇게 해석할 수 있군요! 늘 새우물만 파던 사람이 또 있는데~ 그런 결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지신 분이 계시다는 점이 뭐랄까 되게 괜찮다는 느낌이:)
늘 새 우물을 발견하고 또 팔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능력입니다. 제가 바라는 삶의 태도이지요. 인생은 찰나의 순간이죠. 짧은 인생사, 항상 도전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와 아버지, 느려터진달팽이님 같이 자기만의 삶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면서 진짜 매순간 살아있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누군가의 희망이자 이정표라고 생각합니다.
와! 위드책님 제가 별표를 우선 해놨슴다 ㅎㅎ 저 기능이 크게 어찌 쓰이는진 몰라도~ 일단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당 떨어져 있을 땐 되게 크게 다가오는 표현이네요^^ 이 글도 캡처를 딱☆ 감사합니다. 복 받으세요:)
9-1 성장기의 환경이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저자는 부모님으로부터 자영업 DNA를 물려받은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에게서 저자의 부모님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중국 생활 6개월만에 안정을 찾은 시점에서 뜬금없이 장사라니! 본인의 고백대로 '장사, 이렇게 하면 망한다'의 전철을 그대로 밟은 듯한 하하호호 식당을 보면서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 읽다보면 그 시절의 저자를 절로 응원하게 되네요.
9-1 친구가 하는거 보니깐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어 작은 가게를 오픈한 적이 있다. 물론 그 친구가 안정적인 수입을 얻기까지의 노력은 무시했다. 친구는 알려주었지만 두 눈 가리고 두 귀 막고 보지도 듣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 댓가를 혹독하게 치뤘다. 처음에는 내 실패를 친구 탓, 위치 탓 등 외부 요소로 단정지었고 내 잘못은 생각조차 하지도 않았다. 옛일을 되돌아보는 것도 용기라고 했던가..용기내어 되돌아보니 얻은 것도 있구나. 다시는 장사하지 말자. 정말 하고 싶다면 본질부터 배우자. 9-2 P248 실수의 유령은 들뜬 인간을 찾아 어슬렁거리기 마련이다. P270 과거를 살펴보는 일은 그저 들추는 일이 아니라는 것. 돌아보는 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꽃을 줍는 결과가 아니라 돌아보려는 자세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P271 성공은 보상의 기회를 한없이 유예했고, 성공한다 하여도 옛일이 덮어질 순 없었다. 내 숱한 실수와 실패를 사랑하며 나아가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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