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3. <셔터를 올리며> 읽고 나눠요

D-29
8-1 노련한 오십대의 장사꾼이 되어 아들 앞에 나타난 아버지. '이번에야말로' 하면서 가게 운영에 성공하는 자영업자의 모습에 가슴이 뜨거워지고, 또 한편으로 동문의 집 현판을 달아두고 렉서스를 사는 모습들이 왠지 모를 짠함을 안겨주더라고요. 처음에 작가님께서 부모님을 포함해 본인이 운영했다 '망한' 가게가 열 개쯤 된다고 해서, 저는 전부 실패의 연대기가 되지는 않으려나 우려했었거든요.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둔 꼭지까지 들어간 덕분에 훨씬 다채로운 자영업자의 면모를 담게 되어 특히 반가웠습니다. 8-2 ‘장사가 잘되는 식당을 누가 운영을 못 해?’ 싶겠지만 그렇지 않다. 테이블이 백 개쯤 되는 대형 식당은 웬만한 경력자를 데려다 놓고 운영해 보라 하여도 우왕좌왕하기 마련이다. 종업원 숫자만 수십 명에 달해 웬만한 작은 기업 하나 이끄는 것과 같다. _217쪽 명성갈비 흥행의 이면에는 아버지가 그동안 숱하게 쓰러지고 넘어지면서 얻은 실패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그때 왜 망했을까’ 하면서 이를 악물고 쓸개를 씹으며 ‘다음에는 꼭!’ 했던 재기의 다짐들이 명성갈비 간판 아래 숨어 있었다. 테이블 배치 하나, 숟가락 놓는 위치 하나에도 그런 시간의 무게가 깃들어 있었다. _223쪽 명성갈비 성공에 나도 어리벙벙했는데 당사자인 아버지는 어땠을까. 누구나 성공을 바라지만 그 성공이 막상 뭉텅이로 쏟아지면 당황하게 된다. “하느님, 이 행운을 할부로 끊어 조금씩 나눠주시면 안 될까요?” 짐짓 익살까지 부리게 된다. 그때 아버지가 그랬다. _223쪽 8-3 '흘러가는 강물'이라는 생각이지만, 점차 '얼어붙은 강물'이라는 생각도 조금씩 드는 것 같아요. 마음대로 되는 일보다는 결국 주어진 대로 살아가는 게 더 크지 않나. 종교가 없는데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8.1 저자분의 사정은 글에 쓰셨지만, 소식이 끊겼던 아버지가 얼마나 다급했으면 큰 아들을 찾았겠나 했었는데 그 위기를 어디서 어떻게 넘기시고 다시 홀로 성공하시어서 자식을 책임지시고자 가겟 자리를 또 알아보시고 하는 모습이 너무 아릿하게 다가왔습니다. 8.2 칠십이 넘은 지금까지도 도전을 계속하는 분이니까. 사십중반만 꺾여도 이젠 별로 하고싶지 않은데 도대체 저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ㆍㆍ 8.3 원래 인생은 하기 나름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수많은 도전들을 해 본 결과, 인생에는 역시 꺾이는 맛이 있어야~ 그간 너무 뻗대며 살아온 것도 하나의 잘못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구요. 그 정도 했으면 이젠 순순히 순응하는 맛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해요. 인생을 이쯤 살아보니 문득 깨닫게 되는ㆍㆍ.
[ 8장 ] 8-1. (미리 읽은) 9장에 나오지만, 명성숯불갈비에서 아버지의 성공은 쉽게 얻은 것이 아니지요 엄청나게 철저한 맛내기 테스트와 식자재 선정 신공을 통해 명성을 이룬 것인데, 한편 다른 시공간에서는 그 성공의 확률이 일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람의 노력과 처한 환경, 운과 실력이 맞아떨어지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8-2. 불쑥 걸려올 아버지의 전화를 오늘도 기다린다. 설령 도움을 줄 수 없다 하여도,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하여도, 사랑하는 마음은 이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흐르는 강물처럼 인생도 흐른다. 운명을 거스르며 우리는 단단해진다. p.230 8-3. 짝수 장마다 제기되는 이 '번외 질문'이 참 좋습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문득,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테넷>이 떠오릅니다 시간순으로 가는 자와 역순으로 가는 자, 상대성 이론에 대한 생각이요 ㅎㅎ 요즘 평행우주, 양자역학과 같은 과학 이론에 있어서의 시간 흐름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가 많았는데, 흐르는 강물인지 얼어붙은 강물인지라는 문학적, 철학적 질문을 접하니 새롭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 9장 읽기 **** 9장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용기에 대하여, 하하호호 (2006)’에서는 어쩌다가 중국 선양에서 식당을 창업하게 된 사연을 소개합니다. 이쯤 되니 저자의 다양한 가게 이력이 범상치 않음이 느껴집니다. 일단 왜 중국으로 건너가게 된 것인지, 그 이유부터 궁금한데요. ‘광활한 만주 벌판’ 한복판에 있는 동토의 도시, 선양에서 겪은 자영업 이야기는 무엇인지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아마 이 쯤이면 책을 다 읽으신 멤버들도 있으실텐데요, 시간이 나면 다른 멤버들이 들려준 이야기들을 읽어보세요. 책과는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댓글 형태로 답변을 다신 경우 거기서 박스 안에 들어 있는 원글 부분을 눌러보시면 글타래가 나옵니다. 글타래에는 같은 질문에 답변을 다신 다른 멤버들의 글이 모아져 있어 보다 손쉽게 다른 이의 글을 읽어보실 수 있어요. 그럼, 모두 즐거운 주말 되시고 월요일에 마지막 10장과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9-1.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싶을 때 떠난 곳에서 새로운 것을 시작하려 했던 작가님의 그 용기와 실패의 탓을 외부에서 찾지 않고 본인의 잘못이라 인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또 다른 용기도 참 멋있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아직 용감하지 못해 내 스스로의 실패를 주변 탓으로 돌리곤 했는데, 조금은 성장을 하고 있는지 저 스스로를 돌아보고 정진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렇게 조금씩 커 나가다 보면 제 스스로 멋진 사람이 되어있겠죠. 9-2. 사람들은 왜 할퀴는 글을 남기는 걸까. 왜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힘없는 상대를 끌어내리고 쥐어패지 못해 안달인 걸까. (242p) 책을 원망해 뭣 할까. 그 많은 걸 읽고도 사람이 되지 못한, 오롯이 내 탓인데.(244p) 엊그제까지 번아웃에 시달리던 사람이 이제는 지구를 쥐고 흔들 수 있을 것처럼 자신감에 부풀었다. 실수의 유령은 들뜬 인간을 찾아 어슬렁거리기 마련이다. (248p) 나 자신을 되돌아 직시할 수 있는 용기. 내가 만든 트라우마를 스스로 극복하겠다는 용기. (271p)
<9장>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 - 용기에 대하여 <9-2 > p241 2006년 9월 중국 선양의 어느식당 계산대 안에서 나는 그렇게 긴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어지럼증을 느꼈다. 이것이 과연 현실인가 싶었고 꿈이라면 대단히 황당한 꿈을 꾸는 것 같았고 다른 사람의 껍데기 안에 내 영혼이 들어가 잠시 머무는 것 같았다. p248 중국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로 이주한 사람들이 다들 비슷한 과정을 밟는다 초기에는 대체로 이렇게 들떠 있다. 엊그제까지 번아웃에 시달리던 사람이 이제는 지구를 쥐고 흔들 수 있을 것처럼 자신감에 부풀었다. 실수의 유령은 들뜬 인간을 찾아 어슬렁거리기 마련이다. p259 서점에 가보면 성공신화를 자랑하는 책은 차고 넘치는데 실패이 경험을 절절히 기록한 책은 많지 않더라. 이유가 뭘까. 성공 비법을 따라 배우는 것도 좋지만 실패가 제대로 전파되어야 비슷한 실수를 되풀이하는 사람도 그나마 줄어들텐데... 하긴 겪어보니 사람이 뭔가 씌었을 때는 주위에서 무슨 말을 해도 들리지 않더라. '나도 실패할 수 있다'는 겸허함으로 세상 앞에 자신을 낮추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다. p274 하하호호의 이런저런 문제는 처음에는 작은 구멍과 같은 문제였다. 그런데 이쪽저쪽 구멍이 생기더니 정신없이 여기저기 콸콸 쏟아졌고, 순식간에 둑이 무너졌다. 자포자기 상태가 되었다.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되, 물러서야 할 때 물러설 줄 아는 것도 중요한 판단력인데 나는 그저 마음으로만 안절부절 못했다 p275 하하호호는 그렇게 짧은 운명을 마쳤다. 저마다 아침꽃을 보았고 저마다 하루를 보냈다. 누구는 꽃을 주웠고 누구는 꽃을 잊었으며 누구는 꽃을 잃었고 또 누구는 꽃을 버렸다. 다른 꽃을 주운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무슨 꽃을 보았던가.
<9-1>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란 장에서는 중국에서의 작가님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무척 힘들었던 시간인 거 같습니다. 과감한 사업시작에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실수의 유령은 들뜬 인간을 찾아 어슬렁거리기 마련이라는 문장이 섬뜩하네요. 전 아이디어나 실행면에서는 좀 낮고 걱정이 있는편인데 '나도 실패할 수 있다'고 자신을 낮추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도 신기하네요. 시작한 일이 잘 돌아가지 않을 때 이를 과감하게 그만두는 것도 큰 용기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것도 배워갑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9-1. 여러분은 이 장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9-2. 이 장을 읽으면서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9-1 작가님이 소주장학생은 장난처럼 여겨질 정도로 일을 크게 벌였다가 처참한 실패를 맛본 꼭지입니다. 저에게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사실, 아버지의 사업적 통찰과 갈빗집을 성공시키기까지 쌓았던 시간들이었어요. 육개장 하나에 6개월이라뇨. 또한 '실수의 유령은 들뜬 인간을 찾아다닌다'라는 말이 많이 와닿았습니다. 들뜨지 않으면 뭔가를 시작할 동력도 생기지 않을 테니 들뜨기는 해야겠지만, 그럴 때마다 경계는 해야겠더라고요. 9-2 엊그제까지 번아웃에 시달리던 사람이 이제는 지구를 쥐고 흔들 수 있을 것처럼 자신감에 부풀었다. 실수의 유령은 들뜬 인간을 찾아 어슬렁거리기 마련이다. _248쪽 “너, 이거 한 그릇 만드는 데 얼마나 걸렸는지 아냐?” 3분? 아니 5분? 주방에서 만드는 시간을 묻는 줄 알았다. “6개월이여. 오천 원짜리 육개장 한 그릇을 신메뉴로 내놓는 데 걸린 시간이 6개월.” _255쪽 “접을 수 있을 때 빨리 접는 것도 능력이여.” 수없이 ‘접어’본 적 있는 아버지로서도 쉽게 꺼낼 수 없던 말이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_274쪽
p.259 ‘나도 실패할 수 있다’는 겸허함으로 세상 앞에 자신을 낮추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다. p.269 물론 외부 원인도 있었을 것이다. 그에 비해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돌아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자신을 돌아본다 하여도 감정적으로 책망하며 자학하는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p.270 요컨대 과거를 살펴보는 일은 그저 ‘들추는’ 일이 아니라는 것. ‘돌아보는’ 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꽃을 줍는 ‘결과’가 아니라 돌아보려는 ‘자세’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아침 꽃을 저녁에 주울 수도 있다. 하지만 줍지 않으면 또 어떠랴. 꽃을 돌아보는 ‘마음’이 소중함을 간절치 깨닫는다. P.271 오롯이 내 책임이다. 무식하고 무지하고 허술했던 내 책임. 그런데 이렇게 단순히 자학해 보리면 오히려 간단한 일이지만, 실패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뜯어보고 다시는 그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일에는 언제나 지혜보다 용기가 먼저 필요하다. 나 자신을 되돌아 직시할 수 있는 용기. 내가 만든 트라우마를 스스로 극복하겠다는 용기. p.271 ‘앞으로 성공해서 보상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성공은 보상의 기회를 한없이 유예했고, 성공한다 하여도 옛일이 덮어질 순 없었다. 내 숱한 실수와 실패를 사랑하며 나아가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옛일을 돌아보지 않은 나의 옛일에 용서를 구한다. 사업뿐 아니라 인생의 많은 일이 그렇다. 대차게 망한 자신의 첫 사업에 대한 이야기에 조마조마하기도 했고 어떤 이야기로 이어질지 궁금했습니다. 성공에 대한 책들 속에 실패한 경험에 대해 축소하고 대수롭지 않게 적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망했는지 조목조목 따져 놓은 것이 인상적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책은 성공 신화를 적은 책이 아니긴 하지만요. 성공한 일은 돌아보기 쉬운 것 같습니다. 내가 이렇게 성공했네~ 하는 뿌듯함에 그럴 수 있겠지요. 반면 실패하면 뒤도 돌아보기 싫은 건 사실입니다. 그걸 들춰내 봤자 뭐하나 마음만 아프지 하는 마음. 허술하고 치밀하지 못했기에 실패했고 어느 부분이 그랬는지 돌아보는 건 사업이든 인생살이든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일에는 용기가 필요한데 한발 앞으로 내딛겠다는 용기만큼이나 걸어온 길을 다시 돌아보는 용기도 필요하구나를 또 한번 느꼈습니다.
9-1. 이번 장에서는 작가님께서 처음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신 모습을 보고 ‘내 일’을 하기로 선택하는 것과 이를 위한 노력, 책임의 무게를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중국행 결정 과정도 인상 깊었는데요. 정말, 무작정 다 버리고 떠나고 싶은 순간의 마음이 이해돼서 더 그랬습니다. 그리고 ‘실패’라고 불리는 시도를 돌아보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감정적이지 않고 자기 연민 없이, 남 탓 없이 제대로 돌아보는 시각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더불어 무언가를 시작하기도 쉽지 않지만, 끝내기도 시작만큼 쉽지 않음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9-2. p.241 내가 왜 여기 있는 것일까.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자신의 선택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다. 스스로 머리를 쥐어박으며 바보 같다, 바보 같아, 자신을 책벌하고 싶을 때가 있다. p.243 중국에 가겠다는 결정은 순식간에 내려졌다. 그저 한국을 떠나고 싶었다. 한국이 싫었다. 내가 뿌리내리고 살아온 대지를 무작정 떠나고 싶었다. 버리고 싶었다. 짐짓 거창하게 말하자면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라는 시구처럼 그렇게. p.247 사람의 인생은 이리저리 참 신비하게 얽히고, 그저 허투루 지나는 만남은 없다. p.260~261 실패의 원인은 모래알처럼 많고, 그걸 헤집는 일은 가슴 아프고 부끄럽기 짝이 없지만, 내 실패의 이유를 간단히 더듬어보니 이렇다. p.271 내면의 거울에 비친 얼굴을 똑바로 들여다보는 일만큼 두려운 일도 없다. 그래도 한 번은 봐야 하는 얼굴이다. 나는 용기는 물론 지혜도 없어 한동안 지난 시절을 돌아보지 않았다. 떠올리기조차 싫었다. ‘앞으로 성공해서 보상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9-1> 9장을 다 읽고 나서 첫번째로 든 생각은 왜? 하필? 저자는 고생스럽게도 가족들을 인질로? 중국까지 날아가서 전 재산을 다 밀어넣고 정체성도 불분명한 음식점을 열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그 이면에 숨겨진 저자의 절박하고 하릴없는 사정을 전부 헤아릴 순 없겠지만... 만약 음식점으로 승부를 보고자 했다면, 분명 중국보다는 한국이 경제적, 시간적으로 훨씬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음식업이라는 척박한 생태계에서 소위 대박을 친 아버지의 명성갈비가 이미 그 당시 존재했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나는 저자의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다. 이미 만들어진 기존의 질서와 체계에 순응하고 무임승차식으로 스며들기보다는, 스스로 날것의 세상과 당당하게 부딪히고 깨지는 과정에서 자기안의 불타는 생명력과 저항정신을 확인하고, 또 그 불꽃이 쉬이 꺼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확인하고 또 안도하면서 저자만의 고유한 삶의 정당성을 증명하려는 몸짓이 아니었을까? 하고 말이다. <9-2> - 나중에 중국에서 폭삭 망해 다시 짐을 정리하면서, 수백 권의 책을 마주하곤 허탈하게 웃었다. - 책을 원망해 뭣 할까. 그 많은 걸 읽고도 사람이 되지 못한, 오롯이 내 탓인데. - 사람의 인생은 이리저리 참 신비하게 얽히고, 그저 허투루 지나는 만남은 없다. - 실수의 유령은 들뜬 인간을 찾아 어슬렁거리기 마련이다. - '나도 실패할 수 있다'는 겸허함으로 세상 앞에 자신을 낮추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다. - 요컨대 과거를 살펴보는 일은 그저 '들추는'일이 아니라는 것. '돌아보는'일이 되어야 한다. - 내 숱한 실수와 실패를 사랑하며 나아가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옛일을 돌아보지 않은 나의 옛일에 용서를 구한다.
저자의 삶의 태도를 그렇게 해석할 수 있군요! 늘 새우물만 파던 사람이 또 있는데~ 그런 결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지신 분이 계시다는 점이 뭐랄까 되게 괜찮다는 느낌이:)
늘 새 우물을 발견하고 또 팔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능력입니다. 제가 바라는 삶의 태도이지요. 인생은 찰나의 순간이죠. 짧은 인생사, 항상 도전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와 아버지, 느려터진달팽이님 같이 자기만의 삶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면서 진짜 매순간 살아있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누군가의 희망이자 이정표라고 생각합니다.
와! 위드책님 제가 별표를 우선 해놨슴다 ㅎㅎ 저 기능이 크게 어찌 쓰이는진 몰라도~ 일단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당 떨어져 있을 땐 되게 크게 다가오는 표현이네요^^ 이 글도 캡처를 딱☆ 감사합니다. 복 받으세요:)
9-1 성장기의 환경이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저자는 부모님으로부터 자영업 DNA를 물려받은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에게서 저자의 부모님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중국 생활 6개월만에 안정을 찾은 시점에서 뜬금없이 장사라니! 본인의 고백대로 '장사, 이렇게 하면 망한다'의 전철을 그대로 밟은 듯한 하하호호 식당을 보면서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 읽다보면 그 시절의 저자를 절로 응원하게 되네요.
9-1 친구가 하는거 보니깐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어 작은 가게를 오픈한 적이 있다. 물론 그 친구가 안정적인 수입을 얻기까지의 노력은 무시했다. 친구는 알려주었지만 두 눈 가리고 두 귀 막고 보지도 듣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 댓가를 혹독하게 치뤘다. 처음에는 내 실패를 친구 탓, 위치 탓 등 외부 요소로 단정지었고 내 잘못은 생각조차 하지도 않았다. 옛일을 되돌아보는 것도 용기라고 했던가..용기내어 되돌아보니 얻은 것도 있구나. 다시는 장사하지 말자. 정말 하고 싶다면 본질부터 배우자. 9-2 P248 실수의 유령은 들뜬 인간을 찾아 어슬렁거리기 마련이다. P270 과거를 살펴보는 일은 그저 들추는 일이 아니라는 것. 돌아보는 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꽃을 줍는 결과가 아니라 돌아보려는 자세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P271 성공은 보상의 기회를 한없이 유예했고, 성공한다 하여도 옛일이 덮어질 순 없었다. 내 숱한 실수와 실패를 사랑하며 나아가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9-1 저자의 아버님이 부재중이었을 때 어떤 일을 하고 계셨는지가 참 궁금했습니다. 갑자기 돌아오셔서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그 사업이 갑자기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5000원짜리 육개장 한 그릇을 신메뉴로 내놓는 데 걸린 시간이 육개월이라니요. 또 태릉에서부터 유명한 갈비집 찾아다니면서 레시피 구하는 데만 몇 년이 걸렸다고 하시고. 손님상에 고기가 나가기 전에 분무기로 뭘 뿌리는데 그 안에 들어가는 것이 뭔지 알아내려고 주방에 몰래 취직한 적도 있었다니. 성공하는 사람들은 역시 그냥 성공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시네요. 저도 자영업자였을 때를 돌아보니 그때의 저는 바로 저자의 모습이었습니다. 반성합니다. 9-2 P.270 과거를 살펴보는 일은 그저 '들추는 일'이 아니라는 것. '돌아보는 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P.271 내면의 거울에 비친 얼굴을 똑바로 들여다보는 일만큼 두려운 일도 없다. 그래도 한번은 봐야 하는 얼굴이다. P.272 옛일을 돌아보지 않은 나의 옛일에 용서를 구한다. 사업뿐 아니라 인생의 많은 일이 그렇다.
9-1. 여러분은 이 장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 이 책을 통틀어 저자가 가장 크게 일을 벌이고, 또 가장 큰 실패를 맛보는 대목인데요. 저에게도 이 챕터가 가장 크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것 같아요. 책의 영향 때문인지 저도 모르게 자신을 돌아보면서 '지난 5년간 나는 뭘 한 거지?'부터 '5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까지 여러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했는데요. 밑줄 친 문장을 다시 보면서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실패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뜯어보고 다시는 그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일에는 언제나 지혜보다 용기가 먼저 필요하다. 나 자신을 되돌아 직시할 수 있는 용기. 내가 만든 트라우마를 스스로 극복하겠다는 용기." 참 고마운 책이네요. 9-2. 이 장을 읽으면서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 263 요리를 단품으로 만들어 내놓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을 규격화·상품화하여 대량으로,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놓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다. 그런 상식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그렇게 체계화하고 규격화한 결과물이 바로 '식당'이고 '외식업'이라는 개념조차 간과했던 셈이다. → 266 내가 실패했던 건 '중국'이라는 나라의 특수성 때문이었을까? 처음엔 그렇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그렇게 위로했다. 마음 한구석에 가득 쌓인 열패감을 중국에 대한 분노나 중국인에 대한 저주로 풀었던 것 같다. 그러나 아니었다. 돌아보고 또 돌아보니 문제는 오롯이 나에게 있었다. 중국뿐 아니라 세상 어디에서도 그렇게 하면 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 271 하하호호를 시작으로 내가 중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뛰어다녔던 몇 년의 시간은 대부분 악몽이었다. 나 자신에게나 가족에게나 몹쓸 짓을 많이 했다. 그것 역시 바깥의 책임이 아니다. 오롯이 내 책임이다. 무식하고 무지하고 허술했던 내 책임. 그런데 이렇게 단순히 자학해 버리면 오히려 간단한 일이지만, 실패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뜯어보고 다시는 그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일에는 언제나 지혜보다 용기가 먼저 필요하다. 나 자신을 되돌아 직시할 수 있는 용기. 내가 만든 트라우마를 스스로 극복하겠다는 용기.
9-1 - 자칭 골수 주사파 출신으로 젊은 시절을 학생 운동에 투신했던 저자가 나이가 들면서 다른 누구보다도 돈과 물질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산다는 게 아이러니하다는 생각도 들면서 여러 다른 생각들도 떠오르더군요. 586세대에 대한 어떤 혐오의 단면이 이런 부분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고요. 여기서 좀더 네가티브한 생각을 더하게 되면 택시 운전사 에세이의 홍세화 씨 테크트리를 따라 편의점주 에세이와 여러 칼럼 이후에 어느 비례 대표로 정치계로 나아가지 않을까도 상상해봅니다. 9-2 - 246/세상은 알아주지 않아도 옳은 일을 한다고 확신하면서 부지런히 살았던 시절이었고, 선양은 우리에게 정류장 같은 도시였다. - 248/중국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로 이주한 사람들이 다들 비슷한 과정을 밟는다. 초기에는 대체로 이렇게 들떠 있다. 엊그제까지 번아웃에 시달리던 사람이 이제는 지구를 쥐고 흔들 수 있을 것처럼 자신감에 부풀었다. 실수의 유령은 들뜬 인간을 찾아 어슬렁거리기 마련이다. - 259/ 사람이 뭔가에 씌었을 때는 주위에서 무슨 말을 해도 들리지 않더라. 나도 실패할 수 있다는 겸허함으로 세상 앞에 자신을 낮추는 사람은 드물다. - 270/과거를 살펴보는 일은 그저 들추는 일이 아니라는 것. 돌아보는 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꽃을 줍는 결과가 아니라 돌아보려는 자세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아침 꽃을 저녁에 주울 수도 있다. 하지만 줍지 않으면 또 어떠랴. 꽃을 돌아보는 마음의 소중함을 간절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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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증정]  Beyond Bookclub 12기 <시프트>와 함께 조예은 월드 탐험해요[책 증정] <오르톨랑의 유령>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9기 [책 증정] <그러니 귀를 기울여>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3기 [책 증정]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2기
연뮤클럽이 돌아왔어요!!
[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노란 책을 찾아라!
안노란책 리뷰 <초대받은 여자> 시몬 드 보부아르안노란책 리뷰 <time shelter>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안노란책 리뷰 <개구리> 모옌안노란책 리뷰 <이방인> 알베르 카뮈
[그믐클래식] 1월1일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4월의 그믐밤엔 서촌을 걷습니다.
[그믐밤X문학답사] 34. <광화문 삼인방>과 함께 걷는 서울 서촌길
스토리탐험단의 5번째 모험지!
스토리탐험단 다섯 번째 여정 <시나리오 워크북>스토리탐험단 네 번째 여정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스토리 탐험단 세번째 여정 '히트 메이커스' 함께 읽어요!스토리 탐험단의 두 번째 여정 [스토리텔링의 비밀]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북킹톡킹 독서모임] 🖋셰익스피어 - 햄릿, 2025년 3월 메인책[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봄은 시의 세상이어라 🌿
[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나희덕과 함께 시집 <가능주의자> 읽기 송진 시집 『플로깅』 / 목엽정/ 비치리딩시리즈 3.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13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서리북 아시나요?
서울리뷰오브북스 북클럽 파일럿 1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봄호(17호) 헌법의 시간 <서울리뷰오브북스> 7호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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