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3. <셔터를 올리며> 읽고 나눠요

D-29
1-1 - 가장 일상적인 공간 가운데 하나인 편의점이라는 곳이 손님과 직원의 위치와 머무는 시간에 따라 다르게 감각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환기가 되었습니다. 사람은 역시 오만해지기 쉬워서 그저 손님으로 3분 남짓 머물러놓고는 편의점 구조란 게 별 거 있겠어 대충 다알겠어라고 머릿 속에 대충 킵해두고 살아온 거 같습니다. 프롤로그를 지나 1장은 저자의 1974년생의 타임라인을 고려해도 어쩐지 먼 옛날의 소품들 같아서 아득하고 잘 모르겠더군요. 1-2 - 5/손님은 잠깐 상품만 구입하고 나가는 곳이니 잘 모르겠지만 겨울철 편의점은 유난히 춥다. 문이 달려 있지 않은, 언제나 열려있는 냉장고가 내부에 있으니 찬 공기를 몸으로 견디며 계산대 안에 있어야 한다. 근무복을 입어야 하니 두꺼운 점퍼를 걸칠 수 없어, 무릎 아래에 전기 히터를 켜놓고 옷을 몇 벌 겹쳐 입는다.
1-1. '세상엔 우묵한 기억과 불룩 튀어나온 기억이 있다'(p.34) 저는 마음이 헛헛하거나 힘들 때마다 유년시절에 살았던 동네를 방문하곤 합니다.(차편 15분) 그저 걷는 게 목적입니다. 그리고는 '떠나야겠다' 싶은 순간에 발걸음을 돌려 현재 사는 곳으로 귀가합니다. 동네 모습은 많이 변했지만, 부분적으로 본질이 그대로인 곳도 있습니다. (동네가 바라보는 저 또한 그럴 겁니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의 품처럼, 동네가 저를 안아주는 느낌을 한껏 받고는 재충전을 하나 봅니다. 1장을 읽으면서 유년시절이 유독 떠올랐는데요. 저에게도 유년시절은 우묵한 기억 주머니에 들어가 있어서 주머니 위로 먼지가 쌓입니다. 바람이나 비가 오면 켜켜이 외적인 것들이 기억을 덮어서 묻혀있습니다. 제가 먼지와 이물질을 손으로 쓸어내도, 그 속도가 쌓이는 속도를 못 이긴달까요. 유년시절은 나쁘지는 않았던 기억인데도, 불룩한 기억에 비해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빠르게 소실되는 것 같아서 지금이라도, 지금 이 순간에도 잊혀져 가는 저의 순간들을 더 붙잡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1-2. 우리가 오늘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힘도, 지난 날의 굵직한 사건 하나가 아니라, 얇더라도 겹겹이 쌓인 경험 가운데 생겨나는 것 아닐까. 경험과 기억 사이로 공기층이 만들어지고, 온기가 지그시 오늘을 감싼다.(p.6) 그런 기억의 촉감을 기억한다. 그 느낌이 몸속 어딘가에 숨어 지내며 살갗 아래를 타고 흐르다 '그때 이 느낌이었지' 하면서 훅 떠오르는 순간이 있다. 그 끈적한 이물감에 놀라곤 한다.(p.18) ---- 글자와 책은 저에게 온기를 넣어줍니다 그로 인해 일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려는 힘을 얻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1. 겹겹이 쌓은 이야기라는 말이 우리 사는 이야기라는 생각을 했어요. 저 밑에 어릴적 추억부터 시작해서, 학창시절, 어른이 되어가면서, 그렇게 나이가 들면서 내 추억을 겹겹이 쌓여 가는 이야기가 우리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셔터를 올리며>의 저자의 이야기를 한겹한겹 들쳐볼 것 같은 기대를 가지게 하네요. 그 첫 번째 들쳐본 1장 기억에 대하여에서 어릴 적 추억의 장소가 고향이면서 작은 정자교슈퍼라는 가게가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었어요. 아픈 추억의 장소이면서도 언젠가 돌아가 가장 순수한 나로 돌아갈 수 있는 기억의 장소인 것 같아요. 나의 어릴 적 그 장소를 떠올려보게 해주네요. 1-2. 어떤 기억은 느낌으로 남는다. ... 그리고 또 어떤 기억은, 사실보다 또렷한 느낌으로 남는다. 17쪽 세상엔 우묵한 기억과 불룩 튀어나온 기억이 있다. 시골 마을에서 나를 키운 가게는 우묵한 기억 속에 들어가 있다.34쪽
<1-1> '셔트를 올리며' 는 무언가의 시작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루의 시작은 법과 제도속에 명시되어 있지 않기에 저마다의 의미부여와 시작점이 있겠지요. 저의 시작점은 제방의 창문을 활짝 여는 행위입니다. 생각해보니 슬레이트를 치는것과 비슷하네요. 우리의 삶은 분명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이어져 있지만 하루의 셔트를 올리고 내리지 않는다면, 해가 지지 않는 백야현상처럼 쉬이 잠들지 못하고 생각의 흐름과 호흡은 길어져 너무 지칠거 같습니다. '셔트를 올리며' 는 저에게 '창문을 활짝 열어 젖히며'로 치환될 수 있는 시작점 입니다. 감사합니다. <1-2> 1. p.16 마을에서 누구 하나는 그런 역할을 해줄 사람이 필요해 장사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2. p.20. "다시는 광주에 안 데려가련다." 하면서도 엄마는 다시 아들의 손을 잡았다. 3. p.22. 그렇게 갈때는 꼬마로 갔다가, 올 때는 '국민'이 되어 돌아왔다. 4. p.28. 스스로 땀과 노력으로 얻은 결과가 아니라는 점에서 감사해야 했는데 나는 그런 마음으로 살아왔던가. 5. p29. 정확히 따지자면 그날은 내가 '날짜로 특정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기억이다. 6. p34. 상호도 없고 간판도 없고 욕심도 없던 어느 슈퍼가 있던 자리에는 마을회관이 들어서 있었다.
1-1. 저는 제가 만나보지 못했던 그 시절, 그 시대의 이야기를 읽을 때면 유난히 초등학생 때가 생각이 많이 납니다. 모든 아이들이 떠나고 사서 선생님과 저만 남은, 묘한 정적이 흐르는 학교 도서관의 구석 창가 자리. 뜨거운 노을빛을 맞으며 제가 읽었던 책들은 주로 제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시절의 이야기들이었는데요. 마찬가지로 제가 알지 못하고, 경험해보지 못했던 시절의 이야기가 적힌 '셔터를 올리며'를 읽으니 문득 그 때, 따뜻한 햇살이 가득한 나른한 오후 시간에 열심히 책을 읽으며 행복해하던 어린 시절의 제가 떠오르네요. 저는 최신 현대판 서울(?)에서 나고 자랐기에 시골에 대한 추억이나 기억이 전혀 없는데 (심지어 양가 할머니댁도 모두 서울인 서울 토박이입니다.) 이 책을 읽으니 시골의 향수가 가득한 사람인 것 마냥 포근해지고 몽글몽글해지네요. 비록 작가님의 어린 시절의 공간은 시골이었고 저의 어린 시절의 공간은 도시였지만 친구들과 뛰놀던 기억, 소소한 것에 행복해하던 기억 등 공유하는 기억이 있기에 이렇게 활자만으로도 연결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마음도, 생각도 풍성해지는 독서 시간이었어요 :) (+ 변해버린 추억의 공간을 마주하는 건 참 쓸쓸한 경험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나의 기억 속에만 선명하게 저장되어있기에 더 소중한 옛 추억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1-2. 누군가는 짐칸에 앉고 개천에서 얻은 찰흙을 사용할 때 상대적으로 안정된 것을 누렸다는 측면에서 그 시절에 나는 작디작은 특권이나 우월감을 익혔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고 주어진 태생 덕분이지만, 스스로 땀과 노력으로 얻은 결과가 아니라는 점에서 감사해야 했는데 나는 그런 마음으로 살아왔던가. 때로 스무 살의 1년보다 여섯 살의 하루가 평생을 따라다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e북 11p)
1-1 유년의 셔터를 올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닫혀있던 유년의 기억이 셔터를 올리는 순간 훅 밀려왔어요. 냄새와 촉감까지도 말입니다. 유년의 기억은 사라지지도 깨끗히 지워지지도 않습니다. 그 시절은 현재에도 지나는 중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매일 셔터를 올리며 하루를 시작하듯. 유년의 기억도, 추억도, 아픔도 언제든지 열어 환기할 수 있지요. 과거의 기억과 경험과 감정에 오늘의 온기를 넣고 언제든 셔터를 열러 환기할 수 있도록 그렇게 사는게 삶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1-2 때로 스무 살의 1년보다 여섯 살의 하루가 평생을 따라 다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1-1. 과거의 이야기는 '나이가 든' 나의 기억이기도 하지만, '그때 그 시간을 산'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전에 그랬었지, 예전에 내가 살았던 시절은 그랬지.'라고 곱씹기도 하지만, 그 시절 아직 키가 요만큼도 자라지 않았던 어린 꼬마의 시선으로 올려다봤던 세상, 까마득하게 멀리 봤던 세상을 기억하는 거라고요. 그래서 그 마을을 시간이 한참 지나 찾았던 저자가 신작로와 정자나무, 그 동네를 찾아 느낀 감정은 시간에 따라 동네가 변해 버린 까닭도 있겠지만, 이미 그때 그 시선으로 동네를 볼 수 없게 커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주 꼬맹이일 때 살던 동네에 찾아갔던 기억도 났습니다. 어릴 때 집 앞은 큰 도로 같았는데, 막상 지금 찾아보니 기껏해야 차 두 대 지나는 좁은 골목이더라고요. 그나마 낮은 집들이 있던 동네에 온갖 다세대 주택들로 가득 차다 보니 그 길이 더 좁고 짧게 느껴졌습니다. 어릴 땐 그 길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뛰어다니는 것만으로도 바쁘고 시간이 잘 가고 그랬는데요.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들을 통해 저도 추억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했습니다. 광주의 이야기는, 그 시대 그곳을 견뎌낸 분들의 이야기는 담담하게 전하는 몇 문장을 읽으면서도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일상을 살던 바로 그곳에서 헬기가 날고, 탱크와 장갑차가 등장하고 사람이 죽어 나갔다는 사실. 그게 백만 년 전 역사가 아닌 지금, 이 시각을 함께 살고 있는 누군가의 기억이라는 것이 죄스러운 생각이 드네요. 1-2. (33쪽) 신작로에서 우리 마을에 이르는 길, 엄마가 물건을 이고 지고 아들까지 껴안고 걸어갔던 길, 어릴 때는 그렇게 길게 느껴지던 그 길이 이렇게 짧았던가? 그토록 우람했던 정자나무는 왜 저렇게 아담하게 줄어든 거지? 그때 그 나무가 맞나? 동네에 있어 동산인지, 정자교 동쪽에 있어 동산인지, 이제야 이름의 뜻을 궁금히 여기는 산을 느릿느릿 톺아 올라가면서도 의아했다. 이 산이 이렇게 낮았던가? 저 강은 원래 저렇게 가느다랗고 쓸쓸했던가? (34쪽) 세상엔 우묵한 기억과 불룩 튀어나온 기억이 있다. 시골 마을에서 나를 키운 가게는 우묵한 기억 속에 들어가 있다.
프롤로그 & 1장 목차만 읽고는 작가님이 애용했던 가게들에 관한 에세이라고 생각했어요. 제 부모님이 잠시 트럭장사를 한 적은 있지만 점포를 운영하신 건 아니어서, 아홉 곳이나 되는 가게를 가족이 직접 운영한 경험을 쓰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거든요. 읽다 보니 어린 시절 친구네가 철물점, 페인트집, 주차장, 식당을 하던 곳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친구들 데려올 엄두를 못 냈던 단칸 셋방에 살던 기억도 떠올랐어요. 동네 형네 집에 벨 누르고 튀다 걸려서 뒤지게 맞던 것도 기억나고... ^^; 봉달호 작가님과 10년 이상 세월 차이가 있지만 그럼에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즐겁네요. 1장에서 광주민주항쟁 당시 시민들의 사진을 어린 시절 엄마와 함께 물건 떼러 드나들던 광주 시내의 구체적인 장소와 연결해서 묘사한 대목이 너무나 생생하게 와 닿았어요. 익숙한 그 장소에서 평범한 시민들이 엄청난 일을 겪었다는 걸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됩니다. ─ 6 돌아보면 우리가 오늘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힘도, 지난 날의 굵직한 사건 하나가 아니라, 얇더라도 겹겹이 쌓인 경험 가운데 생겨나는 것 아닐까. 경험과 기억 사이로 공기층이 만들어지고, 온기가 지그시 오늘을 감싼다. 30 그리고 알았다. 계엄군이 몽둥이를 휘두르는 사진 속 건물 모퉁이는 엄마가 잡화와 약품을 떼러 들르던 충장로 도매상 건물이 분명했다. 헬기가 날아다니고 탱크와 장갑차가 시민을 향해 포구를 겨눈 살벌한 길목은 엄마가 화순댁네 몸빼바지 사러 갈 때 들렀던 금남로 지하상가 입구였다. 양복 입은 사내가 피 흘리며 끌려가는 사진을 보며 외삼촌네 문구점 근처임을 금방 알 수 있었고, 시민들이 주먹밥과 음료수를 들고 나와 시위대에게 나눠주는 사진 속 풍경은 엄마가 과자와 음료를 사러 들르는 대인시장 앞마당 모습이라고 쉬이 알아볼 수 있었다.
1-1. 아 자전거 타고 납치당하신 줄 알고 깜짝 놀라며 읽었네요. 국민학교 입학 납치라니요. ㅎㅎ 어렸을 때 저를 데려가려 했던 할아버지가 떠올라 역시 누구나 한번쯤 이런일을 겪는군 하며 읽었거든요. 저는 작가님보다는 조금 더 뒷세대이지만 그리운 풍경 한 페이지를 본 것 같아 좋았습니다. 반대로 우리 아이들은 학원에 치여 이런 경험들을 하지 못한다 생각하니 미안하기도하고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장사에 관한 이야기만 있을 줄 알았는데 여러 이야기가 얽혀 있어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1-2 '때로 스무 살의 1년보다 여섯 살의 하루가 평생을 따라다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공감이 가서 밑줄 그은 문장으로 뽑아 봤는데 저와 같은 밑줄 그으신 분이 있어서 신기하네요.
1-1. 저는 책을 읽기 시작할 때, 표지와 뒷면, 날개 부분을 먼저 읽고 프롤로그도 빠짐없이 읽고 본문을 시작합니다. 책 날개에 적힌 작가님의 SNS 아이디가 @darobong82 이길래, 혹시나 저와 같은 82년생이신가 하여, 동갑내기의 에세이를 읽어내려갈 생각에 반가웠습니다. 물론 나중에보니 제 예상은 틀렸습니다. 평생 회사원이셨던 아버지 밑에서 자라, 저 역시 아직까지 회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집과는 다른 환경의 작가님의 스토리가 기대됩니다. 저의 어린시절에도 동네의 작은 슈퍼와 문방구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엔 100원짜리 동전으로도 과자나 군것질거리를 구입할 수 있어서 "엄마, 백원만"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항상 양껏 군것질 거리를 살 수는 없으니 저에게도 슈퍼집 자녀는 제 꿈이었습니다. 부모님이 슈퍼를 하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나중에 나도 슈퍼 주인 되어야지' 라고 꿈을 꾸었습니다. 작가님이 그런 분이셨군요. 어린 작가님의 귀여운 우월감에 너무나도 공감합니다. 1-2. 때로 스무살의 1년보다 여섯살의 하루가 평생을 따라다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28p
1-1 유년시절이 불쑥 떠오르는 1장이 였습니다. 자각하지 못했는데 나의 유년시절과 지금 초등학교를 입학을 하는 우리 아이의 시절은 너무 다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아이가 경험하지 못하는 그 시절이 너무 아깝게 여겨지는 것은 희미해진 기억과 추억이란 마법 때문일까요? 1-2 버스에 탄 사람들 얼굴에도 복숭앗빛 석양이 스몄다. 1장의 느낌은 저에게 복숭아빛 석양으로 남았습니다.
1-1. 여러분은 이 장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귀소본능이라고 누구나 어떤때가 되면 자신의 근원을 돌아보는 때가 오게되는거 같습니다. 모든 역사가 그렇듯이, 현재의 나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내가 어떤 환경과 어떤 상황속에서 시간을 보냈는지를 되새김해보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장을 읽으며 흥미로운 작가의 이야깃속에서, 작가님은 어떠신 분일지를 상상해보는점이 재미있었습니다. 1-2. 이 장을 읽으면서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한 사람의 인생을 비추는 데도 카메라는 여러 대 존재하기 마련이고, 같은 인물을 촬영하고 있지만 각각의 각도에서 바라보는 것이니 거기에도 나름의 편집점은 필요할 것이다. 내게는 그것이 '가게'였다. 부모님과 내가 만든 아홉개의 가게 나를 키운 작은 가게들. p.7
1-1. 제가 살아오면서 주변 지인 중에는 사업. 자영업 등 본인의 가게를 직접 일구어 생활하는 사람이 적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연히 가게를 소비하는 입장에서 바라보았는데, 반대편에서 이를 공급하는 입장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들여다 보니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가게가 그저 지나가는 풍경이 아니라 같이 머무는 풍경일테니까요. 작가의 부모님은 자연스럽게 배역으로, 누구 하나 그런 역할을 해줄 사람이 필요해서 장사를 시작하셨다고 하는데, 지금의 저에게는 그 배역을 유지하기 위한 책임감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최근에 친한 친구가 본인의 가게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가게의 구석구석 친한 친구의 손길이 안닿은 곳이 없고, 소중하게 느껴져 대단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정해진 시간에 같은 자리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일이요. 국민학교, 막걸리 트럭, 찰흙, 신작로 등 추억들이 소환되어 저도 과거 여행을 한번 하고 온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이야기들도 기대가 됩니다. 어린시절의 유쾌함이 아니라 책임감이 더욱 얹어진 이야기들이 아닐지.. 1-2. - 돌아보면 우리가 오늘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힘도, 지난 날의 굵직한 사건 하나가 아니라, 얇더라도 겹겹이 쌓인 경험 가운데 생겨나는 것 아닐까. 경험과 기억 사이로 공기층이 만들어지고, 온기가 지그시 오늘을 감싼다. (p.6) - 세상엔 우묵한 기억과 불룩 튀어나온 기억이 있다. (p.34) -> 기억에 관한 작가님의 다양한 비유를 찾는 재미가 있습니다.
1-1 프롤로그와 1장 저도 덕분에 부모님의 첫 가게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당시 인생에서 큰 위기를 맞게 되셨던 아버지는 친구분의 권유로 고향인 부산에서 천안으로 올라와 친구분의 합판가게 맞은 편에 살림집이 딸린 철물점을 차리셨습니다. 나름 번듯한 신식 양옥집에 살다가 슬레이트지붕의 임시 거처같은 새로운 집이 제 어린 기억에 제법 크게 남아있습니다. 그곳은 여섯 식구가 살아야하는 집이라기엔 어설프고 초라한 곳이었지만, 그 앞으로 펼쳐진 (친구분의 합판보관을 위한) 큰 마당은 저희 네 자매의 꿈의 놀이터가 되어주었지요. 지금도 그 시절 즐겼던 여러 가지 놀이들은 자매들의 추억팔이소재가 되곤합니다. 늘 호랑이처럼 무서웠던 아버지와의 추억도 많았던 시절인데, 가끔씩 등굣길에 아버지가 태워주시던 자전거가 지금까지도 몇 안되는 유년시절의 따스한 추억이건만 안타깝게도 아버지는 기억하지 못하십니다. 덕분에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그시절을 추억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저도 작가님처럼 언젠가 그동네를 찾아가보고 싶어졌어요. 1-2 p.28 때로 스무 살의 1년보다 여섯 살의 하루가 평생을 따라다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p.31 스스로 운전을 해서 목적지에 닿을 수 있는 '어른으로서의 자유'를 취득한 주말에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은, 태어나 자란 바람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이었다.
1-1 정자교에 가보지 않았는데도 잠깐 다녀온 느낌이 듭니다. 눈앞에 아른거리는 동네 묘사로 작가님의 세계에 발을 들인 느낌이 드는 장이었습니다! 1-2 (p28) 때로 스무 살의 1년보다 여섯살의 하루가 평생을 따라다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요새 어릴적 기억이 성인이 되어서 영향을 많이 끼친다고 생각하는데 공감되었던 구절입니다. (p34) 세상엔 우묵한 기억과 불룩 튀어나온 기억이 있다. 시골 마을에서 나를 키운 가게는 우묵한 기억 속에 들어가 있다. -> '우묵한 기억'이라는 단어가 저에게 우묵하게 기억되었습니다! 작가님의 마음 깊숙이 들어온 기억이라는 뜻이라고 이해했습니다. 제 우묵한 기억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1-1. 저는 73년 생 입니다. 저는 서울에서 자랐지만, 저희 동네에도 "식이네"라는 가게가 있었습니다. 엄마가 가서 두부 사오라고 그릇 하나 주면, 한 모 받아오던 그 시절이 읽으면서 떠오릅니다. ^^
1-2 . 본의 아니게, 혹은 자연스럽게 '배역'을 맡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당시에는 장사를 하고 싶어서 했던 것이 아니라 마을에서 누구 하나는 그런 역할을 해줄 사람이 필요해 장사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p16) 그 시절에 내가 살핀 엄마의 모습은 장사꾼이라기 보다는 마을의 특정한 역할을 책임진 일꾼이라는 느낌이었고 엄마의 표정에도 구것이 드러났다(p19) 정자교였다. 스스로 운전을 해서 목적지에 닿을 수 있는 ' 어른으로서의 자유'를 취득한 주말에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은, 태어나 바람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이었다(p31)
1-1. 1장 마지막에 소개된 정자교의 현재의 모습 속에서 웃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슈퍼가 있던 그 자리는 마을회관이, 정자나무는 휑한 공터로 변해버린 모습 속에 이제는 추억 속에만 자리잡은 그 장소가 이제 더이상 추억의 장소일 수가 없다는 사실이 슬펐습니다. 누구나 추억속의 장소가 있습니다. 저도 그런 장소가 있었으나 최근 그 장소에 갔을 때 전혀 달라져 있던 모습을 보니 영원한 장소는 없는 것일까 마음이 아팠습니다. 1-2. 고속도로에 진입해 조심조심 달렸다. 동서울 톨게이트를 지나 남쪽으로 남쪽으로, 계속 남쪽으로만 달렸다. 예닐곱 시간 흘렀을까. 정자교였다. 스스로 운전을 해서 목적지에 닿을 수 있는 '어른으로서의 자유'를 취득한 주말에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은, 태어나 자란 바람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곳이었다.
1-1. 5~6살 아이한테 막걸리 주전자를 맡기던 시절 이야기가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시절이 70년대임을 생각하지만, 실제 그 시절을 지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쉽게 상상이 가지 않았습니다. 흥미로운 이야기로 훌훌 넘기는 책장이지만 하나하나 시대의 상을 반영하고 있어 얼마나 세상이 변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1-2. 때로 스무 살의 1년보다 여섯 살의 하루가 평생을 따라다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프롤로그와 1장 들어가면서 우선 의외였습니다 나의 어린시절 추억의 셔터를 올려주더군요 이제는 너무 오래되어 잘 떠오르지도 않는 그 시절 정겨운 장면들이 그리워졌습니다 34p 상호도 없고 간판도 없고 욕심도 없던 어느 슈퍼가 있던 자리에는 마을회관이 들어서 있었다. 타인을 의심없이 대했던 시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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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북킹톡킹 독서모임] 🖋셰익스피어 - 햄릿, 2025년 3월 메인책[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봄은 시의 세상이어라 🌿
[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나희덕과 함께 시집 <가능주의자> 읽기 송진 시집 『플로깅』 / 목엽정/ 비치리딩시리즈 3.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13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서리북 아시나요?
서울리뷰오브북스 북클럽 파일럿 1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봄호(17호) 헌법의 시간 <서울리뷰오브북스> 7호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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