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3. <셔터를 올리며> 읽고 나눠요

D-29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1-2 누구나 저마다의 셔터를 올리면서 오늘을 산다. 누구에게나 저마다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채워야 할 '빈칸' 같은 것이 존재한다.(중략) 추위를 견디는 데는 두툼한 외투 한 벌보다 얇은 옷을 여러 벌 껴입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건 '정지 공기층' 때문이라는데, 옷과 옷 사이에 공기층을 만들어 온기를 가둠으로써 생기는 효과다. (중략) 돌아보면 우리가 오늘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힘도, 지난 날의 굵직한 사건 하나가 아니라, 얇더라도 겹겹이 쌓인 경험 가운데 생겨나는 것 아닐까. 경험과 기억 사이로 공기층이 만들어지고, 온기가 지그시 오늘을 감싼다. 옷과 옷 사이를 빼곡히 채운 시간 의 공기층이 매 순간 우리를 내딛게 만든다. 인생의 층위를 이루 는 한 겹 한 겹의 그것들을 '정지 경험'이나 '정지 기억'이라고 부를 수도 있지 않을까.
저는 택시운전사가 떠올랐어요. 박하사탕도요. 그리고 <소년이 온다>도 잊을 수 없겠네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은 많이 보았지만 이렇게 실화가 등장하다니요! 편의점 이야기라 하여 가볍게 읽을 생활 에세이인가 했다가 작가님의 거주 공간이 엎치락 뒤치락 하는 동안 코끝도 시큰거리고 그럽디다 ㅜ 왠지 이런 어투를 써야할 것만 같네요. 예전에 <나의 주거투쟁기>인가를 인상깊게 읽었는데 여기에 유시민 작가님의 <나의 한국현대사>도 겹쳐 보인다고 하면 오버겠지요^^ 늘 거창한 역사들 속에 가리워진 우리네 일상을 이렇게 어릴적 기억에 의거해 펼쳐주셔서 예상치 않은 감동을 받으며 읽고 있네요. 글 잘 쓰시네요~ 29p 세상이 온통 거짓을 말하고 진실을 가로막는 상황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밖에 없었다. 마음이 아픕니다 ㅠ & 어머니께서 엄청나게 강인하신 분인듯!
1-1 프롤로그 내용 보다가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 서울대학교 심리학자 최인철 교수님의 <프레임>에서 봤었던 의미 중심의 프레임이 생각났어요. 어떤 일을 의미 중심으로 프레임 할수록 지혜로운 선택이 가능하고 즐거워진다는 식의 내용이었는데요. 저자가 표현하는 지나온 과거는 꽤나 의미 중심의 프레임 같아요. 1장까지 쭈욱 이어서 읽으면서 든 생각입니다. 어쩌면 그래서 제가 그러했듯이.. 다른 분들도 그 덕분에 과거를 미화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결코 미화할 수 없는 분들도 있을테지만요.. ) 읽으면서 그때 그 시절의 일들이 함께 떠오르며 미소가 지어졌어요. 분명 저와 다른 삶을 살아왔는데 왜 자꾸 공통점을 찾게 될까요??(저만 그런가요??) 신기한 힘을 지닌 결코 평범하지 않은 해당 책의 작가님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어요. 너무 만족하며 읽고 있습니다. 1장 내용과 합쳐서 다루기에는 아쉬워서 프롤로그의 여운이 꽤 큽니다. 추가로 더 적어봐야겠습니다.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지가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오늘 문득, 책을 읽으므로 생기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하여 생각해봤습니다. 지금 국내를 보나, 세계적으로 보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는.. 되게 미래를 비관적으로 자꾸 보게 됩니다. 전쟁이나 기후위기, 미중 패권 다툼, 친일외교, 경제불황 등 알면 알 수록.. 그런데요. 한 번씩 책에서 만나는 좋은 분들 덕분에..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 위에 적었던 1-2에 페이지를 빼먹었네요. p.5~6 이었습니다. 수정할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1-1. 저는 어렸을 때 기억이 이렇게 생생하지 않는데 작가님의 글이 너무 생생해서 놀랐고, 글도 왠만한 소설가만큼 잘쓰셔서 그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슈퍼집 아들로서 느끼는 우월감이 세상의 세태를 너무 빨리 알아버린 아이의 조숙함이라고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귀엽기도 했고, 저의 어린시절에도 오락실집 아들이나 슈퍼집 아들이 부러웠던 기억이 나 공감이 많이 됐습니다. 1-2. "돌아보면 우리가 오늘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힘도, 지난날의 굵직한 사건 하나가 아니라, 얇더라도 겹겹이 쌓인 경험 가운데 생겨나는 것 아닐까" "때로 스무 살의 1년보다 여섯 살의 하루가 평생을 따라다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1-1 어릴적 부모님과 함께 전원일기를 본 기억이 있어요. 정자교 마을에서의 추억을 읽는데 전원일기의 장면들이 떠올랐어요.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처럼 머릿속에는 마을의 풍경이 그려지고,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고, 평화롭고 정겨운 공기 냄새가 났습니다. 그리고 운전면허증을 처음 따고 오랜만에 고향에 갔을 때, 너무 변해버린 정자교에서 느꼈을 작가의 마음이 저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1-2 p5 누구나 저마다의 셔터를 올리면서 오늘을 산다 p18 그런 기억의 촉감을 기억한다
1-1 편의점 점주에게 셔터를 올리는 순간은 자신이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이라는 말이 무척 공감이 갔어요. 누구나 저마다의 셔터를 올리며 오늘을 살고, 오늘도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저마다의 셔터가 오르내리겠지 생각도 하면서. 1장에 저자의 어린시절 기억을 함께 더듬으며 저의 추억을 소환했네요. 저 또한 슈퍼집 딸내미로 컸기에. 지금은 슈퍼가 많이 없어졌지만 예나 지금이나 슈퍼는 뭐랄까 소통의 공간으로서 역할을 하지 않나 싶어요. 외관이나 기능은 많이 달라졌어도 오늘날 편의점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도 생각해요. 슈퍼집 아들이었던 작가가 편의점을 운영하듯 슈퍼집 딸내미였던 제가 편의점을 운영한다는 교집합 때문인지 유독 공감을 하며 읽었네요. 1-2 누구나 저마다의 셔터를 올리면서 오늘을 산다. 누구에게나 저마다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채워야 할 '빈칸' 같은 것이 존재한다. p.5 세상엔 우묵한 기억과 불룩 튀어나온 기억이 있다. p.34
안녕하세요, 인사가 조금 늦었습니다. 저는 @포롤 님과 함께 <셔터를 올리며> 만든 다산북스 에세이팀 편집자입니다. 다들 이미 열띠게 대화를 나누고 계셔서 기쁘고, 함께 이야기 나눌 생각에 설레네요. 다들 잘 부탁드립니다! 1-1. "누구나 저마다의 셔터를 올리며 오늘을 산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문장으로 꼽아주신 부분인데요. 저 역시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이 책을 만들면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저 같은 직장인도 사실 자영업자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점인데요.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셔터를 올리고 내리며 하루를 보내는 우리는, 어떤 측면에선 같거나 또 비슷한 하루를 살아간다고 생각했어요. @day 님께서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나만의 행동이 있는지 물어보셨는데요. 저는 아침에 출근해서 커피 한잔을 내려서 간단한 빵과 같이 먹는 시간이 그러합니다. 지금도 커피와 베이글을 먹으며 이 글을 쓰고 있어요:) 1-2. 어릴 때는 그렇게 길게 느껴지던 그 길이 이렇게 짧았던가? 그토록 우람했던 정자나무는 왜 저렇게 아담하게 졸아든 거지? 그때 그 나무가 맞나? 동네에 있어 동산인지, 정자교 동쪽에 있어 동산인지, 이제야 이름의 뜻을 궁금히 여기는 산을 느릿느릿 톺아 올라가면서도 의아했다. 이 산이 이렇게 낮았던가? 저 강은 원래 저렇게 가느다랗고 쓸쓸했던가? 절벽 같던 방죽은 한 뼘 돌무지에 불과했다. > 지난 기억은 시간이 흘러 다시 마주하면 그때와 달리 보일 때가 많더라고요. 언젠가 다니던 초등학교를 다시 찾았을 때 책걸상이 이렇게 작았었나 하며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 내게 너무나 크게 느껴지는 것들도 나중엔 아니겠지요.
커피랑 빵은 정말 포기할 수 없는 조합이라 생각해요. 편집자님께서 초등학교 기억에 대해 말씀하신 것을 보고 저는 놀이터를 가보고 어렸을 때 느꼈던 감각과 달라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1-1 1장은 작가가 아주 어릴 적, 나이가 많아봐야 초등학교에 막 들어간 시기까지의 이야기였습니다. 만약 저한테 이 시기를 두고 글을 쓰라 하면 참 곤란할 것 같아요. 기억의 유통기한이 지났는지 떠오르는 것도 거의 없고, 단편적인 기억들도 어디 믿을 수가 있어야죠. 봉달호 작가는 이 단편들만을 가지고 20쪽이 넘는 글을 훌륭히 써내더라고요. 마지막에 회귀 본능에 따라 차를 타고 도착한 고향에서 어딘가 쓸쓸함을 느끼는 어른의 뒷모습이 짠하게 느껴졌습니다. 1-2 그런 기억의 촉감을 기억한다. 그 느낌이 몸속 어딘가에 숨어 지내며 살갗 아래를 타고 흐르다 ‘그때 이 느낌이었지’ 하면서 훅 떠오르는 순간이 있다. 그 끈적한 이물감에 놀라곤 한다. _18쪽 때로 스무 살의 1년보다 여섯 살의 하루가 평생을 따라다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_28쪽 강을 가로지르던 너른 보는 겨우 흔적만 남았다. 근처에 다른 이름의 다리가 생겨나 이제 우리 마을은 정자교라 부를 수도 없는 마을이 되어 있었다. _34쪽
안녕하세요~ 해외에서 살고 있어서 책을 받아보고 읽기가 수월치 않은데 때마침 이용하는 전자책 플랫폼에 이 책이 있네요~ 북클럽 참여해보고 싶습니다!!!! 신납니다!!!^^
1-1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저는 다른 분야처럼 우리 역사에 대해서도 뒤늦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픔을 늦게나마 영화나 책 등을 통해 추가로 느낄 수 있었어요. 아무리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지만.. 역사적으로 잊지 말아야 할 부분도 분명 있는 것 같아요. 특히 그런 일을 반복해서 경험하고 싶지 않다면 기억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방법 같습니다. 그 중 5.18 민주화 운동도 반드시 포함되야겠지요. (요즘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부정을 포함하여 역사 왜곡과 관련된 뉴스가 한 번씩 나올 때마다 정말 안타깝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희생된 많은 분들께 부채 의식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 부채 의식은 우리 사회가 함께 느껴야 할 부분 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용이 무거웠다면 죄송합니다. ;; 혹시라도 관련 작품을 아직 못보셨다면 영화 혹은 웹툰 <26년> 그리고 영화 <화려한 휴가>, <택시운전사> 보시길 추천드려요. 1-2 1980년 5월 21일 오전 광주에서 계엄군이 총을 쏘며 학살을 자행하자 시민들은 트럭과 버스에 나눠 타고 인근 나주, 화순, 담양, 장성 등지로 흩어져 광주의 참상을 외부에 알렸다. 세상 이 온통 거짓을 말하고 진실을 가로막는 상황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밖에 없었다. 그리고 인근 경찰서에 딸린 예비군 무기고를 열어 자체적인 무장을 시작했다. (p.29)
1-1. 작가님이 편의점에서 일하신다고 알고 있는데 책제목이 <셔터를 올리며> 라서 조금 이상하다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편의점에는 셔터가 없지만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자신이 셔터가 되고, 주인공이 된다는 글에 바로 수긍이 갔습니다. 1-2. '셔터를 올린다. 시간의 슬레이트를 내리치면서 "촬영 들어 갑니다!" 하고 외친다. 카메라가 돌아가는 소리가 차르르르 들린다. 주인공이 된다.' 이 문장을 읽으며 출근해서 사무실 문을 여는 순간 직장인인 나도 셔터를 올린 것이고, 내 시간의 주인공으로 살아내야 한단 생각에 마음을 다잡게 되었습니다^^
1-1. 여러분은 이 장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어릴때 추억이 새록새록 나는 글입니다 서울 토박이지만 그시절은 도시 변두리나 시골이라고 지방하고 별반 차이가 없었던것 같습니다 그나마 아이들이 노는것이라곤 서울아이들은 딱지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국기 계양식 하강식에는 꼼짝마라 하고 가슴에 손을 올리고 경례를 해야 올바른 사람인줄 알았습니다 국가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은 놀이에서도 보여지곤 했는데 손으로 접는 네모난 딱지가 아닌 동그란 문방구에서 파는 딱지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남자 50대 전후 분들은 기억하실듯 합니다 이걸 승부를 걸어서 구슬 따먹기 같이 따먹는 놀이입니다 손으로 손벽을 쳐서 넘겨 따먹기도 하고 양손에 쥐고 하나를 골라 배팅을해서 승부를 가르기도 합니다 접는다고 하는 딱지를 쥔 아이가 글높 글낮 또는 딱지 테두리에 그려진 별을 셈하는 별높 별낮 콜을해서 승부를 가립니다 딱지안에는 글씨와 만화와 별이 그려져 있었져 그러다 어느샌가 전쟁높 전쟁낮이라는 배팅이 생깁니다 아이보다 어른이 사람수가 많은지 총 칼 탱크 전투기까지 나오더니 형이상학적인 문제로 커져갑니다 불이 있고 물이 있고 빛이 나옵니다 빛이 제일 강한걸로 나오게 되니 전구도 빛이요 달빛 햇빛이 서로 같냐마냐 싸움도 납니다 그러다 끝판왕이 나옵니다 국기 태극기가 나오면 가장 센게 됩니다 군인이 대통령인 나라에서 애국이라는 국가적 모토를 아이들은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최고의 가치로 인정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제가 79년에 학교를 들어갔었는데 한두살 일찍 입학을 한 친구도 있었던 기억이 있네요 반대로 구화학교를 거쳐 늦은 나이로 입학한 동기들도 있었습니다 이친구들을 놀릴수는 없었어요 형아뻘 누나뻘이라 힘이 모자라서 그랬다간 한대 엊어 맞아도 하소연도 못했습니다 1-2. 이 장을 읽으면서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프롤로그의 누구나 저마다의 서터를 올리면서 오늘을 산다. 누구에게나 저마다 하루를 시작할수 있도록 돕는 채워야 할 빈칸 같은것이 존재한다 이부분은 여러번 곱씹게 만드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 2장 읽기 **** 함께 읽고 답할 부분은 2장 ‘초인종이 있는 집-욕망에 대하여, 나주농약사 (1981~1983)’입니다. 저자 부모님의 두 번째 가게, 농약사의 이야기와 함께 저자의 어린 시절로, 또 우리 모두의 유년기로 오늘 내일, 이틀 간 돌아가 봅시다. 저자는 2장의 첫 문장으로 ‘어떤 기억은 냄새와 소리로 남는다’(p.37)고 말합니다. 자신을 키운 가게에 대해서도 냄새와 소리의 형태로 기억하곤 한다고 회상하는데요. 여러분들도 특별한 기억이 떠오르는 가게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2-1. 자식에게 조금 더 좋은 환경, 좋은 집, 좋은 생활을 하게 해주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의 마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네 부모님이 대부분 그렇듯이 본인보다 자식에게 좋은 것을 해주고자, 희생하시고, 노력하시는 모습이 보이는 2장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읽으면서 나의 부모님이 그 시대에 하셨던 노력과 끈기과 희생이 참 값지고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나이를 먹어 아주 조금은 철이 들어 부모님께 잘 하려고 하고는 있지만, 오늘 생각난 김에 전화를 드려봐야겠습니다. 그 때 해주신 노력과 희생으로 제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노라고, 참으로 감사하고 사랑한다구요. 2-2. 성공은 너무 빨리 봉우리를 향해 달려갔고, 그만큼 빨리 정상에서 내려왔다. (51p) 헤가 중천에 뜰 때까지 잠을 자면 인간은 어떻게 되는지 탐구했고, 하루 종일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온갖 탐구를 거듭하다가 날이 완전히 어둑해져서야 돌아왔다. (56p) 방해받지 않고 느긋하게 식사할 수 있는 여유는 얼마나 소중한 자유인가. 차갑게 식은 밥을 먹으면서 식탁이 있는 집, 초인종이 달린 집에 살고 싶다는 욕망 또한 키웠으리라. 부모님의 바람은 우리들의 소원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우리는 그것을 이루었다. 누구에게나 욕망이 꿈틀거리던 시대였다. (63p) 2-3. 어릴 때 경복궁 근처에 살아서, 엄마와 함께 경복궁 나들이를 자주 했었습니다. 낙엽이 곱게 떨어지는 가을에도 가고, 꽃이 활짝 피어나는 봄에도,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는 여름에도, 하얀 눈이 소복히 내린 겨울에도.. 사시사철 어느 한 철 빠짐없이 가서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항상 밖을 둘러보고 경복궁 내에 있던 카페에서 엄마는 커피를 시켜 드셨는데, 그 카페에서는 꼭 과자를 함께 주었습니다. 어릴 때는 로투스인지 몰랐는데, 커서 보니 그 과자더군요. 저는 항상 엄마 옆에서 그 과자를 달라고 하여서 먹었었는데, 커피향을 맡으면 어릴 때 그 기억이 떠오릅니다. 어른이 된 지금도 카페인이 받지 않는 몸이라 커피를 마시지는 못하지만, 커피향이 나면 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냈던 경복궁과 로투스 과자만 뚫어지게 쳐다보던 저의 어린 시절이 떠오릅니다.
특별한 기억이 떠오르는 가게가 어떤 게 있을까 떠올리다 보니 문득 한 분식점이 생각났습니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동네 분식점이었는데, 학원에 가는 길에 지나칠 때마다 그 냄새의 유혹을 뿌리쳐 내는 게 쉽지 않아 자주 사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몇 년 동안 다녔던 학원은 그대로였지만 그 분식점은 어느 날 미용실이 되었고 지금은 술집으로 바뀐 걸로 알고 있는데, 그 길을 지날 때면 아직도 생각이 납니다.
2-1. 저희 집도 아버지의 사업 성공과 실패의 그래프를 넘나 들며 약 40년을 살았던지라, 작가님의 아버님이 성공가도를 달릴 때 제 불안함은 극도에 달했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아버지는 사업실패로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셨고, 어머니가 방딸린 수예점을 운영하셨거든요. 수예점 옆에 있던 미용실네 자매와 대성 슈퍼라는 큰 슈퍼집 아이들과 놀던 모습, 가게 3개 위에 있는 2층 전체를 사용하던 주인집 아주머니가 저녁 7시만 되면 집에 들어가라고 소리 지르던 모습...지금도 생생합니다. 2-2. 정말 뜬금없지만, 저희 회사 근처에도 ‘실비식당’이 있어서 너무나 깜짝 놀랐습니다. 그 이름에 대해 전혀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이 책을 읽고 처음 눈에 들어왔거든요. 44p ‘실비’라는 용어가 ‘실제 비용’의 줄임말이며, 싼 가격에 음식을 판다는 그런 뜻의 상호가 전국 어디에나 흔하다는 사실은 한참 시간이 흘러서야 알았다. 2-3. 어린 시절의 기억은 아니지만, 15년쯤 전에 외국에 살 때 하수 시설이 열악한 곳이라 그랬는지, 주방에 뚫려 있는 구멍으로 냄새가 심하게 올라왔습니다. 그래서 패션프루트향의 향초를 사서 항상 켜 놨는데, 가끔 우연찮게 패션프루트향을 맡을 때면 그때 생각이 나 가슴이 저며 옵니다.(왜일까요? ㅎㅎ) 다행인 건, 한국에선 패션프루트향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2-2 48쪽 부잣집 아이들이 '자기만의 방'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날의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었다. '장난감 방'이 있는 것이다. 아니 세상에 장난감만을 위한 방이 따로 있다니, 49쪽 그날 내가 느낀 충격의 결정판은 따로 있었다. 정작 이 모든 행복의 향유자인 생일의 주인공은 우리의 놀람이나 감탄에도 일절 자랑하거나 뻐기는 태도없이 그냥 무덤덤하더라는 것이다. 장난감 방에 있는 것들도 마음껏 만지도록 했다. 일본에서 가져왔다는 게임기 하나만 소중히 여겼는데 그것도 차례를 지켜 이용하기만 당부할 따름이었다. 46쪽 시골에서는 장사하는 집이 우리 집 하나였다. 나는 언제나 그것에 우쭐했고, '세상에는 농사짓는 많은 집이 있고 그 가운데 장사하는 우리집이 있다'는 우물 안 세계관을 갖고 있었다. 도심 터미널에는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장사의 세계가 존재했다. 내가 겪은 또 다른 시야의 변화다. 44쪽 "뭐 하는 짓이냐!" 호통 소리가 대합실에 울렸다. "승복이가 이거 준다고 해서" 철없이 웃으며 아이스크림을 가리켰다. 호되게 뒤통수를 얻어맞고 질질 끌려 가게로 갔다. 나는 왜 맞는지 몰라 울었고, 엄마는 계산대 한쪽에서 눈물을 훔쳤다. 그날 이후 엄마는 종종 백원짜리 동전 하나를 내손에 쥐여주었다. "무슨일이 있어도 남에게 얻어먹지는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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