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의 엄마 또한 마찬가지였다. 공납금이니, 수학여행이니, 교과서 대금이니 따위의 공식적인 비용 외에 사교비나 용돈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던 그녀의 부모 탓에 그녀는 많이 위축되었다. 더러 사교의 장에서 유머와 미소가 돈 보다 한 수 위임을 증명하는 사람들이 있간 했다. 하지만 그것은 염치없음의 민망함을 위트란 재능으로 변환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
『뜻밖의 카프카』 149, 김살로메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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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15
“ 어쩌다 텔레비전을 같이 볼 일 있으면 우리 세 식구는 그녀와 될 수 있으면 멀리 앉으려고 한다. 저건 저래서 어쩌구, 그건 그래서 어쩌구. 드라마를 제 방식대로 쪼개고 자르고 찢기 때문에 그녀를 제외한 나머지 식구는 편두통을 앓을 지경이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봐. 즐기라고. 아무리아빠와 내가 핀잔을 줘도 소용없다. ......사물이나 사람에게서 객관적 거리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잘 일지만, 그녀의 판단은 때로 너무나 주관적이다. 유재석이나 강호동에 대한 그 어떤 호불호를 갖지 않은 채오로지 웃기 위해 텔레비전을 보는 나머지 셋은 속으로만 '입닥쳐!'를 외칠 수밖에 없다. 될 수 있으면 그녀와 멀리 앉는다. 그래도 시청에 방해된다면, 하나 둘 슬그머니 일어나 작은 텔레비전이 있는 안방으로 건너가 버린다.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 불안한 그녀 내면 때문에 삶이 지겨워지는 중이다. 불안하니 작은 것에도 자꾸만 시비를 걸게 되는 것이다. 그 나이쯤이면 자연스레 들어차는 막연한 불안감을 그녀는 직면하고 있다. ”
『뜻밖의 카프카』 154~ 5, 김살로메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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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15
중년 여성에 대한 심리 묘사가 뛰어나다. 근데 나 역시 유재석은 별로다. 그는 웬지 알려진 것에 비하면 좀 과대평가된 느낌이 있는데 언젠가 친구 모임 때 그 얘기를 했더니 별로 동의를 얻지 못했다. 그런 것으로 봐 유재석에 대한 신뢰가 생각 보다 강한 것 같이 그후 그에 대한 얘기는 꺼내지 않고 있는데 여기서 딱 걸렸다. ㅋㅋ
stella15
“ 그녀는 고스란히 자신을 잃고 있는 중이다. 그 허기는 성과나 완성이라는 가시적인 현실을 마주하지 못한 자의 자괴감처럼 읽혔다. 열정은 있으되 너무 안으로만 머문 그녀는 이렇다 할 생산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었다. 무모하기라도 했으면 망하거나 승한 것 중 선택이라도 할 수 있지. 이도 저도 아닌 그녀 삶에 스스로 불안의 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 내면을 읽을 수 있었지만 나는 그녀에게 묻지 않는다. 섣불리 위로하지도 않는다. 대신 반으로 잘린, 씨를 걷어내 속이 빈 참외를 한 입 크게 한 입 크게 물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