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디언 2차] 현기증·감정들도 같이 읽어 봅시다

D-29
저도 지금 '귀향' 읽고 있는데 밥심님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변해 주신 것 같습니다! 저도 왜 모임지기님이 '이민자들'부터 선택하신지 알겠어요. 안 그래도 졸기대왕인 제가 두쪽 읽고 졸고 또 졸고 하면서 읽고 있거든요. ㅎㅎ 근데 이상한 매력이 있습니다. 별로 지루하지는 않아요. 저 풍경이나 사물 묘사하는 글을 잘 못 읽거든요. 근데 이 책은 묘하게 계속 읽게 됩니다.(그렇다고 안 졸리는 건 아님) 오늘 중으로 완독할 거 같습니다!
아도르노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대상의 수많은 면을 하나의 개념으로 표현하려는 헤겔식 '이성' 개념을 비판한다. '개념 아닌 것'(고정되지 않는 운동성)을 '개념'(고정)화 하려고 하는데서, 대상의 여러 가지면을 동일화하여 하나의 모습으로만 보여주게 되는 '동일화의 폭력'을 저지르게 된다는 것이다. 원래 시간에 따라 '대상'은 무수히 많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이를 개념화할 때는 오직 하나의 모습만을 고정하여 나머지는 그 하나에 다 맞추어버리게 된다. 마치 개인은 제각각 다른 모습을 지니지만 국가가 질서라는 명목으로 하나의 기준을 요구할 때 나타나는 폭력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개념'은 어떻게 '폭력'을 저지르지 않고서, '대상의 변화하는 모습'(개념 아닌 것)을 표현할 수 있을까. 그것은 '개념으로 대상을 표현하려는 끊임없는 시도(반성)'를 통해 가능하다고 아도르노는 말한다. (중략) 하지만, 평소의 우리는 이런 시도들을 하지 못하고, '기존 동일화된 개념의 사고체계'에 종속되어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어떤 '계기'를 통해 '충격'을 받고 '현기증'을 느끼게 될 때에야, 우리는 '반성'적 사고를 통해 변화하는 대상의 다른 면을 파악하려고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반성으로 동작하는 '개념의 운동'과 '변화하는 대상'의 순간적인 일치가 '섬광'처럼 스쳐지나가고, 우리는 여기에서 새로운 깨달음('짜임; 성좌')을 얻게 되는 것이다. - 나무위키 <테오도어 아도르노> 편에서- 제발트가 아무래도 독일 배경을 가지고 있다보니, 아도르노의 영향을 받았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그의 부정변증법 개념에서 다음과 같은 '현기증'이란 단어가 나온 내용이 있어 인용해봅니다
카사노바는 인간 이성의 한계를 생각한다. 인간이 실제로 미쳐버리는 일이 흔하지는 않지만, 그럴 만한 계기는 삶의 도처에 널려 있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의 자기 자신에 아주 약간의 균열이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카사노바는 인간의 명확한 판단력을 저 홀로는 깨지지 않는 유리에 비유한다. 단지 외부의 충격에 의해서만 깨지지만, 일단 깨질 때는 또 얼마나 쉽게 깨지고 마는지. 단 한순간만이라도 잘못 움직이면 끝이다.
현기증.감정들 (양장) 57p, W. G. 제발트 지음, 배수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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