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7.더 이상 평안은 없다, 치누아 아체베

D-29
옛날이라면 우무오피아가 자네에게 전쟁에 나가 적의 머리를 집으로 가져오라고 명령했을 것이네. 그렇지만 이제 우리는 그런 어둠의 시기에서 그리스도의 보혈로 구원을 받았지. 오늘 우리는 지식을 가져오라고 자네를 보내는 걸세.
더 이상 평안은 없다 22쪽,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브루스 오노브락페야 그림
오! 저도 이 문장 수집했어요! 23p까지 쭈욱...근데 너무 길어..ㅎㅎ
오늘 퇴근하자마자 도서관에 들려 책을 가져왔어요. 부지런히 진도를 따라가겠습니다!
클럽에 들어가 흰 유니폼을 입고 있는 이 웨이터들이 있는지 없는지 의식하지 못한 채 얼마든지 술을 마시고 계산서에 사인을 하고 친구들과 담소를 나눈 다음 다시 클럽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모든 일이 순조로우면 그들을 보지 않아도 되었다.
더 이상 평안은 없다 p.13,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브루스 오노브락페야 그림
"다른 많은 마을들은 이 도시에서 유럽인들의 자리에 넷 또는 다섯, 심지어는 열 명이나 자기 자식들을 배치시켰습니다. 우무오피아는 단 한 명뿐입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의 적들은 심지어 그 하나조차 우리에게 과분하다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선조들은 그런 말에 동의하지 않을 겁니다." 아멘. "오직 하나뿐인 야자 열매를 불에 태워 없앨 수는 없습니다." 아멘.
더 이상 평안은 없다 p.17,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브루스 오노브락페야 그림
돈의 씀씀이가 헤픈 남편에게 아내가 항의할 때마다 남편은 자기 아버지가 즐겨 말해 주던 속담을 이용하여 니제르 강둑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침으로 손을 닦아서는 안 되는 법이라고 대꾸했다. 이 속담만 제외하고 아버지에 관한 모든 것을 거부했다는 건 참 이상한 일이었다.
더 이상 평안은 없다 p.21~22,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브루스 오노브락페야 그림
침으로 손을 닦을 수 없다는 말은 작가의 이전 작품인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에서도 나오던 표현인데 두 작품의 시공간 배경이 연결되어 이어지는 건가 싶네요.
동네 이름도 그렇고 오콩코도 그렇고.. 전 처음에 오콩코가 살아 돌아온 줄 알았지만, 그게 성인 것 같아 한국의 '김'씨인가 보다 하면서 읽고 있어요. 베트남에도 응우옌 씨가 많듯이요.
오.. 설득력 있네요. 우리나라 김,이,박씨처럼 흔한 성이나 이름일 수도 있겠고요. 같은 혈통인지는 모르겠으나 시대를 거치면서 달라지는 오콩코의 모습이 흥미롭네요. 특히 전작의 거칠었던 우무오피아의 풍토를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고요.
오콩코는 일을 미적지근하게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부인인 에퀘피가 염소 두 마리면 잔치에 충분하다고 주장했지만 그는 그녀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내가 가진 게 있으니까 잔치를 여는 게지. 강가에 살면서 침을 뱉어 손을 닦을 수는 없지 않아. 외가 사람들이 내게 잘 해 줬으니 감사를 표해야지." 그래서 염소 세 마리를 잡고 닭도 몇 마리 잡았다. 마치 결혼 잔치 같았다. 푸푸와 얌 죽, 에구시 수프, 비터잎 수프, 그리고 야자주 단지가 수도 없이 많았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p.194~195,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책에 나온 속담이 계속 생각나서 퇴근하자마자 도서관에 들러 확인했어요. 오콩코가 꽤나 지출을 많이 했네요.
오, 이 속담을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에서 오콩코가 얘기했었군요. 올려주신 대목을 읽으니, 전작의 은워예가 혹시 이번 책의 이삭 오콩코(오비의 아버지)와 동일인물이 아닐까? 싶어지네요. 이삭 오콩코가 일찍이 기독교로 개종한 교리문답 교사였다는 것도 그렇고, “이 속담만 제외하고 아버지에 관한 모든 것을 거부했다”는 설명도 은워예를 떠올리게 합니다. “돈의 씀씀이가 헤픈 남편에게 아내가 항의할 때마다 남편은 자기 아버지가 즐겨 말해 주던 속담을 이용하여 니제르 강둑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침으로 손을 닦아서는 안 되는 법이라고 대꾸했다. 이 속담만 제외하고 아버지에 관한 모든 것을 거부했다는 건 참 이상한 일이었다.” (p.21)
은워예까지는 생각 못했는데 은워예가 중간에 들어가니 시간적으로도 얼추 맞아지네요!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에서 지나가듯이 여왕 폐하를 언급하는 대목이 있는데 아마 엘리자베스 여왕을 말하는 것 같거든요. 읽다 보니 이번 작품은 배경이 상당히 시간이 지난 20세기로 보이는데 할아버지(전작의 오콩코)-아들(은워예)-손자(오비)로 대입해보면 비슷해집니다. 작가가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단서를 달아놓은 것들을 찾는 것도 하나의 재미네요.
이 속담이 앞에서도 나오더니 뒤에서도 나오는군요.
우리나라 말로 비슷한 속담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는데 잘 떠오르지 않네요. 쓸 때는 써야 한다, 인색하게 굴지 말고 상황에 맞게 지출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 같은데 말이죠.
그들은 오비와 악수를 나누면서 연필을 사서 쓰고, 연습장을 사고, 여행길에 빵이라도 한 덩어리 사 먹으라고 이 사람이 1실링, 저 사람이 1페니, 오비의 손바닥에 선물을 쥐어 주었다. 적대적이고 고갈된 땅에서 풍부하지 못한 살림을 꾸려 가느라 남자와 여자가 해마다 힘써 일해야만 하는 돈이 아주 귀한 마을에서는 상당한 선물이었다.
더 이상 평안은 없다 p.24,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브루스 오노브락페야 그림
나이지리아라는 명칭이 오비에게 맨 처음으로 단순한 나라 이름 이상의 것이 된 것은 영국에서였다. 바로 그게 영국이 오비에게 처음으로 준 멋진 선물이었다.
더 이상 평안은 없다 p.25,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브루스 오노브락페야 그림
"백인을 보게 되면, 모자를 벗어 인사를 해. 백인이 할 수 없는 단 한 가지는 사람을 만들어 내는 일이니까."
더 이상 평안은 없다 p.26,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브루스 오노브락페야 그림
사람을 만들어낸다는 게 어떤 의미로 말한 문장인지 궁금하네요.
책 앞부분에 '아카라'(콩깻묵케잌)를 파는 부분이 있는데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아카라는 콩을 불리고 껍질을 벗겨낸 뒤 갈아서 반죽형태로 튀겨 만드는데요. 간단하게 간식이나 아침 식사로도 먹는다고 합니다. 안에 재료로 채썰거나 갈아넣은 양파와 고추를 넣는다고 하네요. 2번째 사진 중간의 소스 같은 건 '아카무'라고 하는데 곡물을 갈아 만든 푸딩 또는 죽 형태의 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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