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7.더 이상 평안은 없다, 치누아 아체베

D-29
밥이나 빵처럼 주식으로 먹는 식단으로는 푸푸, 가리가 제공된다고 해요. 첫번째 사진의 푸푸(Fufu)는 카사바를 찧어서 떡처럼 쫄깃하게 만든 반죽 형태로, 취향에 따라 다른 곡물을 갈아넣거나 바나나를 넣기도 합니다. 두번째 사진의 가리(Garri)는 푸푸와 비슷하긴 하나 카사바를 좀 더 거칠게 빻아서 말린 가루를 물과 섞어 만드는 반죽으로, 부드럽고 쫀득한 푸푸에 비하면 약간 더 거친 느낌의 식감이라고 하네요. 둘 모두 쟁반이나 접시에 담아서 제공되며 조금씩 손으로 반죽을 떼어내서 수프에 찍어먹는 식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U2aa1YfKPI
푸푸는 때깔이 뽀얗고 참 예쁘게 생겼어요. (한번 만져보고 싶네요)
가능한 최상의 세상이란 말은 이제 그만하자. 여기는 과잉이고 저기는 전혀 없다.
더 이상 평안은 없다 p.46,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브루스 오노브락페야 그림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비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아주 큰 기대를 받고, 일반적인 사람은 받을 수 없는 재정적 지원을 통해 영국에서 유학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소설의 첫 시작부터 알 수 있듯 고국으로 돌아온 뒤의 그의 생활은 기대와는 다르게 흘러가는 모양새인데요. 지금까지의 내용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1. 6장까지의 내용에서 여러분은 오비 오콩코를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되나요? 그의 대사나 행동 중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2. 제5장의 트럭 운전사와의 일화에서 오비는 자신의 도덕 기준을 지킴으로 인해 오히려 운전사가 더 많은 손해를 보게 되는 상황을 겪습니다. 여러분이 오비였다면 어떻게 행동했을 것 같나요? 도덕성과 타인의 피해 사이에서 여러분은 어느 쪽을 선택하실 것 같나요?
1) 전 오비보다는 오히려 오비 주변 인물들의 묘사가 눈에 띄었는데요. 예를 들어 37p와 65p에서 자케어스와 마크라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보통 단역들은 작품 내에서 이름이 부여되기 보다는 그냥 직업이나 직책으로 대신 묘사되는 편인데 이 작품에서는 이런 지나가는 인물들도 어떤 비중이 있는 사람처럼 묘사가 되는데요. 자케어스는 아예 그의 속마음까지 언급이 됩니다. 이들은 그저 무시하기 쉬운 주변 인물들이고, 오비라는 주인공과 중심 사건 때문에 가려지지만 계속 우리의 눈에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입니다. 오비의 시선을 빌려 나이지리아와 이보족을 보면 이들은 같은 동포이지만 엄연히 사회적/경제적 계급의 차이가 있으며, 오비 같은 이들을 돕기 위해 존재하죠. 왜 이들에게 작가가 비중을 조금씩 할애하는 걸까 궁금했습니다. 어쩌면 오비가 가진 사고와 시선의 한계를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오비는 어려서부터 촉망받는 학생이었기에 그 재능을 인정받아 위원회의 도움으로 영국으로 유학을 갔죠. 그는 선진화 된 기술과 문화를 가진 서구 국가의 방식을 체득하고 돌아옵니다. 사람들은 그가 고국으로 귀환해 고향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죠. 오비 본인도 어떤 의무감이나 애국심 또는 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품고 귀향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위원회와 오비 둘의 희망사항은 서로 비슷해 보이면서도 뭔가 방향이 어긋나 있는데요. 위원회 사람들이 오비를 인재로 길러낸 이유는 전체 사회나 공동체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우무오피아에 호의적이고 우호적인 영향력 있는 인물을 정계나 재계에 앉히고자 하는 의도가 나옵니다. 그들은 나이지리아나 이보족 전체의 삶의 질과 복지보다는 지역사회가 다른 마을이나 부족보다 우위에 서고, 무엇보다 본인들의 경제적 여건과 지위를 올려주기를 바랍니다. 즉 이권을 기대하고 있죠. 회원들의 돈을 십시일반 모아 투자하였고, 같은 마을 사람이니 기대가 크겠지만 그들의 소망이나 바람이 사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번영한 도시인 것처럼 묘사되는 라고스에도 빈민가가 있고, 사람들의 눈에 들어오지 않거나 또는 애써 무시하려고 하는 격차와 그림자가 중간중간 나옵니다. 위원회는 과연 그런 사람들까지도 고려하고 배려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위원회에 가입하고, 회비를 낼 수 있을 정도의 여유조차 없는 계층도 과연 오비 같은 인재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까요? 자케어스나 마크처럼, 사회적 지식인이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생활을 유지하는 그림자 노동들이 존재하고 이들도 엄연한 사회적 구성원이나 그들은 작품에서처럼 스쳐 지나갈 뿐입니다. 오비와 자케어스, 마크는 모두 같은 아프리카인이고 흑인이며 나이지리아 사람입니다. 오비는 800파운드의 돈으로 고급 지식과 교양을 쌓고 돌아왔지만, 같은 공간의 누군가는 음식을 만들어주거나 물을 사오는 심부름꾼이죠. 이 인물들이 현재의 위치에 자리 잡게 만든 본질적인 차이가 무엇일까요. 저는 아직은 잘 모르겠더군요. 오비가 만일 장학금을 받을 정도의 재능까지는 없었더라면, 오비보다 더 뛰어난 인재가 있었다면, 오비가 학교에 갈 형편도 안되었더라면 그는 어떤 자리에 있을까요. 자케어스나 마크를 그저 가정부나 조리사 또는 시종이나 심부름꾼이라는 단어만 언급하고 끝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작가는 이들도 이름을 가진 사람임을 분명히 하고 지나갑니다. 그리고 그들은 같은 공간에 있음에도 서로 전혀 다른 위치에 놓여있죠. 어쩌면 오비도 다른 상황에 놓였다면 그들과 같은 길을 걸었을 지도 모르겠고요. 책을 읽다 보면 오비가 개탄하거나, 또는 동경하거나, 기대하는 나이지리아와 우무오피아의 많은 요소들이 그와 비슷한 계층과 위치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가 어울리는 사람들, 친해지려는 여자, 대화를 나누는 계층은 그와 어느 정도 위계가 같은 인물들이 자주 나오거든요. 반면 자케어스나 마크는 오비에게도 그저 하나의 병풍이나 배경처럼 인식될 뿐입니다.
“알았습니다.”라고 오비는 말하면서 뒷주머니를 만졌다. “영수증을 써 주세요.” 소년은 영수증을 쓰는 대신 오비를 잠시 바라보더니 말했다. “당신에게는 특별히 2파운드로 감해 줍니다.” “어떻게요?” 오비가 물었다. “제가 알아 합니다. 그렇지만 정부 영수증 없습니다.”
더 이상 평안은 없다 p.51,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브루스 오노브락페야 그림
“그 사람들이 자네가 일할 직장을 아직 마련해 놓지 않았는가?” 회장이 음악 소리 너머로 오비에게 물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정부가 ‘그 사람들’이었다. 정부는 너 또는 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곳으로 아주 이질적인 기관이었고 사람들이 할 일은 말썽에 휘말리지 않고 그곳으로부터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얻어 내는 것이었다.
더 이상 평안은 없다 p.54,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브루스 오노브락페야 그림
부드러운 불빛이 흘러나오는 커다란 전구를 둘러싸고 하루살이들이 미친 듯이 춤추고 있었다. 아마도 그놈들은 각 전구마다 언젠가 지금의 자신들처럼 신나게 춤췄던 다른 많은 사체들이 붙어 있다는 것을 모로는 것 같았다. 아니면 그런 사실을 알아챘다 해도 아랑곳하지 않는지도 몰랐다.
더 이상 평안은 없다 p.55,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브루스 오노브락페야 그림
“지나칠 정도로 단순화되었어요. 비극은 결코 그런 것이 아닌데요. 우리 마을에 기독교로 개종하신 노인이 한 분 계셨는데요, 그분에게 재난이 닥치고 또 닥쳤습니다. 그분은 인생이란 영원무궁토록 한 번에 조금씩 홀짝이는 쓰디쓴 쑥국 한 사발과 같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분이야말로 비극의 본질을 이해하신 겁니다.”
더 이상 평안은 없다 p.63,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브루스 오노브락페야 그림
“경찰한테 2실링 주려고 하는데 어째서 당신 그 사람 얼굴 쳐다본 거요?” 운전사가 오비에게 물었다. “경찰이 당신한테서 2실링을 받을 권리가 전혀 없잖소.” 오비가 답변했다. “그건 그 사람 마음이지. 그러니 당신같이 공부깨나 했다는 사람들 난 태우고 싶지 않아.” 운전사가 툴툴거렸다. “당신 같은 사람들 너무 많이 알아서 병이야. 당신하고 아무 상관없는 일에 뭣 때문에 참견이냐고? 그러니까 이제 경찰은 나한테 10실링 물려.”
더 이상 평안은 없다 p.68,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브루스 오노브락페야 그림
<모든 것이 산산히 부서지다>의 등장인물들 이름은 토속적인 이름이었는데(Ikemefuna, Obierika, Ezinma…) 이 책의 등장인물의 이름은 성경 인물의 이름을 따온 점이 인상깊네요(Isaac, Mary, Hanna…). 마을 회의에서 기도할 때 하나님을 “얌과 칼을 가지신 분”이라고 찬양하는 장면이나, R.S.V.P.를 Rice and Stew Very Plenty 라고 받아들이는 모습이 나옵니다. 서구의 종교나 문화/언어를 우무오피아식으로 변용하는 모습이 흥미로워요.
<모든 것이..>에서 선교사가 통역을 끼고 하나님-예수님과 삼위일체에 대해 설명할 때 오콩코는 그 선교사가 미친 사람이라고 여기고 마는데, 오콩코의 첫째 아들 은워예는 매우 감동받는 장면이 나왔어요(울고있는 쌍둥이, 살해당한 이케메푸나를 떠올리며). 그런 은워예가 자라서 이름을 Isaac으로 바꾸고 25년이나 교리문답 교사로 살면서, 아버지 오콩코가 바라던 중산층으로 자리잡은 모습을 보게 되네요..
전작의오콩코가 차라리 최후를 맞이한 게 다행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만일 그가 살아서 자기 아들 은워예가 서구인의 방식대로 사는 걸 보고나 소식을 들었다면.. 또 다른 폭풍이 몰아쳤을 것 같습니다.
그들은 으깬 얌과 에구시 수프를 손가락으로 먹고 있었다. 교육을 받은 제2세대 나이지리아 사람들이 옛날처럼 으깬 얌과 카사바 가루로 만든 음식을 손가락으로 집어 먹고 있었다. 그렇게 먹는 게 한층 더 맛있다는 합당한 이유 때문이었다. 또한 그들은 제1세대들만큼 '미개인'이라 불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더욱 당당한 이유도 있었다.
더 이상 평안은 없다 36쪽,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브루스 오노브락페야 그림
가능한 최상의 세상이란 말은 이제 그만하자. 여기는 과잉이고 저기는 전혀 없다.
더 이상 평안은 없다 46쪽,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브루스 오노브락페야 그림
책을 읽다 보면 '오수(Osu)'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찾아봤습니다. 전작에서도 잠깐 언급됐던 내용이죠. 오수는 다른 사람들과 손을 잡거나 악수할 수 없으며, 말을 나눠서는 안되고, 춤을 추거나, 술을 같이 마실 수 없다고 해요. 또 자신들 이외의 계층의 이성을 좋아하거나, 연애를 하거나, 결혼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오수는 이동과 거주의 자유가 극히 제한적이며, 교회에서 이들이 바치는 공물이나 헌금은 일반인들의 것과 따로 구별된 장소에 놓아야 하고, 마을의 각종 직책을 달 수 없으며, 사회적 모임에서 기도를 올리거나 콜라 열매를 깨뜨릴 수도 없습니다. 사회적으로 린치를 당해도 하소연하기 힘들며, 추방을 당하기도 하고, 오수가 아닌 사람과 결혼을 했다가는 결혼식을 망치는 난동꾼이 쳐들어 온다고도 하네요. 결혼을 할 경우 양가 부모들은 직접 상대편 집안을 방문해 신랑이나 신부측의 집안이 문제가 없는지, 즉 가족 중 오수가 있거나 선조 중에 오수를 두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거칩니다. 아무리 조건이 좋고 서로가 좋아하더라도 상대측에 오수의 피가 흐른다면 결혼을 허락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고요. 오수는 본래 토착신을 모시고 숭배하는 데 자신의 삶을 바친 일종의 수도승 같은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오수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또 신성한 존재로 여겨졌다고 해요. 오수 계층은 신전이나 제단 근천에 자신들끼리만 모여 살았기 때문에 지역사회와 어울리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오수는 오수들끼리만 결혼하는 풍습이 자연스레 형성되었고요. 오수는 신에게 자신들의 일생을 바쳤기에, 이그보 인들은 신에게 기도를 올리거나 전투를 앞두고 공을 세우기 위해 오수에게 제물을 바치는 등 마을에서 필요한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차츰 이그보인들의 사회에 서구 문물이 들어오며 현대화 되고 기독교가 지배적인 종교가 되면서 이들의 차별성은 오히려 기이하고 배타적인 특성으로 인식되게 됩니다. 오수는 자신들끼리만 모여 살고, 그로 인해 오수의 부모에게서 나온 아이가 자연스레 오수가 되는 특성은 차츰 '열등함과 불결함'으로 개념이 변질된 겁니다. 일부 이그보인들은 오수란 스스로를 신에게 자신을 바친 존재이므로, 오수에게 낙인을 찍어 영원히 접촉해서는 안되는 불결한 존재로 취급하는 것이 신을 위한 행위라고 합리화합니다. 하지만 정작 오수의 후손들은 그런 운명을 선택한 적이 없죠. 오늘날 나이지리아의 많은 지역이 공식적으로는 오수 문화와 차별을 폐지하고 부정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인식과 악습을 하루 아침에 정리하기란 쉽지 않죠. https://www.vanguardngr.com/2015/03/the-osu-caste-system-the-shame-of-a-nation/ https://www.vanguardngr.com/2010/10/osu-caste-in-igboland/
진정한 비극은 결코 문제가 해결되는 법이 없지요. 영원히 절망적인 상황이 계속되지요. 전통적인 비극은 너무나 쉬워요. 영웅은 죽고 우리는 감정의 정화를 느끼게 됩니다. 진정한 비극은 W. H. 오든의 말을 인용하면 깨끗하지 못한 모퉁이 같은 곳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알아채지 못합니다. 소설 『한 줌의 먼지』에서 토드 씨에게 디킨스를 읽어 주는 남자처럼 말입니다. 그에게 해방은 결코 없어요. 소설은 끝나는데 그는 여전히 책을 읽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자리에 없기 때문에 우리에게 감정의 정화는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더 이상 평안은 없다 63쪽,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브루스 오노브락페야 그림
'정말로 썩을 대로 썩었군!' 오비는 혼자 투덜거렸다. '어디부터 시작해야 하나? 일반 대중들로부터? 대중을 교육시켜서?' 오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건 천만의 말씀이지. 수백 년은 걸릴 거야. 고위직에 있는 소수의 사람들은 어떨까. 아니면 비전을 가진 한 사람만 있어도 될지 몰라. 현명한 독재자라면 말이지. 요사이 사람들은 독재자라는 단어를 무서워하잖아. 하지만 어떤 민주주의가 이토록 많은 부패와 무지와 함께 공존할 수 있겠어? 어쩌면 중간 지점으로 일종의 타협의 형태를 취할 수 있지 않을까?' 머릿속 생각이 이 지점에 도달했을 때 오비는 영국도 바로 얼마 전까지 상당히 부패한 나라였음을 상기했다.
더 이상 평안은 없다 69쪽,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브루스 오노브락페야 그림
유일한 문제점은 비가 올 것 같다는 것이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로 인해 이삭 오콩코가 분별력을 잃게 되었다는 사실을 보여 주기 위해서라도 비가 심하게 내리기를 조금씩은 바랐다. 이런 경사가 있는 날에는 우무오피아의 최고 기우사에게 야자 술과 수탉과 얼마간의 돈을 가져다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삭만 유일하게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 사람이 우리가 아는 유일한 기독교도는 아니잖아." 하고 한 사람이 말했다. "하지만 그건 우리가 마시는 야자 술과 같은 거야. 어떤 사람은 그걸 마셔도 계속 총명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제정신을 잃고 말잖아." "그래 맞아, 정말로 맞는 말이고말고." 또 다른 사람이 말했다. "새로운 속담이 멍청한 사람들의 나라에 들어오면 온통 거기에 열중하게 되지."
더 이상 평안은 없다 75쪽,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브루스 오노브락페야 그림
이보어를 전혀 사용할 필요가 없는 경우라 해도 오비는 이보어를 사용했다. 런던 버스에서 이보어를 사용하는 학생을 만나기라도 하면 그보다 더 큰 기쁨은 없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의 다른 종족 출신의 학생과 영어로 말해야만 할 때에는 오비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자기 동포와 외국어로 말해야 한다는 사실이 굴욕스러웠다. 특히나 그 언어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주인들의 면전에서 그래야만 할 때에는 더욱더 그러했다. 아마도 그들은 자신들을 언어가 없는 민족이라고 추정할 것이다. 오비는 그 사람들이 지금 이 자리에 와서 보기를 소원했다. 그들이 지금 우무오피아로 와서 훌륭한 대화술을 만들어 낸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를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들이 여기로 와서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살아가는 방식을 가르친다고 큰소리치는 사람들의 지배하에서도 여전히 삶의 즐거움이 파괴되지 않은 채 진정한 삶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 남녀노소를 직접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더 이상 평안은 없다 77쪽, 치누아 아체베 지음, 이소영 옮김, 브루스 오노브락페야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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