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사이, 그림책 한 칸 (부제: 내가 아는 29가지 기쁨의 이름들)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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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20 님, 중고대의 화살같은 시간... 새기겠습니. '양념 확 뺀 저녁'도 아직 제게는 선망의 대상입니다. 단순한 생활이 아직은 로망이지만 언젠가 제개도 다가오겠지요. 딸은 분홍이다 못해 새카매진 얼굴로 돌아와서 뻗었답니다. 계주, 줄다리기 우리반이 1등이라며 얼른 내년이 오면 좋겠다지요.
저는 내일 10일간 집을 비워요. 여기 그믐에는 11일부터 다시 올 수 있어요. 저는 오래 밥.반찬을 직접 하는 역할을 기꺼이 맡았어요. 일을 나갈 때도요. 정말 바빴지요. 그런데 다른 사람이 차려주는 맛있는 밥상을 대한다 생각하니 마구 설레요. 얼마나 좋을까! 지금도 군침이 넘어가요. 모임지기. LJY 잘 다녀와서 다시 만나요. 10일 먹거리로 냉장고 넣어둔 야채. 달걀 보여드릴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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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20 님 ,여행가시나봐요~10일~~우와~~ 부럽고 부럽고 부럽습니다~! 남이 차려준 밥상, 여행지 다~~즐기시고 반갑게 뵈어요^^
살구20님 열흘간 자리비우시고, 차려주는 밥상 받게 되신 거 넘 축하드려요! 저까지 막 설레네요. 열흘치 먹거리 친근하고 속까지 편안한데요:) 따님하고 저녁 상차림 단순하게 하기로 하신 덕분에 누리시는 다채로운 시간들 만끽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집안일일랑 다 잊으시구 마구마구 훌훌 가볍게 다니다 컴백하시길요. 다른 참가자분들하고 저흰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LJY 님 반갑습니다! 어서 오세요. 함께 하게 되어서 기뻐요. 지금쯤 중학생 따님은 도시락 싹 비우고 체육대회 끝내고 왔을까요?!! 가방 없이 운동화끈 다시 묶으면서 등교하는 뒷모습, 아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집니다. 날씨까지 받춰주니 더 좋은 건 말해 뭐할까요. 맞아요, 혼자 하던 요리하고 엄마로서 하는 요리는 다를 수 밖에 없는 듯해요. 가끔 지칠 때도 있지만 한번씩 이렇게 벅차오르게 행복해지는 순간이 있어 수없이 반복하면서 요리하게 되잖아요. 소소한 일상 속 기쁨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녁 무렵,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택시 승강장을 지날 때였어요. 승강장에 놓인 벤치 위에 비닐 봉지 두 개가 보였습니다. 하나는 언뜻 보기에도 무엇인지 금방 알 수 있었어요. 네모 반듯 납작한 것, 네, 생각하신 그것 맞습니다. 피자였어요. 그럼 바로 옆에 있던 다른 비닐 봉지에는 뭐가 들었을까요? 아, 이번에도 잘 맞추셨으리라 생각하겠습니다. 콜라? 아니요. 커피였습니다. 얼음 가득 꽉꽉 채운 아이스아메리카노였어요. 이쯤 되면 궁금하지 않나요? 이 봉지 둘의 주인 말입니다. 누구였을까요? 혹시 떠오르는 인상착의가 있을까요? 무엇을 상상하든 예측이 빗겨갔으리라 확신해봅니다. 왜냐면요, 할아버지셨거든요. 허리가 구부정한 어르신이셨어요. 물론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들도 피자든 아이스아메리카노든 뭐든 즐기실 수 있습니다. 무슨 까닭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어르신이 드시려고 산 게 아니구나 하는 기분이 드는 건 왜였을까요? 마나님과 드셨을지, 손주하고 드셨을지, 나이 꽉 찬 자녀하고 드셨을지, 그도 아니면 정말로 어르신 혼자 드셨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오늘은 이래저래 편하게 끼니를 해결하고 하루를 살았는데요. 내일부터 연휴라 식구들과 함께 자주 음식을 해가면서 지내지 싶어요. 해서 먹든 사서 먹든, 함께 하든 혼자 하든, 그 시간만큼은 다른 생각말고 편안하시기를 바래봅니다.
@그틈에 님, 피자 냄새가 솔솔 나는 것 같아 군침이 돕니다. 시가 어른들 모시고 식사할 때 느꼈는데 의외로 어르신들이 피자, 파스타 등 즐기시더라구요. 아주 새로운 맛으로 느끼시나봐요. 저는 연휴에 제일 부담스러운 게 끼니인데 덕분에 좀 편안하게 대할 수 있겠습니다. 고맙습니다.
Day5 다섯째날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키워드는 [포옹&사랑]입니다. 팬데믹이 우리를 멈추게 했을 때,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지지도 껴안지도 못하는 시간이 이어졌어요. 반가워서 그리워서 마음이 짠해서 포옹하던 순간들이 얼마나 애틋했는지요. “쑥쑥 자라나는 아이들을 안으면 내 품에 안겼던 아기 시절의 모습이 떠올라요. 나이 드신 부모님을 안으면 그분들 품에 안겼던 어린 내 모습이 떠오르고요.” 사랑에 빠지던 그 때를 기억하시나요? 지금은 어떠세요? “사랑에 빠지면 처음에는 눈이 멀어 제대로 보지 못하다가 서로를 선명하게 알아보는 순간을 마주하게 돼요.” “여러분도 사랑에 빠지는 날을 기대해 보세요. 혹시 아직 사랑을 찾지 못했거나 사랑을 잃어버렸다면, 아마도 사랑은 여러분이 기대하지 않는 순간에 찾아올 거예요.” 이 하루, 참가자님의 일상에 힘껏 포옹하고 사랑하는 순간이 찾아오기를 바랍니다. 단 한 줄이어도, 한 단어여도, 사진 한 장이어도 다 괜찮습니다. 기록하면 그걸로 충분하니까요. 바쁠 땐 눈에 담는 것만으로도요.
오늘은 사진으로 기록할게요. 저녁을 다 먹고 치우고는 다리를 쭉 펴다가 양말에 하트 한 쌍이 보여서 찰칵했어요. 따끈하게 차 한 잔 만들어 따땃한 머그잔에 담아서 감싸쥐었어요. 안방에 드러누워 유툽 보던 남편한테 사진 한 장 찍어달라 했지요. 사랑도 포옹도 아닐진 모르지만, 괜히 그 순간이 좋았어요:)
Day6 여섯째날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키워드는 [새로운 배움&새로운 단어]입니다. 요즘 무엇을 새롭게 배우시나요? 외국어, 재테크, 러닝, 요리, 목공일까요? 거절하는 법, 인내하는 법, 침묵하는 법, 공감하는 법일 수도 있겠지요. 작가의 아버지는 ‘철통같은 기억력에 어마어마한 어휘력을’ 가졌다고 해요. 어쩌다 모르는 단어를 만나면 뜻을 알아내려고 애를 썼다네요. 최근 들어 알게 된 새로운 단어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꼭 키워드에 맞지 않아도 됩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나를 미소짓게 하는 작은 순간이면 되어요. 글로 쓰기 망설여질 땐 사진 한 장 단어 하나로도 환영입니다.
@LJY 님. 그러네요. 그러고보니 시댁 어르신들도 가끔씩 피자 햄버거 치킨 말씀드리면 그러자시며 반가워도 하셨네요:)
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어요. 마침 두 시 좀 넜었을 때라 라디오를 켰어요. 오랜만에 컬투쇼가 생각이 났거든요. 진행자가 역시나 재미난 사연들을 실감나게 읽어주던 참이었어요. 그 중 한 가지를 소개해드릴게요. 엄마가 전화받을 때 너무 두 가지 얼굴을 한다는 사연이었어요. 얼마 전 엄마에게 전화를 했답니다. -엄마, 어디야? -어, 따아알! 엄마, 은행에 볼 일이 있어 왔어. -오, 그래? 잘됐다. 엄마, 나 뭐 좀 물어봐줘. -어, 따아알? 뭘까? -항공사 마일리지 카드 즉발되는지 좀 물어봐. -그런 걸 물어봐도 될런지 모르겠네. 일단 알겠어. 수화기 너머로 엄마가 직원에게 말을 거는듯 했답니다. -저기, 항공사 마일리지 카드로 족발 시켜도 되나요? 그 다음은 어떻게 됐는지 아시겠지요?!! 딸은 소리를 질렀습니다. -엄마! 족발이 아니구 즉발이라구! 즉.시.발.급 배꼽이 빠지게 박수를 치면서 웃었습니다. 그 어머니 이제는 정확하게 알겠지요. ‘즉발’이란 ‘즉시발급’의 줄임말이란 것을요.
Day7 일곱째날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키워드는 [박수]입니다. ‘우리는 힘을 합쳐 무언가를 이루었거나 경험을 공유했거나 함께 즐거워할 일이 생기면 다 같이 박수 치며 기쁨을 표현’합니다. 연극 공연이나 뮤지컬, 콘서트, 연주회에서 또는 ‘어린아이들의 장기자랑을 보았을 때에도‘ 박수를 치면서 환호해요. ’박수로 마음을 전할 만한 무언가를 떠올려 보세요.‘ 우리가 휴일을 편히 쉴 수 있는 데에는 곳곳에서 쉼없이 보이거나 또는 보이지 않게 일하는 사람들의 수고를 무시할 수 없을 거예요. ’꼭 사람에게만 박수를 보낼 필요는 없어요.‘ 집에서 나를 반기는 반려동물, 말이 없는 자연, 익숙한 동네도 될 수 있습니다. 꼭 키워드에 맞지 않아도 됩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나를 미소짓게 하는 작은 순간이면 되어요. 글로 쓰기 망설여질 땐 사진 한 장 단어 하나로도 환영입니다.
종일 비가 내렸어요. 지금도 밖에선 빗소리가 계속 들려옵니다. 내일까진 비가 올 거라는 예보도 봤는데요. 많이 오진 않아서 다행입니다. 집 안에서 창 밖으로 보는 봄비는 참 좋기만 한데, 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가족들 중에 지방으로 내려가는 식구, 지방에서 올라오는 식구들이 있어서 잘 도착했다는 전화를 기다리는 하루였는데요. 해가 지고 캄캄해지는데도 연락이 없어 별 일 없을 걸 알면서도 내심 마음을 졸였습니다. 도착하고는 허리 한 번 편다고 누웠다가 깜박 잠이 들어 한 시간이나 지나 전화를 했더라고요. 도착했으면 됐지요. 잘 도착했으니까요. 그러니 박수를 칠 밖에요. 아직 올라오고 있는 식구들도 있어요. 차가 어찌나 막히는지 아까는 시속 2-30킬로를 전전한다면서 마음을 내려놨다 말하기도 했습니다. 좀 있으면 반가운 전화벨이 울리기를 기다립니다. 그럼 아주 크게 박수를 쳐 줄 것만 같아요. 너무 고생했다고요. 어서 쉬다 자라구 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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