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사이, 그림책 한 칸 (부제: 내가 아는 29가지 기쁨의 이름들)

D-29
@살구20 정리 마저 잘 하시구 내일 아침도 열네살 냥이 애교에 일어나 상쾌한 아침 맞이하시길요
@호호호홍 님도 오늘 하루 잘 미무리하시구 내일 상쾌한 아침 맞으시길요
Day2 둘째날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키워드는 [커피&차]입니다. 책에는 이런 문장이 나와요. “주위 사람들에게 매일 무엇을 기대하며 사느냐고 물었을 때 가장 많이 돌아온 대답은 ’커피 마시는 시간‘이었어요.” 누군가의 하루를 필름처럼 돌려본다면, 거기 어쩌면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커피일지 모릅니다. 커피 혹은 차가 될 수도 있지요. 오늘 여러분의 하루에 커피는 어떤 순간,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까요? 단 한 줄이어도, 한 단어여도, 사진 한 장이어도 다 괜찮습니다. 기록하면 그걸로 충분하니까요
커피라고 하니 이 그림이 딱 떠올랐어요! 보여드릴게요.
<책 한번 써봅시다>를 읽으면 중간중간에 저런 평화로운 그림이 있어요. '커피'라는 오늘 주제 단어에 저 풍경이 떠올랐어요. 커피는 혼자 마실 때도 늘 좋아요. 그런데 친구가 떠오를 때 있고요. 그때그때 가장 까다로운, 힘든 시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떠오를 때도 있어요. 찻잔이 아직 따뜻할 때 손에 들어보면 사람들이 그림처럼 떠올라요. 오전에는 바람이 꽤 차가웠는데, 낮에는 햇살이 종이 한 장 반만치 비치기도 했는데, 그 햇살은 따스히 받았는지. 이런 게 궁금해요.
어머나, 그림이 넘 따듯하네요. 아직 읽어보지 않았는데 드라마 한 장면 같기도 하고 그래요. 그쵸 커피잔 하나 들고 있으면 혼자 마시면 마시는대로, 친구가 떠오르면 또 친구를 떠올라요.
오늘은 평소처럼 커피를 내려 마셨어요. 조금 늦은 시간에 짬이 나서 디카페인으로 했지요. 커피를 조금씩 줄여나가려고 하는데 마음처럼 딱하고 야무지게 끊지는 못하고 있어요. 오래도록 커피를 마실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을 것만 같아요. 커피를 줄여나가는 대신 차를 조금씩 알아가고 맛보는 재미도 있어요. 커피든 차든 마시기 전 준비하는 시간부터 이미 마신 것처럼 행복해지거든요.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마시는 것도 참 좋지만, 오늘은 느긋하게 혼자 마셨는데요. 내일 커피는 같이 마실 듯하고요.
Day3 셋째날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키워드는 [따듯한 샤워]입니다. 이 책의 “저자 소피가 태어나고 자란 오스트레일리아는 비가 적게 내리고 건조해서 가뭄이 자주 들어요. 1997년부터 2012년까지 15년간 극심한 가뭄을 겪기도 했어요.” 물이 귀한 곳이 있지요. 물이 귀한 때도 있고요. 물이 풍족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따듯한 물을 마음껏 쓰는 것이 사치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이야 하루 일과를 마치고 따듯한 물로 마음껏 샤워하는 일이 대수로울 게 없게 되었지요. 어쩌면 어딘가 누군가는 물이 있어도 따듯한 물이 나와도 씻는 일 자체가 어려울 수 있을 겁니다. 오늘 여러분의 하루에, 따듯하게 씻는 일은 어떤 순간 어떤 모습일까요? 그 순간 여러분은 어떤 기분일지도 궁금해집니다. 각자의 하루를 지내고 저녁에 다시 만나요
어, 호주가 건조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15년간 가뭄이었다니! 갑자기 풀풀 날리는 흙먼지가 떠올라요. 저는 부산에서 태어났어요. 어릴 때, 부산은 물사정이 좋지 않았어요. 할머니 댁은 계단을 많이 올라가서야 나오는 집이었어요. 엄마 집과 할머니 집을 오가던 그때는, 무한한 땡땡이의 황금기였습니다. 어디 갔다 이제 와! 어, 할매집! 할매 집은 물이 잘 나오지 않아 물동이를 줄 세워야 했습니다.물동이 줄 지키고 서있으면 꼭 새치기하는 아줌마 있어요. 그러면 정의의 사도 아줌마도 나타나요. 새치기 물동이를 멀리 발로 차버려요. 한바탕 고함이 나지만 다들 신경도 안 써요. 저희 엄마는 철물점을 건넛방 드나들듯 하셨어요. 흔한 철물재료 사와서 우리집에 딱 맞게 고쳐 썼어요. 어느 날 '내가 집에 목욕탕 만들었다.' '어? 뭐라고?' 마당에서 2층 장독대로 올라가는 계단 아래 빈 창고가 있었어요. 온갖 잡동사니 보관소였지요. 거기 바닥에 시멘트 직접 바르고 미끄러지지 말라고 공사장 파레트 같은 것도 가져다 두고 안으로 잠금장치도 만들어 달아놨어요. 수돗물은 마당에서 끌어와서 단단한 호스를 박아 매달아 두었더라고요. 경제개발 엄마는 일이 늘 많았지요. 집에 이런저런 객식구들도 많아서 개인 공간은 사치였어요. 그 샤워실은 엄마는 한다면 한다를 상징하는 장소가 됐어요. 그런데 그곳의 단점은 뚜렷했어요. 불빛이었어요. 너무 어두웠어요. 계단 밑 버려둔 공간에 30촉 전구를 매달아 둔 건데. 와, 그게 밤에는 좀 무서웠어요. 식구들이 알전구 60촉은 달아야 한다고 하면 엄마는 단칼에 '배부른 소리'라고 덮었어요. 저는 지금 새벽에도 낮에도 저녁에도 따뜻한 샤워, 찬물샤워 다 하고, 가까운 곳에 커디란 스파시설도 있어요. 백만장자 샤워실을 갖고 사는 거죠. 자료 1. 양철물동이(제 기억과 똑같은 건 없어서 비슷한 거로) 자료2. 부산 산복도로 집들(가운데 보면 계단이 많은 게 보여요) 자료3. 오늘날 제 샤워실 그림(잡지 B의 '러쉬'에 나온 사진을 보고 베껴서 연습한 그림이에요)
사진으로 보니까 계단이 엄청 많아요. 저런 계단을 따라 물동이 줄을 서면서 물을 받았다니 별별 일이 다 있었을 거 같아요. 그런 시절 어머니께서 집 안에 빈 창고를 그냥 두지 않으시고, 목욕탕을 그것도 직접 만드신 건 정말 대단하세요! 계단 밑 버려둔 공간에 30촉 전구 달린 목욕탕이라니, 왠지 비밀스럽게 느껴져요.
그 세월을 다 지나 지금은 마음껏 따듯한 샤워 찬물 샤워 다 할 수 있는데다, 가까운 데 큰 스파까지 있으니 ‘백만장자’ 맞네요. 매거진 B 저도 자주 보는 편인데, 러쉬에 나온 사진을 보고 그림 그릴 생각은 전혀 못해봤어요. 그림으로 보니 또 색다른데요:)
감기에 걸려 열이 오르락내리락합니다. 열감이 있어서 샤워는 못하고 세수만 했어요. 밤새 앓다가 아침에 일어나 욕실에 들어서서 세수를 하려던 참이었습니다. 물을 틀고 비누를 잡으려는데 세수비누 옆에 있는 비누가 너무 작은 거예요. 언제 이렇게 작아졌지 하다가 새 비누를 꺼내왔습니다. 샤워할 때 쓰는 비누입니다. 2년쯤 됐을까 모르겠어요. 욕실에서 쓰는 여러가지 용품들이 죄다 플라스틱 용기에 들어 있는게 어느 날부터 자꾸 신경이 쓰였어요. 하나라도 바꿔보자 하다가 바디워시 대신 샤워비누를 쓰기로 했습니다. 따듯한 물을 틀고 몸을 적시고, 샤워비누에도 물기를 묻혀 비비면 거품이 납니다. 보글보글 이는 거품이 기분좋게 구석구석 몸을 감쌀 때마다 괜히 건강해지는 기분까지 들게 해줍니다. 갈 길이 멀지만 언젠가는 욕실에서 플라스틱이라곤 눈 씻고 찾아도 안 보이는 날이 오리라 생각해요. 무지 뿌듯해할 것도 같고요. 아직은 과도기 그 자체거든요. 오늘 밤도 보송보송 따듯한 물에 씻고 푹 주무시길 바랍니다. 감기 조심하시구요.
Day4 넷째날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키워드는 [누군가를 위해 하는 요리& 저녁식사]입니다. 작가는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오두막을 지을 때‘ ’갑자기 날씨가 추워진 어느 날‘ 직접 머핀을 구워 작업 현장으로 가져갔답니다. ’하얀 서리로 뒤덮이 지붕 위에서 작업 중인 인부들에게 따뜻한 머핀을 건네자‘ 인부들이 뜻밖이면서도 반갑게 맞아주었다고 해요. 한편 대학에 다닐 때 작가는 아버지와 새어머니와 함께 살았는데요. 어머니가 ‘아침마다 “오늘 저녁엔 뭘 먹을까?”하고 물었고, 아버지와 나는 온종일 저녁 식사를 기대했’다고 합니다. 물론 “냉장고에 남아 있는 음식이나 먹죠, 뭐.”라고 대답하거나 전날 저녁에 먹다 남긴 음식을 먹기도 했지요. 대부분 사람들은 날마다 음식을 먹고 저녁 식사를 합니다. 때로 요리를 직접 해서 먹기도 하고 누군가를 위해 만들기도 하고요. 평범한 저녁 식사 자리가 가끔은 다른 이들과 더불어 정신없지만 특별하고도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되기도 할 테고요. 오늘 여러분의 하루에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기대가 됩니다. 모쪼록 기록하는 하루 되시길 응원합니다. 스윽 보기만 하고 지나가셔도 괜찮아요. 그러다 어느 날에는 단어 하나, 문장 한 줄 남기고 싶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저녁에 다시 찾아올게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딸 중학교 첫 체육대회 도시락을 준비했습니다. 잠 덜깬 눈 비비면서도 '맛있겠다, 엄마 고마워요~' 하는 아이 덕분에 기분좋은 아침이었습니다. 책가방 없이 운동화끈 다시 묶으며 등교하는 뒷모습이 가벼웠어요. 오늘 날씨도 좋으니 얼마나 신날까요^^ 엄마로서의 요리는 다른 사람을 챙기고 행복하게 해 주는 도구에요^^ '효율과 맛'만 생각했던 혼자일때의 요리보다 '건강과 여유'를 생각하는 요리랄까요.
아.LJY 반가워요. 중학교 첫 체육대회 도시락이라니! 거기다가 고맙다는 딸의 살가운 인사까지 정말 신나는 하루 시작하셨네요. 저도 딸이 있는데 중고대의 화살 같은 시간 지나 자신 삶이지요. 딸이 일터 다니면서 저랑 의논했지요. 저녁. 네가 일단 먹어내질 못하네. 나도 저녁준비 고민거리에 버리는 때 식비도 아까워. 우리 먹는 거 단순히 하자. 그날부터 가득야채.생선구이. 구운/찐 달걀. 닭고기살 이런 거로 양념 확 뺀 저녁 준비해요. 덕분에 생활이 단순해져서 책 보고 공부하고 좋은 만남 시간 만들 수 있게 됐어요. 그 딸이 1달 후 이사 나가면 저는 더 살림을 줄여보려고요. 오늘 날씨 좋아서 그 댁 딸은 살짝 분홍 띤 건강한 뺨으로 돌아오겠네요 ! 딸들의 행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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