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사이, 그림책 한 칸 (부제: 내가 아는 29가지 기쁨의 이름들)

D-29
Day11 열한번 째 날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키워드는 [오래된 노래]입니다. 예술은 우리를 다른 시공간으로 데리고 간다고 하죠. 보고 듣는 그 순간, 우리는 그 시절 그 순간으로 가게 되는 경험, 다들 한번쯤 있으실 거에요. ”얼마 전 슈머마켓에 들렀을 때였어요. 매장 스피커에서 옛 노래 ’위치토 라인맨(whicita lineman)’이 흘러나왔어요. 그 순간, 가장 친한 친구에서 남편이 되었고, 지금은 그리운 전남편으로 남아 있는 닉이 떠올랐어요.(중략) 슈퍼마켓 6번 통로에서 삼 분쯤 머무는 동안 나는 스물한 살 시절로 돌아갔어요.“ 여러분에게도 이런 경험, 이런 노래가 있을 텐데요. 오늘 하루 바쁜 시간 틈틈이, 어디선가 여러분을 그 시절 언젠가로 데려다주는 노래가 흘러나오면 좋겠습니다. 어디에 계시든 흥얼거리는 하루 되시길 바라요. 오늘의 키워드여도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무엇이든 여러분의 소소한 일상에 작은 일렁임을 가져다주는 순간이면 되니까요. 사진 한 장, 글 한 줄, 단어 하나라도 충분합니다.
“닉과 나는 차에 몸을 싣고 오스트레일리아의 먼지 자욱한 사막 지대인 아웃배 도로를 마음껏 달려요. 닉은 운전석에 ”딧 다 딧 다 딧!“하고 신나게 노래를 불러요.” (34페이지에 나오는 대목이에요.)
노래를 좋아하지만 상당히 음치입니다. 부르는 입장에선 흥이 많아 쉽게 달아오르지만, 음이탈이 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이 갈수록 노래를 달고 산다는게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역시나 잘하는 사람보다 즐기는 사람이 행복한가 봐요. 결혼하고 나서 새롭게 생긴 즐거움 중에 하나는 시어머님 노래를 듣는 거였어요. 어머님은 목청도 좋으신데다 노래를 그야말로 카수처럼 부르시거든요. 팝송이면 팝송 가곡이면 가곡 흘러간 노래면 흘러간 노래 심지어는 어릴 때 부르시던 동요까지 기억해서 부르십니다. 그 가운데 어머니 덕분에 알게 된 옛노래를 하나를 꼽자면 바로 이 노래에요. ‘갈대밭이 보이는 언덕, 통나무 집 창가에…’로 시작되는 노래입니다. 언젠가 노랫말을 찾느라 제목까지 확인했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질 않아요. 한번씩 주말에 어머님을 모시고 남편하고 셋이 드라이브를 할 때면, 나지막이 어머님이 노래를 부르십니다. 얼마 전에도 그랬지요. 이제는 어머님 따라서 같이 불러요. 부르면서 마음 한 켠이 아려옵니다. 언젠가 아주 먼 어느 날 이 노래를 들으면 그 때는 어쩌나 하면서요.
Day12 열두번 째 날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키워드는 [세 떼& 새 모이]입니다. 마지막으로 새 떼를 본 기억이 언제쯤이세요? 가끔이라도 새를 보긴 하지만, 새 떼를 보는 일이 도심에선 흔하진 않아요. 책에서 작가는 어릴 때 ‘새 떼를 보면 깜짝선물을 받는다’는 말을 어머께 들었답니다. 새 떼가 보이면 오빠하고 한껏 들떠서 야단을 떨었대요. “어른이 된 지금은 새 떼를 보았다고 해서 깜짝선물을 기대하진 않아요. 그렇지만 하늘로 치솟았다가 빠르게 하강하고, 구름처럼 모였다가 흩어지는 새 떼를 보고 있자면, 왠지 모르게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새 떼가 어디로 날아가는지 다시 돌아오는지도 궁금하고요.” 한편 작가 주변에는 어머니를 비롯해, 새모이를 챙겨 주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일 년쯤 혼자 생활한 적이 잇어요. 당시 어머니는 매일 창가에 새 모이를 놓아두었는데, 돌비둘기부터 까치와 앵무새까지 찾아왔어요. 어머니는 새들에게 말을 걸어 친구들을 데려오라는 당부도 했답니다.“ 사촌 톰은 바쁜 중에도 아침이면 일어나자마자 손바닥에 밀웜을 놓고 울새들이 먹고 가게 하고요. 작가와 남편 에드는 매일 새 모이통에 검은 해바라기 씨앗을 놓아두고 새들이 벌이는 싸움을 훔쳐보기도 한답니다. 새는 멀리서 보기만 했지, 마당이나 창가처럼 가까이에서 자주 보면서 모이까지 챙겨본 적은 적어도 제게는 드문 일인데요. 여러분에게 새와 더불어 어떤 기억이 떠오를지, 오늘은 어떤 작은 기쁨을 맛보실지 궁금합니다. 오늘의 키워드여도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무엇이든 여러분의 소소한 일상에 작은 일렁임을 가져다주는 순간이면 되니까요. 사진 한 장, 글 한 줄, 단어 하나라도 충분합니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오던 길이었어요. 분명 오월이었고 어느 길가 울타리에선 장미덩굴이 올라오고 붉은 장미가 꽃을 피우고 있었어요. 커다란 커브를 꺾으며 차가 돌 때마다 어지럼도 같이 따라와서 몸을 뒤로 젖히고 머리를 기대었습니다. 잠시 눈을 감았다가 다시금 눈을 뜨기를 반복하다가 문득 하늘을 봤어요. 가을인가 했어요. 저만치 아주 높다랗게 누군가 하늘을 번쩍 들어올려놓고 뭉게구름까지 칠해 놓은 것만 같았거든요. 신호에 걸려 차가 멈추었을 때, 전봇대 위로 작은 새 한마리가 폴딱 날아왔습니다. 핸드폰을 들어 찍으려는 찰나, 차는 다시 출발하고 새는 자리를 뜨고 말았어요. 봄도 아닌 가을도 아닌 오늘같은 날, 새는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나 하며 택시에서 내렸습니다. 이 저녁 새들은 다 어디에서 날개를 쉬어갈까요.
Day13 열세번 째 날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키워드는 [개 & 고양이]입니다. 길을 다니다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강아지를 보곤 합니다. 몸집이 크든 작든 주인과 함께든 아니든 어쩌면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동물이 아닐까 싶어요. 강아지만큼이나 사람들 곁에 함께 살아가는 존재가 있다면 바로 고양이일 겁니다. 밖에서 보는 고양이들보다 집 안에 머무르는 고양이들은 셀 수 없이 많고 또 다양한 모습이리라 생각해요. 작가가 사는 이웃 농장에는 디젤이라는 이름의 개가 살았는데 집으로 자주 놀러왔답니다. 잘 씻지 않는지 ‘지저분 한데다 스컹크 냄새까지 풍’기지만 ‘그래도 매번 바갑게 맞이한다‘고 해요. “우리가 디젤을 주인집에 데려다주면, 디젤은 또 우리를 집까지 데려다줘요. 그러면 우리는 또다시 디젤을 집에 데려다주지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디젤은 토끼를 좇거나 우엉밭에서 뒹굴뒹굴 구르기도 해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는 어떤 풍경이 함께 떠오를까요? 옛날 옛날 아주 옛적의 기억일지, 지금 이순간 바로 곁에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을지, 언제일지 모르지만 미래의 어느 날에는 더불어 살아가게 될지 여러분의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어디에 계시든 무얼 하다 보게 되시든, 꼭 쓰지 않아도 눈에 담고 가만히 떠올려보세요. 잠깐이라도 따듯한 기억이 되살아나길 바라요. 그거면 됩니다. 오늘의 키워드여도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무엇이든 여러분의 소소한 일상에 작은 일렁임을 가져다주는 순간이면 되니까요. 사진 한 장, 글 한 줄, 단어 하나라도 충분합니다.
엉덩이에 와서 가만히 들이밀던 손바닥만한 보송보송한 털뭉치를 기억합니다. 꼬리를 흔들며 달려와서 두 발로 서서 목을 쭉 빼고 맞추던 눈동자를 기억합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바람을 가르며 달리던 네 발을 기억합니다. 별안간 찾아온 그 날 차마 눈맞추지 못하고 돌리던 부끄러운 나를 기억합니다.
이렇게 예쁜 책 모임이라니 너무 좋네요 ^^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인 마음으로 글 남겨보아요. 하교길에 마당에 나와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던 우리집 강아지가 기억이 나요. 더 즐겁게 놀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도롱님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이렇게 찾아와주셔서 너무 좋아요. 마당에 나와 도롱님이 하교하기만을 기다렸을 강아지가 마구 그려집니다
Day14 열네번 째 날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키워드는 [비 & 무지개]입니다. 작가가 나서 자란 오스트레일리아는 무척 건조해서 가뭄이 잦았다고 해요. “당신이 지금 막 머리를 감았거나 풀을 베어 말리기 시작했다면, 비가 오지 않기를 바라겠지요. 하지만 작은 나무에 물을 주고 싶을 때, 마른 시냇물을 보았을 때, 물탱크를 채우고 싶을 대, 어디선가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먼지로 뒤덮인 세상이 깨끗해지기를 바랄 때는 누구나 비를 기다릴 거예요.” 한바탕 비가 그친 뒤 반짝 해가 날 때 무지개를 보았나요? 눈 앞에 무지개가 떠 있다면 소원을 빌어보라고 작가는 말합니다. 무지개가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고요. 커다란 무지개를 걸어 창문에 걸어둘 수도 있다고요. ‘세상은 아름답고 우리 삶에는 언제나 기대할 만한 것들이 가득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말입니다. 지금 계신 곳에 날씨는 어떤가요? 제가 있는 곳은 나뭇잎들이 바람에 산들산들 나부끼고 햇살이 반짝여서 환합니다. 창 밖의 풍경으로 봐선 비는 오지 않을듯한데요. 어디에 계시든 무얼 하다 보게 되시든, 꼭 쓰지 않아도 눈에 담고 가만히 떠올려보세요. 잠깐이라도 한 조각 기억이 되살아나길 바라요. 그거면 됩니다. 오늘의 키워드여도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무엇이든 여러분의 소소한 일상에 작은 일렁임을 가져다주는 순간이면 되니까요. 사진 한 장, 글 한 줄, 단어 하나라도 충분합니다
3년 전이라네요. 무지개가 떴다고 느낌표를 일곱개나 찍어서 가족 단톡방에 올린 거 있죠. 그러고는 없었어요. 올해는 무지개 한 번 다시 보고 싶어요. 그 때는 느낌표를 열 개 스무 개 팍팍 찍어서 온동네 퍼나를까 봐요. 우리도 무지개 보면서 소원 좀 빌자고요.
올 해 꼭 예쁘고 큰 무지개를 볼 수 있기를요! :)
@도롱 님, 무지개 소원 같이 빌어주셔서 감사해요. 도롱님도 올해 예쁘고 큰 무지개 볼 수 있기를요. 무지개를 보게 되면 도롱님 생각날 거 같아요:)
Day15 열다섯번 째 날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키워드는 [달]입니다. 날마다 아침이면 해가 뜨고 밤이면 달이 뜹니다. 동그란 지구 어디에서나 말이에요. ”우리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같은 달을 보고 있어요.(중략) 우리 인류는 오랫동안 보름달을 올려다보며 언제 씨앗을 뿌리고 곡식을 거두어야 할지, 언제 기러기가 돌아올지 등을 가늠했어요. 사는 곳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달은 삶의 시계 같은 역할을 했지요. 달은 마치 지구에 있는 시간을 최대한 잘 활용하라고 우리를 일깨우는 것 같아요.“ 오늘 밤, 여러분이 계신 곳에도 달이 뜨겠지요. 계신 곳이 어디든 어쩌다 하늘을 보게 되든 그곳 밤하늘에 달이 보이면 좋겠습니다. 구름이 가리워 조각달로 보이더라도 말이에요. 우리가 같은 달을 본다고 생각하니 괜히 오늘밤엔 꼭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어 조금 더 가까이 조금 더 오래 달을 보고 싶어집니다. 어디에 계시든 무얼 하다 보게 되시든, 꼭 쓰지 않아도 눈에 담고 가만히 떠올려보세요. 잠깐이라도 한 조각 기억이 되살아나길 바라요. 그거면 됩니다. 오늘의 키워드여도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무엇이든 여러분의 소소한 일상에 작은 일렁임을 가져다주는 순간이면 되니까요. 사진 한 장, 글 한 줄, 단어 하나라도 충분합니다
사는 일이 버거울 때가 있다가도 별 거 아닌 것으로 웃음이 날 때가 있습니다. 오늘 제가 있는 곳에선 아침부터 공기가 촉촉했어요. 집에서 나갈 때만 해도 그저 구름이 좀 끼었나 싶은 정도였어요. 오전 일정을 마치고 점심 시간 쯤 되니 추적추적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오후 일을 어지간히 일단락하고 나니 비가 본격적으로 오는 겁니다. 집으로 올 때에는 하는 수 없이 동료에게 우산을 빌려 쓸 수 밖에 없었지요.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나니 슬슬 궁금해졌습니다. 다 저녁에 뭘 그리 궁금해하나 궁금하실까요? 어쩌면 짐작하셨을 수도 있어요. 다름아닌 달이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누는 키워드가 바로 달이잖아요. 바로 어제 키워드가 비와 무지개였는데, 어제는 하늘이 말짱하더니 오늘은 이렇게 시침을 뚝 떼고 비를 뿌리다니요. 저녁까지 비가 오다 이제 겨우 잦아들었으니 달이 보일 리가 없지요. 날씨를 마음대로 주무를 순 없지만, 하루 차이로 뒤바뀐 날씨에 괜히 웃음이 났습니다. 꼭 오늘이 아니어도 달 이야기는 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을 텐데, 굳이 달이 떴나 창 밖을 보고 또 보는 제 모습이 재미있어서요. 이런 흐름대로라면 내일은 분명 달이 뜨겠지요. 여러분 계신 곳은 어떠셨는지 궁금한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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