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사이, 그림책 한 칸 (부제: 내가 아는 29가지 기쁨의 이름들)

D-29
올 해 꼭 예쁘고 큰 무지개를 볼 수 있기를요! :)
@도롱 님, 무지개 소원 같이 빌어주셔서 감사해요. 도롱님도 올해 예쁘고 큰 무지개 볼 수 있기를요. 무지개를 보게 되면 도롱님 생각날 거 같아요:)
Day15 열다섯번 째 날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키워드는 [달]입니다. 날마다 아침이면 해가 뜨고 밤이면 달이 뜹니다. 동그란 지구 어디에서나 말이에요. ”우리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같은 달을 보고 있어요.(중략) 우리 인류는 오랫동안 보름달을 올려다보며 언제 씨앗을 뿌리고 곡식을 거두어야 할지, 언제 기러기가 돌아올지 등을 가늠했어요. 사는 곳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달은 삶의 시계 같은 역할을 했지요. 달은 마치 지구에 있는 시간을 최대한 잘 활용하라고 우리를 일깨우는 것 같아요.“ 오늘 밤, 여러분이 계신 곳에도 달이 뜨겠지요. 계신 곳이 어디든 어쩌다 하늘을 보게 되든 그곳 밤하늘에 달이 보이면 좋겠습니다. 구름이 가리워 조각달로 보이더라도 말이에요. 우리가 같은 달을 본다고 생각하니 괜히 오늘밤엔 꼭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어 조금 더 가까이 조금 더 오래 달을 보고 싶어집니다. 어디에 계시든 무얼 하다 보게 되시든, 꼭 쓰지 않아도 눈에 담고 가만히 떠올려보세요. 잠깐이라도 한 조각 기억이 되살아나길 바라요. 그거면 됩니다. 오늘의 키워드여도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무엇이든 여러분의 소소한 일상에 작은 일렁임을 가져다주는 순간이면 되니까요. 사진 한 장, 글 한 줄, 단어 하나라도 충분합니다
사는 일이 버거울 때가 있다가도 별 거 아닌 것으로 웃음이 날 때가 있습니다. 오늘 제가 있는 곳에선 아침부터 공기가 촉촉했어요. 집에서 나갈 때만 해도 그저 구름이 좀 끼었나 싶은 정도였어요. 오전 일정을 마치고 점심 시간 쯤 되니 추적추적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오후 일을 어지간히 일단락하고 나니 비가 본격적으로 오는 겁니다. 집으로 올 때에는 하는 수 없이 동료에게 우산을 빌려 쓸 수 밖에 없었지요.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나니 슬슬 궁금해졌습니다. 다 저녁에 뭘 그리 궁금해하나 궁금하실까요? 어쩌면 짐작하셨을 수도 있어요. 다름아닌 달이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누는 키워드가 바로 달이잖아요. 바로 어제 키워드가 비와 무지개였는데, 어제는 하늘이 말짱하더니 오늘은 이렇게 시침을 뚝 떼고 비를 뿌리다니요. 저녁까지 비가 오다 이제 겨우 잦아들었으니 달이 보일 리가 없지요. 날씨를 마음대로 주무를 순 없지만, 하루 차이로 뒤바뀐 날씨에 괜히 웃음이 났습니다. 꼭 오늘이 아니어도 달 이야기는 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을 텐데, 굳이 달이 떴나 창 밖을 보고 또 보는 제 모습이 재미있어서요. 이런 흐름대로라면 내일은 분명 달이 뜨겠지요. 여러분 계신 곳은 어떠셨는지 궁금한 밤입니다.
Day16 열여섯번 째 날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키워드는 [결혼식 & 아기]입니다. “결혼식만큼 기쁘고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요? (중략) 지루하고 딱딱한 주례사와 새겨들을 만큼 멋진 주례사 (중략) 일 년도 안 되어 갈라설 것 같은 커플과 백년해로할 듯 행복해 보이는 커플…” “오늘도 세상 어딘가에서는 갓 태어난 아기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질 거예요.” 오늘 하루, 두 가지 키워드로 바쁜 일상에 잠시 쉬어가는 틈이 생기기를 바랄게요.가만히 머물다 가셔도 한 단어만 남기셔도 충분해요. 틈틈이 숨 고르는 하루 되세요.
결혼식을 올리던 날은 겨울이었어요. 겨울의 한복판이었지요. 신기하게도 추워서 떨었던 기억보다 떨려서 떨었던 기억밖에 없어요. 사진을 보면 누구누구 왔는지 보이는데도 무슨 인사를 나눴는지 얘기라도 몇 마디 주고받긴 했는지조차 생각이 나질 않아요. 결혼식이 끝나고도 우리가 정말 결혼을 했나 실감하기까지는 꽤나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 같아요. 다들 그러신가요?
Day17 열일곱번 째 날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키워드는 [헤엄 & 운동]입니다. “거추장스러운 옷이나 신발, 휴대폰은 물론 걱정과 두려움까지 물 밖에 두고 몸만 들어가는 거예요. 가볍게 헤엄쳐도 좋도 흐르는 물에 몸을 가만히 내맡겨도 좋아요. 몸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지금 나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 깨닫게 될지도 몰라요.” “특히 땀 흘려 일한 뒤 샤워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물을 한 잔 들이켜는 순간은 기대할만 하지 않나요?” 헤엄을 치든 줄넘기를 하든 달리기를 하든, 운동이 주는 에너지와 기쁨은 따로 있는 듯 합니다. 운동 좋아하시나요? 주로 어떤 운동을 하시는지, 저처럼 운동과는 담을 쌓고 사시는지도 궁금합니다. 가만히 머물다 가셔도 한 단어만 남기셔도 충분해요. 틈틈이 숨 고르는 하루 되세요.
수영입니다. 평생이라고 얘기하면 거창하지만 여튼 살면서 유일하게 배운 운동은 수영이에요. 다 커서 엄마하고 같이 배웠어요. 백화점 수영복 코너에서 열 번도 더 들었다놨다 하면서 원피스 수영복을 골랐지요. 초급반에 등록하고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전날 밤 설치던 기억이 납니다. 둘이 손을 꼭 잡고 살금살금 걸어가던 맨질맨질한 수영장 바닥 타일의 감촉과 냄새도요. 결혼 전까지 둘이서 바지런히도 다녔는데 이제는 옛날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그때를 떠올리니 엄마하고 원피스 수영복 하나 사가지고 수영장 가고 싶어지네요.
Day17 열여덟번 째 날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키워드는 [안경 & 바느질]입니다. 작가의 아이는 아홊 살 때 처음 안경을 썼답니다. 그 때 비로소 알게 된 게 있는데요. ’사람들이 나무에 달린 잎 하나하나가 어떻게 생겼는지 볼 수 있다‘는 사실이었어요. 안경을 쓴 뒤로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 셈이지요. 좋아하는 옷이 닳거나 구멍이 뚫려 아쉬웠던 경험 한두번 있을 텐데요. 또는 마음에 드는 옷이 길어서 짧게 수선을 해야할 때도 생기잖아요. 간단한 바느질 정도 가능하다면 별 일이 아니지만, 누군가의 손을 빌려야만 해결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안경이나 바느질은 어떤 단어를 떠오르게 할까요? 바쁜 하루 중에 잠깐 머물다 가셔요. 한 문장, 한 단어, 사진 한 장만 남기셔도 충분해요. 틈틈이 숨 고르는 하루 되세요. 한 분 한 분 소식이 기다려지는 날들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시력은 괜찮은 편이라 여기고 살았어요. 해가 갈수록 시력이 떨어지더니 책을 보거나 컴퓨터 작업을 할 때는 안경부터 찾게 됐어요. 안 그랬다간 미간에 인상을 찌푸리며 주름이 어찌나 선명하게 생기는지요. 시력이 떨어지면서 좋아진 점 딱 하나 있는데요 자세히 안 보이니까 웬만하면 다 이뻐 보인다는 거예요. 기분이 꿀꿀할 때 꽤 요긴하게 쓰면서 지냅니다.
Day19 열아홉번 째 날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키워드는 [조약돌 & 바다]입니다. 작가가 살았던 오스트레일리아 남부 해변에서는 특이한 무늬나 화석이 박힌 조약돌을 흔히 볼 수 있었대요. 어릴 때부터 그런 조약돌을 즐겨 모으곤 했답니다. ‘조약돌 하나하나가 신비한 역사를 지닌 골동품이자 모험을 기념하는 보물’인 셈이지요. 언젠가는 조약돌에 직접 그림을 그려 넣어 선물하는 날도 올 테고요.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 자란 작가는 매일같이 해변을 산책했는데요. 모래사장에 나무막대기로 그림을 그렸다고 해요. 지금은 바다와 떨어진 산에서 살지만 언제나 바다가 그립다네요. 허먼 멜빌이 쓴 <모비딕>의 주인공 이스마엘처럼 바다로 나가고 싶은 심정을 무척 공감하면서요. 바쁜 하루 중에 잠깐이지만 가만히 머물다 가셔요. 오늘의 키워드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괜찮습니다. 한 문장, 한 단어, 사진 한 장만 남기셔도 충분해요. 틈틈이 숨 고르는 하루 되세요. 한 분 한 분 소식이 기다려지는 날들입니다.
낮에는 부는 바람도 따끈따끈한 게 계절이 바뀌는구나 실감했습니다. 이럴 때 바다에 가면 딱인데 말이죠. 바닷가 모래사장에 앉아 철썩이는 파도를 보면 좋겠더라고요. 문득 끝말잇기나 해볼까 싶은데요. 제가 먼저 운을 띄워보겠습니다. 누구든 이어가주시면 조금 덜 쓸쓸할 것만 같아요. 음, 첫단어는 ‘바다’로 할게요. 바다!
시계바늘이 밤 열두시를 훌쩍 넘었네요. 하루의 고단함을 내려놓고 편안히 계시겠지요? 저녁에는 조금 가볍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픈 마음에 ‘끝말잇기’로 다가가 보았어요. 가만 생각해보니, 이 글을 읽고 계실 우리 눈동자분들에게는 금요일 밤 그저 조용히 쉬고 싶은 마음이 훨씬 클지도 모르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괜찮습니다. 말이 없어도 이 곳은 불씨가 꺼지지 않게 온기를 잃지 않을게요. 그림책으로 누군가를 만날 때 제가 참 좋아하는 도구가 ‘편지’인데요. 남은 시간동안은 오늘처럼 밤 이면 짤막한 편지를 읽어드리는 라디오처럼 조용히 찾아올게요. 물론 아침에는 계속해서 굿모닝 인사처럼 똑똑 노크를 드릴 겁니다. 이 밤, 그림책 한 켠의 여백을 가만히 두고 갈게요. 아무것도 쓰지 않으셔도 돼요. 그저 눈으로 읽고 가셔도 좋아요. 밤바다처럼 고요한듯 마음껏 일렁이는 밤 되세요. 굿나잇.
Day20 스무번째 날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키워드는 [오래된 책]입니다.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몇 번이나 읽어서 친숙할 대로 친숙한 책에는 우리에게 큰 위안을 주는 구절이 담겨 있어요. 물론 요즘 나오는 책도 재미있지만, 마음이 허전할 때는 오랜 친구 같은 고전을 찾게 된답니다.” 오래될수록 빛이 나고 더 귀한 것들이 있지요. 그 중 하나가 책일 텐데요. 여러분에게 어오랜 친구처럼 찾게 되는 책이나 문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오랜 친구를 떠올리듯 책의 제목이나 문장 한 구절 떠올리는 하루 되세요. 늘 그러하듯 오늘의 키워드가 아니어도 얼마든 괜찮습니다.
토요일밤입니다. 오늘 밤엔 세 친구 이야기 하나 들려드릴게요. 단발머리 아이가 감자 한 알 손에 쥐고 집 밖으로 나옵니다. 거미줄 구경하다 토끼를 만나 어깨동무하구 같이 가요. 따라오던 까마귀 날개에 셋은 하늘까지 날아봅니다. 물질하는 엄마는 늘 혼자서 기다렸는데, 어느새 아이는 친구들과 함께입니다. 까만 돌담 사이 까만 눈동자가 가만가만 독자에게 말 거는 그림책, <시리동동 거미동동> 소개해드렸습니다. 훨훨 하늘도 날아보고 슬렁슬렁 친구랑 마실도 다니는 단꿈 꾸는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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