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

D-29
어스단비님의 문장 수집: "왜 그렇게 정성을 들였냐고 물으니 그냥 그렇게 해드리고 싶었다고 한다."
저도 그냥... 이라는 대답에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세상의 아름다운 일들은 모두 그냥이라는 마음으로 이루어지는 듯 합니다.
e북은 처음 접하는데.. 사용의 편리함도 있더군요. 그래도 종이책의 물성과 소리와 여백이 좋아서 도서관에서 빌릴까도 생각했네요. 그런데 한두장 읽어가다 보니.. 노동으로서의 죽음도 세세히 알게 되어서 책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겠다는 느낌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디지털 화면이 덜 마음 아프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무언지... 희정 작가님이 시간과 몸으로 쓰신 글이어서인지 , 어머님을 요양원에 모신지 얼마 안되어서인지 마구 마구 읽어 내려가는 자신을 발견하고 문득 브레이크를 걸어 속도를 줄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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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음님의 대화: e북은 처음 접하는데.. 사용의 편리함도 있더군요. 그래도 종이책의 물성과 소리와 여백이 좋아서 도서관에서 빌릴까도 생각했네요. 그런데 한두장 읽어가다 보니.. 노동으로서의 죽음도 세세히 알게 되어서 책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겠다는 느낌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디지털 화면이 덜 마음 아프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무언지... 희정 작가님이 시간과 몸으로 쓰신 글이어서인지 , 어머님을 요양원에 모신지 얼마 안되어서인지 마구 마구 읽어 내려가는 자신을 발견하고 문득 브레이크를 걸어 속도를 줄여봅니다.
확실히 e북과 종이책은 다른 것 같아요. 저 역시 e북이라 그나마 덜 힘들었습니다. 다만 다 읽고 나면 종이책을 소장하고 싶어질 것 같습니다.
결국 '산 사람'이 무서운 것이다. 양측 다 편의에 따른 선택을 하고, 그 선택 사이에서 편안할 수 없는 건 죽은 사람이다. 낯선 사람들 앞에서 고인 혼자다. 혼이라는 게 정말로 있다면, 그는 지금 얼마나 외롭고 무서울까. --- 고인을 대하는 마음에 조심스러움이 사라지면 그보다 무서운 일이 없다는 말. 그래도 '돈이 제일 무섭지'하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무엇이 무서운지, 그 선택은 자신이 하는 거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47, 희정 지음
같은 시기에 실습을 나갔던 교육원 동기는 이렇게 말했다. “꼭 잠든 거 같지 않아요?” 시신이 무섭기보다 자는 것같이 보여 이상하다고 했다. 다들 눈을 감고 다소 찡그린 얼굴을 하고 있는데, 언뜻 보면 나쁜 꿈을 꾸나 싶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2020년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들이 바라는 죽음은 가족이나 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신체적·정신적으로 고통이 없는, 스스로 정리하는, 가족과 함께 맞이하는 죽음이다. 그렇다면 ‘좋은 죽음’ 저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바라지 않는 죽음은 이런 것이겠다. 외로운 죽음, 비참한 죽음, 갑작스러운 죽음. 이 세 종류를 피한 죽음을 두고 나이가 제법 있는 사람들은 호상이라고 부른다. 젊은 사람들에겐 여기에 존엄사라는 상상력이 더해진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사람들은 생의 마지막을 막연하게 떠올리고, 그 막연함에 복잡한 심정이 되기를 거듭했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17쪽, 희정 지음
돌아가신 그분들로 인해 내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돼요. 내가 죽을 때도 행복하게 잘 죽을 수 있도록 늘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아요. 매번 다른 둔블의 줄음을 돌아보면서, 나는 이렇게 떠나고 싶다고. 잘 죽고 싶은, 잘 살다 가고 싶은 마음이 쌓이는 것 같아요. 묵상하는 기회가 많아지죠. 그게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저의 행복론이죠.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76, 희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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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죽음은, 있다가 없어지는 일이다. 있었으나 사라지는 일.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14페이지, 희정 지음
내 인생의 마지막에 오면 아끼는 이들에게 저 대사를 전해야지. 여러 가지로 고마웠소. 마지막이 가까이 왔다고 생각한 날에 각본집을 샀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런데 어째 떠날 마음이 안 나는군요. 가까운 이들이 '그게 인생이죠'라고 말해주길 바란 걸까.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_15/305p_ 들어가며_ 없음의 노동_, 희정 지음
“나 죽고 난 후에, 슬퍼하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그러 느니 생전에 나랑 같이 모여서 노래도 틀고 술도 한 잔 씩 하면서 그렇게 인사하고 갔으면 좋겠네요.“ 그걸 생전 장례식 이라고 한다고 일러 줄까 하다가 그만 둔다. 이름이 뭐가 중요할까. …… 시간이 가는 일은, 어쩐지 나쁜 일이 아니라고. 살아있는 일은 귀한 거라고. 어쨌건 사람만 있다면 무엇이든 일어난다고 그런 생각을 했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60. , 희정 지음
우연히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여기까지 흘러오게 되었습니다. ‘기묘한 이야기’에서 시작해 무당과 귀신, 죽음, 장례지도사 이야기 영상으로 이어지다 보니, 문득 저 역시 언젠가 양가 부모님의 부재를 준비해야 할 때가 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던 중 ‘그믐’에서 모집하는 공지를 보고 이 책은 꼭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속독으로 훑어봤는데, 작가님이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가 예상보다 훨씬 방대하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사회적, 철학적 이슈까지 아우르고 있어 놀라웠습니다. 안내해주신 가이드를 따라 다시 정독하고 있는데, 마음에 깊이 와닿는 이야기들이 정말 많네요. 이런 기회를 주신 매니저님께 감사드립니다!
‘대통령의 염장이’라 불리는 유재철 장례지도사는 저서에서 이런 말을 했다. “사람들은 시신을 무서워한다. 죽은 사람을 붙잡고 흔들며 껴안는 사람들은 겁이 없어서가 아니다. 죽었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고복 전통 상장례에서 죽은 이의 혼을 부르는 행위. 임종 직후, 숨을 거둔 이가 생전에 입던 겉옷을 가지고 지붕 위에 올라가 그가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옷을 펄럭이며 고인의 이름을 세 번 부른다. 응답이 없다면 옷을 가지고 내려와 주검에 덮는다. 비로소 장례가 시작된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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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님의 문장 수집: "고복 전통 상장례에서 죽은 이의 혼을 부르는 행위. 임종 직후, 숨을 거둔 이가 생전에 입던 겉옷을 가지고 지붕 위에 올라가 그가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옷을 펄럭이며 고인의 이름을 세 번 부른다. 응답이 없다면 옷을 가지고 내려와 주검에 덮는다. 비로소 장례가 시작된다."
옛날 사극에서 임금이 승하하면 내관이 궁궐 지붕 위에 올라가 옷을 들고 이불 털듯 크게 펄럭이면서 무슨 말인가를 울며 소리쳐 부르짖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게 ‘고복’이었군요.
나는 사람이 시체로 나타났다는 사실보다 늙은 몸으로 등장한 데 더 놀랐다. 나이 듦이 무엇인지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벗은 몸. 나는 나이 듦도 모른 채 죽음에 대해 알고자 했던 것이다. 고인의 몸에서 욕창 밴드를 떼어내며 죽는 일보다 늙는 일에 대해 먼저 배웠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저자는 많은 장례 산업 노동자들의 목소리와 노동을 통해 점차 산업화되어 가는 장례 문화 속 '빈부' '성평등' '가부장적 혈연 중심'의 의제를 추적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운동 현장에서 치러진 공동체장례, 생전장례식 등 "다른 장례들"을 찾아간다. 나아가 퀴어, 이주노동자, 산업재해, 사회적 참사, 팬데믹으로 인한 사망, 거리와 시설 속 죽음, 자살, 고독사, 공영장례, 반려동물 장례 등 다양한 현장과 의제를 쫓아가면서, 소외되고 배제된 죽음들 혹은 소외와 배제를 디딤돌 삼아 전통과 고정관념에 적극적으로 균열과 변혁을 만들고 있는 대안적 장례들을 섭렵하고 있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4, 희정 지음
죽음의 불평등으로부터 삶의 불평등을 샅샅이 살피는 작업은 삶과 죽음이 모두 존중받는 사회를 꿈꾸게 한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5, 희정 지음
그에게 장례식장은 감정 노동과 돌봄 노동이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곳이자 혈연과 정상가족, 가부장제 프레임에 포함되지 못하는 삶과 죽음을 헤아리는 곳이기도 하다. 죽음이 끝이 아니고 끝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죽은 사람의 장례를 산 사람이 치르기 때문이다. 죽음은 삶을 각성하게 한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6, 희정 지음
2025년 제 66회 한국출판문화상 교양 부문 최고상으로 선정되었고, 시사IN '2025 올해의 책' 으로 동네책방 28곳의 추천에 의해 선정되었고, 2025 한겨레 올해의 책 10선 외, 아깝다 이 책! 5선에 선정되었던 <죽은 다음>의 오프라인 북토크에 두 차례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한 번은 대학로 혜화동 작은 골목 안에 위치한 '모임전문 협동조합서점' 소원책담에서였고, 또 한 번은 '풀뿌리여성네트워크'의 주최로 노무현시민센터에서였어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불평등과 차별이 가득한 죽음의 모습들을 살피는 가운데, 소원책담에서는 작가님이 직접 촬영하신 수십 수백 장의 사진을 통해 고정관념과 프레임에 고통받는 죽음의 현장을 보았다면, 노무현시민센터에서는 가부장적 혈연으로 제한한 정상가족의 죽음을 탈피하는 희망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믐의 웰다잉 오디세이에서 다시 읽으니 추천의 말부터 또 새롭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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