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사람이 시체로 나타났다는 사실보다 늙은 몸으로 등장한데 더 놀랐다. 나이 듦이 무엇인지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벗은 몸. 나는 나이 듦도 모른 채 죽음에 대해 알고자 했던 것이다.고인의 몸에서 욕창 밴드를 떼어내며 죽는 일보다 늙는 일에 대해 먼저 배웠다.p.24 ”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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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장례는 움직이고 판단하고 선택하고 계산해야 하는 일의 연속이다. 나는 생각만으로도 그 일이 무서웠다. 판단 하나하나에 돈이 따라붙는데, 그 결과는 금전적 손해를 넘어 감정적 치달음으로 갈 것이 빤하기 때문이다. 내 돈 쓰고도 이토록 뭔지 모르겠고 슬픈 일이 또 있을까. ”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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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이 일을 설명하며, 다들 내게 “일하고 싶을 때 일할 수 있다. 자유롭다”라고 한 것 같은데. 프리랜서 의전관리사가 생길 수 있는 까닭은, 그네들이 아침에 연락을 해도 당일 일을 나올 수 있는 ‘예비’ 노동력이기 때문이다. ‘집안의 노동자’들은 외부 노동시장의 산업예비군이 된다. ”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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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그야, 중년 여성 블루칼라 일자리에서 이 정도 돈 주는 곳이 없다. 퇴직금 없는 일용근로자 지위와 주 52시간 근무제 같은 법적 권리가 지켜질 리 없는 노동의 형태는, 주어진 일자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가려진다. 우리 사회는 나이 든 여성의 노동을 값싸게 여긴다. 하지만 빈소의 하루를 눈여겨본다면 장례라는 산업이 중년 여성으로 대표되는, 돌봄 노동으로 단련된 이들의 노동 없이는 굴러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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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이 일이 아니어도 종종 취재 간 장례식장에서 밥을 얻어먹었는데, 그때마다 의전관리사가 가져온 집 반찬이 두어 개씩 꼭 올라왔다. 이날은 김장김치가 올랐다. 달걀 프라이를 해온 이도 있다. 이 또한 중년 여성이 대다수인 직장의 특징이다. 우리끼리 “사육당한다”라고 농담할 정도로 계속 챙겨 먹인다. 누룽지까지 마시고, 턱까지 음식이 차서 못 먹겠다고 손짓을 두어 번 해야 끝이 난다. 그제야 밥상에서 물러날 수 있다. 누가 이 사람들에게 ‘챙기고 먹이고 돌보는 ’ 일을 이토록 익숙하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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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정해진: 그때는 저보고 왜 왔냐고 그랬어요. 너무 젊으니까. 여기가 바닥인데 뭐 벌써부터 젊은 애가 바닥으로 왔냐고. 그 말이 제일 힘들었어요.
김주원: 인생 살면서 심적으로 제일 어려운 시기에 이쪽으로 오는 사람이 많아서 그래요. 그런데 그건 그때고, 지금은 아니에요. 지금은 여유가 있어도 이 일 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요. ”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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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오늘 일해도 내일은 어찌 될지 모르는 일용직들로 구성되었지만, 이들이 하는 일은 그야말로 팀 작업이다. 요즘의 기업 은 사람 사이를 분리하고 해체하지만,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모여 일하고 뭉쳐 일한다. 그래야 일이 되기 때문이다. ”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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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
“ 이해루에게 화장장 매뉴얼에 대해 물었을 때, 사별자들을 대하는 태도나 인사법에 관해 들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아니었다. 매뉴얼엔 화장 작업 시 공기 유입량 체크, 대차 정리, 도구 관리, 잔재 처리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화장장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뒤편에서 도구와 시설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같이 울어주고 손을 맞잡아주는 것반큼이나 필요한 일이다. ”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155, 희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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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
죽음이 끝이 아니고 끝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죽은 사람의 장례를 산 사람이 치르기 때문이다. 죽음은 삶을 각성하게 한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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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바람
“ "사람이 세상에 와서 고생하고 마지막으로 몸에 지니고 가는건, 그거 하나야. 잘 살았건 못 살았건 간에 마지막에 하나 지니고 가는 거야. 그거 하나 가져가는데, 그 옷을 정성스럽게 만들어드려야 되잖아요."
그러니 만드는 사람 마음도 쉬우면 안 된다.
"이 이야기를 우리 어머니한테 귀에 인이 박히도록 들었어."
산 사람 옷 만들 듯이. 아니 그것만으로 안 된다. 수의는 죽은 이가 입는 최고의 예복이라 했다. 임종한 이를 두고 '돌아가셨다'고 한다. 본디 있던 곳으로 돌아가는 중한 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