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

D-29
국내에서 연명치료를 거부할 권한이 개인과 가족 단위에 돌아간 지 불과 10년도 되지 않았다. 2018년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된 이후다. 나는 처치실에서 임종을 맞은 할아버지의 죽음을 기억한다. 커다란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바로 옆 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되었지만, 그는 골방과 다를 바 없는 처치실에서 눈을 감았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849p, 희정 지음
이 대목에서 갑자기 작년 11월 3일 아침이 떠올랐다 의사가 임종이 임박했다고 선언하는 순간 주변은 많은 간호사와 의료진들이 분주하게 다니고 기구들의 달그덕거리는 소음과 의료용품 꺼내는 분주함속에 난 엄마의 사그라드는 목숨보다 엄마의 표정을 살피며 초조해졌다. 도저히 엄숙한 임종은 불가능했다. 바로옆 1인실에서 임종을 맞이하겠다니 의사는 1분여 이동시간중 돌아가실수 있다고 확인받고 분주하게 엄마는 이사를 했고 임종을 했으며 2시간후 사망선고를 하였다. 아직도 햇살 가득한 병실에서 잠든 듯 두손 가지런히 모은채 마지막 인사를 남겨준 순간은 나에게 생사의 확연한 이미지로 남았다. 결정장애인 내가 한 최고의 잘한 결정으로 아직도 안도감마저 든다.
내게 있어 죽은 자의 존엄은 그가 살아온 삶이 부정당하지 않았을 때 가능하다. 살았을 때나 죽었을 때나 정상과 비정상, 쓸모와 무용, 질서와 이탈이라는 이분법 속에 삶이 익명화되거나 사라지지 않아야 한다. 사람은 자신을 설명하기 위해 한평생을 살아간다. 그러니 죽음 앞에서 자신이 설명될 수 없다면, 그것은 존엄과는 무관한 일이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260 페이지, 희정 지음
근데 이후 형성된 도시는 '시장'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장소이다. 시장은 공간이 아니다. 모든 존재가 사고팔리는 상품이 되는 세계의 작동 원리이고, 이곳에서는 인간마저 노동력이라는 상품이다. 이 세계는 모든 것을 시장으로 만든다. --- 장례가 상업화되고 있다는 말은 단순히 장례가 돈이 되는 사업이란 의미가 아니다. 죽음을 향한 우리의 감각과 정동이 시장에 들어섰다. 아니, 시장에 갇혔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232, 희정 지음
그간 경험한 죽음 후 모습들과 저는 볼 수 없는 제 죽음 이후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며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나이를 먹으며) 늙는다는 것과 죽음의 의미를 더 자주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자주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다른 분들이 올린 글 읽으며 끝까지 잘 마무리했습니다. 좋은 모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오늘은 창덕궁 인근에 있는 동네 책방 '수북강녕'에서 희정 작가님의 북토크가 있는 날입니다. 긴 주말 내내 날이 맑았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래도 다행히(?) 비 내리는 시간이 점점 뒤로 늦춰지고 있네요. 오긴 올 것 같지만 그래도 걸음하시는데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 살짝, 느즈막히 내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럼, 오시는 분들 건강한 발걸음으로 곧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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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오늘은 창덕궁 인근에 있는 동네 책방 '수북강녕'에서 희정 작가님의 북토크가 있는 날입니다. 긴 주말 내내 날이 맑았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래도 다행히(?) 비 내리는 시간이 점점 뒤로 늦춰지고 있네요. 오긴 올 것 같지만 그래도 걸음하시는데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 살짝, 느즈막히 내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럼, 오시는 분들 건강한 발걸음으로 곧 뵙겠습니다. ^^
네, 새섬 대표님! 오늘 북토크 시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답니다. ​<암과 책의 오디세이>도 거의 매일 즐겁게 듣고 있어요! 오늘 반갑게 만나 뵙고 싶습니다. 모두 조심히 오시길 바라요~♡
죽은 자의 존엄은 그가 살아온 삶이 부정당하지 않았을 때 가능하다. 살았을 때나 죽었을 때나 정상과 비정상, 쓸모와 무용, 질서와 이탈이라는 이분법 속에 삶이 익명화되거나 사라지지 않아야 한다. 사람은 자신을 설명하기 위해 한평생을 살아간다. 그러니 죽음 앞에서 자신이 설명될 수 없다면, 그것은 존엄과는 무관한 일이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260, 희정 지음
비가 총총 내리네요. 북토크 기대 중입니다. 바닥이 미끄러우니 조심하시면서 오셔요 :)
borumis님의 문장 수집: "며느리와 단둘이 있을 때, 어르신은 묵혀놓았던 말을 꺼냈다. "미안하다고 했지." "뭐가 미안하신데요?" "오래 살아서.""
너무 마음 아파요...
borumis님의 문장 수집: "'없음'과 '있었음' 사이에 채울 슬픔조차 알지 못했던 것은 나의 개인적인 무지가 아니었다. 어느 책에서 말한 것처럼 "죽음은 우리의 교과 과정에 빠져 있다". 우리는 죽음에 대해 배운 것이 없다. 장례는 더욱더. 무지의 자리에 '모르는 사람'이 들어 온다. 모르는 사람이 와서 내 몫의 장례를 치러준다. 나에게 남겨진 것은 "차가운 유리가 깔린 테이블 위에서 몇 번의 서명을" 하는 역할 뿐이다."
원한다면 관련 교과내용을 엮거나 재량 시간을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또 한편, 정말로 우리의 교과 과정에 죽음을 도입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도 됩니다. 현재 의무교육은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인데요. 이 아이들에게 죽음을 가르치려면 무엇을, 어떻게 얘기해줘야 할까요. 당장 저보고 '죽음에 대한 수업을 해주세요'라고 하면 자살예방교육 밖에 안 떠오를 것 같습니다. 의무교육의 틀을 던지고 생각해봐도 어떤 교과내용을 어떤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떻게 진행할 건지 머리가 아파옵니다.
따뜻한 공간인 <수북강녕>에서, 조근조근한 목소리로 들려주신 @ㅎㅈ 님의 죽음과 삶, 관계와 함께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번 꼽씹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말 걸어 볼 용기는 못냈지만 @김새섬 님께 저의 다정한 눈빛을 한껏 보내드렸고요. @수북강녕 님의 넉넉함에 무한히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자신의 질문을 읽기로 푸는 사람"이라는 희정님의 독자에 대한 정의를 품고, 귀가하는 길에 오늘 저녁에 누렸던 귀한 시간을 기록해봅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이 책의 북토크에 세 차례 참여했지만 오늘은 또 오늘만의 새로움과 특별함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저 역시 '인생에 대한 질문과 고민을 쓰기로 풀어내는 사람은 작가, 읽기로 풀어내는 사람은 독자'라고 생각하신다는 희정 작가님의 말씀에 밑줄 그었답니다 그 외에도 뜻깊은 이야기들이 귀에 콕콕 박혔는데요, '좋은 삶과 좋은 죽음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좋은 죽음을 정의하고 분류하면 그 반대편에는 나쁜 죽음이 있게 되는데, 스스로 생을 마감한 죽음, 떠올리고 싶지 않은 사고사 등으로 가족이나 친지들간에 언급조차 회피되는 죽음이 나쁜 죽음이라고 할 수 없듯이, 좋은 죽음과 나쁜 죽음을 가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좋은 삶과 나쁜 삶 또한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셔서 깊이 새겼습니다 또한, 생전 장례식을 희망하는 경우가 많아지는데, 오늘 이 시간처럼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 나누고, 준비하고, 조율하고, 협상하는 자리야말로 생전 장례식이 아닐까 한다는 말씀도 정말 와 닿았습니다 @ㅎㅈ 작가님과 @김새섬 대표님, 그리고 오늘 참석해 주신 분들 덕분에 빛나는 시간이었어요 :) 사전에 신청하신 희정 작가님 책들도 오늘 모두 잘 전달드렸습니다 하나같이 의미있는 책들입니다 잘 읽으시길 바랄게요 노동 현장을 기록한 이 책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눌 기회가 또 있길 기대합니다 ♡
베테랑의 몸 - 일의 흔적까지 자신이 된 이들에 대하여스스로 단련하는 시간 동안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체화된 기술과 일이 빚어낸 베테랑의 ‘몸’들을 드러내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사회문제에 맞서고 분투하며 살아가는 이들을 꾸준히 포착해온 기록노동자 희정은, 서로 다른 성별·연령·분야의 베테랑 13인을 만나 인터뷰하며 몸-일-일터-사회 사이의 유기적인 관계를 풀어낸다.
뒷자리 - 어떤 일을 한 뒤의 흔적기록노동자 희정이 쓴 『뒷자리: 어떤 일을 한 뒤의 흔적』이 출간되었다. 싸움의 앞자리가 아닌 뒷자리를 기록한 책이다. 사건의 지난 흔적을 되짚는 기록이자 세상의 뒷자리에서 삶의 뒷자리를 더듬는 기록. 그래서 책 제목이 『뒷자리』이다.
일할 자격 - 게으르고 불안정하며 늙고 의지 없는… ‘나쁜 노동자’들이 말하는 노동의 자격모두 일해야 한다지만 아무나 일할 수 없는 사회, 다가설 수 없는 ‘노동의 자격’에 대하여. “누구나 제 밥벌이는 해야 한다”, “일하지 않은 자, 먹지도 말라!”
문제를 문제로 만드는 사람들 - 우리 아이는 왜 아프게 태어났을까, 그 물음의 답을 찾다직업병임을 인정받았고, 보상도 받았으니 끝난 것일까? 이 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바로 직업병의 피해가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의 자녀들에게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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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어느덧 <죽은 다음>을 함께한 5월 모임도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왔네요. 죽음을 둘러싼 노동과 존엄을 기록한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가 외면해 온 영역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단상과 성찰이 이 공간에 남겨져, 서로의 생각을 이어주는 흔적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지금 이 공간은 29일까지만 열려 있고 이후로는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는 상태로 전환되니 아쉽지만 그 전까지 여러분의 생각들을 많이 올려 주세요. 이제 6월에는 존 그린의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를 함께 읽습니다. 감상적인 청소년 소설처럼 보이지만 결코 유치하지 않고, 외국 소설 특유의 시니컬함과 동시에 쉴 새 없이 눈물을 자아내는 작품이지요. 이미 많은 독자들이 푹 빠져들었던 이 책을, 우리 모임에서도 깊이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현재 6월 독서 모임은 모집 중에 있습니다. 삶과 죽음, 사랑과 상실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이 특별한 자리,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릴게요. 보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여 주세요. 감사합니다. https://www.gmeum.com/gather/detail/3609
어제 @수북강녕 대표님이 정성껏 준비해주신 <죽은 다음> 북토크 정말 좋았습니다. 일목요연하게 진행해주신 @김새섬 대표님과 길고 정성어린 답을 해주신 @ㅎㅈ 희정 작가님께 고맙습니다. 한 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금방일까 싶을 정도로 휙 지나갔네요. <죽은 다음> 전자책을 읽으면서 동시에 들어서 그런가, 희정 작가님 말씀이 귀에 쏙쏙 들어왔어요...! 🤗 오랜만에 @장맥주 작가님도 뵈어서 더 반가웠던 북토크였습니다. 1년여 만에 인사 드린 @김새섬 대표님, 얼굴 잠시라도 뵈어서 감사했습니다.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뒷풀이 때 못뵈어서 아쉬웠거든요. 암과 책의 오디세이 유튜브 계속 정주행할게요...! 어제, 희정 작가님께 배운 것: 죽은 뒤에 내가 원하는 방식의 장례식을 치르고 싶다면 생전에 주변인들을 설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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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북강녕 대표님 어제 북토크 분위기 사진 남겨요... 👍
수북강녕님의 대화: 이 책의 북토크에 세 차례 참여했지만 오늘은 또 오늘만의 새로움과 특별함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저 역시 '인생에 대한 질문과 고민을 쓰기로 풀어내는 사람은 작가, 읽기로 풀어내는 사람은 독자'라고 생각하신다는 희정 작가님의 말씀에 밑줄 그었답니다 그 외에도 뜻깊은 이야기들이 귀에 콕콕 박혔는데요, '좋은 삶과 좋은 죽음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좋은 죽음을 정의하고 분류하면 그 반대편에는 나쁜 죽음이 있게 되는데, 스스로 생을 마감한 죽음, 떠올리고 싶지 않은 사고사 등으로 가족이나 친지들간에 언급조차 회피되는 죽음이 나쁜 죽음이라고 할 수 없듯이, 좋은 죽음과 나쁜 죽음을 가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좋은 삶과 나쁜 삶 또한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셔서 깊이 새겼습니다 또한, 생전 장례식을 희망하는 경우가 많아지는데, 오늘 이 시간처럼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 나누고, 준비하고, 조율하고, 협상하는 자리야말로 생전 장례식이 아닐까 한다는 말씀도 정말 와 닿았습니다 @ㅎㅈ 작가님과 @김새섬 대표님, 그리고 오늘 참석해 주신 분들 덕분에 빛나는 시간이었어요 :) 사전에 신청하신 희정 작가님 책들도 오늘 모두 잘 전달드렸습니다 하나같이 의미있는 책들입니다 잘 읽으시길 바랄게요 노동 현장을 기록한 이 책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눌 기회가 또 있길 기대합니다 ♡
베테랑의 몸 잘 읽겠습니다...! 👍😍 어제 세심하게 챙겨주셔서 감사해요 대표님! 북토크 준비하느라 애쓰셨어요~! 🫶🙏
북토크 참여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글과 사진으로 볼 수 있어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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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슈가룬님의 대화: 북토크 참여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글과 사진으로 볼 수 있어 반갑습니다^^
다녀오니 정말 좋았답니다. 사진으로나마 분위기를 느끼셨다면 다행입니다. 비 내리는 창 앞에 두 분 느낌 있지요? :)
내가 “나였을 수도 있잖아요”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던 까닭이 여기 있었다. 산업재해와 직업병 문제를 주로 취재해온 나에게 피해자들을 가리키며 “그게 나였을 수도 있잖아요”라고 말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공장’에서 죽은 이들은 나와 닮은 사람이 되기 어려웠다. 국적이 다른 이들은 말할 것도 없다. 2023년 6월. 경기도 화성시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로 23명이 사망했다. 이 중 18명이 중국과 라오스 국적의 노동자다. 타국까지 와서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한국 사회 구성원 그 누구도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들이 죽었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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