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

D-29
아.. 10시간이 남았네요 .. ㅠㅠ 저는 희정 작가님을 <노동자, 쓰러지다>를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요, <베테랑의 몸>과 <일할 자격> 읽으면서 정말 뵙고싶다, 말씀 듣고 싶다,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북토크 참여하지 못해서 정말 아쉬웠어요. 그래도 북토크 후기 들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어 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근 지인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죽은 다음>을 읽고 있는 게 다행으로 느껴졌어요. 생각이 더 깊어지기도 했고요. 또 저의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요, 저는 아직까지는 1인 가구라 이후가 고민스럽더라고요. <죽은 다음> 아직 다 읽지 못했는데 마무리하고, 조금 더 세세하게 들여다보며 죽음을 생각해보려 합니다.
베테랑의 몸 - 일의 흔적까지 자신이 된 이들에 대하여스스로 단련하는 시간 동안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체화된 기술과 일이 빚어낸 베테랑의 ‘몸’들을 드러내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사회문제에 맞서고 분투하며 살아가는 이들을 꾸준히 포착해온 기록노동자 희정은, 서로 다른 성별·연령·분야의 베테랑 13인을 만나 인터뷰하며 몸-일-일터-사회 사이의 유기적인 관계를 풀어낸다.
일할 자격 - 게으르고 불안정하며 늙고 의지 없는… ‘나쁜 노동자’들이 말하는 노동의 자격모두 일해야 한다지만 아무나 일할 수 없는 사회, 다가설 수 없는 ‘노동의 자격’에 대하여. “누구나 제 밥벌이는 해야 한다”, “일하지 않은 자, 먹지도 말라!”
노동자, 쓰러지다 - 르포, 한 해 2000명이 일하다 죽는 사회를 기록하다사람의 목숨이 돈으로 계산되는 사회, 안전에 대한 투자가 손익계산서 앞에서 무력해지는 사회, 더 가난하고 더 힘없는 사람들에게 위험이 전가되는 사회에서 저자는 왜 사람들이 일하다 다치고 병들고 죽고, 그럼에도 계속 죽도록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품고 현장을 파고들었다.
나의 일상과 안온이 흔들리는 일을 우리는 참사를 통해 경험한다. ‘나였을 수도’라는 말은 나를 둘러싼 세계의 상실을 의미하기도 한다. 나의 세계는 안전하지도 명료하지도 않다. 삶의 불확실성은 ‘나’라는 개인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다는 ‘우리’ 공동의 운명을 드러낸다. 우리는 살아내야 하기에, 우리의 취약함을 인정하고, 타자에 의존하고 의지하며, 서로를 돌보는 길로 걸어간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노동 운동 하신 분들과 독립 운동 하신 분들, 그리고 사회장과 동료장 이야기를 읽고 숙연해지네요.
마지막 챕터까지 잘 읽었습니다. 고독사와 좀비라는 소재로 단편을 출간한 적이 있어 더욱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우리 사회의 죽음과 장례와 애도 문화에 대해 속속들이 살펴본 기분이 들었어요. 문장 속에 담긴 생각도 좋고, 생각을 표현하는 문장도 좋았습니다. 책 중간 중간 소개된 영화나 책도 언젠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책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을 읽고 있는데 새섬님 소식을 들었어요… 다시 쾌차하길 기도합니다
책을 읽으며, 장례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사별을 겪었다면 또는 죽었다면 어찌할 뻔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닥치면 해내는 일인양, 내가 죽으면 남은 사람들의 몫인양 생각했던 게 부끄러워졌습니다. 가까운 사람들과 나눠야할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감사합니다.
일상에서 나는 잘만 감추면 무난한 딸처럼 보일 수 있는데, 장례식장은 그 숨김이 통하지 않는 장소다. 가족 관계는 장례식장 부고 알림판에 뜨고, 직장은 화환과 일회용품 용기와 수저에 박힌 회사 로고에서 드러나고, 모아둔 자산은 대관하는 장례식장과 빈소의 크기로 드러난다. 가족의 불화마저 빈소에서 울고불고하는 소란 속에서 드러난다. 마치 시험 등수를 복도에 붙여두는 잔인한 교사처럼 장례는 타인의 기준대로 매긴 체점표를 훤히 공개한다. 나를 숨길 곳이 없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291, 희정 지음
지금의 장례 문화에서 '환대'받을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된다고. 누군들 이 안에서 안전함을 느낄 수 있을까. 누가 이런 장례를 사랑할까.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293, 희정 지음
나는 '모든 사람은 죽음 앞에서 평등하다'는 말은 믿지 않지만,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말은 신뢰한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 이 때의 삶이란, 이전과 같은 삶이 아니다. 그가 떠난 후 남겨진 이들이 어떤 세상에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 것인지의 문제이다. "죽음에 슬퍼하는 자를 넘어, 그 이후를 살아갈 윤리적 주체"로 산 사람은 자신을 세운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293, 희정 지음
애도는 기억함이다. 그가 살아생전 생성하고 형성해온 관계로 구성된 이 세계를 기억한다. 우리는 서로에게 우리 자신으로 기억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산 사람들은 장례를 찾아 나선다. 제대로 애도하기 위해. 그리고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294, 희정 지음
죽음과 장례에서도 국가가 사회보장이라는 측면에서 공영장례를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그래야지만 인간으로서 존엄성과 애도가 보장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p.278) 낯선 주장이지만, 달리 생각해 본다면 장례를 관장하는 단위가 '보건복지부'라고 했을 때(장례지도사 자격은 보건복지부에서 인증한다), 나 또한 복지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렸다. 장례는 살아가는 일의 한 영역이니까. 장례가 보건복지부 소속이 된 까닭은 '시신 처리'의 위생 관리에 있었다. 보건의 영역이라고 했다.(p. 278~279) 지자체에 공영장례 조례를 만드는 데까지 왔지만, 장례하고 처리하면 끝인 거예요. 예방이라는 의미는 없어요. 가족중심주의를 벗어난 관계의 다른 해석을 쥐고, 사회적 고립을 막고, 복지 차원에서의 장례로 초점을 맞춰야 하는 거죠. (p.285) 장례가 복지의 영역으로 들어와야 사회적 차원에서 애도가 가능하다.(..) '치유된 대퇴부'와 함께 이야기했듯이, 돌봄을 받는 자만이 존엄할 수 있다. (p.286) 내가 원하는 세상은, 누구든 그저 살아가는 일만으로 존중받는 곳이다. 조금 더 바란다면, 죽어서도 존중받기를 원한다. 살았던 존재라는 사실만으로 흠뻑 애도받기를. (p.330)
외면받는 ‘임종실’…병원도 가족도 왜 소극적? (입력 2025.07.04 (21:43)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296055&ref=A 서울대병원 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 이영술 후원인 후원금 통해 임종실 환경 개선 (등록일 : 2022-06-09) https://cancer.snuh.org/m/board/B003/view.do?bbs_no=5891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존엄한 삶의 마무리'가 가족 구성원 개개인들의 노력만으로는 결코 가능한 일이 아님을 경험했었습니다. 코로나 환자도 아닌 암환자도 아닌 급성 중환자의 상주보호자로서 수개월간 3차 2차 대학병원에서 삶과 죽음의 수많은 장면들을 목도했습니다. @ㅎㅈ 작가님의 이토록 소중하고 귀한 기록에 감사합니다. 저 또한 간절히 바라는 존엄한 삶과 죽음이 존재하는 사회와 세상을 위한 관계망과 복지망에 자그마한 목소리라도 보탤 수 있어야겠다 다짐해 봅니다.
나는 죽어서 내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으니. 결국엔 내가 맺어온 관계들이 장례를 통해 드러나게 되는데, 그 관계가 현재 한국에서는 법이나 행정적 부분들을 통해 제약되니까, 법적 가족이 아닌 자가 들어갈 자리가 없죠.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299, 희정 지음
어떤 관계들은 사회에서 이름을 얻지 못한다. 가족, 혈연, 이성애, 정상성, 자격이라는 틀을 벗어난 관계들은 언어가 되지 못한다. 내가 맺은 관계가 설명되지 않으니 나답게 살기도 어렵다. 상주가 되기도 어렵고, 애도를 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분명하게도 지금의 '나'는 내가 맺어온 관계의 총체이다. 수많은 인연과 관계가 나를 스쳐가는 동시에 머문다. 나를 나 자신으로 만드는 건 지금껏 나를 나로 살게 한 모든 것이다. 동료일 수도, 기억일 수도. 어떤 형태로건, 애도는 관계 속에서 완성된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305, 희정 지음
적정함의 크기를 따질 때는 '동물'이라는 두 글자가 고려된다. '사람'이라면 생활폐기물* 봉투에 넣는 일이 굉장히 곤혹스럽게 느껴질 테니. 그렇게 했다가는 경찰 조사에 불려가는 건 차치하고 귀신 악몽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동물'이니까. *현행법상 동물 사체는 생활폐기물에 해당한다. 종량제 봉투에 담아 일반쓰레기와 함께 버리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하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310, 희정 지음
어린이 시절엔 한집에서 같이 자란 동물의 죽음으로 생과 사를 배운다. 나 또한 그랬다. 죽음도 처음이지만, 사후 처리도 처음이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마당이나 뒷산에 병아리나 개구리를 묻어주고 그 위로 나뭇가지를 엮어 십자가 모양으로 만들어줬던 것 같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311, 희정 지음
아이들이 지금보다 훨씬 어릴 적에 집에서 둘째가 키우던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를 윤동주 문학관 뒤의 '시인의 언덕'에 묻어준 기억이 있어요. 아마 집에서 키워본 동물 중 가장 오래 기간 함께 한 생명체였어요. 흙으로 덮은 다음 집에서 준비해간 조개껍데기를 올려주었습니다. 그때 시인의 언덕 계단 옆에 설치된 나무로 된 손잡이에는 윤동주 시인의 시가 가득 적혀 있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살고 죽는 데는 정답이 없어요. 함께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망설이면 돼요."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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