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에서 나는 잘만 감추면 무난한 딸처럼 보일 수 있는데, 장례식장은 그 숨김이 통하지 않는 장소다. 가족 관계는 장례식장 부고 알림판에 뜨고, 직장은 화환과 일회용품 용기와 수저에 박힌 회사 로고에서 드러나고, 모아둔 자산은 대관하는 장례식장과 빈소의 크기로 드러난다. 가족의 불화마저 빈소에서 울고불고하는 소란 속에서 드러난다. 마치 시험 등수를 복도에 붙여두는 잔인한 교사처럼 장례는 타인의 기준대로 매긴 체점표를 훤히 공개한다. 나를 숨길 곳이 없다. ”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291, 희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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