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도는 기억함이다. 그가 살아생전 생성하고 형성해온 관계로 구성된 이 세계를 기억한다. 우리는 서로에게 우리 자신으로 기억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산 사람들은 장례를 찾아 나선다. 제대로 애도하기 위해. 그리고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 ”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294, 희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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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30
죽음과 장례에서도 국가가 사회보장이라는 측면에서 공영장례를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그래야지만 인간으로서 존엄성과 애도가 보장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p.278)
낯선 주장이지만, 달리 생각해 본다면 장례를 관장하는 단위가 '보건복지부'라고 했을 때(장례지도사 자격은 보건복지부에서 인증한다), 나 또한 복지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렸다. 장례는 살아가는 일의 한 영역이니까. 장례가 보건복지부 소속이 된 까닭은 '시신 처리'의 위생 관리에 있었다. 보건의 영역이라고 했다.(p. 278~279)
지자체에 공영장례 조례를 만드는 데까지 왔지만, 장례하고 처리하면 끝인 거예요. 예방이라는 의미는 없어요. 가족중심주의를 벗어난 관계의 다른 해석을 쥐고, 사회적 고립을 막고, 복지 차원에서의 장례로 초점을 맞춰야 하는 거죠. (p.285)
장례가 복지의 영역으로 들어와야 사회적 차원에서 애도가 가능하다.(..) '치유된 대퇴부'와 함께 이야기했듯이, 돌봄을 받는 자만이 존엄할 수 있다. (p.286)
내가 원하는 세상은, 누구든 그저 살아가는 일만으로 존중받는 곳이다. 조금 더 바란다면, 죽어서도 존중받기를 원한다. 살았던 존재라는 사실만으로 흠뻑 애도받기를. (p.330)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존엄한 삶의 마무리'가 가족 구성원 개개인들의 노력만으로는 결코 가능한 일이 아님을 경험했었습니다. 코로나 환자도 아닌 암환자도 아닌 급성 중환자의 상주보호자로서 수개월간 3차 2차 대학병원에서 삶과 죽음의 수많은 장면들을 목도했습니다. @ㅎㅈ 작가님의 이토록 소중하고 귀한 기록에 감사합니다. 저 또한 간절히 바라는 존엄한 삶과 죽음이 존재하는 사회와 세상을 위한 관계망과 복지망에 자그마한 목소리라도 보탤 수 있어야겠다 다짐해 봅니다.
ifrain
“ 나는 죽어서 내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으니. 결국엔 내가 맺어온 관계들이 장례를 통해 드러나게 되는데, 그 관계가 현재 한국에서는 법이나 행정적 부분들을 통해 제약되니까, 법적 가족이 아닌 자가 들어갈 자리가 없죠. ”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299, 희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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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 어떤 관계들은 사회에서 이름을 얻지 못한다. 가족, 혈연, 이성애, 정상성, 자격이라는 틀을 벗어난 관계들은 언어가 되지 못한다. 내가 맺은 관계가 설명되지 않으니 나답게 살기도 어렵다. 상주가 되기도 어렵고, 애도를 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분명하게도 지금의 '나'는 내가 맺어온 관계의 총체이다. 수많은 인연과 관계가 나를 스쳐가는 동시에 머문다. 나를 나 자신으로 만드는 건 지금껏 나를 나로 살게 한 모든 것이다. 동료일 수도, 기억일 수도. 어떤 형태로건, 애도는 관계 속에서 완성된다. ”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305, 희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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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 적정함의 크기를 따질 때는 '동물'이라는 두 글자가 고려된다. '사람'이라면 생활폐기물* 봉투에 넣는 일이 굉장히 곤혹스럽게 느껴질 테니. 그렇게 했다가는 경찰 조사에 불려가는 건 차치하고 귀신 악몽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동물'이니까.
*현행법상 동물 사체는 생활폐기물에 해당한다. 종량제 봉투에 담아 일반쓰레기와 함께 버리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하다. ”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310, 희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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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 어린이 시절엔 한집에서 같이 자란 동물의 죽음으로 생과 사를 배운다. 나 또한 그랬다. 죽음도 처음이지만, 사후 처리도 처음이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마당이나 뒷산에 병아리나 개구리를 묻어주고 그 위로 나뭇가지를 엮어 십자가 모양으로 만들어줬던 것 같다. ”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311, 희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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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아이들이 지금보다 훨씬 어릴 적에 집에서 둘째가 키우던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를 윤동주 문학관 뒤의 '시인의 언덕'에 묻어준 기억이 있어요. 아마 집에서 키워본 동물 중 가장 오래 기간 함께 한 생명체였어요. 흙으로 덮은 다음 집에서 준비해간 조개껍데기를 올려주었습니다. 그때 시인의 언덕 계단 옆에 설치된 나무로 된 손잡이에는 윤동주 시인의 시가 가득 적혀 있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김새섬
“살고 죽는 데는 정답이 없어요. 함께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망설이면 돼요."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웰다잉 오디세이 2026] 7. 어떻게 죽을 것인가[웰다잉 오디세이 2026] 6.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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