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

D-29
목차부터 첫장까지 빠져드는 내용이 기다리네요 하나씩 잘 받아들이며 5월도 시작합니다
왜 그렇게 정성을 들였냐고 물으니 그냥 그렇게 해드리고 싶었다고 한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62, 희정 지음
저도 그냥... 이라는 대답에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세상의 아름다운 일들은 모두 그냥이라는 마음으로 이루어지는 듯 합니다.
저도요.. 응원해주고 싶고, 닮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같은 챕터에서 김영래님이 "내가 하는 일이 그건데"라고 하는 말에서도 비슷한 울림이 있었습니다.
장례지도사를 하는 후배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병원 지하에서 일한다고 하더라고요. 자신은 이 일이 괜찮고 경제적으로도 만족한데 결혼을 앞두고 장인어른께 그리고 곧 태어날 아이에게 자신의 직업을 얘기하는 것이 걱정된다고 하더라구요. 이 책을 읽으며 그 후배가 생각났습니다. 이 책이 그때도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영래 지도사님이 진도에도 무안에서도 계셨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먹먹해지며 그래도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다큐 인사이트 <좋은 죽음을 묻습니다> (2026년 5월 7일 목요일 밤 10시 KBS 1TV)에 시신 복원 명장 김영래 장례지도사님이 초반에 나오셔서 책에서도 언급하신 상주 위주의 장례 아닌 고인에게 예를 다하는 장례 등 여러 내용을 인터뷰 하던 중에 무안 3일도 힘겹게 언급하시네요
내가 죽음에 관해 아는 유일한 한 가지는, 혼자 죽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이다. (...) 죽음은 1인칭이 아니었다. 죽음만큼 사람을 필요로 하는 일도 없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고복>까지 읽고 나니 낮술 생각이 간절합니다. 오늘은 더 읽는 게 불가항력, 내일 일요일에 이어서 읽어야겠어요:)
e북은 처음 접하는데.. 사용의 편리함도 있더군요. 그래도 종이책의 물성과 소리와 여백이 좋아서 도서관에서 빌릴까도 생각했네요. 그런데 한두장 읽어가다 보니.. 노동으로서의 죽음도 세세히 알게 되어서 책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겠다는 느낌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디지털 화면이 덜 마음 아프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무언지... 희정 작가님이 시간과 몸으로 쓰신 글이어서인지 , 어머님을 요양원에 모신지 얼마 안되어서인지 마구 마구 읽어 내려가는 자신을 발견하고 문득 브레이크를 걸어 속도를 줄여봅니다.
확실히 e북과 종이책은 다른 것 같아요. 저 역시 e북이라 그나마 덜 힘들었습니다. 다만 다 읽고 나면 종이책을 소장하고 싶어질 것 같습니다.
결국 '산 사람'이 무서운 것이다. 양측 다 편의에 따른 선택을 하고, 그 선택 사이에서 편안할 수 없는 건 죽은 사람이다. 낯선 사람들 앞에서 고인 혼자다. 혼이라는 게 정말로 있다면, 그는 지금 얼마나 외롭고 무서울까. --- 고인을 대하는 마음에 조심스러움이 사라지면 그보다 무서운 일이 없다는 말. 그래도 '돈이 제일 무섭지'하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무엇이 무서운지, 그 선택은 자신이 하는 거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47, 희정 지음
같은 시기에 실습을 나갔던 교육원 동기는 이렇게 말했다. “꼭 잠든 거 같지 않아요?” 시신이 무섭기보다 자는 것같이 보여 이상하다고 했다. 다들 눈을 감고 다소 찡그린 얼굴을 하고 있는데, 언뜻 보면 나쁜 꿈을 꾸나 싶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2020년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들이 바라는 죽음은 가족이나 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신체적·정신적으로 고통이 없는, 스스로 정리하는, 가족과 함께 맞이하는 죽음이다. 그렇다면 ‘좋은 죽음’ 저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바라지 않는 죽음은 이런 것이겠다. 외로운 죽음, 비참한 죽음, 갑작스러운 죽음. 이 세 종류를 피한 죽음을 두고 나이가 제법 있는 사람들은 호상이라고 부른다. 젊은 사람들에겐 여기에 존엄사라는 상상력이 더해진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사람들은 생의 마지막을 막연하게 떠올리고, 그 막연함에 복잡한 심정이 되기를 거듭했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17쪽, 희정 지음
돌아가신 그분들로 인해 내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돼요. 내가 죽을 때도 행복하게 잘 죽을 수 있도록 늘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아요. 매번 다른 둔블의 줄음을 돌아보면서, 나는 이렇게 떠나고 싶다고. 잘 죽고 싶은, 잘 살다 가고 싶은 마음이 쌓이는 것 같아요. 묵상하는 기회가 많아지죠. 그게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저의 행복론이죠.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76, 희정 지음
저도 이 문장 좋았습니다. 4월에 함께 읽은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에서 세네카가 가족의 죽음을 겪은 사람을 위로하는 편지에서 '슬픔에 잠식되지 말고 그들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기억하자'는 취지의 말을 했던 것도 다시 떠올랐습니다.
내게 죽음은, 있다가 없어지는 일이다. 있었으나 사라지는 일.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14페이지, 희정 지음
내 인생의 마지막에 오면 아끼는 이들에게 저 대사를 전해야지. 여러 가지로 고마웠소. 마지막이 가까이 왔다고 생각한 날에 각본집을 샀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런데 어째 떠날 마음이 안 나는군요. 가까운 이들이 '그게 인생이죠'라고 말해주길 바란 걸까.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_15/305p_ 들어가며_ 없음의 노동_, 희정 지음
“나 죽고 난 후에, 슬퍼하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그러 느니 생전에 나랑 같이 모여서 노래도 틀고 술도 한 잔 씩 하면서 그렇게 인사하고 갔으면 좋겠네요.“ 그걸 생전 장례식 이라고 한다고 일러 줄까 하다가 그만 둔다. 이름이 뭐가 중요할까. …… 시간이 가는 일은, 어쩐지 나쁜 일이 아니라고. 살아있는 일은 귀한 거라고. 어쨌건 사람만 있다면 무엇이든 일어난다고 그런 생각을 했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60. , 희정 지음
우연히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여기까지 흘러오게 되었습니다. ‘기묘한 이야기’에서 시작해 무당과 귀신, 죽음, 장례지도사 이야기 영상으로 이어지다 보니, 문득 저 역시 언젠가 양가 부모님의 부재를 준비해야 할 때가 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던 중 ‘그믐’에서 모집하는 공지를 보고 이 책은 꼭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속독으로 훑어봤는데, 작가님이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가 예상보다 훨씬 방대하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사회적, 철학적 이슈까지 아우르고 있어 놀라웠습니다. 안내해주신 가이드를 따라 다시 정독하고 있는데, 마음에 깊이 와닿는 이야기들이 정말 많네요. 이런 기회를 주신 매니저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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