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

D-29
참여 신청합니다! 첫 모임인데 너무 기대됩니다. 열심히 읽어볼게요!
‘좋은 죽음’을 두고 목소리가 하나로 모이는 건 거기에 그만큼 구체성이 없다는 뜻인데, 같은 이유로 ‘좋은 장례’는 앙상한 뼈대조차 그려낼 수 없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당신은 장례를 치르는 동안 우리가 지자체와 국토부, 보건복지부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죽음 앞에서 자신이 국가의 인구 기초 단위라는 걸 확인한다. 경찰 공권력을 만나게 되지 않은 것만으로 감사하게 여기자. 돌연사의 경우 고인을 부검해야 할 수도 있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83, 희정 지음
검은 양복은 1934년 의례 준칙의 시행에 따라 처음으로 상복으로 지정되었다. 이때 삼일장 절차도 만들어졌다. 일제 강점기다. 일본의 시각에서 ‘조선의 근대화’라는 명목으로 장례 절차가 정비됐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88, 희정 지음
오늘 아침 배송받아 퇴근 후 이제 읽기 시작했어요 하루종일 이 시간을 기다렸답니다. 새섬님께서 암과 책의 오딧세이에서 낭독해주신 ‘고도를 기다리며’ 대사로 시작하네요 ^^
읽기 시작했습니다 .읽다 보니 예전에 읽은 책이 생각났어요. <당신의 마지막 이사를 도와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유품정리사 김석중 님의 책입니다. 유품정리사가 등장하는 SF를 쓰다가 보게 된 책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도 죽음에 관해 새로운 것을 많이 알게 됐습니다. 사람이 죽음을 통해 그간 살아온 인생이 어떠했는지, 주변 사람과의 관계가 어떠했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물론 느끼는 건 당사자가 아닌 주변인 혹은 관찰자죠. <죽은 다음>에서 말한 것처럼, 죽음은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더군요. <당신의 마지막 이사를 도와드립니다>를 읽으며 또 느낀 건 물건 쌓아놓고 살지 말아야겠다, 라는 생각었습니다. 집안 어르신들 돌아가실 때 생전에 집안 물건에 대해 전혀 정리를 안 하시다가 돌아가신 뒤 가족들이 그 많은 물건 정리하느라 고생하는 걸 몇 번 봐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물론...실천은 어렵습니다. (ㅠㅠ)
당신의 마지막 이사를 도와드립니다 - 유품정리사의 일대한민국에 체계적인 유품정리 서비스를 소개하며, 15년째 죽음의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저자 김석중. 그가 전하는 삶과 죽음의 풍경 그리고 남은 사람과 물건에 대한 이야기. 떠난 뒤에도 아름다운 뒷모습으로 오래도록 기억되고 싶다면 삶을 공부하는 마음으로 미리 읽어두어야 할 책이다.
‘좋은 죽음’이라는 말은 있어도 ‘좋은 장례’라는 말은 찾기 어렵다. 어떤 형식과 내용을 지닌 장례에 ‘좋은’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야 할지조차 합의된 바가 없다. ‘좋은 죽음’을 두고 목소리가 하나로 모이는 건 거기에 그만큼 구체성이 없다는 뜻인데, 같은 이유로 ‘좋은 장례’는 앙상한 뼈대조차 그려낼 수 없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미식가들님의 문장 수집: "‘좋은 죽음’이라는 말은 있어도 ‘좋은 장례’라는 말은 찾기 어렵다. 어떤 형식과 내용을 지닌 장례에 ‘좋은’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야 할지조차 합의된 바가 없다. ‘좋은 죽음’을 두고 목소리가 하나로 모이는 건 거기에 그만큼 구체성이 없다는 뜻인데, 같은 이유로 ‘좋은 장례’는 앙상한 뼈대조차 그려낼 수 없다."
이 부분을 읽다 보니 우리나라 장례식의 모습이 결혼식만큼이나 많이 바뀌었다는 걸 새삼 느끼네요. 옛날엔 다 집에서 장례를 치렀는데 요즘은 장례식장에서 상조업체의 주도로 치러지죠. 20년 쯤 전에 외조모께서 돌아가셔서 장례를 치렀는데 할아버지께서 집에서 치르기를 원하셔서 그렇게 했어요. 음식 준비며 상차림이며 다 직접 했었죠. 할아버지가 직접 염도하시고요. 물론 힘들었지만 가족들의 주도로 치르다 보니 뭔가 보람이랄까 뿌듯함이랄까 그런 게 느껴지더라고요. 근데 집이 마당 있는 일반 주택이어서 가능했던 일인 것 같아요. 아파트에서는 힘든 일이 될 것 같습니다. 핵가족화에 거주 형태의 변화 등등이 다 장례 문화에 영향을 끼친 것 같네요.
미식가들님의 대화: 이 부분을 읽다 보니 우리나라 장례식의 모습이 결혼식만큼이나 많이 바뀌었다는 걸 새삼 느끼네요. 옛날엔 다 집에서 장례를 치렀는데 요즘은 장례식장에서 상조업체의 주도로 치러지죠. 20년 쯤 전에 외조모께서 돌아가셔서 장례를 치렀는데 할아버지께서 집에서 치르기를 원하셔서 그렇게 했어요. 음식 준비며 상차림이며 다 직접 했었죠. 할아버지가 직접 염도하시고요. 물론 힘들었지만 가족들의 주도로 치르다 보니 뭔가 보람이랄까 뿌듯함이랄까 그런 게 느껴지더라고요. 근데 집이 마당 있는 일반 주택이어서 가능했던 일인 것 같아요. 아파트에서는 힘든 일이 될 것 같습니다. 핵가족화에 거주 형태의 변화 등등이 다 장례 문화에 영향을 끼친 것 같네요.
@미식가들 님의 글을 읽다보니 이 영화 생각이 나네요.
축제40대 명망있는 작가 이준섭은 5년이 넘게 치매를 앓아온 시골노모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분주히 고향을 찾는다. 87세 할머니의 죽음은 많은 사람들에게 다른 감정으로 다가간다. 특히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모셔온 형수의 감정은 홀가분함과 애석함이 교차한다. 한편, 준섭의 모친상을 통해 그의 문학세계를 재조명하는 기사를 쓰러온 기자 장혜림은 관찰자로 장례식의 이모저모를 취재하기 바쁘다. 장례가 시작되고, 어머니의 죽음을 놓고 생기던 그 골이 깊어진다. 그러나 장례식이 진행되면서 가족들의 갈등은 서서히 풀리고, 할머니를 모시지 않은 삼촌 준섭을 원망하던 용순은 준섭이 쓴 동화를 읽고 눈물을 흘린다. 장례가 끝나자 노모가 남겨준 큰 사랑과 삶의 지혜를 가족들은 각자의 가슴속에 간직하게 된다.
나이 든 몸은 굽고 휘었다. 팔이 안쪽으로 꺾여 펴지지 않거나 무릎이 세워진 상태로 안치실에 왔다. 온 하루를 병상에서 보낸 몸들이다. 병원이나 요양원 병실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일이 늘어나면서 가지런한 몸을 보기 어려워졌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그는 전통이라는 이름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가 보기에는 과하고 불필요한 절차들이 ‘전통’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고급 상품’으로 변모해 판매되고 있었다. 그중 하나가 대렴이라고 했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하지만 괜찮았다. "사는 게 금방이잖아요." 예순을 넘기고, 일흔을 넘긴 이들이 해주는 말이 있었다. 사는게 금방이니, 죽는 일이 금방인 것 도 당연했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책 앞부분을 읽다가 마음이 겸허해져서 책을 덮게 됐네요. 또 읽기 도전해보겠습니다.
향팔님의 대화: @미식가들 님의 글을 읽다보니 이 영화 생각이 나네요.
오~ 이런 영화가 있었군요. 감성 폭발할 것 같은 영화네요. 참고로 저희 외할머니 장례 때는 저런 극적인 일 없이 평범(?)하게 끝났습니다. ㅎㅎㅎ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는 3일간의 장례식을 하나의 무대라 생각하는 듯했다. “세상에서 사람을 지우는 장이 아니다, 그를 추억할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기억하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저는 장례라는 의식을 프로듀싱한다고 생각해요. 장례지도사는 프로듀서이기도 하고 보조출연자이기도 한 거죠. 이 무대의 주인공은 고인이고.”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는 운이 좋다면 우아하게 죽을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우아하게 장례를 치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는 임종과 죽어가는 이의 곁을 지키는 임종은, 단어만 같지 전혀 다른 일이다. 장례는 움직이고 판단하고 선택하고 계산해야 하는 일의 연속이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생과 사를 결정하는 주도권이 의료진에게 있다. 의사에게서 사망진단을 받아야 한다. 고인이 병원에서 돌아가셨다면 병원 원무과로 가자. 담당의가 발급한 사망진단서를 원무과 직원이 교부해줄 것이다. 경황이 없어도 이것은 기억하자. 여러 장을 발급받아야 한다. 장례식장 빈소를 잡을 때도, 화장할 때도, 심지어 가족과 친척이 회사로부터 장례 휴가를 받으려고 해도 증명 서류가 필요하다(당신이 고인과 법적 가족 관계가 아니라면 현행법으로는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을 방법이 없다. 이에 대해서는 6부에서 이야기하겠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혼자 죽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이다. ... 최초의 누군가가 주검 위에 흙을 덮은 순간부터 죽음은 1인칭이 아니었다. 죽음만큼 사람을 필요로 하는 일도 없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16, 희정 지음
p.21 고복 부분을 읽으며 중고등학생 때 배운 김소월의 시 '초혼'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초혼'이 뭔지 몰라서 찾아보고 상상해보았던 기억이 있어요.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서 설명을 해주셨지만 일상에서 본 일이 없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았어요. ------------------ 초혼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생로병사(生老病死)는 사람이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을 가리킨다. 생로병사의 ‘생로병’이 삶 쪽에 있다는 사실은 그것이 얼마나 신산한지 짐작게 해준다. 죽음을 통해 무수한 삶을 조명하는 이 책은 누가 있었는지와 누가 있는지를 끊임없이 길어 올린다. 죽음을 잘 치러내면서 역설적으로 잘 살고 싶어지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죽음을 얘기할 때조차 희정의 글은 삶 쪽에, 사람 곁에 있으니 말이다. 그에게는 사람이 현장이다. 없음에서 있었음을 떠올리는 일, 희정은 지금껏 누구보다 성실하게 이 작업을 해왔다. 삶을 소외시키지 않는 ‘있음’으로, 죽음에서 소외당하지 않는 ‘있었음’으로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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