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떨 때는 마음을 다 했는데도 돈도 그만큼 안 되고, 고맙다는 말도 성에 차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래도 서운하지 않은 게, 그분하고 인연을 잘 맺었잖아요. 내가 그분을 위해 기도 한번 했잖아요. 그 연으로 그 영가(영혼)가 나를 도울 거 아니에요? 그런 마음을 가지면 편안하거든요."
그가 의례의 형식에 치중하지 않는 건 인연을 믿기 때문이다. 공소를 세웠다는 그의 할아버지와 닮았다. 성직자 없이 신도들이 마음 모아 세운 성당. 시골의 작은 공소를 찾아가면 낮은 한옥 건축에 제단에는 십자가상만 걸려 있곤 했다. 소박하지만 사람들의 기원이 모이는 곳. 이안나가 추구하는 장례와 닮았다. ”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75, 희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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