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

D-29
아 정말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ㅠㅠ 되었다닝…. 오랜만에 김새섬 대표님 만날 생각하니 마음이 춤을 추네요. 희정 작가와, 수북강녕 대표님도 꼭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럼… 즐거운 마음으로 상경하겠습니다.
왜 그렇게 정성을 들였냐고 물으니 그냥 그렇게 해드리고 싶었다고 한다. 누군가는 돈을 더 벌기 위해서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그건 마음 없이는 안 되는 일이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50페이지, 희정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 《죽은 다음》 5월 3주차 ■■■■ ● 함께 읽기 기간: 5월 15일(금) ~ 5월 21일(목) ● 함께 읽기 분량: 5장 반곡, 6장 우제 3주차에는 장례의 형식을 넘어 '어떻게 떠날 것인가'와 '누가 남겨지는가'라는 더 본질적이고 사회적인 질문을 마주합니다. 즉, 5장 '반곡'과 6장 '우제'를 읽는 시간이 될 터인데요. 5장 '반곡'에서는 관습적인 장례에서 벗어나 “생전장례식을 하시겠어요?” 라는 질문이 나옵니다. 또한 저자는 가부장적인 장례 문화에 균열을 내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채비가 되었습니까?"라는 질문은 우리에게 장례가 단순히 상조 서비스에 가입하는 문제가 아님을 일깨워 주네요. 6장 '우제'는 이 책에서 가장 아픈 지점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연고 없는 자들의 죽음을 지키는 이들,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지도사,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재난 속에서 제대로 슬퍼하지 못했던 우리의 장례를 돌아봅니다. "당신은 혼자 죽을 수 있나요?"라는 저자의 질문 앞에서 여러분은 어떤 답을 떠올리셨나요? 우리 시대의 장례가 담아내지 못하는 소외된 슬픔들에 대해 여러분과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p.s 희정 작가님의 북토크가 26일(화) 저녁에 서울의 종로구에 있는 수북강녕에서 펼쳐질 예정입니다. 그럼, 곧 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전에 연락을 받으면 출근이 시작되는 거다. 매번 가는 빈소가 다르고, 만나는 동료가 다르다. 직원은 아니고, 특수고용직이라 부르기도 애매하다. 일용근로라 해야 하나, 프리랜서라 해야 하나. 이 일을 설명하며, 다들 내게 "일하고 싶을 때 일할 수 있다. 자유롭다"라고 한 것 같은데. 프리랜서 의전관리사가 생길 수 있는 까닭은, 그네들이 아침에 연락을 해도 당일 일을 나올 수 있는 '예비' 노동력이기 때문이다. '집안의 노동자'들은 외부 노동시장의 산업예비군이 된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99, 희정 지음
중년 여성 블루칼라 일자리에서 이 정도 돈 주는 곳이 없다. 퇴직금 없는 일용근로자 지위와 주 52시간 근무제 같은 법적 권리가 지켜질 리 없는 노동의 형태는, 주어진 일자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가려진다. 우리 사회는 나이 든 여성의 노동을 값싸게 여긴다. 하지만 빈소의 하루를 눈여겨본다면 장례라는 산업이 중년 여성으로 대표되는, 돌봄 노동으로 단련된 이들의 노동 없이는 굴러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돈을 모았다는 이야기에 끄덕이게 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여기 들어오면, 다른 데 돈 쓸 시간이 없다. 열 시간 내내 정말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다. 오직 상주의 눈빛과 조문객들의 손짓만 본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101-102, 희정 지음
이 또한 중년 여성이 대다수인 직장의 특징이다. 우리끼리 "사육당한다"라고 농담할 정도로 계속 챙겨 먹인다. ...... 누가 이 사람들에게 '챙기고 먹이고 돌보는' 일을 이토록 익숙하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102, 희정 지음
의전관리사들에겐 휴게시간이 따로 없다. 대신 선배들이 빈소를 마주 보는 안쪽 자리를 선점한다. 후배들에게 조문객을 등질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밥이라도 편히 먹으라는 의미다. 식탁 어디에 앉는가는 위계를 고스란히 보여주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이다. 여기 선배들은 신입을 배려해준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102, 희정 지음
장례가 장례 산업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장례인도 서비스직 인력이 되었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107, 희정 지음
죽으면 끝이라 하지만, 빚은 대를 이어 남는다. 현실은 현실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병원이나 시설에서 죽고, 그건 생의 마지막까지 돈을 쓰다가 간다는 말이기도 했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몇 년 전에 남편과 사별 후, 재혼해서 지금은 잘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났어요. 만났을 땐 다른 얘기를 했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다음에 만나면 그 친구에게 조심스럽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한번 물어보려고요. 좀 다른 얘기지만 직장동료와 보험가입여부에 따라서 가족들이 장례식장에서 고인을 돈걱정 없는 상태로 차분히 보내느냐, 아니면 빚 갚느라 전화통 붙잡고 난리가 나느냐는 이야기를 예전에 한 적도 있고요.
일은 감정으로 하는데, 돈을 받는 곳은 기업인지라 고객만족 서비스 전략이 강조되고 있다. 이 간극을 메우는 존재가 옆에서 일하는 동료들이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108, 희정 지음
청동기 시절부터 조상들은 북두칠성에 죽은 이의 명복을 빌었다. 어둠 속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이어서일까. 칠성신은 염원의 신으로, 평온과 장수, 무병과 태평의 기도를 들어주는 신으로 여겨진다. 기도를 들어주는 신. 죽음 앞에서는 기도가 필요하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122, 희정 지음
정통은 간결해. 보통 사람들이 입던 거니까. 기본에 충실한 게 전통인 거지.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125, 희정 지음
그렇지만 그걸 만드는 사람도 그 사람대로의 뜻이 있어서 만든 것이고, 우리는 배운 게 이거니까 이게 맞다고 하는 거지. 틀리고 맞고는 없는 거예요.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존중해주면 되는 거고, 우리는 우리대로 존중을 받으면 되는 거예요.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127, 희정 지음
안치실에서 무서운 건 시신이 아니라 “장례지도사 혼자 있을 때 아무도 자기를 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라 했다. 고인을 대하는 마음에 조심스러움이 사라지면 그보다 무서운 일이 없다는 말.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그런 일들이 있다. 내 친구의 학교 동기는 오토바이 사고로 죽었다. 내 동료는 익사한 채로 발견됐다. 내 친구는 자살 시도를 했고 다행히 목숨을 잃지 않았다. 그 일이 있고, 나는 '사람 잘 안 죽는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사람은 죽으려면 죽는다. 그건 의지의 문제도, 운명의 굴레도 아니다. 그런 일이 있을 뿐이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183, 희정 지음
공황장애는 우울증이 되고, 우울증은 조울증으로 이어졌다. 대학원 논문 주제는 주거 빈곤. 그가 거주하며 연구하던 일본 쪽방촌은 고독사 시신이 자주 발견되는 곳이었다. 마음 놓을 곳 없이 일본에서의 유학 생활이 끝나버렸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184, 희정 지음
"다 제 이야기를 들어준 친구들인 거예요. 그동안 힘들 때마다 친구들을 붙잡고 하소연을 해왔는데, 그래도 저를 떠나지 않고 남아준 친구들이죠. 저의 폭격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 그 얼굴들을 보는데 눈물이 나는 거예요."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p.189, 희정 지음
임미숙의 나이는 일흔에 가깝다. 이 집에 와서 삼십 년 넘게 수의를 만들었을 텐데 여전히 겁이 난다니. 더는 못 하겠다는 생각을 안 했을 리 없다. 못 견디겠다 싶어 작업실을 떠났다가도 삼베에 파묻혀 있을 시어머니가 마음에 걸려 슬그머니 문을 열고 들어가 옆에 앉았다. “그래도 그때가 그리워. 노인네 밑에서 하니까 마음 푹 놓고 한단 말이야. 지금은 그게 아니야. 내가 다 책임을 져야 하니까.”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얼마 전에는 지역 명물을 영어로 소개하는 발표회를 가졌다고 한다.   “무척 재미나게 사시는데요.”   나는 취재하러 온 것도 잊고 마냥 엄지를 치켜든다. 어르신들이 부지런히 사는 걸 보면 이유를 따질 것 없이 안심된다. 아직은, 가실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 마음이 놓이는 걸까.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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