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

D-29
오 감사합니다!
화정 작가님 북토크에 @borumis 님도 참석하셨군요... 전 다른 일정이 생겨서ㅜㅜ <죽은 다음> 책을 읽으면서 참 좋아서 희정 작가님 궁금 했는데 조용조용하신 분위기인가봐요. 저도 재미있게 책을 읽고 혼자 작가님에 대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실제 뵙고는 달라서 신기했던 적이 많답니다...책을 읽을 때는 너무 재미있고 유머러스하신데 실제 봬면 조용하신 분들이 많이 계셔서 신기했습니다. ^^ @borumis 님도 <아버지의 시간> 재미나게 읽고 계시군요. 저도 올해 벽돌책 중에 가장 내용도 문장도 매력적이더라구요.. 제 읽는 속도가 너무 느리기는 하지만요^^;;
우리를 죽음으로 이끄는 시스템은 오랜 시간 변치 않았다. 형태를 달리해 나타나지만, 결말은 소중한 누군가를 잃는 일로 나타난다. 하지만 그 죽음을 직면하는 우리는 변하고 있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당신이 죽은 뒤 장례를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맛있는 거 먹고 재미난 이야기를 하고 그분과 관련된 기억도 꺼내 보고. 그렇게 되면 좋겠다. 나의 장례도 역시. 떠난 사람이 무엇을 좋아했고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서로 이야기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 자체가 추모라 생각해요.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우리는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닌 인간이자, 동시대의 어떤 일을 겪고 보고 들은 시민이자, 삶을 꾸려온 존재다. 그 실존 감각이 빈소를 채운다. 그렇게 나와 어딘가 닮은 '그'를 알게 된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설사 미처 다 이별하지 못하고 가더라도, 나를 대신해 이별을 완수해줄 사람이 있다면 그 또한 기쁜 일이다. 그들이 내 장례에 모여, 설사 한자리에 모이지 않더라도 "이런 사람이었지"하고 제삿밥 건네듯 나를 기억하고 이별해준다면 그것이 내가 만들고 마련한 새로운 관계이자 자리이다. 비록 나를 모른다 하더라도 어느 날 어떤 이가 내가 좋아했던 책을 책장에서 찾아 읽어준다면, 그 또한 이별이겠다. 그 이별이 공동체에 녹아든다면, 이것은 참으로 존엄한 죽음이겠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살고 죽는 데는 정답이 없어요. 함께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망설이면 돼요.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노벨문학상수상 기념 강연에서 한강 작가는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지'물었다. 우리는 그 대답을 안다. 언제난 죽은 이는 산 자를 구한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제 웰다잉 오디세이 첫 참여 책인 <죽은 다음>을 무사히 완독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생소한 직업 얘기들이 나와서 숙제하는 기분으로 읽었는데요, 뒤로 갈수록 내용에 흠뻑 빠져들어서 완독 후에 맨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읽었답니다. 특히 죽은 후에 제가 밟게 될 과정과, 일반적으로는 접하기 어려운 무연고자 장례 등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어서 좋았어요. 죽음을 다루는 책들은 죽음에 이르는 과정까지는 상세히 안내하는데, 그 후의 장례 절차는 간략하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죽은 후에 일어날 일들을 머릿속에서 구체적으로 그려나가다 보니 죽음을 더 또렷하게 상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도 아주 많은 문장에 밑줄을 쳤지만, 하나하나 다시 읽다 보니 유독 물고기를 “물살이”라고 표현하신 부분이 눈에 띄네요. 최근에 물에 사는 생명들을 일률적으로 “물에 사는 고기”라고 표현하는 것은 다른 생명체를 인간의 목적에 맞추어 재단한 지나치게 도식화된 표현이 아닌가 하고 혼자서 생각했는데, 대체 표현을 알게 되어서 좋았어요. 작가님의 따듯하고 섬세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표현이기도 했고요. 새섬님 덕분에 좋은 책을 알게 되어 너무 감사드리고, 웰다잉 오디세이 다음 책도 기쁜 마음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생물학적 죽음이 ‘탄생’한 것은 15만 년 전. 자가 분열을 통해 증식하던 단세포 생명체에는 개체의 소멸이라는 개념이 없다. 자신의 유전자와 똑같은 유전자를 형성하는 증식이 있을 뿐이다. 유전자는 그저 복제된다. 자손도, 번식도 없다. 그러니 죽음이 있을 수 없다. 그러다가 성(sex)이 생기고 유성생식으로 개체 번식을 한다. 이제 개체는 자신의 유전인자의 일부를 물려주고 소멸한다. 죽음이 탄생한 것이다. 그제야 비로소 우리는 유한한 존재가 되었다. 탄생이 죽음을 만들어내는 긴 시간 동안 우리는 줄타기해왔다. 유한한 존재와 연결된 존재 사이에서.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막판 벼락치기로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생전장례식이라는 걸 처음 알게 됐는데 흥미롭네요. 옛날 어르신들 회갑, 칠순, 이런 게 비슷한 기능을 했으리라는 것을 읽으니, 부모님 회갑과 칠순을 간단하게 식구들끼리 밥 먹고 치러 버린 게 죄송해졌습니다. ㅠㅠ 부디 건강하게 오래 사셔서 팔순 때는 동네 잔치를 열어 드리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문장 수집한 이 부분 읽고 너무 좋았는데요, 생명체에게 언제 죽음이 발생했는가를 돌아보는 이야기가요. 다세포 생물로 진화하면서 우리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게 제가 좋아하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얘기하는 개체는 죽음을 맞이하지만 유전자는 개체를 통해 영원히 살아간다라는 이야기와 연결되어서 더욱 그랬습니다. 단세포 생물에서 다세포 생물로 넘어간 그 진화가 암 발생과도 연관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암은 다세포 생물 속에서 일부 세포가 체내 질서를 거부하고 단세포 생물로 회귀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런 얘기가 있어서요. 음, 그리고 수집한 문장에서 한 가지 오류라고 할까 말씀드리면... 죽음이 탄생한 시기는 '15만 년 전'이 아니라 '15억 년 전'입니다. ^^;;; 다세포 생물, 유성 생식 등이 등장한 시기가 대략 15억 년 전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미 정오표에 나와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재밌게 잘 읽고 있습니다.
ㅎㅎㅎ 북토크에서도 그 얘기가 나왔어요. 15억년 맞습니다. 밀리의서재에서 전자책에서는 15만년으로 되어 있지만 그날 수북강녕에서 산 책은 개정판이어서 15억년으로 정정되었더라구요.
아 그렇군요. 안 그래도 제가 밀리의 서재에서 보고 있었거든요.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정정돼서 다행이네요. 밀리의 서재에서도 정정해 주면 좋겠네요.
“가족을 보내는 주체가 내가 되고 싶고, 당연히 내가 해야 되는 일을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건데.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내가 보내고 싶은 건데. 계속 부정당하는 거예요.”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왜 그런 관습이 생겼는지 생각해 보지도 않고 관습이니 따라야 한다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례 문화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이야기, 참 좋네요.
애초 물이 가득 찬 컵 같은 것은 없다. 가득 채워진 것처럼 보이는 물조차 그 안에서 분자들은 저마다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 틈 사이로 도깨비불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들의 두려움이, 광중에 아궁이를 짓고 그 아궁이에 물 한 바가지 올려 조왕신에게 비는 기도가, 비석으로 5층 석탑을 쌓아 올려 한숨 돌리던 얕은 위안이 담긴다. 그저 공존할 뿐이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우리의 무지는 전문가를 통해 보완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왜 무지한가? 원인을 찾지 않는다면, 무지의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장례가 이토록 모를 것이 된 까닭에는 도시가 있었다. 모두 도시로 왔다. 도시의 병원에서 태어나 시설에서 늙다가(돌봄의 외주화) 병원에서 죽는다(임종의 의료화). 골방이나 다름없는 처치실에서 임종을 맞는 것이 현대인의 죽음이다. 이후의 운명은 상조회사나 장례식장에 맡겨진다.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추모식은 장례를 대체하는 방식인데, 핵심은 두 가지예요. 하나는, 떠나보내는 사람을 기억하는 자리. 두 번째는 상실감과 슬픔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시간. 지금의 장례에는 슬픔을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요. 울고 있을 수도 없어요. 손님들이 막 들이닥치니까. 그런데 사실 마음은 너무 힘들어요. 애도의 시간이 필요하죠.
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희정 지음
작은 결혼식 하려다 부모님 반대로 포기했었어요. 관습이라는 게 참 무섭더라고요. 장례식도 친척들 장례식 치르면서 이건 좀 아니다 싶은 게 많았는데 요즘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하니까 좋네요. 전 자식들한테 저 염도 하지 말고 수의도 입히지 말고 그냥 바로 태워서 산에 뿌리라고 하고 싶은데 이게 가능할까 싶었거든요. 장례식 대신 추모식을 치르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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