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로 스무 시간 가까이 자고 일어났더니 이런 반가운 댓글이. 외람되긴요~ @연해 님 진짜 저랑 비슷하시네요. ㅎㅎ 어린 시절 얘기도 너무 똑같고요. 차이라면 저는 아무거나 다 잘 먹는다는..😅 <상대는 장난으로 한 말이고, 이미 다 잊었는데, 저는 몇 날 며칠을 그 생각이 떠나질 않고 혼자 걱정하다가 조심스레 물으면 "어? 나 그냥 장난친 건데?"라는 대답이... (허탈)> 이거 완전 제 얘기예요. ㅋㅋ 농담이나 장난인 줄 모르고 다 믿는 거, 한때는 이래도 되는가 진지하게 고민했는데요. 이제는 어쩔 수 없다, 생긴 대로 살자로 바뀌었어요.
그나저나 '밥 한번 먹자'로 대표 되는 한국인의 모호한 약속은 누가 만든 걸까요? 너는 밥이 좋니, 차가 좋니, 맥주가 좋니, 이렇게 세분화하라는 건 아니지만, 그럴 생각도 없으면서 그냥 언제 한번 보자, 밥 한번 먹자 이런 말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 이것도 어찌 보면 소수자 배려에 넣어야 하는 항목 아닐까요? ㅋㅋㅋ 지난겨울에 저한테 작가로서 어마어마한 제안을 한 사람이 있는데.. 할많하않 입니다. 밥 약속도 아니고 일로 그러다니, 믿고 계약서 기다린 제가 바보 같아서 어찌나 화가 나든지요. 잘 나가는 회사지만, 전 이제 그 사람 아웃입니다. 제가 손해 보더라도 더 좋은 조건 내밀어도 안 할 거예요.
그래서 저는 빈말 안 하는 사람이 좋아요. 빈말 많이 하는 사람은 정말.. 몇 번은 이해하지만 계속되면 저는 조용히 마음 속에서 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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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9

소향

연해
많이 늦었지만 몸살은 이제 좀 괜찮아지셨을까요? (아프지 마시어요, 흑흑)
제 이야기가 작가님의 경험과 닮아있다니 괜히 든든해집니다. 맞아요. 상대가 장난으로 한 말에 일일이 다 반응하고, 진심으로 기억하고. 정작 상대는 다 잊어버렸고... 모호한 약속에 대한 세분화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빈말하는 사람들 정말 싫어요(미워미워). 밥 약속도 아니고, 계약이라는 중차대한 일을 놓고 빈말이라니! 너무 속상하고 화나셨을 것 같아요(그 회사가 어디인지는 몰라도 제가 다 싫어집니다). 이 부분은 저도 마찬가진데, 한번 신뢰를 잃은 사람과는 어떤 이유로든 회복이 어렵더라고요. 제가 손해를 보더라도 억만금을 준다해도요.

소향
@연해 님 걱정하고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 저도 연해님처럼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과는 억만금을 줘도 못하겠어요. ㅠㅠ 그 앞에서 도저히 웃을 수가 없어서요.
저도 아이들을 그렇게 받아들이기까지 쉽지 않았고 많은 실수와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지금도 제가 뭐가 부족한지 알면서 고치지 못하는 게 많아서 더 성찰하고 노력 해야겠다, 싶어요. 편 가르기 얘기도 연해님 의견에 구구절절 공감해요!
이 방에서도 다른 독서 모임에서도 연해 님 얘기 들을 때 공감 되는 때가 많았어요. 좋은 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

연해
저야말로 작가님의 소설 속 문장, 남겨주신 글 등을 읽으며 격하게 고개를 끄덕일 때가 많아 감사한 마음이 가득해요. 지금 읽고 있는 부분이 정용주 교장 선생님과의 대담인데, 작가님의 답변 하나하나가 정말이지, 너무 통쾌해서 인상 깊습니다. 어쩜 이렇게 눈에 쏙쏙, 마음에 쏙쏙 박히게 말씀을 잘하시는지! 멋지세요:)

소향
@연해 님, 감사해요. ^^ 정용주 교장 선생님과 대담은 사실 더 길었는데 분량을 조정하느라 꽤 줄였는데요. 정 선생님이 소설도 무척 재밌게 읽어주셨고 대담 때 성심성의껏 준비해오시고 잘 이끌어 주셨어요. 연해님처럼 인상 깊게 읽어주시는 분이 계시니 그 시간과 만남이 헛된 게 아니었구나, 싶어 기쁘네요. ^^

모시모시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나고 노동절이자 재량휴업일인 5월의 첫날이 왔다. 프로젝트가 시작된 후 초롬이 처음으로 외출하는 날이기도 했다. 물론 송 회장과 공 비서 몰래.
『모방소녀』 소향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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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시모시
소설 속에서도 5월 1일이네요. 모두 즐거운 연휴 되세요.

소향
@모시모시 님도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

stella15
근데 저도 작가님 필명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본명이셨군요. 혹시 아시는지 모르겠는데 가수 중에 작가님과 이름이 똑같은 가수가 있죠. 그래서 결코 안 잊어버리겠구나 했습니다.^^

연해
“ 영리가 열 살 즈음, 석현은 예민하고 유별난 딸이 걱정되어 소아정신과를 찾았다. 검사를 마친 의사는 영리의 사고력과 지능, 도덕적 기준과 민감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이런 아이는 도덕적 완벽주의로 인해 타인의 행동이 기준에 어긋나면 강한 불편함을, 자신이 이상적인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불안감을 느낀다고 했다. 또 자신을 과도하게 통제하거나, 자기 비난적 사고에 빠지거나, 욕구를 억제하는 경향이 있어 스트레스나 좌절감이 쉽게 유발될 가능성이 크다고도 했다. 즉, 고지능인 데다 예민하여 키우기 힘든 아이가 바로 영리였다.
그 후 석현은 의사의 조언에 따라 영리의 감정과 불안에 공감하는 한편 유연한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가끔은 규칙을 조금 바꿔도 좋다고, 사는 데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고, 윤리도 중요하지만 행복한 것 또한 중요하다고 자주 말해주었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
『모방소녀』 p.18~19, 소향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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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저는 이 문장 읽으면서 어찌나 공감했는지 몰라요. 평소 공중도덕에 꽤나 예민한 편이라서 영리처럼 생각할 때가 많거든요. 고지능은 아니지만(하하) 도덕적 기준이 높은 편이라 스스로를 갈아 넣을 때도... 자기통제, 검열, 스트레스와 민감함 등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입니다. 괜찮다, 괜찮다 말해주는 어른이 곁에 있다는 건 참 따뜻한 경험이네요.

소향
@연해 님. 작가 에세이에도 썼는데 이 부분은 제 경험담이에요. 영리의 절대음감 부분도 큰애에게 물어가며 썼어요. 애들이 제 책 잘 읽지도 않을 뿐더러 점심 먹으며 저녁 반찬은 뭐냐 묻는 게 현실인데 이번에 '모방소녀' 쓰면서는 처음으로 도움이 좀 되었네요. ㅎㅎ
큰애가 저랑 성격이 너무 다른데 한마디로 사육신 같은 성격이거든요. 어릴 때 너무 예민하고 키우기 힘들어서 병원이나 센터 가서 여러 번 검사했는데, 한번은 어떤 센터에서 사육신의 피가 흐르고 어떻고 써 있는데 소름이.. 연해님이 얘기한 공중도덕, 자기 통제, 검열, 민감함 등등 다 무슨 얘긴 지 알고요. 저랑 너무 다른 아이를 키우며 얼마나 고생했는지, 인간을 배웠습니다. ㅎㅎ 이 과정이 없었다면 전 절대 작가가 될 생각도, 될 수도 없었을 거예요.
이제 커서 어릴 때처럼 힘들진 않지만, 특히 환경, 기후, 동물권, 인권, 이런데 극도로 예민해서 저도 나름 환경 생각 많이 하는 사람인데도 잔소리 때문에 진짜 피곤해요.. ㅠㅠ

연해
작가님의 자녀분과도 제 성향이 많이 닮아있네요. 병원이나 센터를 가보지는 않았지만 말씀하신 대목에 고개를 주억거렸습니다.
저는 환경이나 기후보다는 인권 감수성이 뾰족한 편이고, 도덕과 정직, 예절, 양심, 청결 등에 민감하거든요(제 스스로를 가장 먼저 검열하고요). 다만 엄마가 자상한 사람은 아니라서 어릴 때부터 제 이런 성향을 강제로 교정하고 억압했기 때문에 제게 잔소리를 듣지는 않으셨지만... (오히려 건방지다는 이유로 성인이 되어서도 독립하기 전까지는 머리나 뺨 등을 많이 맞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라면서 사람들과 가까운 관계를 맺는 게 싫더라고요. 제가 거슬려하는 지점을 공감받지 못하니까, 제 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같이 고통(?)당하는 게 싫어서요. 항상 일정 거리를 두곤 하죠. "저도 나름 환경 생각 많이 하는 사람인데도 잔소리 때문에 진짜 피곤해요"라는 말씀에는 웃으면 안 되는데, 살짝 웃음이 났습니다. (다시 감정 잡고) 자녀분과의 소통에서 인간을 배웠다는 말씀에는 제가 다 숙연해집니다. 작가님의 삶의 경험이 작품에도 부드럽게 배어나는 것 같아서 앞으로의 작품도 더더 기대됩니다:)

소향
@연해 님. 공감 받지 못하는 거 힘든데 고생 많으셨어요. 제가 아이를 이해하려고 애쓰며 배운 건 사람마다 고유한 천성이 있고, 남에게 피해주는 거 아닌 이상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저는 저랑 성향이나 생각이 비슷한 사람하고만 친하지 않거든요. 오히려 제가 없는 면을 가지고 있거나 저와 다른 사람에게 배울 것이 많고 재밌더라고요. 그런데 다른 사람에게는 그러면서 제 아이는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일반적인 틀에 넣으려 했다는 걸 깨달은 날 너무 미안했답니다. 둘째도 마찬가지예요. 어려서는 주변에서 거저 키우는 아이라고 할 정도로 알아서 잘하고, 다정하고, 저랑 너무 말이 잘 통했어요. 그런데 사 춘기 지나니 세상 단순한 남자애가 되었더라고요. 보면서 어이없을 때 많지만, 이 아이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중이에요. 둘 다 객체고 떠나보내야 하는데 부모라는 이유로 강요하면 안되겠더라고요.
뜬금없지만 그래서 네 편 내 편 가르는 사람도 싫어요. 예를 들어 정치적 의견이 자기와 다르면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덮어놓고 배척하는 사람들이요. 인간이 불완전한데 특정 정치인을 신격화 하는 것도 그렇고요. 이 좁은 나라에서 뭘 그렇게들 가르는 걸까요? 그것도 일종의 자기애 같아요.

연해
"사람마다 고유한 천성이 있고, 남에게 피해주는 거 아닌 이상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었어요."라는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싶어집니다. 머리로는 잘 아는데, 막상 실천하는 게 참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상처받고 관계를 단절하면서 도망칠 때도 많았고요. 자녀분들 이야기는 읽으면서 계속 감동을 받습니다. 지혜롭고 단단하신 것 같아요.
그리고 네 편 내 편 가르는 사람이 싫다는 말씀도 정말 공감합니다(하나도 뜬금없지 않아요, 작가님).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덮어놓고 배척하는 사람들, 특정 정치인을 신격화하는 사람들은 저도 무섭더라고요. 그렇게 신격화했다가 수틀리면 돌변해서는 반대편에 서서 무지막지하게 공격하기도 하고. 그래서 여기저기 퍼져가는 어떤 사상이나 운동들도 취지는 좋았는데, 극단적으로 변질되는 걸 볼 때면 마음이 아파요. 시작은 분명 저게 아니었을 텐데, 왜 저 지경까지 되었을까. 심지어 도덕적 우월감에 취해 자신의 잘못은 잘못이 아니다, 타당했다라는 듯이 주장하는 걸 볼 때면 더더욱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혐오가... (에휴)
제 결론은 '나나 잘하자'로 바뀌었는데, 여전히 넘어지고 꺾이는 중이라 수련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거북별85
책걸상에서도 작가님께서 큰아드님의 절대음감을 언급하셨는데 절대음감이 현실에서는 어떻게 발휘되는지 좀 감이 잡히지 않더라구요...^^;; 음악을 듣거나 작곡할 때 이외에 어떤 부분에서 사용될수 있는지요..??
나영리는 절대음감으로 사람들의 목소리를 복사해서 따라하던데 절대음감으로 듣는 것과 이를 따라할 수 있는 건 다른 능력이 아닌가 싶더라구요.
책걸상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작품 집필 때의 입시제도를 스토리에 딱딱 맞게 치밀하게 구성한 부분들이 쉽지않아 보였어요. 주인공이 영리이다 보니 왠지 작가님도 영리가 되어야 할 거 같은 압박감이 드네요^^;;

연해
근데, 이 책은 페이지가 아래가 아닌 옆에 있다는 점이 새롭고 재미있습니다:)

소향
@연해 님. 저도 표지, 디자인 등 다 마음에 들었어요. ^^ 페이지 옆에 있는 것도 감각적이고 좋았는데요. PDF 볼 땐 쪼금 불편하긴 했어요. 사이드미러가 지금까지 양장본으로 나와 저도 생애 첫 양장본을 갖게 되는가 싶어 기대했는데 아니어서 처음엔 좀 섭섭했는데요. 실물 받아보니 너무너무 마음에 들고, 양장본이었으면 오히려 덜 예뻤겠다 싶었어요. 아무튼 제 사진 빼고는 다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에요. ㅎㅎ

연해
아, 사이드미러가 계속 양장본이었군요!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사이드미러가 소설 시리즈라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시리즈 제목과 주제도 정말 잘 잡으신 것 같아요!
"우리 모두가 목격했지만 너무 쉽게 잊히곤 하는 여러 사회적 문제를 가장 가까이에서, 더욱 자세히 바라보기 위한 텍스티의 시사 소설 시리즈입니다."
양장본이 아니라 섭섭하셨다는 작가님 말씀에 저도 살짝 씁쓸했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제 취향으로는요. (저는 책을 늘 여기저기 들고 다니는 편이라) 양장본이 아니라 가벼워서 오히려 좋았답니다(죄송합니다). 디자인도 감각적이고 깔끔해서 정말 예뻐요. 그리고 작가님 사진도요(속닥속닥). 위에서 @SooHey 님이 하신 말씀처럼 고우세요. 더 정확히는 (매우 조심스럽지만) 고혹적인 느 낌이랄까요.

소향
네. 시리즈 제목과 주제 정말 좋지요. ^^ 제가 이런 멋진 시리즈에 합류하게 되어 참 기뻤어요.
양장본 아닌 건 처음에 들었을 땐 섭섭했는데 저도 실물 받고는 그런 마음은 싹 가시고 오히려 양장본 아니라 더 좋다 싶었어요. 말씀하신 대로 가볍고, 깔끔하고 저도 마음에 쏙 들어요. ㅎㅎ 그리고 고혹적이라는 말, 우왕! 쑥스럽지만 너무 기분 좋은 걸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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