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리가 열 살 즈음, 석현은 예민하고 유별난 딸이 걱정되어 소아정신과를 찾았다. 검사를 마친 의사는 영리의 사고력과 지능, 도덕적 기준과 민감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이런 아이는 도덕적 완벽주의로 인해 타인의 행동이 기준에 어긋나면 강한 불편함을, 자신이 이상적인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불안감을 느낀다고 했다. 또 자신을 과도하게 통제하거나, 자기 비난적 사고에 빠지거나, 욕구를 억제하는 경향이 있어 스트레스나 좌절감이 쉽게 유발될 가능성이 크다고도 했다. 즉, 고지능인 데다 예민하여 키우기 힘든 아이가 바로 영리였다.
그 후 석현은 의사의 조언에 따라 영리의 감정과 불안에 공감하는 한편 유연한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가끔은 규칙을 조금 바꿔도 좋다고, 사는 데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고, 윤리도 중요하지만 행복한 것 또한 중요하다고 자주 말해주었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
『모방소녀』 p.18~19, 소향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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